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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8/11/28 01:07:29
Name 신불해
Subject 목숨 걸고 전쟁하던 옛 시대의 지휘관들




아니 그럼 전쟁하는데 목숨 걸고 하지 무슨 소리냐.... 사실 이게 당연한 반응이긴 할 겁니다.




다만, 보통 우리나라 사람이 태어나서 전근대 시대의 '전쟁' 이라는 것을 보게 되는 경우는 대부분의 루트가 삼국지 소설이나 만화를 보거나, 혹은 그 삼국지에 엄청난 영향을 받은 텔레비전 드라마 사극을 보면서 접하게 되는 경우가 절대다수인데, 이런 삼국지물을 보면 장수들이 말 타고 군대의 맨 한가운데서 돌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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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런걸 많이 보다가 나중에 '사실 삼국지는 순 구라였대.' 하는 말을 듣게 되고, 나중에 되면 어린 시절에 본 것이 구라였다는 것에 대한 큰 충격(?)으로 이번에는 역으로 '지휘관이 목숨 내놓고 싸우는 게 말이 되냐' 가 또 지배적인 인식이 되는 듯 합니다.





여기서 자주 나오는 표현이 '원격 조종' 입니다. 지휘관의 역할은 뒤에서 지휘하는거다, 그렇기 떄문에 본인은 안전한 위치에서 지휘한다, 는 겁니다. 여기서 좀 더 절충론(?)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계급의 지휘관은 원격조종하고, 다만 몇몇 현장 지휘관은 앞에서 싸우기도 한다.' 는 의견도 나옵니다.






그런데 보면서 느끼는게 장군이 병사들의 맨 앞에서 달려가는 수준은 아니더라도(그런데 동서고금을 통틀어서 그런 사례를 찾으면 아예 없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꽤 많이 찾을 수 있을듯), 전근대 시절 군사를 이끄는 지휘관이라는 것은 상당히 목숨을 내놓고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소한, 맨 앞에서 창칼을 바로 맞을 수준은 아니더라도, '안전한 곳에서 원격조종을 한다.' 는 건 아닌것 같습니다.






일이 그렇게 되는 이유는 딱 하나 입니다. '통신' 문제 말입니다. 뒤에서 자기가 이런 느낌으로 지휘하려고 한다, 고 생각해서 "그렇게 움직여라." 라고 한들, 그렇게 쉽게 움직여 질 수가 없습니다. 명령 내릴때마다 사람 보내서 지휘하면 되지 않는가? 물론 그게 가장 기본입니다. 그런데 이 난장판 속에서 그 전령이 제대로 현장 지휘관을 만나서 지시 사항을 전달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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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털루 전투 때 보면 웰링턴은 수차례 지시를 내리기 위해 사람을 보내는데 나중에는 주위 측근들이 거의 다 죽어나가고 보낼 사람이 없으니 군대에 종군해 있는 상인에게 부탁해서 연락을 보내고, 다 안되니 급기야 나중에는 본인도 직접 움직입니다. 그러다가 프랑스군이 지척에 오니 기겁해서 방진 속에 들어가면서 몸을 피하기도 하구요. 



이 당시 웰링턴은 한두개군의 현장 지휘관도 아니고, 무려 7만에 가까운 영연합군의 총사령관이었는데도 말입니다. 그 밑에서 한두개 군을 이끌고 있는 지휘관들은 말할것도 없습니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은 워털루 전투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벌써 전투 하다 사망, 픽턴은 아군을 독려하며 적에게 반격을 시작하자마자 사망 등등...





최소 수 만이 넘는 부대를 동원해서, 그 부대를 몇천에서 다시 몇만 정도로 나눠 지휘를 맡기고 뒤에서 지휘하는 총사령관 조차도 완전히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그 나눠진 부대를 맡고 실질적으로 전투를 치루는 지휘관들은 말할것도 없습니다.




명색이 일개 장교도 아니고 장군인데, 사방팔방에서 분단위로 난리가 펼쳐지고 있는데 뒤에서 꿀이나 빨고 있으면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결국 자기도 전면에 나서서 지휘를 해야 하는데 그러는 순간 똑같이 병사들과 함께 사지에 서게 됩니다.





