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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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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04 19:32
플랜트가 원천기술 없으면 들어가기 힘든거같아요
전 그래서 두중 절대 안망할거라 생각해요 지금은 두중에서 GT 실증 사업도 하고있는데 날라가면 한국도 발전소 수입하는거죠..
22/02/04 20:06
한국의 발전소는 제작, 시공만 자체적으로 해결한 것이지 근본적으로 언제나 수입이었습니다. 두중이 10여넌 전 해외 ST 및 보일러 업체를 인수한 이후로, 석탄 화력에 한해서만 서양 메인스트림 업계보다 한 세대 전의 주기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죠. 그마저도 석탄화력 자체가 사양산업이 되며 국내외에서 모두 의미 없는 일이 되어버렸고..복합화력에 사용하는 두중 GT 는 정부의 압력에 공기업 등에서 일부 사용할지 몰라도, 국내나 해외나 유의미하게 팔릴 일이 거의 없는 물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효율의 문제도 있겠지만 이쪽 업계는 신뢰성이 너무나 중요하거든요. 업계인으로서 보기에 나라에서 국내 유일의 주기기 제작사인 두중을 망하게 놔두지는 않겠지만, 잘나갈 일도 절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22/02/04 21:21
Ganelon님이 잘 달아주셨네요. 그나마 주기기 들고 있어서 경쟁력이 있었던건데 해외 비교하면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었고, GT도 선도사들 대비 장점이 없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그나마 선도사들도 GT 쪽 그다지 미는 추세도 아닌거 같고요. 그리고 화력 대비 GT 쪽은 규모도 작아서 국내 물량만 해서는 겨우 버티는 수준일꺼라고 봅니다.
22/02/04 19:35
양질의 글 감사합니다.
저 졸업할때 비슷한시기에 기공간 애들은 현중 많이 갔었고, 모바공 간 애들은 다 삼전 갔었는데 그때 지금 제 친구들의 이야기를 비교해 보면 미래라는 건 정말로 모르는 일 같아요.
22/02/04 19:44
해외 건설 오래 하시던 분들 말씀 들어보니까 단순 건설과 해양 플랜트 사업 자체의 차이를 이해 못하고 덤벼들어 손해본 것도 크다 하시더라고요.
건설은 설계도 사와도 상대적으로 현장에서의 재량이 통용되고, 그렇게 얻은 룸을 통해서 공정 동시 진행하고 사람 갈아서 공기 단축하면서 비용 절감하는 구조인데, 플랜트는 여기서 Top side로 표현되는 설계자의 힘이 막강해서 안된다고. 근데 건설 기준으로 공기를 빠듯하게 계약해서 동시 진행 하려 하는데 뒷부분 설계도는 아직 제대로 내려오지도 않았고, 설계사에 닥달해봐야 거기선 '그건 니네 사정이고'일 뿐이죠. 또 현장 재량이랍시고 했다가 문제 생기면 설계도대로 안따른 EPC 업체 잘못이니 그거 다시 갈아 엎는데 고스란히 돈 퍼부어야하고, 공기는 계속 늘어지고 못맞추니까 다시 계약 상 손해가 나고. 요즘은 그래서 아예 국내도 탑 시공사는 FEED 노래 부르면서 힘들고 리스크 크고 돈도 안되는 EPC에서 벗어나려 하는데 과연 잘 될런지.
22/02/04 21:42
일단 현재로서는 그렇죠. 그런데 그것도 결국은 발주처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니 절대적인가? 라고 본다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도 업계담합이 가능하다면 대항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대우, 현대간 합병이 무산되어서 좀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22/02/04 20:20
말씀하신 모든 것이 지상 플랜트에도 유사하게 적용 되는 것 같습니다.
"중국의 추격? 미지의 분야로의 진출? 특정 회사 CEO의 독단적인 저가수주 지시? 유가의 하락? 친환경?" 저 모든게 다른 플랜트 업계에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핵심 기술 없이 시공 및 제작 노하우만 중국에 비교 우위이던 국내 업체끼리의 EPC 저가수주 경쟁으로 프로젝트는 족족 손실만 나고, 저유가로 발주까지 나지 않으니 망할 일밖에는 없었죠.
