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5/13 12:05:56
Name 사람되고싶다
File #1 Screenshot_20240512_175317_Mi_Home.jpg (245.1 KB), Download : 2173
File #2 20240512_162932.jpg (2.88 MB), Download : 2159
Subject [일반] 멍청해도 괜찮아. 구형 로봇청소기 후기






원래는 가전 삼신기 중 건조기, 식기세척기만 썼습니다. 로봇청소기도 관심은 많았는데 방이 좁아서(4평) 가구 놓고 나면 방바닥이 정말 쥐똥만해서 도저히 놓는 의미가 없더라고요. 오히려 자리 차지하는 게 방해되는 수준.

그러다 어쩌다보니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가게 됐는데,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광활한 크기(7평 남짓)에 압도됐습니다. 사실 뭐 이것도 큰편은 아니라 처음에는 무선청소기나 하나 마련해서 대충 슥슥 닦고 말지 싶었는데, 우연히 당근을 둘러보던중 구형 로청이 5만원 정도에 팔리는 거 보고 급 뽐뿌 와서 질러버렸습니다 흐흐.


제가 산 건 샤오미 미지아 G1이란 약 4년된 모델입니다. 흡입 + 물걸레 겸용이고, 당시에 저가형으로 나온 모델이라 라이다 센서 없이 자이로와 적외선 센서만 달려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피를 토하면서 말하는 게 '로청은 라이다가 필수다!'입니다. 자율주행차에도 들어가는 센서라 비싼 대신 성능이 짱짱해서 맵핑도 정밀하고, 아무튼 똑똑합니다. 맵 보고 청소 구역 설정 같은 편리한 부가 기능도 많고요. 그래서 저도 고민을 좀 많이 했습니다. 어차피 라이다 달린 구형 모델도 대충 5만원 밑으로 살 수 있는데, 당장은 매물이 없더라고요. 언제 나올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견디고 더 좋은 제품을 기다릴 것이냐, 아니면 걍 이거 사고 치울 것이냐...

근데 생각해보니까 어차피 방도 좁은데다 원룸이고, (반강제) 미니멀라이프를 실천 중인데다 방바닥에 물건을 안둬서 굳이 고등한 기능이 필요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바로 샀습니다. 방 청소 너무 미루는 것도 좀 그렇고... 근데 물건 받고 한 이틀 지나니까 딱 원하는 매물 나온 건 함정.



암튼... 그래서 어떻냐면... 대만족입니다. 솔직히 기대를 안했는데 생각보다 똑똑해요. 벽 보면 그대로 박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인지해서 피하고, 좀 복잡하게 생긴 물체도 몇 번 부딪힌 뒤에는 슥슥 잘 피합니다. 동선도 생각보다 최적화를 잘하는 것 같고요. 가만 보면 전체적으로 지그재그로 훑고, 모서리까지 한 번 훑은 뒤 스스로 충전기로 돌아옵니다.

흡입도 흡입이고,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역시 물걸레 기능입니다. 사실 저가형, 구형 로청의 물걸레는 제대로된 게 아니라 그냥 바닥에 물칠하는 수준이긴 합니다만, 애초에 딱히 바닥이 오염될 일이 없으니 그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청소할 때 물걸레질이 제일 귀찮아서 거의 안하고 살았는데, 그 물걸레 하고 난 바닥의 산뜻한 느낌을 매일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또 방이 크지 않으니 하루에도 몇 번 씩 돌려도 배터리가 한참 남아서 별로 부담도 없고, 매일 돌리니까 방이 언제나 말끔합니다. 제가 머리가 털갈이하는 수준으로 많이 빠지는 사람이라 항상 머릿털과의 전쟁이었는데, 방에 널리는 털이 없으니 참 깔끔해요. 그리고 애가 빨빨 기어다니면서 청소하는 거 멍때리고 보고있으면 은근 귀여움(?).