전근대의 전쟁으로 기록이 많이 남았으면서도 전투 하나하나가 세세하게 유명한 나폴레옹 전투 당시를 보면 느낄 수가 있는게, 이러저러한 인물들의 살펴보면 계급이 장군인데도 전사자가 많거나, 혹은 전투에서 다쳤다 이런 설명이 붙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더군요.




당장 그 천하의 나폴레옹도 툴롱 공방전 당시에 다리에 칼 맞은 적 있습니다. 그래도 나폴레옹은 비교적 다친 적은 적은 편입니다. 뮈라도 이집트에서 칼 맞았고, 란은 이집트에서 다들 죽은 줄 알았는데 겨우 살아난 적이 있습니다. 기병대 지휘하던 베시에르, 라살도 죽었고, 궁정대원수 씩이나 되던 뒤로크도 죽었습니다.




 
보로디노 전투는 무려 양측 합쳐서 20만이 넘는 부대가 한 전장에서 맞 붙었던 전투인데, 10만이 넘는 러시아군을 2개로 나눴을때 그 1개 군을 거느리고 있던 바그라티온도 치명상 당하고 사망합니다. 10만이 넘는 부대 전체에서 서열 3위 안에 들어가는 사람도 전쟁터에서 속절없이 죽어 나는 겁니다.





이 경우에는 그나마 전투에서 '안전하다' 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총사령관과 그 주위에서 시중 드는 사람들 뿐입니다. 그 보로디노 전투에서 보면 뮈라나 네이등이 싸우고 있을때 총사령관으로 뒤에 있던 나폴레옹이나, 바그라티온이나 톨리가 싸우고 있을때 총사령관으로 있던 쿠투조프 같은 사람들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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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경우에는, 실제 전투에서 그 역할을 어느정도 가감을 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우리가 '전쟁과 평화' 로도 익숙한 보로디노 전투라고 하면 '명장 나폴레옹 vs 명장 쿠투조프' 의 싸움이라고 여깁니다. 




그런데 이것은 군대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것과도 관련이 있는데, 실제 전투 동안 쿠투조프가 전투에 개입한 것은 러시아 정규군과 별도로 움직이던 카자흐 기병대가 "상황 봐서 우리가 프랑스군 측면 쳐도 되는가." 하고 묻자 "그래라." 라고 승낙한 것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전투에서 만들어진 모든 상황은 현장에서 군 지휘하던 바그라티온이나 톨리 이하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나폴레옹의 경우 비슷하게 총 동원군 규모 10만, 전투 당시 7만 가까이 부대를 동원했던 워털루 전투 당시도 그렇습니다.





워털루 전투라고 하면 우리는 '승부사 나폴레옹이 운명을 걸고 한 마지막 혈전' 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자기 운명을 걸었던 숙명의 싸움에서 나폴레옹이 한건(마침 건강도 별로라 꿈지락거린점도 있지만), 전투에 전에 "오늘 싸움은 오후부터 하자." 그리고 "전에 말한 곳인 여기 여기로 공격하자." 이 정도가 다입니다.





나폴레옹이 전투 전에 "우구몽을 공격하자." 고 지시하기는 했겠지요. 일단 상황이 펼쳐지자, 나폴레옹은 하루종일이 되도록 우구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도 못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네이가 돌격할때도 나중에서야 "아니, 지금 저 작자가 무슨 짓을 하는거냐?" 고 구경꾼이라도 되는듯 당혹해하는것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즉, 안전을 확보하면서 멀리서 '원격조종' 이라는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정말로 극히 제한적이라는 겁니다. 만약 그 이상으로 무언가 하고 싶다면, 반대편의 웰링턴이 그러했듯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현장을 살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웰링턴이 프랑스군의 위협을 방진 속으로 숨어서 피했듯 당장 위협에 노출되는 셈이구요.