22/02/04 21:02
이야 13년도에 제가 쓴 글이네요
13년도면 입사한지 몇년 안됐을때라 나름 회사에 애정도 있었고 열심히 했는데 이제는 늘어나지 않는 연봉과 늘어나는 빚, 갈수록 어두워지는 업황에 이직할 곳이 없나 기웃거리는 신세가 됐네요 크크 댓글을 길게 썻다가 지웠는데, 초기 해양 플랜트 산업은 EPCI중 PC만 해서 돈을 벌고 있었습니다. 설계도 가져와서 우리 야드에 맞게 생산설계를 하고, 그 부품을 사와서 지은다음에 판거죠.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게 10년도 즈음부터 이미 상선 수익률은 개박살 나고 있었습니다. 다만 드릴쉽 꿀로 그 수익률을 가릴 수 있었지만 그 꿀도 이제 슬 끝물이었죠. 그래서 조선소에서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상선은 이미 조졌고, 드릴쉽 꿀도 끝나가는데, 해양플랜트도 PC만 하다보면 결국 싱가포르나 중국에 따라잡혀서 상선 꼴 나는거 아닐까? 그래서 EPCI에 도전하게 됩니다. 이건 살아남기 위한 필연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기본설계를 사온다고 하지만 수주확정이 되어도 기본설계는 한창 진행중입니다. 즉, 건조 도중 기본설계가 변경되어 발생하는 임팩트와, 기본설계 지연으로 인한 납기임팩트 같은것도 최종 납기일을 책임지는 조선소가 모두 떠안아야 하는 등 여러모로 불리한게 많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무모한 도전인거 알지만 지금까지 우야겠노 여까지 왔는데.. 하는 심정으로 경험 잘 쌓아서 해보자 하면서 시도한거였고, 해양플랜트 산업 특성상 공사 중간중간 받는 인센티브나 change order가 많기 때문에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겠죠. 처음에는 수업료라는 생각으로 저가수주 했을수도 있는데 워낙 해양공사 하나하나에 임팩트가 커서.. 흑자/적자를 단수히 프로젝트 숫자로 따지만 흑자 프로젝트가 훨씬 많긴 할겁니다 뭐 여튼 기름값도 다시 오른다하니 잘되길 바라봅니다 크크
22/02/04 21:34
피드백 감사합니다.
저도 필연적이었다고 봅니다. 뭐 세상이 항상 붉은여왕의 법칙이 작동하기 때문에 빠르게 달리냐 느리게 달리냐의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어쨌든 옆에서 뛰는사람 있으면 계속 뛸수밖에 없는게 인지상정이죠. 어차피 원천기술이나 기본설계라는것도 결국 외국에서도 신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건데 어떻게든 부딪치는거 외에는 별 방법이 있나 싶습니다. 다만 오일의 경우 해양사고 리스크가 있고 석유가 천연가스보다는 환경오염을 많이 시키는 편이니 장기적으로는 해양가스전 쪽이 미래에 좀 더 선호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느낌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한다는게 참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22/02/04 21:27
중국을 깔보고 한국인은 대단하니 경쟁에서 이길 수 있고 한국 특유의 인간 갈아 넣기 격무 등을 포함한 요상한 능력으로 극복 할 수 있다고 믿었으니 망할 수 밖에요.
중국인들 일 잘합니다. 예전부터 한국인들이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죠. 다 같은 인간인데 평균 지능에 체력은 갖추었다는 가정하에 양질의 교육과 복지와 성과보상이 수반 되면 어느순간 인간은 거의 같은 수준의 노동력을 내게 되어 있습니다. 예전엔 지금보다 더 중국 물가랑 봉급이 낮았으니 한국인이 할 일을 2명이서 하죠. 한국과 달리 정시 퇴근해도 16시간 일하는 피곤한 한국인 1명보다 8시간 일하는 중국인 2명 효율도 좋습니다. 조선도 특히 그랬고 결국 이 지경 났고요. 중국과 관계된 많은 산업분야에서 한국인 노동력이 좋다고 생각하다간 큰 코 다칩니다. 한국 노동력이 좋다고 생각하는건 국뽕이 아니라 저능아스런 겁니다.
22/02/04 21:39
중국인들이 일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싶네요.
개개인 자체는 한국인 하는만큼은 중국인도 할 수 있다고 봐야죠. 어차피 같은 인간이고 유전적으로도 비슷할텐데 얼마나 차이가 날까 싶습니다. 한국도 한국의 문제점이 있지만 중국은 중국 자체로의 문제점이 있으니 중국의 문제점이 많이 발생하는 영역으로 전장을 옮겨서 겨루는 수밖에는 없겠죠.
22/02/04 21:47
10년전 중국 조선업 진출 지역에 한국인들 특히 엔지니어들은 한국인 뽕이 있었습니다.
노동력이 좋다 뭐다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속으로 어 이건 아닌데 싶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더라구요. 아무튼 그러니 망했죠. 한국인 엔지니어가 보기에 중국인은 땡 하면 퇴근하고 위계로 지시하고 압박가하면 태업하고 그런 성향이 있어서 게으르게 봤는지 모르겠지만 제가보기에 눈치보며 잔업하고 위계에 눈치보는 한국보다 중국 근로자가 더 인간답고 발전가능성 높고 워라벨도 당연히 좋아보였습니다. 고루하고 멍청한 한국 엔지니어들이 저렇게 생가하다간 시간 지나면 한국 추월 하겠네 싶었습니다.
22/02/04 22:43
솔직히 반도체 쪽이 말도 안되는 기술집약에 사실상 한국의 존폐를 건 몰빵 사업이라 못따라잡는거긴 하죠.
해외출장 몇 번 나가보니 중국인 정도면 정말 성실한 노동자들입니다... 크크크크크
22/02/05 00:47
해봤자 중국, 인도, 베트남, 헝가리가 다입니다...
