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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10 12:39:36
Name 꾼챱챱
Subject [일반] 노무현 "민주주의라는 것이 생긴 이래로, 대중의 판단이 크게 잘못 된 일은 없습니다"


- 노무현이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며 부산에 출마했던 2000년 총선에서 낙선 된 후 선거사무실 -



(노무현)

모두들 고생했어요. 고생했고... 


결과가 좋았으면 참 좋은데, 결과가 안 좋은건 할 수 없고...

(국민들은) 우리.... 우리보다, 우리가 겪은 이런 거 보다 더 참담한 일을 많이 겪으면서들 살아요. 

훨씬 더 참담한 일들을 다 겪고 또 일어서고 그렇게 하는 게...


온갖 생각이 다 들겠지요. 

이웃사람들 보기도 그렇고, 분하기도 하고.


제일 좋은 약이 시간이에요.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은 시간이 약이에요.

시간만큼 확실한 게 없어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시간은, 시간만큼 확실한 대책은 없어요.

고생 좀 더 하고 갑시다.


개인적으로도 가슴에 상처를 입은 것은 

시간이 흐르면, 시간이 가면 잊어버려지고

그 다음에 세상이 바뀌는 것도 시간이 걸려요



(선거 운동하던 사람) 

이 다음 선거는 시험을 쳐가지고 하세요. 

시험을 쳐서, 시험쳐서 하십시다. 이렇게 선거하지 마시고...

이 안에서 과거시험 쳐가지고 우리, 합시다...

*주 : 당시 노무현은 상대 후보의 계속된 네거티브 발언에도 전혀 대응하지 않았고,
(당시 상대후보 허태열은 '민주당이 부산을 먹으면 여러분의 자식들은 호남사람들 노비로 살아야합니다'라는 말까지도 했었음)
상대 후보에게 여러 약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건드리지 않고 자기 공약만을 내세우면서 선거운동을 함.
아직까지도 금권선거(돈을 뿌리면서 하던 선거운동)의 여파가 채 가시지도 않았던 시절에 이렇게 선거운동을 하는 노무현을 보고
사람들이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붙였음.




- 개인사무실에서 측근들과 함께 한 자리-

(노무현)

호철이. 호철씨

*주 :  이호철. 국회의원 노무현의 첫번째 보좌관. 훗날 문재인의 뒤를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이 됨.
노무현 퇴임 이후 정치권과 기업들에서 제의한 여러 자리들을 마다하고 노무현과 함께 봉하마을로 함께 내려갔으며 
노무현 사후 지금까지도 봉하마을에 머물며 농민들의 일손을 돕고 사는 중


(이호철)



(노무현)

세상엔 과학으로 해명할 수 없는 것도 많고, 인간의 의지로 극복할 수 없는 건 더 많고...


(이호철)

하여튼 납득이 안되고 설명이 안 됩니다. 납득이 안되고 설명이 안 됩니다....


(노무현)

인제 일상사에 비유를 하는데, 적어도 이 역사라는건 비유가 안 되는 거 같아. 비유로 설명할 수 없는 거 같애.

내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또 하겠지.

나는 정말 동서(영호남)관계에 있어서 내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지위 때문에,
(주 : 경상도 출신이지만 민주당 의원이라는, 당시로서는 특이한 케이스였던 본인의 처지를 말함)

우리가 극복해야 될 역사적 과정에 비추어서 하느님이 나한테  일을 좀 주는 줄 알았어, 여론조사 잘 나오고 할 때는...(웃음)

근데, 하느님의 뜻이 다른가봐.


감당하기 벅차지만, 가자.



- 선거사무실 해단식 - 

(노무현)

그 동안에 정말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오늘은 지구당 해체식이 아니고,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입니다.

오늘 이런 결과를 낳은데 대해서 민심을 원망하고, 또 잘못된 선택이라는데 분개하고, 그렇게 마음 상해하지 마십시오.


저도 여기 이제, 어려운 도전을 할 때. 

물론 각오는 했지만, 제가 제일 해보고 싶었던 것은 그거였습니다.


우리 인간의 역사가 수천년 내려오는 동안에,

사람에 대한 적대감과 불신과 증오를 증폭시켜서 좋은 결과가 난 일이 없습니다.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후회하지 않고, 크게 실망하지도 않고,

오늘 이 판단에 대해서 누구에게도 원망이나 어떤 증오도 갖고있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라는 것이 생긴 이래로,

어떻게든 한번, 한번, 한번의 판단은 잘못되는 경우가 많아도,

오십년 백년 이렇게 하면, 대중의 판단이 크게 잘못 된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승리만이 모든 것은 아닙니다. 

한 순간의 승리가 모든 것은 아닙니다.

결코, 결코 헛 일햇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감사합니다.







....


이 아픔을 잊는 데는 시간이 약이겠지요. 또 털고 일어나야지요. 

농부가 밭을 탓할 수 있겠습니까?

