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4/11/21 00:16:05
Name 슬픈 리버의 번
Subject 보다 합리적인 맵 선택을 위한 제안
밸런스 얘기랑 맵 얘기는 이제 신물이 날 정도의 주제이긴 하죠. 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불만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프로토스 유저로서 밸런스 패치를 간절히 원하긴 합니다만 밸런스 패치를 바라는 것 보단 로또에 기대를 거는게 더 나을 듯
하고 그나마 블리자드에 목매지 않고 할 수 있는 맵의 문제만은 해결을 해 나갔으면 하는 생각에 얼마 전 자게에서 어떤 분이 쓴 글을
보면서 생각했던 합리적인 맵선정에 방법에 대해 여러분의 견해를 들어봤으면 합니다.

엠겜의 맵은 비교적 밸런스가 극단적으로 치우친 경우가  적은 반면 실험성이 부족하고 비슷한 유형의 맵들이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물론 데토네이션이라는 아주 독특한 컨셉의 맵도 나왔습니다만 이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경향적으로 보면 무난한 경향을 갖는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밸런스에 대한 불만은 적으나 많은 멀티를 기반으로 한 중앙 물량전이라는 비슷한 유형의 경기가 양산되어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데는 조금 미흡한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온겜의 맵은 새롭고 창의적인 시도가 돋보여서 기억에 남는 명경기들도 많지만 지나치게 실험적이어서 밸런스의 치우침이
자주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밸런스 파괴의 가장 극단적인 예로 드는 맵들은 항상 온겜넷 맵이죠(라그나로크, 패러독스 등)

이에 비해 프리미어 리그는 양측의 맵을 적절히 섞어서 쓰고 있으며, 맵의 유불리에서 오는 불공정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양선수가
싫어하는 맵 각각 하나씩 제외한 나머지 중에서 추첨으로 맵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비교적 공정하다고 볼 수 있으나 맵이
미리 선정되지 않고 즉석에서 추첨하는 관계로 미리 준비된 전략에 의한 치밀한 작전을 보기 힘들고 기본기에 의존한 게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단점이며, 자주 쓰이는 맵이 반복적으로 쓰이는 것도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여러가지 단점들을 극복하고 장점만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온겜넷의 예를 들어 제안을 하겠습니다.
현재 제가 제안하는 방식에 가장 적합한 운영체계가 온겜넷의 운영체계이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맵을 전체 6개로 늘린다.
2. 조지명식처럼 맵 결정식을 가져서 선수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맵을 선택하도록 한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맵을 선택하는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6강전
첫경기 대전자로 A, B가 있다고 하면 A와 B가 각자 제외할 맵을 제출합니다.
이런 식으로 하나씩 제외하다보면 (A와 B가 동일한 맵을 제외할 수도 있기 때문에)결국 1개 혹은 2개의 맵이 남게 됩니다.
1개가 남으면 그 맵을 쓰면 되고 2개의 맵이 남으면 추첨을 통해서 하나를 선택합니다.

다시 두번째 대전자로 A,C가 있으면 A와 C가 1경기에서 했던 맵 두개는 모두 뺍니다. 그러면 4개 혹은 5개가 남겠죠.
이 역시 위와 동일한 방법으로 선택합니다.

3경기 역시 전 경기에서 했던 맵들은 빼고 남은 2~4개의 맵 중에서 같은 방법으로 선택합니다.

8강전 3전 2선승제의 경우
6개의 맵 중에서 각각 하나씩을 제외하고 추첨으로 하나를 더 제외해서 3개의 맵을 선택합니다.
추첨을 통해 1경기 맵 선정권을 줍니다. 선정권을 가진 사람이 1경기 맵을 선택하고 2경기 맵은 다른 선수가 선택합니다.

4강 이후 5전 3선승제의 경우
6개의 맵에서 각각 하나씩을 제외하여 4개의 맵을 선택합니다.
그 중에서 1경기 맵에 쓰이지 않을 맵을 다시 하나씩 골라냅니다.
남은 두개의 맵 중에서 추첨으로 1경기 맵을 정합니다. 1경기 맵은 5경기에 적용됩니다.
2,3,4경기의 맵은 번갈아 가면서 선택합니다.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바둑이 흑백간의 공정한 경기를 위해 5집 반이냐, 6집 반이냐로 치밀하게 계산하고 검증하듯
스타크래프트 역시 보다 공정성을 확보하고 불합리한 요소를 줄이는 것이 e-sports의 발전을 가속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뭔가 복잡하게 보이지만 실상은 복잡할 것 없고 그냥 선수들이 플레이하기 싫은 맵을 제외해 가는 방식으로 추려내서 남은 맵을 경기
맵으로 쓰자는 것이며 나머지는 좀 더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작은 장치들이라서 실제 적용할 때 더 효율적인 방법들을 찾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되면 선수들의 경우 자신이 극단적으로 자신없는 맵을 뺄 수 있어 맵운이라는 우연적 요소의 영향을 덜 받게 되고 맵 또한
당일 추첨이 아닌 미리 지정이 되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한 전략을 선보일 수 있으며 게임 주최 측에서는 동일 맵이 계속 반복적으로
쓰이는 지루함도 없고 맵을 선정함에 있어서 보다 실험적인 시도를 해도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온겜넷 스타리그가 이런 방식을 적용하기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지만 엠겜이나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운용의 묘를
발휘하면 충분히 적용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이런 의견이 현실적으로 타당한지 맵 선정의 불합리성을 극복하기 위한 또다른 대안들은 없는지 여러분들의 지혜를 모아봤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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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hGo~★
04/11/21 01:08
수정 아이콘
;;;
리버주먹
04/11/21 04:06
수정 아이콘
왕추천입니다.
패치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런 시도 굉장히 참신합니다.
맵이 좀 많아서 선수들이 다소 피곤할 수 있지만 미리 결정되는 방식이니 만큼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츄~~
『 Slayers 』
04/11/21 09:36
수정 아이콘
이렇게 되면 특정한 맵에서만 계속 경기가 치뤄 질수도... -_-
거기다가 저번에 1.12패치 된다고 하지 않았나요..? PGR에서 본거 같은데...
슬픈 리버의 번
04/11/21 12:07
수정 아이콘
『 Slayers 』님//
본문 글을 잘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한 선수가 같은 맵에서 계속 할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에 같은 맵에서만 계속 경기가 생긴다는 점은 걱정할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04/11/21 13:58
수정 아이콘
글쎄요...요즘같은 살인 스케쥴에서 맵을 늘린다면... '선택과 집중'이 한층 더 부각되겠군요...
04/11/21 14:08
수정 아이콘
그러면 다들 "무난한" 맵을 고르지 않을까요?