일단 인도는 SOP를 줘도 느낌적인 느낌으로 작업을 했고... 헝가리는 다음날 숙취 때문에 출근을 안했고... 베트남은 옆 공장이 몇 동 더 준다 하면 바로 다음날 퇴직을 했습니다 하하하하;;
22/02/05 12:56
헝가리 아재들도 한 술 하나 보네요
인도는 노뿌라블람, 베트남은 돈 먾이 주면 이직한다는 얘기는 꽤 들어봤는데 헝가리 얘기는 처음 들어서 신선합니다
22/02/04 21:56
플랜트 망할 당시 관련 회사에 있었는데 오너가 아니고 전문경영인(?) 체제여서 일단 플랜트 쪽 임원들 죄다 수주 실적만 쌓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단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어차피 손실은 몇 년 뒤에 실현될 거고 그때는 그 임원들이 퇴직금 두둑히 받고 집에서 쉴테니 공격적인 저가 수주를 지시한 거죠. 저 가격에 가능하다고? 아 저 회사 뭔가 있으니 그랬겠지 하며 경쟁사들이 포기했다고 하던데 결국은 아무 것도 없었... 그리고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지자 정리해고를 시작했는데 그나마 경력 쌓아 가던 핵심 실무진인 과장 대리급들을 쳐 내거나 분위기 조성해서 퇴사 시키는 짓을 저질렀고, 지인들은 그것을 보면서 이제 플랜트는 앞으로도 가망 없겠구나 하고 생각했다더라고요.
22/02/04 22:12
가장 문제는 해양플랜트가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점이죠..
국제유가가 조금이라도 낮아지면 발주가 말라버리니 불황이 길어지고, 길어진 불황에 각 조선소는 긴축을 하는데, 이쪽 업계 일에 또 중요한 기술력, 즉 사람이 유지가 안되요. 돈을 안주고 대우가 낮아지니... 영업.설계.구매.생산.시운전.품질관리.PM까지. 일 잘하는 사람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남은 사람들은 힘이 들어가니, 국내의 해양플랜트는 망해갑니다. LNG가 요즘 호황이라 FLNG라도 꾸준히 기이이일게 많이 나오면 좋겠네요. 오일 메이저 중심으로...그래야 사람들도 좀 돌아오고 할 듯..
22/02/04 22:20
대우 분식회계 어휴.. 저가수주 앞장선데다가
주인이 산업은행이라 솜방망이로 넘어가고 국가에서 이자 지원해준걸 바탕으로 여전히 경쟁사대비 낮은원가로 입찰하고있는걸로 들었어요
22/02/05 07:55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기계과 선배들이 2010년도 초반에 조선, 해양플랜트 쪽으로 많이 취업하고 업계에서도 많이 밀어주길래 마냥 잘 나갈꺼라 생각했고 어느 순간부터 해양플랜트 얘기가 점점 안들려서 검색을 해보니 무리하게 저가수주 하다가 다 같이 망했다 정도의 기사룰 보면서 업체들끼리 장난질 치다가 망한건가 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본문을 보니 저가 수주가 아니더라도 성공하기 힘들었는데 저가 수주가 쐐기를 박아버린 거네요 2010년대 초반 조선, 해양 플랜트 업계를 생각해보면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지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본문에서도 언급하셨지만 특히 제조업은 혼자 뭘 할수 있는 곳이 아니라 여러 팀이 뭉쳐서 일을 해야 하다보니 톱니바퀴가 하나라도 어긋나면 일이 안돌아 간다는게 정말 치명적이네요 제 친구도 플랜트 업계에서 몇 년 일하다가 지금은 다른 일을 하는데 그 친구에게 이 글을 보여주니 이 글 내용이 다 맞고 자기가 있던 팀도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강제 해체되고 뿔뿔히 흩어져서 각자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밑의 기계과 글과 이 글을 보면 한국에서 제조업, 중공업이 망하지는 않겠지만 예전처럼 주력산업으로 잘나가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군요
22/02/05 08:12
토목공학 전공자인데 플랜트 사업이니 해양플랜트 사업이니 하던게 어느순간부터 조용하다 싶었는데 이런 사정들이 있었군요.
문득 진로 고민하던 시절 생각이 나네요.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22/02/05 08:16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글로 정리해놓고 나니, 어쩌면 굉장히 가정이 많이 붙는 일에 도전한 것인데 (계속 프로젝트가 발생해야 하고, 그 일을 수주할 수 있어야 하고, 사람을 갈아넣으면서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어야 하고...) 결국 실패한 것 같아요. 저가수주가 없더라도 유가로 해양 플랜트 사업 자체가 침체되어버려서 어려워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물론 저가수주가 쐐기를 박긴 한 것 같습니다.. 중간에 말씀하셨듯이 저놈들이 미치지 않고서는 저 가격을 부를 리 없다. 뭔가의 원가절감수단이 있을거다. 이 마인드가 연쇄적인 파국을 부른 건 아닐지 싶네요.. 저가수주 때문에 원가를 절감하려하고 > 원가를 절감하려다 성능이 어긋나고 > 성능이 어긋난 걸 땜빵해야하니 돈이 더 드는 순환고리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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