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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4/20 14:40:43
Name 티티
Link #1 https://m.fmkorea.com/best/1022025992
Subject [스포츠] [해축] 벵발탄.txt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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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날 기회생산실 서기로 근무하는 외질은 퇴근시간이 훨씬 넘었지만 일어나지를 않는다. 할 일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기껏 넣어준 패스를 허공으로 날리며 마무리 슛팅을 가져간 후 불만을 터뜨리는 이와비의 노골적인 짜증을 떠올리며 겨우 일어선다.
축구화에 묻은 흙먼지를 씻으며 그는 마두리두 시절을 연상한다. 지저분한 대야 밑바닥에 떠오른 자신의 얼굴이 문득 후림퐁 같다고 생각했다.

외질은 느릿느릿 에미래이추 고개를 오른다. 판잣집 문을 열자 가자! 가자! 하는 벵감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다녀왔습니다, 라고 인사를 안 한지도 무척 오래되었다.

방문을 연 채 본 벵감님의 모습은 박물관의 모습 같았다. 외질은 그대로 털썩, 벽에 기대앉는다. 그대로 엉엉 울고만 싶다.
골욕심이 바짝 오른 라가제투가 몽유병 환자처럼 일어나 골대로 간다. 그새 벵감님은 또 외친다.

가자! 가자!

외질은 뒷산에 서 있다. 매일 저녁식사 후 산에 오른다. 춥지만 집보다는 훨씬 낫다. 날두칠성을 찾았다. 이과인성도 찾았다.
두 개의 별자리와 자신을 연결해 본다. 그 끝까지 눈을 따라 가본다. 견딜 수 없게 추워졌을 때 외질은 집으로 왔다.
가자! 가자! 여전히 벵감님의 소리가 마중을 한다. 외질 벵감님의 고향은 채암수다.

그곳에서 땅마지기 꽤나 지니고 지주 소리를 들은 벵감님은 율오파 판잣집의 삶이 너무도 싫었다.

8.2, 6.0 폭격을 목격한 외질의 벵감님은 사(四)위권이 그렇게 무너지듯 육(六)위권도 무너질 것이라고만 했다. 어서 가자고만 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정신을 마비시켜 버렸다. 조기유학으로 어렵사리 이피알 우승 상장까지 타온 동생 외루백이 또 술에 취해 들어와 허풍 잡는 소리만 한다. 만채수타에서 건너온 후 제자리를 못 잡더니 지금까지 계속이다. 골결도 없는 놈이 드리블에 세모발에 탐욕에, 외질은 그런 동생이 못마땅하다. 무슨 엉뚱한 일이라도 저지를 것 같아 불안하다. 과연 동생은 용기가 있어야 된다고 말한다.

빅이아, 도움왕, 우승, 채암수, 모두 벗어 던질 수 있는 용기. 외질은 동생에게 용기가 없다는 말을 듣는다. 너무 강한 양심만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아픈 왼발 하나도 치료 못해 참고만 지내는 미련함을 욕했다. 여동생 램숙이 제법 골무원 티를 내며 들어왔다. 얼마 전 애이매치에서 내려다 본 왜일주. 그 안에 램숙이 배일에게 허리를 맡긴 채 앉아 있었다. 램숙은 축구백만 던져버린 채 벵감님 옆에 쭈그리고 누었다.
가자! 가자! 엄마! 엄마! 램숙의 젖은 음성이 벵감을 애타게 불렀다.



... (중략) ...



외질은 한가한 마음이 된다. 이제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만 생각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걷다보니 하이버리 앞이다. 고개를 들어보니 이번에는 왜앰불리 앞이다. 외질은 돌아섰다. 또 걸었다. 배루나배우, 아리안추 아래나, 그것들을 자세히, 한가하게, 기웃거리며 걸었다.

그러던 외질은 우뚝 섰다. 이적시장. 지난 이적시장의 간판을 보니 갑자기 통증이 왔다. 지이루, 산채수, 어느 것을 잃은 통증인지 알 수가 없다.
갑자기 찾아온 통증에 덜컥 병원문을 열자 아팠지요? 묻는 의사가 무색하게 외질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잠이 왔었다.
의사는 다른 선수를 하나 더 사달라는 외질의 말을 기어이 들어주지 않았다. 두 명의 선수가 빠진 이빨처럼 비어있는 자리에서는 선지피가 간 덩어리처럼 엉겨 나왔다. 추웠다. 눈앞이 흔들렸다. 오한이 났다.

"율오파!”

외질은 당당히 외쳤다. 아니, 채암수로. 예? 아니야, 마두리두로. 택시는 마두리두에 섰다. 다 왔습니다.
외질은 상반신을 벌떡 움직였으나 곧 쓰러졌다. "가스아ㅏㅏㅏ!!!!!” 외질은 또 외친다. "어디로 갑니까?” "글쎄, 가수아ㅏㅏㅏㅏㅏㅏ!”

기사는 투덜거린다. 어쩌다 오발탄 같은 손님이 걸렸어. 외질이 탄 차는 목적지를 모르는 대로 흘러가고 있다. 외질의 입에서 흐르는 피가 셔츠 가슴을 적시는 것은 아무도 몰랐다.



채암수로 계속 가자는 벵감님 ㅠㅠ



뱀다리)
재밌어서 퍼왔습니다.
아스날팬분들이 기분 나쁘시면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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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cielny
18/04/20 15:01
수정 아이콘
아스날 팬인데 빵터졌습니다 크크크
요즘 이 짤이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자주 보이네요
외질 혼자 언제까지 축구 하련지...
18/04/20 15:23
수정 아이콘
캬 명문이네요.
하지만 라카제트는 골욕심이없읍니다.
있다면 그건 쟈카를버리고 떠나가는 램숙이겠지요
18/04/20 15:47
수정 아이콘
부럽다 트리오가 와해된 이후에는 이 짤이 대세더군요 크크
18/04/20 15:48
수정 아이콘
벵거의 몰락을 사람들이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을때야 벵거까는게 재밌었지 이젠 벵거까는 밈도 노잼.
Cazorla 19
18/04/20 17:35
수정 아이콘
너무 잼있어여
18/04/20 21:45
수정 아이콘
벵감님 고생많았는데 psg 가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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