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8/01/04 21:21:52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나는 왜 신파에도 불구하고 <1987>을 칭찬하는가? (수정됨)
※ 이 글은 영화 <1987>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절묘한 거리감

  <1987>의 전반부는 절묘한 거리감을 유지한다. 감정에 매몰하여 신파로 빠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덤덤하여 쿨한 척하지도 않는다. 박종철의 사망 소식을 들은 가족은 낙담하거나 오열한다. 영화는 이를 과도한 기법, 예를 들면 슬로우 모션 같은 촌스러운 모습으로 담아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애써 외면하지도 않는다. 슬프지만 담담하게 관조할 뿐이다.

  이는 촬영과 연출만의 덕일까? 아니다. 서사도 한몫한다. 박종철의 죽음은 절로 오열이 튀어나오는 비극임이 틀림없다. 그의 가족이라면 말이다. 아무리 슬퍼도 관객은 오열하지 않는다. 왜냐고? 매몰찬 소리겠지만, 박종철은 내 새끼가 아니기 때문이다. <1987>의 서사에는 사망자 박종철만 등장한다. 내 새끼 박종철은 등장하지 않는다. 어려운 집안 살림에도 성실하게 공부해서 떡 하니 서울대에 합격하여 온 가족이 덩실덩실 기뻐하는, 그런 장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가 국가적 재난을 바라보며 피해자들을 보고 측은지심을 갖더라도, 땅이 꺼져라 오열하지는 않는다. 박종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의 삼촌(조우진)이 통곡을 삼키며 두 눈 부라리고 부검을 지켜볼 때도, 그의 아비(김종수)가 흘러가지 못하는 재를 움켜쥐고 엎드려 울어도, 관객의 슬픔은 땅이 꺼지고, 마음이 무너지는 지경에 이르지 않는다. 결국, 남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를 유도하듯 적절한 거리에서 감정 이입할 수 있는 인물도 배치한다. 동아일보 윤 기자(이희준)는 박종철의 가족이 아니다. 추모하기 위해 온 것도 아니다. "아니 왜 취재를 못 해!"라는 일갈에서 보듯이 그는 일하러 왔다. 그래서 목도할 뿐 오열하지 않는다. 윤 기자의 존재와 시선은 슬픔에 침몰하려는 관객의 목덜미를 잡아당긴다. "종철아! 잘 가그래이.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대이." 이 슬픈 대사에도 영화가 질척이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다. (애당초 질척이는 대사를 안 쓰면 된다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대사는 박종철 아버지가 실제로 했던 말이었고, 이후 박종철을 추모하는 구호로 쓰였던 의미 있는 말이었다.)

  <1987>의 절묘한 거리감은 이처럼 서사, 인물, 촬영, 연출 등 영화의 모든 요소가 화합하여 이루어낸 결과다. 충무로답지 않게 세련됐다. 나는 진심으로 감탄했었다.

qhhCTKN.jpg
▲ 절묘한 거리감에는 배우 김종수의 연기도 큰 역할을 했다.





  신파의 등장

  이토록 깔끔하던 영화였는데, 잘생긴 대학생 오빠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리고 많은 것을 망친다. <1987>은 역사 속 인물을 다루며, 악역의 이해할 수 없는 증오마저도 근거를 제시하던 치밀한 영화였다. 그런데 이 잘생긴 오빠 놈은 등장부터 우연이라는 뜬구름을 타고 내려온다. 구름 타고 내려오다니 무슨 전우치냐? 맞는데? 게다가 생기기는 왜 그리도 잘 생겼는지 마스크를 벗는 순간 무겁던 공기를 산뜻하게 바꿔버린다. 목소리나 말투는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도 없을 정도로 착한 척을 남발하는 데다, 카메라는 쭉 뻗은 다리를 요망하게 훑으며 잘생긴 오빠의 우월함을 찬양한다. 끝내는 석양을 등지고 후광 효과 작렬하며 "그게 마음대로 안 돼."라는 낯간지러운 대사를 뱉는다.

