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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0/06/16 19:29:03
Name 비온날흙비린내
Subject 노래로 보는 2005년의 20대 - 이 정도만 잘했어도 좋았잖아요? (수정됨)

안녕하세요
적당히 바람이 시원해
기분이 너무 좋아요 유후
끝내줬어요 긴장한 탓에
엉뚱한 얘기만 늘어놓았죠 바보같이
한잔 했어요 속상한 마음
조금 달래려고 나 이뻐요? 히
기분이 좋아요 앗싸 알딸딸한 게
완전 좋아요 몰라요
이 정도로 나왔어도 즐겁잖아요
한번의 실수쯤은 눈감아 줄 수는 없나요 나나나나나나나나 노래나 할까요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It's a beautiful day
좀 쌀쌀하네요 차가운 바람이
휙 가슴을 쓰네요 아프게
걱정은 안해요 이젠 익숙해질 때도 되버린거죠
한두 번도 아닌데
울어도 되나요 가끔은 혼자
펑펑 울고 털고 싶어요 어허허
이젠 괜찮아요 딱 한잔만 더 할께요
잘 부탁드립니다
이 정도로 나왔어도 즐겁잖아요
한 번의 실수쯤은 눈감아 줄 수는 없나요 나나나나나나나나 노래나 할까요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It's a beautiful day
이 정도로 나왔어도 즐겁잖아요
한 번의 실수쯤은 눈감아 줄 수는 없나요 나나나나나나나나 노래나 할까요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It's a beautiful day
안녕히 계세요
지금까지 제 얘길 들어줘
정말 고마워요
잘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2020년의 20대 대학생입니다. 

집에서 열심히 음악을 듣는데 구글의 신묘한 알고리즘이 이 노래를 선곡해주더군요. 딱 한번 들어본 이후

이 노래를 수십번은 돌려 듣게 되덥니다. 


이 노래를 아시는 분들이 PGR에는 꽤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대학교 4학년 학생이 취직 면접에 떨어진 심정을 표현한 노래죠. 2005년 대학가요제에 나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안타깝게도 이 곡 이후로 밴드는 음악적 성과를 더 이상 누리지는 못하고 원히트원더의 전형으로 남게 된 안타까운 후문이 있는 노래입니다만. 

그런데 2005년의 대학생들의 심정을 대변한 이 노래에 2020년의 대학생인 제가 이토록 빠져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보컬 이상미씨의 귀여운 외모도 있을 것이고, 대학생 아마추어밴드의 데뷔무대라기엔 너무나도 능청스럽고 사랑스러운 무대 매너도 있을 것이고, 맨 정신에 부르는 노래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술취해서 기분좋게 재잘거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창법도 있겠지만

저를 가장 매혹시킨 건 이 노래 전체에 흐르는 에너지입니다. 

물론 이 노래는 경쾌한 멜로디와는 다르게 꽤나 우울한 노래입니다. 면접에서 긴장한 나머지 횡설수설하다가 말아먹은 나머지 우울한 기분에 술 한잔 하고 신세한탄하는 노래란 말이죠. 그런데, 그래도 이 노래 속에는 일말의 희망과 에너지가 남아있습니다.

면접을 말아먹은 당일임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It's a beautiful day라며 역설적으로 외칠 정도의 에너지, 슬픈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신나는 멜로디를 노래하는 에너지, 비록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나 예쁘지 않냐고 애교 부릴만한 자신감, 말아먹은 면접과 취업 실패조차도 결국 술 한잔 하고 펑펑 울고 나서 툭툭 털어버리고 다시 달리자는 희망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번의 실수쯤은 눈감아 줄 수도 있지 않냐고 말할 용기, 이 정도면 잘 한거 아니냐고 당당하게 따질 용기가 이 노래 안에는 남아 있더군요.


비록 취업에 실패해서 슬프고 펑펑 울고 싶지만, 한번 펑펑 울고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면 되는 겁니다. 비록 면접은 망했어도 나는 여전히 이쁘고 사랑스러운 존재인겁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하지 않았냐고 당당히 따질 수도 있는겁니다. 실수 한번 정도는 봐줄 수도 있지 않냐고도 할 수 있는 겁니다. 

...