물론 라이다가 없어서 단점도 있습니다. 제일 큰 건 역시 자석벽, 금지구역 설정을 못하는 것. 샤워하고 환기한다고 화장실 문을 열어놓으면 화장실로 다이빙해서 못빠져나옵니다(...). 현관도 마찬가지로 안막아두면 거기 계속 갇혀있음... 그래서 저녁에 화장실 다 마르면 그때 화장실 문 닫고, 현관은 다른 물건으로 막아둔 다음에 돌리는 편입니다. 이것만 아니었으면 진짜 밖에서도 시도 때도 없이 돌렸을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그리고 애가 좀 멍청하기도 해요. 자이로 센서가 자기가 움직인 거리를 바탕으로 매핑을 하는데, 가끔 애매한 턱 같은데 걸려서 공회전하면 그걸 또 멀쩡히 간 거리 취급해서 맵이 겁나 커지더라고요. 맵이 어그러졌으니 애가 복귀도 제대로 못하고... 그래서 좀 걸릴만한 가구는 구석에 치워두는 편입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론 겁나 만족합니다. 라이다 달린 게 물론 더 좋기야 하겠지만 제 상황에선 굳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니까요. IT 기기 보면 항상 최고스펙!만을 외치던 저를 반성하게 됐습니다. 그냥 멍청한 구형 써도 충분한데???


물론 요즘은 라이다가 대중화 돼서 저가형에도 대부분 달려 있으니 새로 사실 분이라면 꼭 달린 걸로 사시길 추천드립니다만 흐흐.


지금은 이걸로 만족하지만, 나중에 언젠가 더 넓고 방 많은 집으로 이사가게 되면 진짜 프리미엄 로청을 구매할 생각입니다 흐흐. 스테이션 자동 먼지 비움! 물걸레 자동세척! 물걸레 열풍건조! 직배수 키트로 물도 안갈아줘도 됨! 귀차니즘의 끝판왕 흐흐흐흐. 이제는 로청 없는 삶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


그러니까 여러분, 로청 사십셔. 구형이라도 상황에 따라 꽤 쓸만합니다? 물론 새거는 더 더 좋음 흐흐.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탈리스만
24/05/13 12:58
수정 아이콘
저도 삼신기 중 건조기, 로청을 구매했는데 대만족입니다.
왜 진작 안샀을까 싶을 정도 크크.
자 이제 남은건 식세기인데 혼자 살아서 밥을 많이 안해먹거든요. 그래서 고민입니다.
사람되고싶다
24/05/13 13:18
수정 아이콘
식세기 글도 썼었는데 확실히 건조기는 1황이지만 식세기랑 로청은 호불호가 갈리긴 하더라고요. 사람 생활 패턴 따라 확 달라져서... 저같은 경우는 이전 집에서는 밥을 자주 해먹어서 식세기가 압도적으로 편했는데 새로 온 곳에선 밥을 안해먹어서 무쓸모네요 흐흐. 은근 자리 차지가 커서 많이 안해드신다면 필수까진 아닌듯 합니다.
생겼어요
24/05/13 13:11
수정 아이콘
혼수로 장만해서 출근할 때 돌리고 나가면서 참 잘 썼는데 애 태어나니까 바닥에 물건 널브러진게 생활이 되어서 이젠 제가 로청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립네요 그 시절이
사람되고싶다
24/05/13 13:19
수정 아이콘
로청 못쓰는 가장 큰 원인이 아기랑 애완동물이더라고요 크크크크. 그렇게 바닥이 복잡해질수록 비싼 로청이 힘을 발휘하긴 하는데... 아기들이 로청 타고다니고 들고 부숴버리는 대참사가 날 수 있으니...
24/05/14 11:49
수정 아이콘
조만간 이사하는 8개월 애기 1명 집인데, 이사 기념으로 로보락에서 나온 최고급으로 하나 할려고 큰맘 먹고 있는데
아기 때문에 비추인가요..?
생겼어요
24/05/14 13:05
수정 아이콘
반갑습니다. 9월 생인가 보네요. 저희집에도 8개월 남자애기 있는데 돌린지는 오래됐고 거실에서 놀리고 있습니다. 요즘 기어다니는걸 보니 로봇청소기를 돌리기는 커녕 조만간 박살내서 버리지 않을까 합니다.
부르즈할리파
24/05/13 13:30
수정 아이콘
청소기 돌리는거랑 얼마나 다르겠어 했는데 물걸레 돌려주는게 바닥 느낌이 너무 다르더라고요. 저희 집도 14평정도라 청소 면적은 훨 작은데 거실만큼은 3회 반복으로 돌립니다.
바카스
24/05/13 13:32
수정 아이콘
호오 5만원 이하로도 라이다 달리면서 저렇게 앱으로 매핑도 해주고 집 밖에서도 키고 끄고 자기 알아서 충전도 하고 그러는건가요?