  미안하다. 필자가 그의 멋짐을 시샘하여 다소 과하게 늘어놓았다. 요지는 잘생긴 오빠가 영화의 톤앤매너를 망쳤다는 점이다. 드라이하게 끌어오던 영화는 느닷없이 연희(김태리)와 잘생긴 오빠(강동원)의 촉촉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뜬금없는 등장이었다. 게다가 둘 사이의 갈등조차 동어반복이었다. 대의를 위해 개인사를 희생할 수 없다는 연희의 주장은 이미 한병용(유해진)과의 갈등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되었다.

  대체 저 잘생긴 놈이 왜 튀어나와야 한단 말인가! 나는 그놈의 잘생김에 삐치고, 무너진 톤앤매너에 삐치고, 이 모든 것이 신파라 불리는 대중영합주의라는 생각에 삐쳤다. 그리도 흥행이 소중했단 말이냐! 사실 겁나 소중하다. 흥행하자고 잘 끌어오던 작품에 이렇게 재를 뿌린단 말이냐! 너도 <택시운전사> 꼴이 되고 싶으냐! 아아... 도대체 왜 또 신파란 말이냐! 강동원 뒤로 후광이 비치던 지점에서 나는 크게 실망하고 영화를 업수이 바라보게 되었다.

  그 장면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aw6OGfA.gif
▲ 톤앤매너를 무너뜨린 결정적 원인은 바로 저 눈, 코, 입일지도...





  신파에 머물지 않았다

  영화의 종반. 양초(왜 하필 양초일까?)를 정리하던 연희는 신문을 보고 울음을 터뜨린다. 그곳에는 잘 생긴 오빠가 있었다. 그리고 이한열이 있었다. 허구와 역사가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이한열의 묘사는 박종철의 그것과는 전혀 달랐다. 화면은 비극적 순간을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감정을 몰입시키는 아이템도 등장한다. 카메라는 연희가 사준 이한열의 운동화를 클로즈업한다. 이번에는 관조하지 않는다. 빠져든다. 이한열의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피 한 방울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이 모습이 관객의 뇌리에, 아니 가슴에 각인되도록 깊숙이 들어간다. 뒤이어 음악이 흐르고, 관객은 눈물이 복받쳐 오른다.

  이런 차이가 벌어지는 이유는 뭘까? 이번에도 서사다. 먼저 눈여겨볼 부분은 강동원이 맡은 배역이 '이한열'이 아니라 '잘 생긴 오빠'라는 점이다. 박종철은 등장부터 박종철이었다. 역사적 인물이었다. 그래서 남이었다. 그런데 이한열은 이한열로 등장하지 않았다. 잘 생긴 오빠로 등장했다. 남이 아니라 님이었다.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우리네 오빠였다. 우리 오빠가 피 흘리며 쓰러진다. 관객은 관조할 수 없다. 박종철의 유가족처럼 오열하게 된다.

  연희와 잘 생긴 오빠의 로맨스는 이 장면을 위해 존재한 셈이다. 느닷없는 로맨스가 신파임을 부정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1987>의 신파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었다. 신파에 머무는 게 아니라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그 의미란 박종철도 이한열도 영웅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이 대단한 영웅이라서 기꺼이 희생한 것이 아니다. 민중의 기대와 염원을 받아 영광스럽게 나선 것이 아니다. 단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들은 다만 우리 오빠였고, 내 새끼였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영화는 다시 박종철을 등장시킨다. 그리고 단 한 마디를 전한다. "엄마." 그렇게 박종철마저 내 새끼로 만든다.