적어도 이때는 취업난과 그에 따른 좌절에도 불구하고 20대들은 소위 말하는 '20대의 에너지'를 조금이나마 가지고 있었다고 봅니다. 나는 예쁘고 사랑스럽고 괜찮은 사람이기 때문에 비록 취업이 잘 안되어도 힘내어서 살 수도 있고, 내가 취업을 못 하면 그걸 뻔뻔하게 남의 탓으로 돌릴 줄도 알았습니다. "아니 실수 한번 가지고 매몰차게 쫓아내는게 어딨냐구요?"


그런데 지금의 20대, 그러니까 2010년대 중후반과 다가오는 2020년대의 대학생들은 뭔가 달라져도 너무 많이 달라져버렸습니다. 이제 더 이상 20대들은 뻔뻔함이라는 걸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2005년의 대학생들이 "아니 뭐 이거 가지고 사람을 떨어뜨려요?"하고 따질 에너지라도 가지고 있었다면, 2020년의 대학생들은 체념과 자기비하를 철저히 체득했습니다. 이제 취업을 못 하는건 전부 내가 못났기 때문이란거죠. 고작 실수 한번 가지고 뭐 그러냐고 따질 염치따윈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대신 면접관들에게, 기업에게, 이 사회에게 철저히 복종하는 법을 뼛속 깊이 새겼습니다. 그래서 취업이 안 되는건 고작 면접 한번에서의 실수의 문제 따위가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내가 모자라고, 내가 스펙이 딸리고, 내가 한심한 사람이기 때문이 되어버리는거죠.

앞서 말했듯 이 노래는 2005년에 나온 노래입니다. 근데 여기 PGR분들 중에서 2005년 이후로 취업난이 개선되었다는 얘기 단 한번이라도 들어보신 분 계신가요? 없을겁니다. 원인이 뭐가 되었건간에 2005년부터 2020년의 지금까지 취업난은 매년 악화되어왔고, 그 속에서 20대들은 점점 힘을 잃어갔습니다. 

20대들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취직 좀 안 되어도 정신차리고 열심히 하면 어떻게라도 될 거 같았는데, 구직의 문이 매년 좁아지면서 이제는 진짜 답이 없어져버린겁니다. 소위 인서울 명문대를 나왔다는 사람들조차 취업하기가 힘들어진지 오래고, 노력하지 않으면 매달 200만원이나 줄까 말까 하는 중소기업에 끌려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거의 20년째 사람들을 지배해왔습니다. 9급 공무원의 인기는 하늘을 찍었고, 심지어 이제는 대학에 진학조차 하지 않은 고등학생들조차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살기 힘들다는 얘기를 수십년째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으니 겁을 집어먹는건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들이 불안해지면 어떻게 될까요? 우선 자책을 하기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자기를 떨어트린 면접관한테 따질 정도의 당참을 가지고 있던 20대들은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실패를 남에게 돌린다는 걸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칼날을 한없이 자기한테 돌리고 맙니다. 내가 대학을 좋은 데 못 나와서, 내가 학점을 못 따서, 내가 영어를 못 해서, 내가 자격증을 못 따서 취직을 못 한거죠. 사회에게 따질 여지가 없습니다. 내가 노력을 안 했기 때문이라는 간단한 결론이 존재하니까요. 사회도 이를 부추깁니다. 성공한 자들의 소위 '공부 쓴소리'류들의 말들은 이들에게 위로가 아닌 가차없는 비난과 채찍을 갈깁니다. 이건 전부 네 잘못이다, 노력을 안한 네 잘못이다, 이 모든건 네 잘못이고 남들 탓을 하는 건 염치없는 짓이라고 호통을 칩니다. 그래서 20대들은 더 이상 자기가 취업이 안 되는 걸 사회 탓을 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합니다. 직장이 5개 있고 사람이 10명이 있다면 5명이 도태되는게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오직 그 선택받은 5명이 되기 위해 죽어라 달릴 생각밖에는 하지 못하는 거죠.

이러면 필연적으로 도태자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그 도태자들은 무엇을 하기 시작할까요? 자기보다 못난 사람들을 깎아내리고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막대한 전후 보상금의 압박에 괴로워하던 독일인들이 유대인을 공격했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직장을 잃은 미국의 백인들이 유색인종을 혐오하기 시작했고, 취직하기 힘들어하는 2020년대 대한민국의 청춘들이 외국인 노동자와 소위 '지잡대'생들을 혐오하기 시작했습니다.

