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9/03/26 14:28:18
Name 표절작곡가
Subject 어디가서 뒤통수를 치면 안되는 이유... (수정됨)
헨델 이야기입니다...
1685년 독일 지금은 작센 안할트(Sachsen-Anhalt) 주 안에 있는 할레(Halle)에서 태어나십니다.
(그리 큰 도시는 아니에요~~)
집안에 음악가가 하나도 없는데 이분은 어떻게 갑툭튀를 하신건지.....
어릴적 음악을 접하시고는 인생의 길이라고 생각하신건지 뭔지 거기에 올인을 하십니다.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
220px-George_Frideric_Handel_by_Balthasar_Denner.jpg
암튼 음악가로서 커리어를 쌓던 중 오페라를 더 공부하고 싶어서
이탈리아로 가십니다...
거기서 이탈리아어 오페라 [Rodrigo]를 성공시키시고는
귀인을 만나게 되지요~

그분이 바로~~
<하노버 선제후 - 게오르그 루드비히>
200px-George_I_Elector_of_Hanover.jpg
마침 이탈리아에 여행왔다가 헨델의 음악이 마음에 들었는지
"너 내 궁정에서 악장해라~~~"

암튼 헨델은 콜~을 외치고 1710년에 하노버로 옵니다...

허나~~~
뭐가 맘에 안들었는지 헨델은 태업을 합니다...
자꾸 휴가 쓴다고 징징거리지 않나~~
암튼 하노버 왕실에서 휴가를 내주는데
휴가 내는 족족 헨델은 영국으로 갑니다~~~ 

그 와중에 영국에서 오페라 [Rinaldo]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헨델은 아주 흡족해합니다~~~우왕굿~~

그 곡 중에서 나오는 유명한 아리아 하나 듣고 가시죠~
맞습니다. 울게 하소서 이 곡 그 오페라에서 나옵니다~~
(물론 전에 다른 오페라와 오라토리오에서 써먹었는데 여기서 돌려막....)

왠 독일작곡가가 영국을 휘젓고 다닌다는 소문이 왕실에도 들렸는지
국왕이 헨델을 보자고 하십니다~~

<앤여왕>
300px-Queen_Anne.jpg
당시 국왕이었던 앤여왕은 헨델과 면담하시고는 흡족하셨는지
왕실 악장으로 임명하십니다~
그러고는 연봉으로 200파운드를 책정하시는건 덤이구요~
현재 시세로 정확하진 않지만 한 1억 6천만원 정도라고......

헨델은 여왕님께 충성,충성,충성을 외치면서 이런 곡을 써드립니다...

앤 여왕 생일 찬가입니다... 이거 말고도 몇 곡 더 있습니다... 
(아예 대놓고 아부하는......)

허나 헨델에게는 찝찝한 구석이 있습니다....
엄연히 헨델은 영국에 휴가 나온거거든요~
하노버에다가는 귀국한다는 각서 쓰고 왔더랬습니다...
(미래 한국에 유 모씨와 사례가 비슷....)
근데 뭐 헨델에게는 찝찝하거나 말거나,,,
영국에서 오페라도 성공했고, 영국 왕실에서 꼬박꼬박 월급도 나오는데다가,
영국에서 이미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어서
하노버로 돌아갈 이유가 1도 없었습니다...
이미 20대 중반에 작곡가로서 대성공를 거뒀거든요~~~
단지 하노버에 사표쓰고 하는 절차가 귀찮았을 뿐입니다...

스포츠 선수가 연봉따라 팀 이적하는게 당연한 것이듯,,,
음악가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단지 원 소속 팀에 사표쓰고 하는 절차가 귀찮았을 뿐입니다...

설마 하노버 선제후가 일개 음악가가 영국에 갔다고
영국과 외교전을 하겠습니까, 전쟁을 하겠습니까,
하다못해 비밀 요원 보내서 체포라도 하겠습니까~?
헨델 입장에선 독일이야 안가면 그만이지~~~~크크크크

허나~~~!!!
대박사건이 예기치 않게 터져버립니다.....!!!!

헨델의 생계를 풍족하게 채워주시던 찬양해 마지 않을 앤여왕님이
49세의 나이로 돌아가십니다~!!!

영국 왕실에서는 왕위 계승법 프로그램을 돌립니다....
이것도 의회가 권력이 강해지면서 처음으로 작동된 프로그램이라 카던데...

명령어:
전 유럽에서 영국 왕실 피가 흐르는 적통에 가까운 사람을 찾아라~!!!

그 결과!!!!
.
.
.
.
.
.
.
.
.
.
.
.
.
.
.
.
.
<하노버 선제후는 잊어라 - 나는 영국왕 조지 1세다!!!>
220px-King_George_I_by_Sir_Godfrey_Kneller%2C_Bt_%283%29.jpg
어라~??????

이 사람은 그.......

헨델은 아연실색하고 말았고
이때부터 마음고생이 시작됩니다.....