  영화는 이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추스르지 않는다. 담담한 시선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대신에 뮤지컬처럼 환상적인 장면을 펼쳐낸다. 거리로 뛰쳐나간 연희의 시선에 들고일어선 민중이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는 판타지가 뜬금없지 않다. 우리는 잘 생긴 오빠로부터 이미 진실을 전달받았다. 그 진실은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위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우리 아빠, 엄마, 언니, 오빠, 동생, 친구... 그리고 우리 자신이다.

  톤앤매너를 무너뜨리지 않고, 뜬금없는 신파를 더하지 않고, 이런 결말을 보여줬다면 아마 더 좋았으리라. 그런데 어떻게?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면 이한열이 타인이 아니라 우리라는 진실을 가슴 벅차게 전할 수 있을까? 기발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기에, 나는 <1987>의 흠결을 탓할 자격이 없다. 그리고 탓하고 싶지도 않다. 이토록 뜨거운 민주주의를 전해주었기 때문이다.

0Dd2PLa.jpg





※ 신파가 꼭 억지 눈물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장된 가정 비극이나 싸구려 로맨스도 신파극의 단골이었습니다. (과장된 가정 비극과 싸구려 로맨스를 합치면 불륜이 나옵니다... 신파의 끝판왕이죠.)

※ 여러 평에서 지적받는 부분에도 불구하고, 제가 <1987>에 높은 점수를 선사했던 이유를 꼭 한 번은 풀어쓰고 싶었습니다.





Written by 충달 http://headbomb.tistory.com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8-06-29 16:54)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유지애
18/01/04 21:45
수정 아이콘
갑자기 울컥하네요... 잠시만요 좀 울고 와야겠습니다
사슴왕 말로른
18/01/04 21:48
수정 아이콘
양초는 80년대 당시에 최루탄 가스 냄새 빼는데에 자주 썼다고 알고 있습니다. 촛불시위와는 그다지 상관없고 당시 고증이라고 인터뷰에서 감독이 언급하더군요.
ioi(아이오아이)
18/01/04 22:24
수정 아이콘
신파는 좋고 나쁘고 없다. 신파는 그자체로 나쁘다가 마스터충달님의 신파에 대한 정의인 줄 알았는데,,,
폰독수리
18/01/04 22: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오, 근래 본 모든 영화평 중에 가장 공감가는 평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저도 중간의 뻔하고 구린 연출들은 영화 전체의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에게 잘보이려는 약간의 애교이기도 하고요.
flawless
18/01/04 22:27
수정 아이콘
신파는 무조건 나쁜 거라고 하셨잖아요...
밥오멍퉁이
18/01/04 22:30
수정 아이콘
강동원 김태리가 영화적 오버같지만 정작 이한열열사 실제사진이나 남종석 같은 사람들보면 잘생긴 운동권 오빠따라 뛰어들었다는 심상정의 말마따나 뛰어난고증인셈
18/01/04 22:30
수정 아이콘
근래 몇년간 봤던 영화중에 가장 좋았던 엔딩이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마지막즈음에 김태리가 관객석을 쳐다보는 장면이었구요. 신촌 근처에서 봐서 그런지 더 몰입이 되던...
멀면 벙커링
18/01/04 22:3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돌아와요 부산항애'의 평은 언제 올리실 겁니까??
18/01/04 22:4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클리쉐들로 떡칠된 전개 과정이 너무 너무 아쉬웠습니다. 군중극에서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전개에서 관객들에게 소화 잘되라고 깔아둔건 상업영화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지만, 이런 장르의 걸작은 그러한 소화제 없이도 충분히 영화를 완성시키거든요.