혐오감은 곧 우월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신보다 못난 자들을 혐오하지 자신보다 잘난 자들을 혐오하기는 쉽지 않잖아요? 자기보다 잘난 자들을 증오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들을 경멸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명목상 계급따위 존재하지 않는 대한민국입니다만 누구나 인정하는 암묵적인 계급 중 가장 명백한 것이 대학 서열 아닐까 싶습니다.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 한번이라도 입시를 준비해본 적이 있는 학생 혹은 학부모라면 들어봤음직한 리스트입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는 이 리스트 속에서 대한민국 20대의 계급은 너무 명백하게 정해집니다. 수능 문제 몇개로 갈릴 수도 있는 이 계급 속에서 20대들은 울고 웃습니다. 

우월감은 열등감의 반댓말이죠. 20대들은 자기보다 못난 대학을 조롱하며 이 대학 서열화를 공고히 하는데 누구보다 열을 쏟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이 서열화의 가해자임과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자기보다 못난 대학을 나온 사람을 조롱하는데 거리낌이 없다면 자기보다 잘난 대학을 나온 사람한테 조롱받을 때는 할 말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 누구보다 열심히 '지잡대'를 조롱하는 사람의 내면에는 오히려 누구보다 큰 열등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신이 취업을 하지 못하는게 전부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비난한 만큼, 그 이상으로 남들이 취직을 못하는 것은 전부 그들의 잘못이 되고 그들이 못났기 때문이 되는 것이죠. 자기에게도, 남들에게도 관용따위는 없습니다. 사회 탓을 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스펙을 쌓아서 성공해야 한다는 관념이 이들의 두뇌 속을 지배합니다.

...

그렇다고 해서 제가 20대들을 비난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습니다. 저도 20대기도 하구요. 뭐 단 15년 사이에 한국인 유전자에 혐오 유전자가 박혔을 리도 없잖아요? 사람들은 다만 주사기 속 기체의 분자 하나하나처럼 움직일 뿐입니다. 외부에서 열을 가하면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따라서 온도가 올라가버릴 수 밖에 없는 힘 없는 분자 하나하나처럼 개개인은 사회의 외력에 따라 밀려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물론 개중에서 일부는 외부의 힘에 저항해서 조금 다른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전체적인 흐름을 뒤집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이런 각박한 사회 속에서 20대들을 비난하는 건 마치 기체를 가열해놓고서는 왜 온도가 올라가냐고 비난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봅니다. 

...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다만, 2020년의 저와 같은 대학생들에게, 그리고 저 자신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이 정도만 잘했어도 좋았잖아요?'

우리 모두, 할 만큼 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이 정도로 잘 했으면 충분히 잘 한거 아닐까요? 

이 노래가 나온 2005년의 기사를 찾아보니 토익 800점이 안 되어서 대기업 취업문에 떨어진 대학생의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지금이요? 공대생들 중에서도 토익 900점을 넘기는 사람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노력을 한 만큼 우리가 취직하기 더 쉬워졌나요?

우리 자신한테 더 이상 가혹한 잣대를 들이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자신에게도, 남들에게도 말이죠.