그런데 사실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완전히 안전한것도 아닙니다. 비교적 후방에서 별 움직임도 없이 머물었던 워털루 전투 당시의 나폴레옹 같은 경우에도, 포격 때문에 나폴레옹의 바로 근처에 있던 포병 관련 핵심 장교가 죽어나가기도 했을 정도니 말입니다.





여하간 수개의 군단이 한꺼번에 움직일때 그 여러 군단을 총지휘하는 총사령관의 입장도 이러했다, 고 하는데, 그러면 큰 전장에서 그 지시 받고 움직이는 그 이하 부대의 사령관들이나, 그냥 아예 전체 군 자체가 한개 군단 정도 밖에 안될때는 더 말할 것도 없을 겁니다.




이 경우는 더 기록이 간략하고 건조한 중국 사서에서도 '원격지휘' 와 완전히 반대되는 기록을 일일히 셀수도 없이 찾을 수도 있습니다. 원나라의 '승상' 이었던 엘 테무르가 반란군과의 야전에서 '적 장수가 내지른 창을 몸을 틀어서 피한 뒤 역으로 창을 찔러 반격했다' 라거나, 정난의 변에서 정난군 총사령관이자 훗날 명제국의 황제가 되는 '영락제 주체' 가 적장이 내지른 창을 겨우 피했다거나, 직접 화살과 칼이 다 부러지도록 싸웠다거나....






 여하간에 그냥 생각나서 써본 뻘글이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요약하면,



 


 1. 전근대 전쟁에서 '원격지휘' 는 극히 한계가 있었다.




 2. 일단 전쟁터에 나온 이상, 야전군 총사령관급이 아닌 이상 사단장급 정도에 해당하는 장군들은 거의 목숨 내놓고 적군과 직접 드잡이할 각오 정도는 해야 하는 상황이 굉장히 많았다. 이런 느낌입니다.




고구려 - 수나라 전쟁으로 치면 100만 대군의 총사령관인 수양제 정도는 확실히 안전하겠고, 그 외에 우중문-우문술-내호아 같은 경우는 슬슬 목숨이 위험해지기 시작하고, 그 바로 휘하 부터는 출정하면서 가족들에게 만일의 상황에 대해서 미리 언질 좀 해주고 목숨 내놓고 가야할 정도





제갈량의 북벌로 치면 제갈량 정도가 그나마 덜 위험하지만, 상황에 따라 아예 위험이 없지는 않고, 그 외에 위연-오의-왕평 부터는 진짜로 목숨 내놓고 싸우는듯한...





딱히 무슨 공식이라고 할건 없지만 그동안 제가 보고 느낀건 그렇더군요.



돌고 돌아서 가장 친숙한 삼국지 이야기로 가보자면, 경력을 야전에서 숱하게 싸우는 것으로 쌓은 사람들은 사선을 수두룩하게 넘긴 무골들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원래가 하급 장교였는데 '군공' 으로 출세해서 고위급 장군까지 된 경우는 어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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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30세(무직)
18/11/28 01:14
수정 아이콘
그리고 이분야의 갑 오브 갑은 알렉산드로스.

예전에 이소스 전쟁 관련 다큐를 봤는데 사람새퀴가 아니더라구요. 상식선에서는 그리스가 져야 말이되는 전장이었습니다. 전장 최 전선에서 지휘를 하면서 각 부대별로 난전이 벌어졌는데 그 부대간의 움직임 사이에서 '심리적 허점'을 찔러서 질 싸움을 이겼습니다. 최 전선에서 돌격하면서 말이지요.