차라리 장르적 완성도를 보자면 부산행이 더 나았다고 봅니다. 물론 1987은 실화라는 조건 때문에 마음대로 시나리오를 수정할 수 없는 제약은 고려해야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가공인물 연희나 선데이서울 같은 아이템을 통해 서로 다른 인물들과 사건들을 역사적 흐름이라는 맥락으로 묶었던 것은 매우 아쉬웠습니다.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군중극 영화인 덩케르크의 경우 특별한 아이템과 인물들로 극을 전개하진 않죠. 그래서 담백한 걸작이 나왔구요. 물론 1987은 덩케르크에 비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부터 이한열 열사에 이르기까지 훨씬 많은 사건과 인물들이 등장하므로 제한된 시간 내에서 관객들에게 소화 시키기 어려웠던점 있었지요.
흑설탕
18/01/04 22:50
수정 아이콘
동감하는 평입니다.
영화 초반에 눈물흘리다가 왜 중후반부에 들어서면서 그렇게 슬프지 않았던가를 곰곰히 생각해왔었는데..
어찌보면 그 해답이라고도 생각되네요.
[<1987>의 절묘한 거리감은 이처럼 서사, 인물, 촬영, 연출 등 영화의 모든 요소가 화합하여 이루어낸 결과다. 충무로답지 않게 세련됐다. 나는 진심으로 감탄했었다.]
그 절묘한 거리감이 참 세련되면서도, 어색했던 것 같습니다. 너무 세련되서 말이죠.
거기에 더해 절묘한 거리감은 [신파]마저도 어느정도 아름다워 보일 수 있게 한다고 봅니다.
[신파][신파]답지 않게 담담히 풀어간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
[ 톤앤매너를 무너뜨리지 않고, 뜬금없는 신파를 더하지 않고, 이런 결말을 보여줬다면 아마 더 좋았으리라. 그런데 어떻게?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면 이한열이 타인이 아니라 우리라는 진실을 가슴 벅차게 전할 수 있을까? 기발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기에, 나는 <1987>의 흠결을 탓할 자격이 없다. 그리고 탓하고 싶지도 않다. 이토록 뜨거운 민주주의를 전해주었기 때문이다. ]
어쩌면 제가 마지막에 느꼈던 아쉬움은 그 대안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근데 확실히 딱히 떠오르지는 않아요. 그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감정선도 유지한다는 게 참 어렵죠. 어려운 일입니다.
La La Land
18/01/04 22:59
수정 아이콘
요즘 한국 영화에 신파라는 장르를 추가해야 한다는 둥
신파의 시옷 자만 나와도 거품물면서 까는 분들이 많은데
신파도 신파 나름이라고 봅니다. 자 여기서 눈물 한번 빼고 갑시다~ 엄마 소환, 영웅 소환, 죽음 소환~ 뭐 이런게 아니라면
개연성 있고 이유있는 신파는 충분히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극의 완성도를 높여주거든요

마치 신파까면 본인의 영화력이 올라가는 것 같은 유행이 있는 것 같아 댓글 남기고 싶었습니다.

글 잘 봤습니다.
느그 종철, 우리 종철(열사님께 이런 표현을 써서 죄송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의 해석 배워갑니다.
클레멘티아
18/01/04 23:01
수정 아이콘
아이러니한건 지금의 글쓴이가 신과함께 평에서난 신파는 무조건 나쁜거라 깟다는거죠..
La La Land
18/01/04 23:04
수정 아이콘
엥 그런가요? 신과함께 짤평에서의 신파는
스토리가 따로 놀고 억지에 가까운 신파라서 까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클레멘티아
18/01/04 23:08
수정 아이콘
댓글 보시면 신파는 호불호의 영역이 아니라고
신파라는거 자체가 나쁜거라고 하고 있어요.
18/01/04 23:08
수정 아이콘
'연희'라는 인물이 대변하는 층이 너무 좁죠. 당시의 초엘리트 연세대에서 알콩달콩하는 청춘...

