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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8/02 00:07:41
Name 사우론저그
Subject 머리도 식힐겸...마이너리티 리포트 소설과 영화.
아시는 분들 많지는 않겠지만, 이 영화의 원작은 Phillip K. Dick의 동명의 소설인 minority report입니다. 그는 80년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였던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인 `Do Android Dreams Electronic Sheep?'의 저자였으며, B급 오락 SF영화로 꽤 잘 만들었다는 느낌을 줬던 `Screamers'(자가 복제하는 기계가 인간을 공격해서 위협에 빠뜨린다는 내용...' 등등 많은 할리우드 SF영화의 원작자로 유명한 사람이죠. 실제로 SF 4대 문학상에 그의 이름을 딴 상이 있을 정도로(휴고, 네뷸러, 존 켐벨 기념상, 필립 K 딕 상) SF계에서는 하나의 살아있는 전설이죠. 자 그의 소설을 최근 A.I로 필자에게 아주 큰 실망감을 안겨준 적이 있는(스필버그가 수준 낮은 감독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는 SF적 감성을 나타내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하 한다고 했을때..기대기대 또 기대했고...원작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본 사람의 입장에서 얘기해 본다면..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근미래, 예지자 3명으로 구성된 프리크라임의 국장을 맡고 있는 존 앤더턴.그는 어느 날 자신이 살인을 일으킬 것이라는 프리크라임의 분석을 받고 음모라고 생각하며 시스템을 설계한 박사를 찾아간다. 그 박사는 예지자 3명의 의견이 종합되어 나오는 majority report외에, 3명중 어느 1명만의 의견이 크게 다를 때 작성해두는 minority report로 구분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minority report를 찾으라고 충고하는데....소설에서는 프리크라임을 폐지시키려는 정치세력으로 군부가 등장합니다. 미중 전쟁이 끝난 이후 미국내에서는 퇴역 군인이 많아지고, 군부의 세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었죠. 게다가 프리크라임이 전국적으로 시행될 경우, 경찰의 영향력이 극대화되고 자신들의 힘이 약화될 것을 우려한 군부에서는 프리크라임을 폐지시키려는 여론을 환기시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는 상황에서 존 앤더턴은 프리크라임 시스템으로 부터 미래의 살인용의자로 지목을 받게 되죠. 존은 자신이 들어본 적도 없는 피해자의 이름을 가지고 수소문 하던 끝에, 그가 퇴역 군인들의 지도자격인 인물이며 프리크라임 폐지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그 퇴역군인은 존 앤더턴이 용의자로 지목된 사실을 뉴스로 듣고, 그가 자신을 죽일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생각하고 존이 자신을 죽이지 않는 것을 프리크라임의 오류 존재가능성으로 치환하여 대중에게 주장하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대중들 앞에서 그 퇴역군인은 프리크라임 폐지 집회를 하고, 존 앤더턴이 등장하죠. 퇴역군인 왈 ` 보십시요. 그는 살인을 지을 용의가 없는 사람이지만 프리크라임으로 부터 용의자로 지목되었습니다. 보십시요. 프리크라임은 이렇게 기본적으로 오류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 존은 총을 그에게 발사해서 죽여버립니다. 존은 애초부터 그가 누구인지도 몰랐으며 죽일 생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그를 죽이지 않을 경우 프리크라임의 존립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프리크라임의 시스템을 신봉하고 계속적으로 유지하기를 원했던 존은 프리크라임을 지속시키기 위해, 그리고 오류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스스로 살인자가 되버립니다.
소설 중간에 예지자 3명의 존 앤더턴에 대한 살인예언의 내용이 조금씩 다른데, 그것은 첫번째 예지자의 예언을 보고 행동을 바꾸게 되어 새롭게 변하는 미래를 예언한 것이 두번째 예지자의 예언이고, 두번째 예지자의 예언까지 보면서 존이 행동을 바꾸어 새롭게 이루어지는 미래가 세번째 예지자의 예언인 것으로 드러납니다. 결국 필립 K 딕이 이 소설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1.미래는 확정된 것이 아니며 누적되는 정보 그리고 인간의 행위의지에 의해서 계속적으로 변화해 나갈 수 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시스템에 의거해서 사람을 체포하는 것은 분명히 인간 권리에 대한 침해( 혹은 인간 본성에 대한 억압?)이다.
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원작자의 주제의식이 전혀 드러나고 있지 않죠.