헨델 입장에서 그 하노버 선제후가 영국 왕실 피가 흐를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ㅠㅠ
자기가 독일에 안가면 될 줄 알았는데
이 분이 영국왕이 되서 올 줄이야........

헨델은 조용이 잠수타고 있다가
왕실 축제에 맞춰서 또다른 아부 이벤트를 준비합니다....
그것이 바로 요거~~~

[Water music]입니다...
전체곡은 1시간 가까이 됩니다... 그 중에서 하나....

왕실 축제 때 런던 템즈강에 배를 띄우는데
그 배에는 관현악단이 타고 저걸 연주하는 겁니다....

비가 많이 오는 영국인데 그 날따라 맑은 날씨였다고~~
안튼 운도 따르는 헨델이었습니다~~~

조지 1세는 마음에 드셨는지
전체 곡 중 몇 개 곡을 반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헨델입장에서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이벤트였습니다~~

//////

오늘의 결론...

뒤통수 칠 땐 치더라도 재능이 있으면 해결된다!!!!

(어 이게 아닌가????)

///

추게에 온 기념으로 엑박사진들과 약간 몇 단어 좀 수정했습니다~~
오오오~ 내 글이 추게에 오다니......???
* 노틸러스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9-09-24 15:27)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HA클러스터
19/03/26 14:34
수정 아이콘
어 이거 뒤통수를 쳐도 되는 이유 아닌가요. 닉값하시는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추천 꾸욱.
19/03/26 14:39
수정 아이콘
송은범이 김성근 버리고 한화갔다가 한화에 김성근이 오는 이야기인가요;;
후마니무스
19/03/26 14:40
수정 아이콘
"음악가로서 천재적 지위에 있는 자도 돈 따라 움직이다가 X될 뻔 했다."가 이 글의 교훈이군요.

뭐 다르게는 유명 연예 기획사에서부터 소프라노나 테너 등의 예술가들도 색을 밝힌다거나 기괴한 습성이 있다는 등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들리죠.

그들은 다른 면에서 재능이 있을 뿐 또 다른 면들은 평범한 이들의 규범성보다 못한 모습이 있을 수 있죠.

그럼에도 뛰어난 음향이나 예술적 색채를 보면 그들이 비록 어떤 면에선 비 인간적, 비 이성적, 비 도덕적인 모습이 있을지언정
작품 자체만 놓고 보면 아름답긴 하죠.
아웅이
19/03/26 14:40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재밌는 얘기네요
현대 스포츠만 봐도 재능이 있으면 인성이 좀 그래도 넘어가죠
범죄 저지르고 '음악으로 보답하겠습니다'는 약빨이 좀 떨어졌지만요 크크
카이레스
19/03/26 14:40
수정 아이콘
역시 모든 실력이 있어야....
계층방정
19/03/26 14:41
수정 아이콘
뒤통수 쳐도 잘 먹고 잘 산 헨델과는 달리, 하노버 선제후를 2대 동안 충심으로 섬긴 라이프니츠는 선제후님께서 영국 왕이 되심에 따라 쫓겨났다죠. 영국의 우상 뉴턴과 죽어라 싸웠지만 내가 영국에 안 가면 될 줄 알았는데, 임금님께서 영국 왕이 되셨네???
19/03/26 14:42
수정 아이콘
그쵸 박주영처럼 커리어내내 일관성 20으로 인성질하고 다녀도 재능이 있으니...
초짜장
19/03/26 14:46
수정 아이콘
X됐다(X)
X될 뻔했다(O)
씁쓸한 결말이군요.
왕의 입장에서는 사람으로 안보고 음악 뽑아내는 기계로 취급하면 용서해줄 수 있을듯...
이쥴레이
19/03/26 15:00
수정 아이콘
역시 재능이 최고!
Je ne sais quoi
19/03/26 15:09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세상일이 다 그렇죠~
첸 스톰스타우트
19/03/26 15:10
수정 아이콘
X꼬쇼도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교훈...
19/03/26 15:22
수정 아이콘
???: 실력으로 속죄하겠다
及時雨
19/03/26 16:03
수정 아이콘
아들이 음악이면 통수쯤 쳐도...
19/03/26 16:05
수정 아이콘
강다니엘도 이런 엔딩을 볼수 있을것이냐 크크
하야로비
19/03/26 16:23
수정 아이콘
닉네임과 글 내용이 정확히 일치하네요 크크크크