제가 1987 이야기 나오면 매번 생각하는게 택시 송강호가 저기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겁니다.
18/01/04 23:10
수정 아이콘
해석이 정말 깔끔하고 좋네요. 제가 느꼈던 감정이 정리되는 느낌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강동원이라는 캐릭터가 누구를 표현하는지 감을 잡은 순간부터 방향을 그쪽(?)으로 끌고 가는구나..했는데 과하지 않고 거부감 들지 않게 결과물을 참 잘 뽑아내더군요.
MSG 범벅 음식은 싫지만 이게 또...대중 입맛에 맞는 음식을 제한된 재료로 만드려면 적당한 조미료는 필요한 법이죠.
글 잘 읽었습니다.
마스터충달
18/01/04 23:10
수정 아이콘
전에 댓글로 말씀드렸다시피 신파는 무조건 나쁩니다. 그렇다고 제가 신파가 등장하는 모든 영화를 혹평하기만 한 적도 없습니다. 신파 이외의 무언가를 보여주면 된다고 했죠. 그런 이유로 저는 <명량>을 고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유는 훌륭한 해전 묘사 때문이었습니다. 신파만 보여준 게 아니었거든요. 비슷한 이유로 <국제시장>, <국가대표>도 좋게 봅니다. (<국가대표>는 <신과함께>와 차이는 크지 않지만, 호불호를 따지자면 호였습니다. 이 말은 <신과함께>가 닦이 수준이 아니라 불호에 방점이 찍힌 범작이라는 말이기도 하죠)

그런데 <1987>의 신파는 앞서 언급한 영화들하고 좀 다릅니다. <명량>, <국제시장>, <국가대표> 등이 신파 이외에 다른 무엇을 장점으로 보여준 반면, <1987>은 신파를 수단으로 사용하여 의미를 전달했으니까요. 신파가 그저 신파에 머물지 않았기에, 신파와 독립적인 장점을 선보인 것에 비하면 낫다고 봅니다. <명량>은 해전이 아무리 좋아도, 신파는 그저 신파에 머물렀으니까요.

그리고 신파가 목적이 되고, 오로지 신파만 보여준 작품은 전 주저없이 혹평합니다.
마스터충달
18/01/04 23:11
수정 아이콘
아직 개봉도 안 했습니...
흑설탕
18/01/04 23:11
수정 아이콘
거기에 더해서 아무 생각없이 길 나갔다가 강동원처럼 생긴 오빠를 만나는 청춘이니, 정말 좁습니다.
아 그래서 감정이입이 안되었던걸까요?
마스터충달
18/01/04 23:11
수정 아이콘
https://pgr21.co.kr/?b=8&n=75283&c=3132159

이 댓글로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La La Land
18/01/04 23:12
수정 아이콘
음 신파라는 단어 자체의 해석차이네요

마스터충달 님은 신파라는 단어 자체를 부정적으로 쓰고 계시네요

신파가 좋아요 말고 슬픈 것 좋아요 라고 사용하라는 것 보면요.
뻐꾸기둘
18/01/04 23: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 경우엔 연희가 나오는 파트가 1987의 유일한 아쉬운 점이었네요. 너무 늘어지고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긴장감 있게 끌어가던 영화내 분위기와 동떨어지게 느껴져서...

차라리 이부영-한병용-김정남-정의의구현사제단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을 더 부각시키고 이한열도 거리감을 유지해줬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연희와 그 친구는 극에서 없어도 아무런 지장이 없는, 의미없는 캐릭터였다고 보네요.

굳이 노골적으로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박종철과 이한열, 6월 항쟁은 실제 서사만으로도 특출난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아서요.
마스터충달
18/01/04 23: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닙니다. 저는 신파가 정도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무조건 감점요인입니다.
다만 신파 이외의 무언가를 보여줬다면 영화를 충분히 고평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댓글을 참조해주세요. https://pgr21.co.kr/?b=8&n=75283&c=3132159)
게다가 <1987>은 신파가 목적이 되지 않고, 수단으로 사용했기에 신파 외의 장점을 어필하는 것보다 낫다고 봅니다.