물론 영화가 원작자의 주제의식을 그대로 가져올 필요는 없는게 사실입니다.(동구권 SF의 거장 스타니스와프 렘의 희대의 역작인 `솔라리스'를 러시아의 대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가 영화화 했을 때, 그 영화를 본 원작자인 렘은 자신의 주제의식을 조금도 이해하고 있지 않은 쓰레기 같은 영화라고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그 자체는 수작이라고 평가받았죠.) 하지만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문제는 영화만의 주제의식 조차 미흡하다는 것에 있습니다.중간중간에 많은 미래도시 세트와 주인공의 액션으로 많은 볼거리를 주지만, 그리고 잘 짜여진 한 편의 스릴러물을 보는 듯하게 반전도 좋지만, SF라는 소재를 빌어왔다면 응당 있어야만 할 SF다운 철학적인 주제의식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물론 예지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평생 프리크라임에 묶여 있던 3명을 불쌍하게 여기는 장면을 넣어서 인간존중의 정신을 보여줬던 것이나, 톰크루즈가 `미래를 바꿀 수 있어' 라고 외치는 장면에서 인간의지에 의한 미래의 개변이라는 시간여행 SF의 주테마인 조부 패러독스를 연상시키는 내용을 표출하고는 있지만...뭔가 빠져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물론 영화는 볼만하고 충분히 잼있고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하지만 SF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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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청년]
02/08/02 00:57
수정 아이콘
원래 소설보고 영화보면 영화가 다 부족해 보이긴 하더군여...^^;; 쥬라기 공원도 그렇고, 링도 그렇고... 전 소설을 안보고 영화만 봐서 그런지 엄청 재밌게 봤는뎅... 올해 본 영화중에선 최고라는 생각이...
02/08/02 01:12
수정 아이콘
스크리머도 그 사람 작품이었군요. 재밌게 봤었는데......그리고 그 소설가 작품으로 토탈 리콜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래 스필버그가 그런 무거운 주제는 왠만하면 다루지 않죠......
02/08/02 01:14
수정 아이콘
전 영화를 봐서 괜찮지만.. 영화 안보신 분들 많을텐데..
줄거리가 쫌 적나라 하네요.. ^^;;;
김동수
필립k딕의 소설은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줄거리라도 알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약간 다릅니다. 영화가 소설과 똑같이 똑같은 철학적 주제를 담고 있다면 그 영화는 사실상 그 가치를 잃어버린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분명히 감독은 원작을 가져 갈때에 그 소설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차용하고 싶기 때문에 원작을 따로 두는 것이겠죠. 모 원작소설에 너무 감명 깊어서 헌사하는식으로 원작을 둔다면야 똑같은 작품이 나올수도 있겠지만요. 필립 k딕의 그 특유의 미래적 감성을 스필버그는 나름대로 재구성 하고 또 그안에서 새로운 발견을 한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영화를 재미있게 볼수 있는게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라이타를 켜라를 보고나서 우리나라 최고의 영화로 꼽아버린 사람입니다. 아마도 다음에 볼 한국영화는 또한 제 최고의 영화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은데, 사람마다 차이야 있겠지만 영화를 재미있게 볼수 있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필립k딕의 작품까지 꺼내어 가면서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대해서 평해주실정도로 열정을 가지신 분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지 않았다는 점이 제게는 가장큰 아쉬움으로 남네요. 영화! 재밌게 봅시다~ ^_^ 즐거운 하루되세요
사우론저그
02/08/02 07:44
수정 아이콘
허걱..이것은...김동수 선수가 아니신지...ㅠㅠ 아...... 그리고 토탈리콜 소설의 원
작은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We can sell memory for wholesale)'일 겁니다.그것도 영화랑 조금 틀려서 잼있습니다..^^
사우론저그
02/08/02 07:48
수정 아이콘
헉 We can remember it for you wholesale 이군요 -_-;;;;
사우론저그
02/08/02 08:43
수정 아이콘
필립 K 딕은 테크놀러지에 의해 인간의 정체성이 위협당하고 인간본성이 침해되는 문제에 대해 꾸준히 탐구해 나갔던 작가였습니다. 그의 단편들에는 그런 성향이 너무나도 잘 드러나죠. 30페이지가량 되는 아주 짤막한 단편이었던 `minority report'도 테크놀러지에 의한 인간생활의 위협에 대한 경고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비록 범죄를 예언하는 것은 예지자이지만, 그 시스템을 철벽같이 돌아가게 하는 것은 결국 과학 기술 발달에 의해 확립된 확고한 기술과 시스템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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