물청소는 어떻게 알아서 하는건가요?
사람되고싶다
24/05/13 13:47
수정 아이콘
아, 중고 얘기입니다. 새거는 가격이 낮아지긴 했어도 라이다 달린 건 2~30만 정도는 줘야하는 것 같더라고요?

매핑 올린 건 라이다 없는 제가 쓰는 모델 거에요. 청소하면서 들이받아가면서 매핑 하더라고요. 라이다 달린 건 더 스마트하게 청소 전에 미리 매핑하고 청소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매핑 성능은 라이다 달린 게 훨 좋죠 흐흐.
안군시대
24/05/13 13:33
수정 아이콘
제가 쓰는거랑 같은 모델이네요! 근데 전 물걸레는 딱 6개월 정도 쓰다가 떼버렸습니다. 매번 세척해주는게 너무 번거로워서, 물걸레질은 그냥 1주일에 한번정도 마대로 합니다. 흐흐..
24/05/13 13:37
수정 아이콘
어제 M30 주문했는데 기대됩니다.
24/05/13 13:50
수정 아이콘
저도 2~3년전쯤에 이사하면서 로청 하나 들여놨는데 아직까지도 이집에 살며 가장 잘산 아이템입니다 크크
당시에 이왕 사는김에 더 좋은거 사자하고 스테이션까지 있는걸로 샀는데 넘나 만족~
근데 요즘 더 좋은 올인원 로청들이 자꾸 유튜브에 떠서 너무 고민중이에요.
부대찌개
24/05/13 14:17
수정 아이콘
저도 오래된 로청 쓰는데 나름 만족스럽네요..
새로 사려니 너무 비싸서 그냥 쓰는중..
교대가즈아
24/05/13 14:44
수정 아이콘
라이다달린 모델은 뭐로 알아보셨었나요?
사람되고싶다
24/05/13 14:54
수정 아이콘
여러 모델이 있긴 한데 주로 샤오미 2세대라도 불리는 모델 찾아봤습니다. 1세대도 라이다 달려있긴 한데 이건 물걸레 기능이 없어서... 꼭 샤오미 거 아니더라도 로봇청소기 알림 걸어놓고 오는 거 다 보긴 했습니다 흐흐.
교대가즈아
24/05/13 14:58
수정 아이콘
샤오미 2세대 중고 로봇청소기.. 꿀팁 듣고 갑니다
24/05/13 15:38
수정 아이콘
샤오미 M30 PRO 쓰는데 이 친구 진짜 물건입니다. 물걸레도 자동세척에 열풍건조까지 해서 냄새도 안나고 머리카락 커팅도 해주고..
라이다 센서라서 똑똑하게 청소 잘합니다.
급배수도 키트 설치하면 자동으로 되는데 여기까지는 실현을 못해서 아쉬울 뿐입니다.
유일한 단점은 정발 제품이 아니라서 로청이 중국어로 말한다는거? 이거 하나네요
양웬리
24/05/13 20:52
수정 아이콘
저도 m30 pro 쓰고 있습니다!
앱에서 언어 영어로 바꿔주면 영어로 말합니다!
두 달정도 썼는데 직배수 키트가 배송중입니다 흐흐
24/05/13 16:48
수정 아이콘
저도 이런 거 살려다가 동거인이 청소기 비우는 거 싫어해가지고 눈높이 오르고 올라서 샤오미 m30s 오고 있네요... 돈이 아까운 분야가 아니라는 합리화가 컸습니다.
24/05/13 16:53
수정 아이콘
금지구역 설정하는 마그네틱테이프가 있을텐데요 그거 잘라서 붙히면 벽처럼 인식한다는...
그리고 이글에 혹해서 구형 사실분들은 말리고 싶어요 요새 나오는 물걸레는 차원이 다릅니다
사람되고싶다
24/05/13 18:10
수정 아이콘
아쉽게도 제가 가진 게 자석테이프 미지원 기종이더라고요. 아쉽습니다...
사실 구형도 상황 맞으면 중고로 싸게 업어와서 입문용으로는 꽤 쓸만하다는 거지 로청은 최신 게 무조건 더 좋긴 하죠 흐흐. 거의 1년, 반기 단위로 혁신이 지속되는 미친 동네라... 이 구형도 나온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요즘 나오는 건 거의 천지개벽 수준이더라고요.
24/05/13 17:54
수정 아이콘
아 0.01제곱미터만..
GoodLuck
24/05/13 18:10
수정 아이콘
전 돈이 없고 걸레질이 너무 힘들어서 에브리봇에서 나온 물걸레만 되는 로청 사서 이제 한 달 정도 사용하엿는데 매우 만족합니다
좀 멍청한거 빼곤 크크 근데 방문 닫고 방에 돌라면 정말 잘 닦네요 
고흐의해바라기
24/05/13 19:47
수정 아이콘
1인가구같은 2인가구이지만
3대 이모님..건조기님 로청님 최고에요..이제 식세기님 하나 남음..
24/05/13 20:43