그래도 본문에서 언급했다시피 신파 없고, 톤앤매너도 유지하면서 똑같은 결말을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그럼에도 깔 수 없는 이유는, 신파를 벗어난 이야기, 더 나은 이야기를 떠올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안이 없다면 함부로 까지 말라고 배웠거든요;;;
마스터충달
18/01/04 23:16
수정 아이콘
아이러니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이 댓글로 갈음하겠습니다. https://pgr21.co.kr/?b=8&n=75283&c=3132159
마스터충달
18/01/04 23:19
수정 아이콘
그렇죠.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깔 수 없었던 이유와, 그럼에도 벅차올랐던 심정을 풀어낸 글이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ioi(아이오아이)
18/01/04 23:24
수정 아이콘
신과함께 평에서
신파는 그 자체로 부정적인 말입니다. 신파가 좋다는 건 구린 게 좋다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신파는 아무리 생각해도 예술적 가치를 부여할 수가 없단 말입니다.'
신파는 용납이 안 되는 겁니다.
저에게는 "잘 만든 신파"나 "잘 만든 막장드라마" 같은 건 없을 것 같습니다.
하셔서 쓴 댓글이었습니다.
18/01/04 23:24
수정 아이콘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선입견임을 전제하고 말씀드리자면... 6월항쟁의 의미는 '넥타이부대'입니다. 이미 민중은 불씨만 찾고 있었죠.
박종철 이한열이 우리 이웃이기는 하지만, 영웅도 맞아요. 6월항쟁의 피날레가 괜히 이한열 영결식이 아니죠.

연희는 사람들이 이미 거리로 쏟아져나와있던 그 순간에도 그날의 분노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어렴풋이 이해하던 그 순간, 이미 민중은 불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스터충달
18/01/04 23:33
수정 아이콘
제가 신과함께 평에서 무어라 댓글 달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제 답글은 그 댓글과 이 글 사이에 모순이 없다는 걸 설명드린 겁니다. 설명을 보시고서 다시 댓글을 따오신 이유를 모르겠네요;;
파란무테
18/01/04 23:34
수정 아이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님 덕분에 육아중에도 골라볼 영화들을 건지기도 하구요.
신파라는 부분에 대해 님 의견을 이해하면,
1. 신파는 좋지 않다. (님 의견들을 보면 나쁘다(=악)는 아닌 것 같습니다.)
2. 신파가 목적으로 쓰인다면 그 자체로 최악이고,
3. 신파가 수단으로 쓰인다면 그나마 낫다.
4. 1987은 신파를 수단으로 사용했다.
시린비
18/01/04 23:36
수정 아이콘
강동원이 마스크 벗을때 극장에 여성들의 탄성이 터지더라구요... ...

전 신파에 대한 신과함께와 1987 평 다 수긍됩니다.
뻔한이야기가 단어자체가 부정적이고 지양해야 한다고 해도 재밌는 뻔한 이야기도 있을 수 있겠죠 지향해야하는가는 둘째치고
18/01/04 23:40
수정 아이콘
글을 읽다 보면 신파=감정씬 이라고까지 읽히는 느낌입니다.
언제부턴가 만능단어가 된 신파.. 근데 사람들마다 신파를 정의하는 정도(범위?)가 모두 제각각이라 항상 파이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신파라는 단어에 너무 얽매이지만 않는다면 좋은 감상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스터충달
18/01/04 23:42
수정 아이콘
잘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좀 더 보충하자면, 대개의 신파가 들어간 영화들은 신파를 수단으로 쓰지도 않습니다. 맥락과 무관하게 튀어나와 관객을 울리고 끝나요. 그럼에도 다른 장점(비주얼이 좋다거나, 연기가 좋다거나, 주제가 좋다거나)이 있으면 저는 나쁘게만 보지 않습니다. <명량>같은 경우가 해전 묘사에 있어서 할리우드보다도 박진감 넘쳤기에 좋은 평가를 합니다. (진심 <캐러비안 해적>의 해전은 구립니다)

신파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작품은 오히려 드뭅니다. 그러기 힘들어요. 서사가 갑자기 뻥 뚤리는데 그걸 의미있게 마감한다는 게 되레 탄탄한 이야기만 보여주는 것보다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스터충달
18/01/04 23:43
수정 아이콘
아닙니다. 신파는 감정신이 아니라 서사의 구멍입니다.

