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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1/20 17:45:09
Name 난폭토끼
Subject 옐로우에 대한 잡담...
개인적으로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첫번째 순간은 고수를 이겨라의 앳되고 덜 다듬어진 모습입니다.

그 이전에도 베넷에서나 여타 대회에서 아이디나 이름이 알려지긴 했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많은 분들이 이때부터 그의 존재를 알게된 것이 아닌가 싶군요.

그 이후 많은 대회에서 그의 모습을 보곤 했지만 썩 마음에 내키진 않았습니다.

저같은 경우 안타깝지 않은 선수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대부분의 선수들을 좋아합니다. 누군가 한때 그 이름을 메이져에서 볼 수 없어지면 괜히 걱정되고, 저도 어리지만 아직은 덜 다듬어진 그네들의 성정에 치열한 프로의 세계, 많은 것을 감당해야 하는 프로의 세계가 너무 힘든것은 아니었는지, 그렇게 안타까운 사람들이 마우스를 놓게 되는건 아닌지 하고 말이죠...그러다 다시 얼굴을 내비치면 어찌나 반가웠던지 원...

그런 저에게도 크게 정이 않가던 선수들이 몇몇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홍진호 군이었죠.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가장 저그스러운 대마왕이나 살아있는 히드라와는 다른 스타일이 괜히 그를 평가절하 하게 되었고, 저그스럽지 않은듯 하지만 또한 가장 치열하게 저그스러운 변성철氏와는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가 점점 승율이 높아지고 인기를 얻어가는것이 변성철氏의 모습을 사람들이 점점 잊어가는것의 원인인양 또 괜히 맘에 들지 않더군요...

항상 저그의 최고는 대마왕이라 생각했고, '진짜 저그 스타일' 은 그래야 한다고 한동안 생각했드랩니다. 초기에 저그가 어렵다는 맵에선 해법을 내놓은 사람은 주로 대마왕이었고, 그가 온넷에서 이름을 보이지 못하거나 아예 메이저 예선에서 물먹을 때에도 여타 저그유저들은 그의 스타일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니까요...(마치 가림토가 메이저에 모습을 보이지 않을때도 토스유저들은 그의 영향을 받거나 그에게 조언을 구했던것 처럼요...)

옐로우의 연이은 승전보는 '우연' 이라 치부했고, 다양한 스타일을 보이지 못한다면 한계가 있을거라 생각했더랍니다. (대마왕이나 스켈턴같은 올드게이머중에 강자들은 가난한 스타일, 부자스타일을 동시에 소화해 내었다고 보았거든요.) 그렇게 승리가 쌓이자 '어? 저녀석 봐라? 우연이 아닌가?' (호칭 생략하고 그대로 씁니다. 그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니 많은 양해 바랍니다.) 라는 생각이 드디어 들기 시작했답니다.

드디어 옐로우의 스타리그 개근이 끊어졌군요. 사실, 처음 그의 탈락 소리를 들었을땐 저도 충격이었습니다. 항상 어떻게 해서든 본선에는 나간다는 생각을 어느샌가부터 하게 되었거든요. 그렇지만 지금은 오히려 잘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 2인자의 자리에 있었지만 메이저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었고 평균치로 따지자면 그 만큼 오랫동안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는 없었던것 같군요. 그런 모습이 전 왠지, 그의 매력을 반감하는 요소인것 같이 느껴지더군요. 예전에 일본의 모 기사와 최진우氏를 비교한 글을 보적이 있습니다. '일년에 1/3만 맑은 정신으로 있는다. 그리고 굵직한 대회만 따낸다.' 라는 식의 마인드를 가진 기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스타하면 프로토스, 그 425nic 스톰과 함께하는 한방러쉬, 철권하면 진, 그 풍신권에 이은 한방을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에겐 '강한' 선수 보다는 '스타일리쉬한' 선수가 더욱 맘에 들었던것 같습니다. 아무리 옐로우가 폭풍이니 뭐니 하며 그만의 스타일이 있는 선수라 해도 항상 '일정한 성적' 을 올리는 선수에겐 일본의 그 기사와 같은 '맛' 과 '멋' 이 덜 느껴지더군요.

이제, 옐로우도 메이저에서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챌린지 시드 결정전까지 떨어졌더군요. 어차피 그의 실력으로 미루어 그는 곧 좋은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거라 확신합니다. 거기에 +@로 저같은 사람들의 마음도 함게 훔쳐올것 같군요. 항상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인물보다는 신진세력의 도전에 일격을 맞았다가 다시금 그 위용을 보여주며 왕좌를 되찾는것, 정말 멋진 스토리이지 않습니까?