술 먹고 감성 돋아서 써내려가기 시작한 졸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노틸러스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1-05-28 12:23)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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及時雨
20/06/16 19:31
수정 아이콘
이상미 누나 음악 활동 좀 계속해주세요 흑흑
츠라빈스카야
20/06/16 19:45
수정 아이콘
몇 년 전엔 생생정보통 리포터 하다가 요가강사 하고있다는 상미누나...ㅠㅠ
20/06/16 19:58
수정 아이콘
마리오네트에 확 꽂혔는데 ㅠㅠㅠㅠ
20/06/16 22:11
수정 아이콘
임신중이라..
及時雨
20/06/16 22:20
수정 아이콘
그 전에도 안하셨잖아요 흑흑
유료도로당
20/06/16 19:35
수정 아이콘
이 노래 현장에서 본게 자랑입니다 크크
그땐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그 무대가 '대학가요제'라는 거대한 수십년짜리 프로젝트의 마지막 불꽃이었네요.
antidote
20/06/16 20:06
수정 아이콘
1. 그 시절에도 취업 떨어지면 자책을 보통은 먼저하지 않았나요?
2. 지잡이라는 단어는 2000년대에 디시에서 쓰기 시작한 말입니다. 정확히는 "듣도보도못한 지방잡대"를 줄인 "듣보지잡"으로 먼저 쓰였고요. 그 뒤에 "듣보"와 "지잡"을 따로 쓰기도 하면서 지잡이라는 단어를 쓰게 된 것이고요. 10년전에도 지방대에 대한 혐오와 비하는 인터넷에 팽배했습니다.
3. 저성장 / 노동경직성으로 인해 신규 직원을 더 채용 안하는게 문제의 원인입니다. 이게 과연 해결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성장은 없는데 신규 직원을 더 채용하려면 나이많은 직원을 더 짤라야 합니다. 사실 한국경제가 성장하는 것처럼 보여도 반도체 제외한 제조업은 대세하향에 가깝습니다. 사실상 성장이 없는 위기의 상황인데 그동안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외면해왔던거죠. 이건 기회가 되면 글을 아예 하나를 쓰고 싶네요.
비온날흙비린내
20/06/16 20: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1. 물론 그렇죠. 과거라고 해서 면접 망했을때 자기 실수 탓을 안 하고 사회 탓을 먼저 했을 리는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점점 그 자책의 강도가 강해지고 청년들이 사회에 점점 굴복하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저 당시에도 기본적인 정서는 자책이었지만, 그 속에 한편으로는 사회에 대한 일말의 불만과 반항심이 남아있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근 20년간 이어진 불황이 청년들의 마지막 반항심까지 거세시켜버리고 철저한 시스템의 옹호자로 탈바꿈시켜버렸습니다. 20대가 주류인 커뮤니티에서 학벌사회 타파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학벌 차별과 조롱이 점점 심해진다고 느끼는 중입니다. 굳이 학벌에 국한하지 않아도 사회 전체에 혐오 정서가 아주 짙어지고 있어요.

2. 마찬가지로 정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근 10년 내에 우후죽훈 퍼지기 시작한 과잠바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서열에 대한 자부심과 경쟁심이 점점 강해지는걸 단적으로 보여준달까요.

3. 공감합니다. 소위 수축사회라고 하더군요. 국가의 성장율 전체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보니 남은 파이가 점점 줄어들어버리는거죠.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이 가속화되면 이제 저성장은 커녕 하강을 걱정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20/06/16 20:14
수정 아이콘
지금보니 기타톤 진짜 펑크락이네요 크크
20/06/16 20:19
수정 아이콘
대학가요제, 강변가요제 폐지가 아쉽죠. 거의 끝물에 나왔던 곡
20/06/16 20:22
수정 아이콘
아싸 알딸딸한게 뿅뿅 가네요
알라딘
20/06/16 20:31
수정 아이콘
인생의 1차전... 집안 분위기상 대학못나오면 패배자 분위기라 잘하지도 못하는 공부 꾸역꾸역해서 대학갔더니만
2차전.. 취업.. 취업이 잘되는 과도 아니었고 학점이 잘난거도 아니었고 기사자격증 2개와 애매한 토익점수로 어찌저찌해서 취업은 성공..
3차전.. 결혼준비...인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저때도 취업에 대한 기회가 굉장히 적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은 더 심각한것 같아서... 지금의 청년에겐 힘내란 말밖에 못드리겠군요
몇년전만 헬조선 헬조선 거리는게 인터넷 밈이었는데 요즘은 헬조선이란 말도 못들은지 오랩니다.
신류진
20/06/16 20:47
수정 아이콘
노래도 좋고, 화제도 되었고, 이상미씨도 상큼해서 mbc에서 작정하고 밀어줬었는데 잘 안떳죠...

