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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2/11/05 16:09:11
Name whokn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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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야 너도 뛸 수 있어





안녕하세요, 런생아입니다.
(이 바닥에선 런린이 되기도 엄청나게 어렵더군요. 고인물의 세계란...)
달리기를 해보고 싶은데 시작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을 듯 해서 경험담 한 번 적어봅니다.

40 넘게 운동의 운자와도 거리가 멀었고, bmi는 25가 넘어버렸더군요.
국가공인 돼지가 된 것이죠.
거기에 저는 태생적으로 뇌성마비 장애도 있고,
6년 전엔 갑상선암으로 양쪽 갑상선을 다 떼어낸 전력도 있습니다.
100m 달리기는 고딩때도 16초가 넘었고,
오래달리기는 초등학교 5학년때 400미터 뛰고 목에서 쇠 맛이 난 이후로는
시도해본 적도 없습니다.
반에서 달리기 젤 못 하는 학생이 저였어요.
그야말로 최악의 조건은 다 가지고 있는 셈이죠.

그러던 어느날 런데이 어플을 보고, 8월 중순부터 매 주 3~4회 정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나 30분을 연달아 달릴수 있다고 하길래
니가 틀렸단걸 증명해주고 싶기도 했고, 또 한편으론 나같은 운동고자도 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처음엔 1분뛰고 3분 걷고, 그담엔 1분30초 뛰고 2분 걷는 식으로 점점 뛰는 시간이 늘어나더군요.
처음 3분 뛴 날은 그것도 힘들어서, 30분을 어떻게 뛸까 하는 걱정도 들었는데
의외로 천천히 느리게 뛰다보니 10월말쯤 30분을 연달아 뛸 수 있게 되었습니다. ㅠㅠ
(첨부된 그림은 처음 달리던 날과, 10월말을 비교한 내용이에요.)
운동에서 처음 성과란걸 냈다는 것 만으로 감격스러웠고, 눈물도 한 방울 난 것 같습니다. 크크
요즘은 어제 5km는 33분대로 들어왔고, 느리게 조깅하면 45분 계속 뛸 수 있습니다.
2월쯤 65분안에 10km 달려보는게 목표에요.

신발사고 옷 사느라 백만원 넘게 쓴 것 같긴 한데...
다 건강하게 살자고 하는 짓 아니겠습니까.

성과로는 살도 한 4~5kg 빠졌고, 얼굴 표정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회사에서 자주 듣네요.
아침에도 좀 덜 피곤하고요. 전반적으로 삶의 질이 좋아졌습니다.
달리기는 참 싫은데, 좋기도 한 양가적 감정을 저에게 던져줬어요.

남이 아닌 자신과의 비교를 통해 발전을 꾀하는 삶을 도모하는 쪽으로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져 가는 것도 커다란 수확이에요.

이런 저도 할 수 있다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현대인이라면 달릴 수 있지 않을까요.
모두 적당한 운동을 찾아서 지금보다 건강하게 지내보아요.

* 손금불산입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4-06-11 10:32)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 게시글로 선정되셨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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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5 16:15
수정 아이콘
기록도 줄고 거리도 늘어서 젤 재밌을 때 안 다치도록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뭔가 불편하거나 아프다, 뭔가 평소랑 다르다 싶으면 바로 며칠 쉬면서 무리 안하는게 결국엔 연간 거리는 가장 긴 법이거든요.
하종화
22/11/05 16:17
수정 아이콘
가볍게 달리다가 무릎에 무리가 가는 느낌을 받아서 뛸 엄두를 못내고있는데 다시 뛰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22/11/05 16:44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저도 도전해보겠습니다 화이팅
22/11/05 16:50
수정 아이콘
저는 무릎과 발목이 좋지 않아서 달리기를 자주 못합니다. 그래서 달리기와 다른 걸 섞죠.
whoknows님도 달리기 하루, 팔굽혀펴기 하루, 달리기 하루, 윗몸일으키기 하루, 줄넘기 하루처럼 섞어보세요. 더 좋습니다.
여명팔공팔
22/11/05 17:01
수정 아이콘
대단하십니다! 저도 8월쯤부터 달리고 싶어서 달리기를 좀 했었는데.. 이틀밖에 안했는데 무리를 한건지 무릎이 나가서 돌아오질 않네요 ㅠㅠ

달리실분들은 모두 건강챙기면서 하세요~!
탑클라우드
22/11/05 17:09
수정 아이콘
저도 한창 살찌고 여기저기 문제 생겼을 때 달리기를 시작했었는데, 단기간 내 삶이 통째로 바뀌었죠. (좋은 의미로)

다만, 제 경우 사전 지식이 너무 부족해서 그냥 냅다 뛰기만 했던지라 무릎이 상하고 있었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었어요.
부디 무릎 조심하시면서 즐런 하시길.

저는 이후 자전거와 웨이트로 갔다가 베트남 오면서 자전거 팔고,
요즘은 가벼운 웨이트와 골프로 운동을 하는데,
일단 운동을 하면 확실히 컨디션 조절하기 용이해서 멈출 수가 없네요.
22/11/07 14:03
수정 아이콘
멋지시네요 너무 무리는 하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22/11/07 16:17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제랄드
22/11/08 17:00
수정 아이콘
100m 달리기는 고딩때도 16초가 넘었고, 오래달리기는 초등학교 5학년때 400미터 뛰고 목에서 쇠 맛이 난 이후로는 시도해본 적도 없습니다.

... 난데? ㅡ,.ㅡ

보통 이런 글 보면 '안 될 거야 난...' 식으로 넘겨보기 마련인데, 글을 정갈하게 잘 쓰셔서 그런지 위의 공감가는 문장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없던 투지가 생기네요. 좁은 집이지만 구석에 바이크 운동기구가 있는데 그거라도 해 보려 합니다.

... 안 될 거야 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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