1~2만 정도가 한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군의 최대치 인것 같습니다. 전기통신이 발달하기 이전 시대에는요.
18/11/28 02:03
수정 아이콘
한신: 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18/11/28 02:24
수정 아이콘
고대 최고의 장수이자.. 미친놈이지요.
제일 번쩍번쩍하게 입고 상대 병력교체 타이밍에 빈곳을 찔러 왕을 때릴 정신을 가진 장수가 제정신일리가 없습니다 크크크.
담배상품권
18/11/28 04:11
수정 아이콘
뭐 동양에도 그에 비견할 양반들이 없는건 아니라... 수십만 적 대군이 몰려오는 와중 식량 떨어지고 사기도 떨어진 군을 이끌고 한나라군을 개박살낸 항우도 있고, 배수진치고 직접 지휘해서 버티다가 양동으로 적 성 먹어버린 한신도 있죠.
고란고란
18/11/2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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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글 읽으면서 알렉산더가 떠올랐는데, 이수스 전투에서 기병을 이끌고 방추진의 첨단에 서서 공격했다더라고요. 그 첨단이 가장 위험한 자리라는데 말이죠. 참 용기와 담력이 대단한 사람이지 않나 싶습니다.
카서스
18/11/2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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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포스도 진짜 미친능력자인데 그 아들이....

호부밑에 투드아들이!
Lord Be Goja
18/11/28 01: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래서 큰 깃발을 들어 명령을 전달할수 있는 기수들이 중요했죠.

실제 삼국시대 천년후의 소설인 삼국지연의에서 조차 기습을 당하기전에 바람이 불어 깃대에 이변이 생기고 그 진영이 불안해하는 묘사가 자주 등장하는것도 고대-중세의 전투에서 깃발과 문장의 중요성과 무관하지 않을겁니다.
18/11/28 01:15
수정 아이콘
그런 와중에 살아남아 승진한 양반들은 지나가던 적군과 종종 드잡이하게 되는 경우 승률 100% 를 유지했다는 말이니까.... 물론 운도 좋은 양반들이겠지만 기본적으로 전원 전투생물들이었겠네요.
만주변호사
18/11/28 11:28
수정 아이콘
크크 정말 그러네요. 살아있다는 것은 결국 승률 100%....
손금불산입
18/11/28 01:25
수정 아이콘
마지막 케이스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삼국지 인물이 위연 아니었던가요? 진실이야 모르겠지만 방통이 낙성 공략 와중에 죽은 것도 말씀하신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지.. 조조도 화살 맞을 뻔한 적이 수두룩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18/11/28 02:16
수정 아이콘
예나 지금이나 총사령관도 중요하고, 사령관의 의중을 알아주는 중간지휘관들도 중요하고, 그 명령을 확실히 수행하는
정예병들도 중요하고, 이 사람들 다 걷어먹이고 입히고 무기갈아주는 보급관도 중요하고... 전쟁에 중요하지 않은것은 없다고 봐야죠.
그런점에서 사령관이 선봉대를 이끈다는건 천명 단위의 전투에서는 일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무장에게 무력은 언제나 중요했고요.
아.. 아우구스투스는 빼고요 크크크

