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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9/21 18:39:01 |
Name |
넨네론도 |
Subject |
조금만 더하면...!! |
사람들은 목표를 실현가능할때에 희망을 가집니다.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에도, 헬스장에서 런닝머신을 달릴 때에도
'어디까지 달렸다' 라는 안내가 없으면 힘이 들때 더 쉽게 포기하기 마련입니다.
자신의 위치가 어디쯤에 있는지, 얼마나 달렸는지 알 수 없을 때는 말이죠.
위치가 표시됨으로 인해서 '궁극적인 목표' 에 도달하기 직전의 '당장 도달할 수 있는 목표' 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힘내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을때, 사람은 희망을 가지고 더 힘을 내게 됩니다.
4.8km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체력은 완전히 바닥이 난 상태이며 당장이라도 포기할 수 있으나
"200m만 달리면 5km야, 5km만 찍고 내려오자" 라는 생각으로 조금 더 뛰게 만드는 것이
이 '달성할 수 있는', 혹은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목표입니다.
이것은 어떠한 행위(공부, 스포츠, 게임)를 하는 데 있어서 무시못할 중요한 동기유발의 요인 중 하나입니다.
게임에서 자신이 지금껏 진행해 온 성과를 나타내는 것에는 전통적으로 크게 세가지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스토리 및 라운드 진행입니다. 패키지 게임, 혹은 RPG게임에서 스토리 진행상황은
그 자체가 '게임 진행의 진척도' 를 나타내죠.
다음 스토리를 보기 위해 플레이어는 '이 다음 이벤트까지만' '이 다음판까지만' 을 생각하며 플레이에 박차를 가합니다.
두 번쩨는 레벨 및 점수(스코어/경험치) 입니다.
RPG게임에서의 스토리는 가끔씩 플레이어들의 빠른 진행 욕구를 더디게 만듭니다.
따라서 가시적인 '레벨' 이라는 요소를 도입해서 스토리 진행이 정체되었을때, 몹을 잡으며 경험치를 얻고
레벨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시적이고 당장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되어
플레이어에게 게임패드를 놓지 못하게 하고, 더 나아가 다음 목표인 스토리 진행을 위한 비계적인 역할을 합니다 .
흔히 말하는 레벨업 노가다 와 스토리 진행이 얼마나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느냐에 따라서
유저들의 찬사 혹은 비판이 나오기도 합니다.
다른 장르의 게임에서는 이 레벨이라는 요소 대신에 스코어 제도를 도입함으로 인해서
특정 스코어에 도달시 추가 생명을 얻는다던지 하는 요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액션이나 슈팅같은 장르에서도 경험치와 레벨같은 요소들을 접목시키기도 하지요.
세 번째는 랭킹 및 전적입니다.
두 번째의 레벨 및 경험치 요소는 장르의 특성상 RPG게임적인 요소가 강했다면
이 랭킹이라는 것은 레벨, 혹은 스코어를 기반으로 한 플레이어간의 경쟁을 유발합니다.
이 랭킹의 목표는 '더 높은 순위' 이며 궁극적으로는 '1위' 가 되는 것입니다.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싱글모드 클리어 이후에는, 게임 플레이상의 재미 자체 를 즐기기 위함이 아닐 때에는
더이상 그 게임을 진행할 이유가 없게 되지만,
플레이 이후의 기록을 기반으로 '게임 클리어 이후의 또다른 경쟁' 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싱글게임의 경우에 클리어 이후의 플레이-파고들기- 에 대한 원동력입니다.
오락실의 시대에서는 INSERT COIN 상태의 게임기에 데모 이후 간간히 나오는
영어 이니셜 3자리에 나만의 이니셜을 박는, 소위 '이름을 새기는' 즐거움이 있겠고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게임의 시대로 넘어와서는 각종 '랭킹' 을 올리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 생긴 요소로는 '업적(도전과제/트로피)' 가 있습니다.
이는 싱글플레이가 주가 되는 콘솔게임에 적용되는 제4의 플레이 요인으로,
대중화가 된 건 XBOX의 도전과제 형식이 먼저이고, 이는 PS와 XBOX의 경쟁에 결코 무시 못할 영향을 미쳤습니다.
PS도 트로피제도로 곧 따라갔고, 이후 다양한 업적(도전과제/트로피-이후 업적으로 칭함) 형식이 도입되고있습니다.
이 업적제도는 온라인에서의 또다른 경쟁 혹은 자랑질의 한 요소가 되어
지금도 2회차, 3회차, 혹은 그 이상의 반복플레이 및 파고들기의 요소가 됩니다.
스타크래프트 이야기를 해 보죠.
스타 1의 베틀넷에서 도입된 요소는 래더랭킹과 전적이 있습니다.
훌륭한 전적을 뽐내기 위해 각종 편법들이 자행되기도 했으며,
레더 순위를 올리기 위해 일반 플레이어들은 물론이고 지금은 프로게이머라 불리우는 사람들까지
역시나 각종 편법(어뷰징)을 자행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건 역으로 얼마나 유저들이 이 렝킹과 전적에 매달리는지를 보여주는 거겠죠.
허나, 게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경쟁형 게임의 특성상 유저들간의 실력차가 생기고
전적과 랭킹에는 넘사벽이 생깁니다. 베틀넷 213145위. 전적 2155-2021 등등...
이정도까지 되면 더이상 랭킹과 순위는 플레이를 유발하는 요소로서의 역할을 상실하게 됩니다.
지속적으로 랭킹과 전적을 리셋하는 건 초보 플레이어들에게는 일시적으로 좋은 처방이 될 줄은 모르겠으나
쌓아둔 전적을 중시하는 전적이 많은 플레이어나 고수들의 경우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겁니다.
워3의 레벨과 초기 ELL시스템은 이러한 요소를 보완하기에 충분하지만,
랭킹 관련해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부분은 제가 워3 레더를 많이 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으니 넘어갑시다.;;
스2는 위에 언급된 스1의 문제점을 훌륭히 개선합니다.
일단 워3의 레벨시스템과 ELL시스템을 보완 적용하여 등급별로 리그를 나누고,
그 리그 안에서도 100명씩 조를 편성합니다.
별 것 아닌것 같지만, 이것은 내 랭킹이 100등 밖으로 떨어질 일은 절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체감상 213241등에서 1등 올리는 것보다, 100등에서 50등 올리는 것이 더 쉽게 느껴지고
플레이에 동기유발이 됩니다.
'달성할 수 있는' 조 랭킹 1위를 달성하면 그때부터는 '리그 승급' 이 다음 목표가 됩니다. 리그를 승급하면
또 다른 리그로... 이런 식으로 '다이아리그' 진입까지-
이 와중에 전적 시스템도 갖추어지고, 래더점수 시스템을 이용해서 자신의 직관적인 점수도 알 수 있고,
그것을 활용한(블리자드에서 공식적으로 제공되는 것은 아니지만) 리그 바깥의 플레이어 랭킹도 알 수 있습니다.
당장 달성 가능한 가시적인 목표를 시스템적으로 꾸준히 유저에게 제시해주는 것이지요.
싱글플레이어에서의 업적점수는 두말할 것 없으며,
블리자드는 최상위 플레이어를 위하여 지역별 ELL랭킹(200위까지)도 제공합니다.
ELL점수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은 지금도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아무튼간에 실력 여하를 막론하고 '조금만 더 하면...!!!" 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를
블리자드에서는 베틀넷 2.0을 통하여 아주 훌륭하게 구현해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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