- 노무현 자서전 中- 








문득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이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민주주의라는 것이 생긴 이래로, 사람들이 한번 두번 잘못된 선택을 할 수는 있어도,

길게 보면 크게 잘못 될 일은 없다고....

개돼지, 개백성이라는 말이 일상화된 지금에도 이렇듯 인간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겠죠.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노무현이 아닌 정치인 노무현과 같이 일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였고

이 시절까지만 해도 '나는 변호사에 전념하고 싶다'면서 선을 긋고있던 시절입니다만

인간적인 교류가 끊긴 적은 없는만큼 이 시절에도 두 분이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셨으리라 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부터 이후로 수많은 배신과 모략 속에서 살아왔는데 

대통령이 된 지금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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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
17/05/10 12:40
수정 아이콘
깜짝이야..
17/05/10 12:42
수정 아이콘
놀라셨겠어요
17/05/10 12:43
수정 아이콘
하여튼 납득이 안되고 설명이 안 됩니다. 납득이 안되고 설명이 안 됩니다....
나무위키
17/05/10 12:44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R.Oswalt
17/05/10 12:47
수정 아이콘
양정철, 전해철 닉네임 쓰시는 분들 안계십니까? 크크크
17/05/10 12:44
수정 아이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이 언제나 승리하지는 않지만 최후의 승리자는 국민입니다.' 가 생각나는 말이네요
17/05/10 12:44
수정 아이콘
월급루팡 못하겠네요 ㅠ 자꾸 울컥하는데.. 킵킵 집에가서봐야징
The Normal One
17/05/10 12:48
수정 아이콘
볼드처리 된 부분을 읽는데 소름이 돋네요.
가끔 위대한 사람들을 보다 보면, 어쩔 때는 주변사람들을 볼 때도 소위 말하는 '클라스 차이'를 느낄 때가 있는데 그런게 느껴지네요
아점화한틱
17/05/10 12:48
수정 아이콘
하... 치트키쓰시네요...
열역학제2법칙
17/05/10 12:49
수정 아이콘
불과 2년만에 국회의원은 따위로 만들어버린...
17/05/10 12:52
수정 아이콘
...
바스티온
17/05/10 12:56
수정 아이콘
그 동네가 저희동넨데 이번엔 바꼈습니다!!
아라가키유이
17/05/10 12:59
수정 아이콘
볼드체 소름돋네요. 제 생각보다 훨씬 훨씬 괜찮은 사람인걸 너무 늦게 알았어요
17/05/10 13:22
수정 아이콘
진짜 그립습니다. 내가 뽑은 2번째 대통령님이고 가장 아픈 손가락입니다.
하늘에서 많이 지켜봐주시고 도와주세요. 나의 최고의 대통령님.
친절한 메딕씨
17/05/10 13:49
수정 아이콘
또 눈물나네요....;;;;
17/05/10 14:00
수정 아이콘
크게 잘못이라고 하니 나치가 생각남... 일단 민주주의로 뽑힌거 맞죠?
유유히
17/05/10 14:08
수정 아이콘
http://jangjaehoon.tistory.com/147

이호철이 이야기하는 노무현.. 어떤 강연의 구술내용을 정리하신 것 같습니다. 한번쯤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허삼수를 이길 때, (그때는 밤을 새워 체육관에서 수작업 개표하던 시절), 주무시러 가며 “어떻게 될까?” 물었다. 새벽5시 개표 중에 누군가가 백허그를 해왔다.(노무현 의원이었다.) 노무현의 체온이 아직 내 등에 남아있다.

노무현의 참모들은 생업 때문에 그만둔 사람은 있어도 배신한 사람은 없다. (본문 중)
답이머얌
17/05/10 15:05
수정 아이콘
볼때마다 울컥해서 참 이 사람 얼굴 보기가 괴롭네요.

저렇게 낙담할 지경인데도 강인하게 다시 일어섰는데, 후엔 왜 돌아가셨는지...
마음속의빛
17/05/10 15:39
수정 아이콘
노 전대통령님이 '화려한 휴가' 영화보고나서
기자들이 영화감상하신 소감을 물었었죠.

그 때 영화 마지막 장면을 말씀하시며
(구 전남도청을 빠져나가다 군인들이 빨갱이는 손 들고 투항하라는 말에 주인공은 '우린 빨갱이가 아니야'라는 말을 했고 결국 총소리와 함께 엔딩크레딧이...)

'죽어야지. 거기선 죽을 수 밖에 없어요.
가족들(부인과 따님)은 왜 죽을 수 밖에 없는지 이해를 못해요. ' 라고 하셨던 인터뷰가 떠오르네요.
세츠나
17/05/10 16:36
수정 아이콘
강인하게 일어섰지만...사람인 이상 저 삶의 모든 순간들에서 쌓여온 한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 때를 못견뎌서가 아니라 자기도 모르는 새 쌓여있던 그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닥쳐온게 아닐까...
라이징썬더
17/05/10 19:21
수정 아이콘
박근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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