사병에서 잔다리를 밟아 최고사령관이 된 사람의 기분은 정말 어떨지... 비극으로 끝난 경우도 많았지만요.
닭장군
18/11/28 02:39
수정 아이콘
관장의 위용이 그냥 생긴게 아닐테죠.
개발괴발
18/11/28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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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야 갑은 조괄 아님뉘카?
직접 40만 군사를 지휘하셔서 닥공으로 백기를 추격한 끝에...
매복에 걸려서 총사령이란 작자가 화살꼬치가 되어 죽었죠 ㅡ.ㅡ
공발업나코템플러
18/11/28 02:52
수정 아이콘
이 글을 보고 바로 떠오른 인물이 고구려 고국원왕...
장군까지 갈것도없이 1인자인 왕인데 직접 나가서 싸우다가 눈먼 화살 맞고 돌아가신...
전자수도승
18/11/28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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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트라쿠스........ 속주 출신 사병이 황제....... 흠많무
불려온주모
18/11/28 02:59
수정 아이콘
전쟁사에서 포진만 봐도 방패와 방패가 부딪히는 최전선하고 전장의 최고사령관이 있던 곳 거리가 대개 500미터 안쪽입니다. 그 이상 벌어지면 소리 같은 것으로 지휘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사령관의 눈에 부대가 어디있는지 보이지도 않는 경우가 많고, 전선에 본진에 남겨 둔 예비병력을 투입시키려 해도 예비병력이 가는 시간이나 체력 보존 등을 감안하면 그 이상 멀어지기도 힘들고요.
물론 이런게 가능한게 전근대 전투에서 원거리 투사 무기의 유효 사정거리라는게 100미터를 넘기기 힘들고 인간의 쪽수라는게 생각보다 대단치 않아서 1만 병력이라고 해봐야 군대에서 사열이나 대형 콘서트장 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빽빽하게 방진세워놓으면 100x80 정도 축구장 크기의 필드에도 충분히 채워놓고도 공간이 남죠. 좌우로 전선이 늘어질 수 있지만 전선과의 종심 거리는 그렇게 길어질래야 길어질 수가 없습니다.
18/11/28 03:22
수정 아이콘
신불해님 이 글 혹시 퍼가도 될까요? 출처는 반드시 남기겠습니다.
신불해
18/11/28 10:26
수정 아이콘
마음대로 하십시오.
18/11/28 11:32
수정 아이콘
네 감사합니다
솔로14년차
18/11/28 03:45
수정 아이콘
장수의 역할이란게 마린 부대 앞에 뛰어든 방업 울트라같은 역할이라고 봅니다. 갑옷을 갖춰서 어지간하면 죽을일없게하고서 적진에서 싸우는 역할요. 가장 포인트는 무거운 갑옷을 입고도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피지컬이고, 그 다음이 갑옷을 구입할 수 있는 재력이었지않을까.
긴 하루의 끝에서
18/11/28 03:54
수정 아이콘
그런데 그럼에도 삼국지는 물론이거니와 전쟁 관련 역사를 보고 있자면 소위 이름 있는 장수들은 전장에도 자주 나가고, 직접 싸우기도 많이 싸우며, 소위 나를 따르라 식으로 제일 선봉에 서는 경우도 꽤 많은 것 같은데 웬만해서는 죽지 않고 쭉 살아남는 경우가 많은 거 보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진형을 갖춘 채로 싸우기도 하고, 높은 계급의 장수는 주위의 보호도 받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무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수천, 수만명이 뒤엉키는 혼란스러운 싸움터에서 늘 살아남는다는 건 매우 어려울 것 같거든요. 주먹으로 패싸움을 해도 한 대도 맞지 않는다는 게 쉽지 않은데 칼이나 창은 잘못 맞으면 한 방에도 죽을 수 있잖아요. 심지어 전쟁에서는 화살도 수없이 날아오고요. 영화의 묘사가 진짜인지는 모르겠으나 중국 고대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화살 날아오는 게 도저히 막거나 피할 수는 없을 것만 같은 규모이더군요.
18/11/28 03:58
수정 아이콘
사견이지만, 그러다 죽은 실력 좋은 장수들이 더 많은데 죽었기 때문에 이름을 못 남긴 것 아닐까 싶어요.
긴 하루의 끝에서
18/11/28 12:02
수정 아이콘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삼국지만 봐도 초기부터 나름 중요한 역할을 했던 장수들 중에서 중간에 전투 중 사망한 장수들은 몇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일찍 죽었어도 실력이 출중하거나 무언가 큰 역할을 했던 장수들이라면 잠시라도 그 업적과 이름이 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물론 저는 어디까지나 대중서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터라 실제 역사서에는 기록이 다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고란고란
18/11/28 13:16
수정 아이콘
삼국지에서라면 관우가 안량을 죽인 예가 있겠네요. 안량이 나름 하북에서 이름 떨치던 장수였다던데요. 또 손견이 어이없게 죽은 경우도 있겠고
Lord Be Goja
18/11/28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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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게임이나 드라마 영화같은 영상매체에서는 자극을 추구해야 하니까 실제 전투보다 템포가 좀 빠른게 아닐가 싶습니다.
전쟁터에 병기를 든 병력끼리 맞상대할때 보통은 죽이겠다는 적의도 있겠지만 살고싶다는 본능이 있으니
그렇게 저돌적인 공격을 하기도 쉽지 않앗을거고 병력끼리 맞 닿아야만 살상이 시작되니까..