친구: 이봐, 또 남의 악장에서 멜로디를 가져오셨나?
헨델: (Power당당) 그 멍청이들은 그 좋은 멜로디를 어디에 어떻게 써야하는지를 도무지 모른다니까!
라푼젤
19/03/26 16:35
수정 아이콘
헨델과는 반대로 조지 1세가 즉위해서 만세를 부른 사람도 있죠....아카데미상 후보였고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 '더 페이버릿'에 나온 말버러 공작 존 처칠과 그 부인 사라 처칠... 앤 여왕의 변심으로 실각하고 쫓겨났지만 전쟁터에서 전우였던 조지 1세가 영국왕이 되는 바람에 화려하게 복귀 성공....
콩탕망탕
19/03/26 17:20
수정 아이콘
천안 예술의전당에서 하는 예술아카데미에서
"작곡가 집중탐구 - 위대함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음악평론가인 조희창선생님께서 강의를 하시는데
마침 지난주 강의가 헨델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강의를 듣고나서 지난주 내내 하루에 열시간씩 헨델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1685년생으로 동년배인 바흐의 음악이 뭔가 장엄하고 성스러운 느낌인데 비해
헨델의 음악은 뭔가 화려하고 박력있는 느낌입니다.
음알못인데 지난주에 들었던 얘기를 여기서 보니 반가워서 몇줄 남깁니다.
19/03/26 21:57
수정 아이콘
아 진짜 반전 최고네요 :)
19/03/26 22:56
수정 아이콘
뒤통수쳐도 되는 이유인갈로 ㅠㅠ
작별의온도
19/03/27 08:17
수정 아이콘
우리는 헨델이 아니므로 어디가서 뒤통수를 치면 안 된다는 교훈이..
19/03/27 08:35
수정 아이콘
한시간동안 유람선 위에서 똥꼬에 레이저 포인터를 달고 공중그네 서커스를 하면 됩니다.
모나크모나크
19/03/27 08:38
수정 아이콘
이건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정도가 맞을 것 같네요. 그래도 재능맨 짱짱맨이네요??
19/03/27 10:25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이예요. 잘읽었습니다
하이텐숀
19/03/27 11:46
수정 아이콘
대류, 재능이 최고다!
19/09/24 23:40
수정 아이콘
고생이 아니라 마음고생만 해도 되는 재능은 얼마나 뛰어난가...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흐흐흐!
19/09/24 23:42
수정 아이콘
참 재밌는 글이었습니다!
19/09/25 12:22
수정 아이콘
우와 크크크크
Lord Be Goja
19/09/26 13:19
수정 아이콘
잃어버린 mp3플레이어 되찾았는데 짜증난다고 부셔버리긴 좀 아까웠나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073 "우리가 이 시대에 있었음을, 우리의 시대를, 결코 지워지게 하지 않기 위해." [41] 신불해25259 19/04/11 25259
3072 거미들, 실험실 수난의 역사 [38] cluefake23529 19/04/12 23529
3071 제주 4.3사건에서 수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던 유재흥 [32] 신불해16218 19/04/04 16218
3070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37] 미끄럼틀18499 19/03/27 18499
3069 e스포츠의 전설, 문호준 [47] 신불해19946 19/03/24 19946
3068 보건의료영역에서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역할과 미래 [61] 여왕의심복14650 19/03/26 14650
3067 어디가서 뒤통수를 치면 안되는 이유... [28] 표절작곡가27194 19/03/26 27194
3066 슬픈 일일까. [12] 헥스밤14235 19/03/25 14235
3065 [기타] 카트라이더 리그 결승을 앞두고 - 여태까지의 스토리라인을 알아보자 [14] 신불해11382 19/03/19 11382
3064 (안 진지, 이미지) 과몰입과 가능성의 역사. [22] Farce12906 19/03/21 12906
3063 그, 순간. [24] 유쾌한보살12783 19/03/19 12783
3062 나폴레옹의 영 비호감 느낌 나는 사적 면모들 [26] 신불해20812 19/03/15 20812
3061 [삼국지] 도겸, 난세의 충신인가 야심찬 효웅인가 [12] 글곰12665 19/03/13 12665
3060 대한민국에서 최고 효율과 성능의 격투기는 무엇인가!? [95] 에리_921618 19/03/12 21618
3059 나는 왜 S씨의 책상에 커피를 자꾸 올려놓는가? [40] 복슬이남친동동이18337 19/03/11 18337
3058 새 똥을 맞았습니다. [61] 2214022 19/03/08 14022
3057 16개월 아기의 삼시덮밥 시리즈 [45] 비싼치킨21490 19/03/07 21490
3056 '이미지 구축' 과 '스토리텔링' 의 역사에 대한 반발 - 영국의 역사 [14] 신불해12424 19/03/05 12424
3055 21세기판 여우와 학 - 충전의 어려움 [29] 2212262 19/03/02 12262
3054 친구란 과연 ? [33] 유쾌한보살16489 19/03/02 16489
3053 참치잡이 명인의 공포. [71] 내꿈은세계정복25799 19/02/25 25799
3052 [스타2] 어윤수 결승전으로 배워보는 한자성어 [61] MiracleKid13642 19/03/05 13642
3051 [기타] 나는 사실 문명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다 : "문명 6", "앳 더 게이트" [38] Farce16243 19/02/26 1624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