잘나가는 시트콤에도 출연했던 기억 나는데
한종화
20/06/16 20:51
수정 아이콘
대학가요제 무대는 아니고 그 후에 어느 쇼프로에 나온 모습이네요. 첨에 대학가요제때 임팩트가 상당했습니다. 이상미씨가 직후 며칠동안 섭외전화/기획사 연락 등의 폭주로 겁나서 잠적했다고 할 정도니까요. 체크무늬 남방을 걸쳐입고 도도하면서도 상큼하게 부르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요.
야루가팡팡
20/06/16 21:16
수정 아이콘
리만 전까지 취직 잘되지않았나요?
해외여행간다고 마지막학기 휴학했던 형이
그렇게 후회했었는데 ㅠㅠ
제이크
20/06/16 21:22
수정 아이콘
05학번인데 저희랑 06학번이 대학의 마지막 낭만(?)을 즐기고 취직때는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를 외친 세대 같습니다.
군대 갔던 07년부터 뭔가 심상찮더니 08년에 서브프라임 터지고...
전역하고 나와서 망쳤던 기초필수 과목들 재수강 듣는데 1,2학년들이 학점 따기 머신들이 되어 있더군요 크크
저희 학교 기준으론 짜장면+짬뽕 시켜서 단대앞 잔디밭에 신문지 깔고 소주 마시던 마지막 세대가 되어부렀습니다.
야루가팡팡
20/06/16 21:42
수정 아이콘
머신이 될시기에 마시기만해서 흐흐
제 기억이 아주 틀리진 않았네요
안유진
20/06/16 22:39
수정 아이콘
이때 대학생이었는데 진짜 좋아했던 노래였습니다
이디어트
20/06/16 23:03
수정 아이콘
애들이랑 자취방에서 라이브로 보면서 누가 1등할지 내기하는데 다들 이 노래에 걸어서 내기가 안 됐죠 크크
안녕하세요 하는 순간 끝
몽키.D.루피
20/06/17 01:31
수정 아이콘
유튜브 때문에 쉽게 접할수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20대 10대가 90년대 음악 들으면서 그때로 가보고 싶다던가 하는 댓글들이 신기하게 느껴지더군요. 저는 어릴때 절대로 80년대나 70년대에 가보고 싶다고 느껴본 적도 없고 그 시절 음악이 좋다고 생각해본적도 없거든요. 지금도 몇몇 유명한 7080 음악은 좋아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별로에요. 바로 윗세대 문화를 대하는 태도가 참 다르구나 싶더군요
고란고란
20/06/17 11:12
수정 아이콘
저도 7,80년대로 가보고 싶진 않지만, 90년대는 그래도 다시 가보고 싶네요. 확실히 그때는 좀 달랐거든요. 대중음악의 교체기쯤 되려나... 발라드는 80년대도 있었지만, 90년대 감성? 이라고 부르는 게 있었고... 댄스음악이 주류를 차지하기 시작한 시기고, 팬덤문화가 그전에도 있었다지만, 아마 90년대부터 크게 활성화된 게 아닌가 싶고. 그리고 IMF 오기 전까지는 좀 살만한 시기기도 했고.
공염불
20/06/17 09:57
수정 아이콘
음 저때보다 살짝 전 시대 대학생인데(저때도 복학했으니 대딩은 맞군요;)
죄송하지만 저때도 분위기 비슷했습니다.
뭐 저때도 우리 형들세대, 삼촌세대는 좋았잖아 낭만있었잖아,를 외치고 다니긴 했지요 크크
머해먹고 사나 걱정하며 살고...지금분들하고 비슷해요.
물론 지금 보면 요즘이 더 심각하구나 싶어서, 제가 뽑은 직원들 응원하고 잘해주려고 노력도 하지만요. 원래 인간은 자신이 제일 힘들고 어렵고 외로운 법이거든요.
결론은 모두 다 똑같다~그러니 힘냅시다~