병력과 전투방식의 기록이 상대적으로 상세한 서양의 전투를 보면
일방적인 진행이 되도 한나절동안에 그렇게 까지 많이는 못죽이더군요.

중세의 전투인 아쟁쿠르 전투를 보면
약 6000 명이 2만여 병력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는데 먼저 공격해 들어왔다가 패배한 진영의 사상자가 6천에서 1만.

고대의 전투인 칸나이 전투를 보면
5만의 한니발 군대가 8만의 로마군대 상대로 5만정도의 사상자를 냈더군요.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혀도 한나절씩 진행되었다던 큰 회전이 끝날때까지 한명이 한명을 죽이는게 평균...
거기에 전세가 기울어서 진형이 무너지고,무질서한 퇴각이 시작될때 전사자들이 본격적으로 발생한다는걸 생각하면
팽팽한 전투상황에서는 그렇게 빨리 죽지 않았겠죠.
영화나 사극처럼 두세번 휘두를때마다 한명씩 쓰러졌다면 불가능할거같네요.

이런 느린템포라면 생각치 못한 급박한 공격을 당해도 다리우스3세처럼 군이 무너지는걸 감수하고 지휘관이 몸을 사린다면 제몸보전정도는 가능했을것같습니다.
긴 하루의 끝에서
18/11/28 11:58
수정 아이콘
오히려 영상매체에서의 모습이 사실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그런 느린 템포의 전투라는 게 사실 상상이 잘 안 되긴 하네요.
솔로14년차
18/11/28 06:12
수정 아이콘
장수들의 방어력이 일반 병사들의 공격력에 비해 압도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후한말의 제련기술은 그리 발달하지 못했을 것이고, 충분히 강하면서도 날카롭게 만들지 못한다면 베는 형태의 공격으로 타격을 주기 쉽지 않겠죠. 레더아머만 걸쳤더라도요. 아마 창으로 찌르는 정도가 최선일텐데, 그러는 동안 보다 날카롭고 단단한 장수들의 무기가 큰 의미없는 방어구를 걸쳤거나 아에 그런 것이 없는 병사를 공격할테고요. 거기에 목숨걸고 접근해서 찌르는데 성공했다고 해도 그게 치명상일 가능성도 낮겠죠. 보호하고 있는 곳 밖을 찔렀어야 할텐데, 팔다리를 공격한 것으로 치명상을 입히기에는 힘들테고요. 무력의 차이라기보다 무기의 차이가 컸을테고, 실제의 무력의 차이는 보다 무거운 무기와 방어구를 갖추고도 잘 싸울 수 있는 힘이 있느냐에 달렸었지 않을까 싶어요.