같은 맵의 연속 거부 금지 등의 규칙이 필요합니다.
캬캬캬
04/11/21 17:04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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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1/21 17:15
수정 아이콘
좋은 생각 같습니다. ^^
읽어가면서 6개의 맵을 제작하려면, 맵 제작자의 부담도 상당할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나중에 맵도 부분적으로 통합된다고 하니 좋은 생각같네요.
양정민
04/11/22 01:27
수정 아이콘
가룡님//말씀처럼 "무난한" 맵만 고르는 경우도 생길수 있겠네요.
그 점만 해결할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제안이라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캬캬캬님//난감-_-:
공혁진
04/11/22 13:53
수정 아이콘
캬캬캬// pgr 눈팅 2년만에 첨 본 광고네요.어떤 분인지 참 궁금
04/11/22 14:43
수정 아이콘
프리미어 맵을 5개로 늘리고, 제외하는 맵을 일주일 전에 공개하는 건 어떨까요? (셋 중 하나의 추첨은 당일에 하고요.)
간단히 맵의 다양성은 늘리고, 선수 부담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두 방송사 맵에서 2개씩 쓰고, 하나는 프리미어리그용으로 자체 제작)
04/11/22 18:28
수정 아이콘
기본적으로 맵을 늘려야한다는것에 대해 찬성입니다.
다만 선수들에게 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말 가룡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정말. 전체맵 밸런스 맞추기 힘듭니다 -_-
홍승식
04/11/22 18:28
수정 아이콘
자게에 비슷한 글을 적었었는데 토게에 더 적당한 장소가 있네요. 이리로 옮깁니다. (아래부터 자게에 쓴 그대로...)

재밌는 생각을 하셨네요. 사실은 저도 글쓰신 분과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단, 제가 주요하게 생각한 것은 공정한 진행 보다는 '승자 어드밴티지의 강화'의 측면에서였죠.

개인전에서 추첨을 통해 맵이 결정된다는 것이 선수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완화하고,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어드밴티지를 주는 것이 중요 포인트였습니다. 예시는 OSL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일단 조지명식은 그대로 합니다. 조지명식이 끝난 후에 각 조의 시드부터 공식맵 4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합니다. 시드를 제외하고 듀얼토너먼트 성적-이전 리그 성적에 따라 성적이 좋은 선수 순으로 나머지 맵 중에서 하나씩 선택합니다.

여기에서 듀얼토너먼트의 순위가 이전리그의 순위보다 우선합니다. 이전 스타리그에서 4위를 했다고 해도 듀얼토너먼트에서 2위로 진출했다면 1위 진출자보다 후순위가 됩니다. 듀얼의 성적이 동일하다면 스타리그 순위-챌린지리그순위-통산본선다승-승률-kespa 공식랭킹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그 후에 지명자와 피지명자의 경기에서는 피지명자가 선택한 맵을 사용합니다. 지명자에게 선수 선택의 권리가 주어졌으니 피지명자에게 맵선택의 권리가 주어지게 됩니다. 지명과 피지명의 관계가 없는 경기에서는 선순위자의 맵에서 경기합니다.

이렇게 해서 8강이 정해지고 8강 대진이 완성이 되면 또다시 맵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때는 16강 1위 진출자가 1경기의 맵을, 2위 진출자가 2경기의 맵을 선택하게 합니다. 3경기의 맵은 추첨을 통해 결정하게 됩니다.

4강부터는 이런 맵선택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미 토너먼트에서 진출한 선수에게 그 이전의 성적으로 이익을 주는 것이 적절치 않기 때문입니다. 두선수는 반대로 제외하고 싶은 맵을 각각 선택합니다. 제외하고 싶은 맵을 2,3경기에 배치하고 나머지 2개의 맵을 추첨해 1,4경기에 배치합니다. 5경기의 맵은 1경기의 맵을 다시 사용합니다. 만약 두 선수가 같은 맵을 제외했다면 제외한 맵은 3경기에 배치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경기 하나하나 마다 이후 경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선수들이 보다 더 경기에 집중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siramode
04/11/23 19:11
수정 아이콘
좋은 의견같군요. 그리고 공식맵을 5개 혹은 6개를 선택한다고 해도 맵 제작하시는 분에겐 별무리가 없을것 같네요. 왜냐하면 현재 온게임넷이 하는 것처럼 이전에 사용되었던 공식맵을 활용한다면 어느 정도의 문제는 해결될 것 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만약 5~6개의 공식맵이 선택된다면 지금 보다 다양한 경기를 한 시즌에서 구경할 수 있게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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