저땐 갠적으로 저 노래 진짜 안 좋아했었는데, 지금 들어보니 들을만하군요 크크
고란고란
20/06/17 11:13
수정 아이콘
흘려들었던 노랜데 저런 내용이었군요. 노래 자체도 좋고.
치킨은진리다
20/06/17 13:10
수정 아이콘
저 당시 대학가요제 영상은 유투브에 안 풀리더군요. 아무리 찾아도 없더라구요. 슈가맨에 이상미씨 나왔을때 예전영상으로 나온거보면 영상이 없진 않은거 같은데 왜 안푸는지 미스테리 합니다.
20/06/17 13:52
수정 아이콘
크크 아니에요 저건 그냥 노래일 뿐이고 당시 저 노래의 가사를 취업에 연결시켜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겁니다
보컬이 이쁘고 노래 분위기가 발랄해서 좋았죠 가사도 안녕하세요가 처음이라 좀 특이하다 정도지 뒤에는 별로 기억하는 사람 없을 걸요
그리고 저도 01학번인데 저희때도 취업 안 됐어요 저도 대학 대비 별 볼일 없는 곳에 취직해서 지금껏 있죠
비온날흙비린내
20/06/17 16:10
수정 아이콘
그때도 구직이 지금보다 쉬웠으리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이 무력감을 점점 학습해갔다는거죠. 같은 현상에 대해 다르게 반응하기 시작했달까..

이제는 사회에 저항하거나 따질 기력도 없이 자기가 가진 기득권을 지키고 사회 계층을 공고히하면서 자신은 그 속에서 한칸이라도 더 올라가려는 경향이 더 심해지는 거 같습니다.
20/06/17 16:49
수정 아이콘
그렇죠 뭐 따지기 1세대들은 그래도 지금 성공해서 정권 잡고 본인들끼린 과실 나누기 하고 있지만
그 아래 깔린 세대들은 그저 인터넷에서 불만 표출하다가 점점 더 하층민이 되어갈 뿐이니
비온날흙비린내
20/06/17 17:05
수정 아이콘
그 시절의 세대들은 서로간의 동병상련, 연대감 이런게 어느정도 남아있었다면

지금의 20대는 누구보다도 서로에게 가장 가혹하고 잔인하게 군다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기성세대보다 더욱 대학서열등의 계급에 민감하고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떨어진다 싶은 이들을 철저히 물어뜯더군요.
20/06/17 17:09
수정 아이콘
신기하네요 학벌은 굉장히 의미없다고 생각할 줄 알았거든요
어차피 인방(아프리카 유투브)이 짱이니까
AaronJudge99
21/07/12 19:48
수정 아이콘
그거는 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쁘거나..게임을 잘하거나...재밌거나
평범한 사람들은 결국 공브밖에 없어요
싸구려신사
21/06/20 18:16
수정 아이콘
아직 기억이 나네요. 이쁜 상미 누님.. 흑
그나저나 05년 이후 대충2014, 2015년까지는 취업이 그나마 잘되었지않나요? 물론 그땐 잘 되는 것인지 몰랐지만 지금돌이켜보니 그런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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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5 (스압주의)도서정가제가 없어지면 책 가격이 정말 내려갈까? [130] 아이슬란드직관러208831 20/11/10 208831
3204 1894년 서양인이 바라본 조선 [47] 이회영206113 20/11/09 206113
3203 영화 "그래비티"의 명장면 오해 풀기 [39] 가라한204010 20/11/06 204010
3202 주님, 정의로운 범죄자가 되는 걸 허락해 주세요. [58] 글곰52267 20/10/06 52267
3201 예방접종한 당일에 목욕해도 될까? [66] Timeless43371 20/10/06 43371
3200 학문을 업으로 삼는다는 것의 무게 [55] Finding Joe44052 20/09/23 44052
3199 사진.jpg [36] 차기백수43284 20/09/23 43284
3198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갖는 의미 [131] cheme44696 20/09/21 44696
3197 이번 생은 처음이라(삶과 죽음, 악플 & 상처주는 말) [9] 세종대왕28315 20/09/20 28315
3196 마셔본 전통주 추천 14선(짤주의) [137] 치열하게38356 20/09/18 38356
3195 금성의 대기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까? [71] cheme26512 20/09/16 26512
3194 어느 극작가의 비명 [4] 겟타쯔25046 20/09/14 25046
3193 오늘은 정말 예쁜 날이었어요 [36] 及時雨31196 20/09/13 31196
3192 일본 반도체 왕국 쇠망사 1 [67] cheme35358 20/09/11 35358
3191 영창이야기 [39] khia25020 20/09/10 25020
3190 올해 세번째 태풍을 맞이하는 섬사람의 아무 생각. [33] 11년째도피중26272 20/09/05 26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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