과거와 현대의 차이를 이야기할 때 주로 총을 이야기합니다만, 총을 비롯한 화약무기가 압도적인 차이를 만들기는 합니다만 수천년전부터 쓰이던 창, 칼, 화살등의 성능도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크게 달랐을 거라고 봐요. 과거의 명품 무기도 현대기술의 관점에서 보면 조악할테고, 그나마 그런 명품도 실제 전투에선 장수들의 손에 들렸을테니까요. 병사들이 쓰는 무기는 훨씬 형편없었겠죠.
긴 하루의 끝에서
18/11/28 11:56
수정 아이콘
간혹 중국 고대 관련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창이나 칼로 방패를 자르거나 부셔버리는 모습들이 묘사되곤 하는데 말씀을 들어보니 그게 꼭 허구는 아니겠다 싶네요.
티모대위
18/11/28 14:09
수정 아이콘
삼국지 시대에서는 윗분들도 말씀해주셨지만, 장비의 차이가 꽤 컸다고 하더군요. 일반 사병의 무기가 앵간하면 장수들의 갑옷을 뚫어내지 못했다고.. 아마 삼국지 당시의 장수들은 병사들 앞에선 인간 전차나 다름없었을 거라는 얘기도 있더군요.
모리건 앤슬랜드
18/11/28 07:13
수정 아이콘
실제로 장수들의 영웅담이 펼쳐지던 시절이 동 서양 무관하게 분명 있었던건 사실이지요. 무구와 병장기가 효율적으로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았던 시절일수록 그런 격차는 컸을테구요. 실제 전쟁이 체감상으로 훨씬 가까웠던 시절의 사람들 입장에서는 똑같이 이긴 전쟁이여도 '이겼음 뭐해 옆마을 왕씨가 재수없게 첫열로 배치가되갖고 시체도 못찾았잖어'보다는 '우리 장군님이 일합에 적장의 목을 날려버려가지고 싹 쓸어버렸잖어'같은 이야기가 더 듣기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다 알면서도 말이죠.
18/11/28 08:12
수정 아이콘
그래서 판타지 소설같은데서 나오는 복잡한 기동작전은 무리고 북, 깃발, 나팔을 통해 전진, 멈춤, 후퇴 정도만 지시하고 나머지는 사전에 장수들과 약속해놓거나 파발을 통해서 전달했죠.
동쪽큰숲
18/11/28 08:31
수정 아이콘
남북전쟁때도 사단장 연대장이 라인배틀 하고있는데 제일 앞줄에서 닥돌하다가 죽는게 일상이었다는데요
작전도 중요하지만 사기가 더 중요한 시절이니까 싶습니다.
18/11/28 09: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동쪽큰숲님 답글을 보고 갑자기 "피켓의 돌격"이라는 사건이 생각나서 검색하게 되었습니다.

사단 하나가 개활지로 전진 한번 하려다가 한시간만에 절반이 사라지고 여단장들이 다 죽는 와중에 피켓 사단장은 다치지 않고 복귀해서 당시 사람들과 후대인들에게 겁쟁이라고 뭇매를 맞았으나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일 확률이 높다고 영문 위키피디아에 기록되있네요.

복귀한 피켓 소장은 전진을 명한 로버트 리 대장에게 표정관리도 못하고 있다가, 장군의 병력을 재정비하라는 말에 "장군님! 저에겐 사단이 없습니다."라고 대꾸했다네요.

신불해님 글과 같이 보니 왜인지 삼국지에 나오는 일화라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세상에 이런 일이 있었다니.
설탕가루인형
18/11/28 09:2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본문의 글을 볼수록 갓순신 킹군님이 생각나네요.
최전선 돌격, 완벽한 지휘체계...
차라리꽉눌러붙을
18/11/28 12:27
수정 아이콘
훈련과 군기에 병사들을 갈아넣은 덕에....
펠릭스30세(무직)
18/11/28 15:59
수정 아이콘
실재로 저격 두번 당했습니다.