쓰다보니 왠지 옐로우에 대한 나쁜평만 늘어놓은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 좀 됩니다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해 주시면 감사해겠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배고픔을 이겨낼때, 비로소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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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20 18:03
수정 아이콘
거창한 위로의 말들을 생각했었습니다.
대단한 얘기를 꺼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끝도 마지막도 아니기에
다시 시작할 그이기에
그런 얘기들은 접기로 하겠습니다.
그가 있다면 등뒤에서 소리쳐 주고 싶습니다
폭풍! 그래도 우리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화이팅!
은빛게르드
03/11/20 18:10
수정 아이콘
누구보다도 믿음을 주는 폭풍입니다.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는 듯 그렇게 우리 곁에 다시 나타날 겁니다.!! ^^
물빛노을
03/11/20 18:23
수정 아이콘
난폭토끼님//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오래 전부터 "진정한 저그는 대마왕이야!" 라고 떠들고 다녔죠. 3회 연속 예선 탈락할 때도 말입니다. 언젠가는 돌아올 거다, 하면서 감히 Lord of Zerg라는 아이디를 쓴 홍진호 선수를 솔직히 싫어했었습니다. 변성철 선수가 잊혀지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구요. 그러나...
항상 홍진호 선수는 저그의 등불이더군요. 저그 암울하다, 암울하다 할 때도 항상 그는 높은 위치에 있었습니다. 저그 최악의 대회로 기억하는 2001 스카이배. 그는 4강에 올랐죠. 비록 4위에 그쳤지만, 제가 홍진호 선수를 좋아하게 된 것은 그 때부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홍진호 선수가 '고수를 이겨라'에 나온 적이 있었군요? 누구 상대였는지, 언제였는지 혹시 기억하시나요? 그리고 승패는?
이민호
03/11/20 18:24
수정 아이콘
진호동에 가 보니까, '3개월만 쉬겠다'라는 말이 있더군요.
최고의 저그 유저 중 하나로써 이제까지 쉴 틈 없이 달려온 그를 보면... 철인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개월간 쉬는 동안... 제발 '저그의 희망'으로써, 많은 응원하는 이들의 눈 안에서가 아니라,
제발... 혼자, 자신만을 위한, 3개월이 무척 짧겠지만, 오직 홍진호'씨' 개인을 위해서 쉴 수 있기를 빕니다.^^
03/11/20 18:26
수정 아이콘
앗! 한가지 잊은게 있군요.
MSL 결승전 기대하겠습니다!
03/11/20 18:35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와 더불어...강도경선수도 빨리 대마왕의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박정석테란김
03/11/20 18:41
수정 아이콘
제 기억이 맞다면 홍진호선수가 고수를 이겨라에 나왔을때 상대는 대마왕이었습니다. 맵은 로템이였고 결과는 대마왕 승.
03/11/20 18:44
수정 아이콘
이민호님//그 3개월만 쉬겠다는것은 온게임넷 본선에 3개월동안 못 나온다는 팬에 대한 사과(?)고요..절대로 쉰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제 부터 챌린지 리그 예선 준비해야죠 -0-v
03/11/20 19:20
수정 아이콘
역시. 홍진호의 탈락은 여운이 많이 남습니다...
(베르트랑,조정현이 올라간건 팬으로서는 좋지만..)
뭐 그런것이죠.. ^^

딴지...를 하나 걸자면.. 철권하면. 진.. 풍신권..에 이은한방은..
스타일리쉬가 아니라 강한...겁니다... (-_-)
(얼마나 좌절했던가.. 우후후. 전국 64강에 풍신류가 4/5를 차지하고 있었으니 -_- 스타일리쉬는 비풍에게 어울리는..거겠죠..)
03/11/20 19:26
수정 아이콘
가장 저그스럽다란게 어떤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스타 프로게이머 중 옐로우 만큼 스타일리쉬한 선수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_-
(그 스타일에 의해 수많은 명경기-메이져 결승 -의 희생자가 되곤했지만;)
하여튼, 홍진호 선수 딱 3개월만 쉬시길 바랍니다. 물론 엠겜에서 우승을 하신 다음에요.
pooh~♡♥
03/11/20 19:58
수정 아이콘
이제.. 홍진호 선수..여름에..흘렸던...눈물이..........
슬픔의 눈물이 아닌 기쁨의 눈물로...우승의 눈물이길..빌고 빌겠습니다!

보여주세요....당신의 능력을....!!!!!!!!!!!!!!!!!!!!!!
난폭토끼
03/11/20 21:55
수정 아이콘
뭐, 많은 사람이 쓴다고 스타일리쉬한게 아니라는 겁니까아~-_-)/

역시 남자는 힘! 왠지 로우나 레이의 예술견제기는 쪼잔하게 보이드라구요-_-;;
폭풍주의보
03/11/20 22:16
수정 아이콘
여태까지 좋은 모습 보여주셨으니까... 3개월 쉬는 것은... 아주 잠시일 것 같네요;
03/11/20 23:54
수정 아이콘
네... 저도 엘로우의 팬으로서 이번 본선탈락이 안타까우면서도 어쩌면 잘된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쉼없이 달려왔죠. 항상 온게임넷에서 개근하고 성적이 꾸준함에 기뻤지만 무언가 여운이 남았습니다. 단지 우승을 못해서라기보다 무언가... 빠진듯한 기분이....
이번이 그것을 채울 기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선수에게는 힘든 시간이겠지만 팬으로서 항상 이자리에서 기다린다면 그 허전함을 잊게할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엘로우이기에 믿을수 있으니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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