수정 아이콘
예전 중국꺼 쓰면 개인정보 읍읍!! 하던 선입견 때문에 기본적인 청소만되는 저려미 구매한다음 어플같은거 안깔고 기본적인 기능만 써보자! 하고 썼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훌륭해서 그냥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나중에 집이 커지면 고오급 로청 구매 고려해봐야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580 [일반] 아직 미국증시는 더 상승할 여지가 한참 남은듯합니다 [43] 독서상품권11348 24/11/03 11348 0
102579 [정치] 금 은 비트코인, 정부통제 KRX금시장, [73] lexial7134 24/11/03 7134 0
102578 [일반] 제마 뛰고 왔습니다. [22] 럭키비키잖앙5242 24/11/03 5242 14
102577 [일반] 서부개척시대의 생존꿀팁을 알아보자 [21] 식별3747 24/11/03 3747 14
102575 [일반] (스포)오징어게임 뒤늦게 보고 크게 충격받았네요 [81] 마술의 결백증명11765 24/11/02 11765 8
102574 [일반] 지역축제리뷰입니다..근데 이제 라면을 곁들인... [23] 소시7981 24/11/02 7981 13
102573 [일반] 게임, 이대로 괜찮은가? [126] 카시므8593 24/11/02 8593 26
102572 [일반] 농경의 기원을 알아보자 [10] 식별4065 24/11/02 4065 18
102571 [일반] 엔비디아가 올해 11월 8일부터 다우지수에 편입됩니다 [12] 독서상품권4487 24/11/02 4487 0
102570 [일반] 중국, 한국 포함 9개국 내년 말까지 비자 면제 시범 적용. [35] BitSae5594 24/11/02 5594 2
102569 [일반] 오랜만에 영화를 봤습니다. <파묘, 보통의 가족> [5] 김삼관3362 24/11/01 3362 0
102568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2 [12] Poe5012 24/11/01 5012 64
102567 [일반]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게 된 이야기 [17] 식별6022 24/11/01 6022 28
102566 [정치] 尹대통령 지지율 19%…20% 무너지며 집권 후 최저치 [262] Davi4ever17871 24/11/01 17871 0
102565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46. 국문할 국(鞫)에서 파생된 한자들 [7] 계층방정2131 24/11/01 2131 3
102564 [일반] 무지성 적립식 미국지수 투자의 최적화 [134] Chandler11594 24/10/31 11594 105
102562 [정치] [단독] 명태균 "김건희한테 딱 붙어야 6선할 거 아닙니까" 호통 [149] 꽃이나까잡숴16512 24/10/31 16512 0
102561 [정치] [단독] 명태균 "지금 아버지 산소 가는길… 증거 전부 태워버릴것" [73] 항정살12799 24/10/31 12799 0
102560 [정치] 위헌 논란에도…국회 동의 없이 ‘우크라 파병’ 한다는 윤정부 [178] 항정살11836 24/10/31 11836 0
102559 [일반] 바이킹은 왜 약탈했을까? [14] 식별4842 24/10/31 4842 16
102558 [정치] [단독] 민주당, 윤석열-명태균 통화 육성공개 "난 김영선" [167] 바밥밥바14278 24/10/31 14278 0
102556 [정치] 국민 저축까지 손대는 정부+한은 적립금도 손대려했다. [115] 후추통14337 24/10/30 14337 0
102555 [일반] 내 아들의 친모 달리기 훈련기. [29] likepa7890 24/10/30 7890 3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