오늘도 어김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스타를 켰습니다 . ㅋ
역시 어김없이 등장하는 종족을 대표하는 영웅들 . . . 앞으로 다가올 전쟁을 예감이라도
하는 듯 서로가 서로를 향해 시선을 회피합니다 . 로딩이 끝나고 덩그라니 행성들이
보이며 이리저리 공중유닛들이 날라다닙니다 . 가차없이 싱글 플레이어를 누르고
컴퓨터랑 또 의미없는 한판 대격전을 펼칩니다 . 난 랜덤 . 컴퓨터도 랜덤 . 어짜피 승패에
연관이 없기에 모든 것을 다 잊은 채로 열심히 스타만 즐깁니다 . 이겼을 때도 슬펐을
때도 아무런 감정도 없이 그냥 열심히 걸린 종족의 유닛을 뽑아서 어택땅을 누릅니다 .
프로토스 . 질럿과 아콘만 죽어라 뽑아서 컴퓨터 테란에게 어택땅 . . . 잘 아시다시피
컴퓨터 테란의 고성능 ( ? ) 방어와 고스트 락다운의 공포에도 불구하고 결국 한방러쉬에
쉽사리 무너지고 맙니다 . 그 다음에는 아무 미련없이 굿게임이었다고 혼자 생각하고
스타를 빠져나옵니다 . ㅋ

언젠가부터 배틀넷에서 게임을 그만두기 시작했습니다 . 쉴 새 없이 들려오는 맵핵의
유무를 알려오는 소리들 . 디스 걸며 도망가는 사람들 . 이리저리 다 밀렸으면서도 끝까지
파일론과 서플라이 지으면서 돌아다니는 사람들 . 그게 싫어졌습니다 . 그래서 아무런
불평 없이 묵묵히 나와 일대혈전을 기다리고 있는 컴퓨터가 좋아졌습니다 . 우습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이런 컴퓨터가 더 좋습니다 . ㅋ 내가 맵핵을 써도 어이없게
저글링만 개떼로 보내도 허허허 웃으면서 맞고 있어 줄 컴퓨터가 . . . 그런 컴퓨터가
이제 저의 가장 큰 라이벌입니다 . 참 이상합니다 . 저만 그런 걸까요 . 다른 분들의 글을
읽어보면 매너 좋은 분들을 만났다는 글도 많은데 전 아니니 . 저부터 매너가 좋은
플레이를 하고 있었나 한번 되돌아 봐야겠습니다 . 모든 것은 자기 스스로 돌아볼 때부터
나아진다고 누군가 말했었나 . . . - . - ;;

p.s : 혹시나 하고 또다시 한번 배틀넷에 들어갔지만 어김없이 ' U Map ? ' . . . ㅋ
나에게는 너무 과민반응의 유저보다는 미련한 곰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컴퓨터가 더
어울릴 지도 모르는가 봅니다 . * ^ . ^ *

- 컴퓨터와의 대전을 즐거워하고 좋아하는 한 테란 유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