임란때 선장과 지휘관급 사상비율과 일반 병사들의 사상비율은 비교가 안되지요.
당연히 지휘관을 대놓고 저격하니까.
솔로몬의악몽
18/11/28 09:29
수정 아이콘
얼마 전에 펑더화이의 자술서인 "나, 펑더화이에 대해 쓰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내내 나오는 얘기가 국민당 누구 연대장이니 대대장이니가 사로잡혔거나 총에 맞아 죽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대대장정도라면 현장 지휘관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 급이라도 전화나 전보만으로는 지휘가 안되는거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20세기 초중반의 상황이었는데도요
지니팅커벨여행
18/11/28 09:46
수정 아이콘
위연 같은 인물이 해당될까요?
말단 병사였지만 수많은 전투에서 살아 남고 보니 장군이 되어 있었다...
차라리꽉눌러붙을
18/11/28 12:30
수정 아이콘
반란 일으킬 능력&깡은 충분하군요....
김솔로_35년산
18/11/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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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에도 4만명을 이끌고 지휘관이 최선봉에서 닥돌하다가 끔살당하는 바람에 100명에게 패한 전투가 있었죠.
말코비치
18/11/28 12:48
수정 아이콘
일본 사극에서는 총사령관이 직접 나서냐 아니냐랑 군대의 조직화랑 연관지어서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키가하라 전투의 경우 동군의 이에야스는 본진에서 지금 상황이 어떤가 잘 하고 있구만 이러고 있는 반면 서군의 미츠나리는 오더한 대로 군대가 안움직이니까 직접 여기가서 독려하고 저기가서 독려하는 모습이 많이 나옵니다. 결과는 알아서 잘 싸운 동군 승... 큰그림을 잘 짜고 평소 군대 조직화를 탄탄하게 해둔 쪽이 결국 이기는게 전근대 시대의 전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18/11/28 13:28
수정 아이콘
?? : 측방을 사수하라! 허미...
엄준식
18/11/28 13:36
수정 아이콘
크크크 댓글 읽다가 마지막에 터졌습니다
티모대위
18/11/28 14:08
수정 아이콘
당장 6.25 전쟁때만 해도 장교들이 하도 죽어나가서 사관학교에서 단기간에 소위를 육성해서 충원하는데 애를 먹었다죠.
음란파괴왕
18/11/28 14:31
수정 아이콘
중세시절의 기사 한 명에 들어가는 비용이 요즘 기준으로 전투기 한대값이라는 말을 어디서 듣긴했습니다.
18/11/28 14:32
수정 아이콘
병력 통제가 너무 어려운 시대라 ㅠㅠ
지휘관들은 무선통신 발달에 감사해야 합니다(...)
18/11/28 16:34
수정 아이콘
이렇게 죽어나가는 고위 장수가 많은데
80 남짓의 기사로 성 하나를 쓰레빠 신고 따낸 사자심왕 리차드 라던가
산을 뽑아 투척하고 포스로 하늘을 가리는 항우나
성벽을 기어올라가 여진 추장 서넛의 목을 썩썩 썰어온 고려 소드마스터 척준경 같은
인간흉기급 아웃라이어들이 존재 한다는게 역사의 미스테리죠.
유념유상
18/11/28 18:44
수정 아이콘
근대이전 전투는 밀집대형전투가 기본이라 장군이 앞에 나서서 독려해야 했고, 근대 이후는 산개전투라서 장군이 앞에 나올 필요가 없어 졌죠.
Finding Joe
18/11/29 04:29
수정 아이콘
최전선에서 사탄소리 들어가며 썰어제낀 사자왕 리처드니뮤...
처음과마지막
18/11/29 21: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안시성에서도 중국황제가 눈에 화살맞았죠

알렉산더도 있었구요

병사도 부사관도 해봤는데요 제설작업만 나가도요 간부들이 나서서 솔선수범 하는 소대하고 아닌소대하고 작업구간 끝내는 시간이 천지차이죠
저는 매번 제가 솔선수범해서 빡쎄게 제설작업하니가요 병장부터 이등병까지 열심히 할수밖에 없죠
옆에 소대들은 간부들부터 대충하니가 소대전체가 대충하다가 작업량 늦어서 중대장한테욕먹더군요

회사든 군대든 리더가 솔선수범 하는 조직이 잘돌아가는것 같습니다

특히나 고대전투나 중세전투 장군들은 싸울일이 많았겠죠 칭기즈칸만해도 젊은 시절에는 일선에서 싸웠다고 전기에 나오더라구요

테무진만해도 어릴때는 살기위해서 사냥하고 가족이나 부족을 지키기위해 싸우는게 일상이였죠
19/05/22 21:00
수정 아이콘
아마 관우 장비는 소규모 유격대 조직인 유비 군대 안에서 선봉장 역할이었을거고, 유비의 유랑경험을 생각해보면....어이쿠....


진짜 인간 도살자였을 거 같네요;
메가트롤
19/06/05 09:47
수정 아이콘
늦었지만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추천
StayAway
19/06/09 19:22
수정 아이콘
파발도 중요하긴 하지만 때문에 북치면 전진 징치면 후퇴 같은 공용사인이나, 소리나는 화살인 효시 같은게 필요했던거겠죠.
고전 전쟁 드라마 보면 클리쉐같이 북치면서 진법 연습하는게 그런때 좀 더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 위한게 아니었나 뭐 그런생각이 듭니다.
물론 난전 상황에서 그게 잘 됬을지는 저도 의문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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