제가 진짜 감정 폭발해서 극장에서 펑펑 울었던 영화가 <나, 다니엘 블레이크>인데 그 영화에는 서사의 구멍이라 할 만한 장면이 하나도 없었죠. 그래서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일지라도 신파는 아닌 겁니다.
흑설탕
18/01/04 23:46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동의합니다. 저도 넥타이부대가 6월항쟁의 의미이자, 이 영화의 진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데 영화내적으론 그러한 넥타이부대의 심리변화가 거의 서술되지 않죠. 전두환씬 빼고는 다 개별인물들의 변화만 서술됩니다.
이게 영화보면서 내내 답답했던 것이었는데, 이걸 충달님은 거리감이라는 단어로 설명을 해주셨지요.
영화에선 등장인물들이 어둠속에서 소소한 저항을 꾸준히 이어가는데, 현실은 전혀 변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개별의 인물들이 저항을 하고 또 해도,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마치 한밤중에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새벽을 기다리기만 하죠.
관객은 결국 새벽이 온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새벽이 찾아오는 변화를 섬세하게 기다리는데
감독은 그것을 계속 숨기고 보여주지 않다가, 마지막이 되어서야 터뜨립니다.
말랑님의 말씀처럼 불씨만 찾고 있던 넥타이부대를 안비쳐줌으로써
그 시절의 인물들이 느꼇을 암담함을 거리감 유지로 관객에게 전달하죠.
제가 생각한 거리감의 세련됨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말랑님이 이야기하신 괴리도 그러한 측면에서 발생한게 아닌가 싶어요.
18/01/04 23:49
수정 아이콘
만약에 잘 생긴 대학생이 강동원이 아니었어도 신파라고 생각하시나요? (왠지 강동원이어서 신파라고 하시는 것 같았...)
우리는 하나의 빛
18/01/04 23:50
수정 아이콘
지난 일요일, 어무니와 극장에서 '신과 함께', '1987' 두편을 1시간 텀을 두고 봤습니다.
'신과 함께'에서는 극후반 동생 씬에서 눈물이 났네요..

'1987'에서 선배가 마스크를 벗으면서 영화의 색이 좀 달라지긴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스크 내려가는 순간, 상영관 내에 각자 다른 감탄의 소리가 곳곳에서 작은 소리로 울려 퍼지더군요.
순간 크크크... 하면서 웃음이 났습니다.
저도 '와....!' 했거든요.

풋풋한(?)청춘의 감정을 신발에 담았던 게 (픽션이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첨가된 양념이 좀 강하기는 했지만 주재료의 맛이 무언가 못느낄 정도는 아니었고,
하정우-강동원 주연의 다른 영화처럼 감상평이 '강동원이 잘생겼어'로 끝난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flawless
18/01/05 00:00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1987의 그것은 신파라고 하면 안될거 같은데요.

언제부터인가 감정의 과잉을 손발이 오그라든다, 신파다 해서 되게 경멸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싫기도 하고,
신파는 신파인데, 이건 수용할 수 있는 신파다... 뭐 이런 느낌인데... 별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만, 마스타충달님의 입장은 잘 알았습니다.
18/01/05 00:02
수정 아이콘
1987 한 번 더 관람할 예정이지만 1987에 신파가 있나요? 강동원 외모 빼고는 다큐 영화에요. 오히려 남영동처럼 실감나는 고문 장면을 작정하고 많이 보여준 것도 아니고 어떤 분은 김태리 존재가 신파라고 하지만 그시대 맛을 본 사람들 이라면 오히려 건조하다 느낄거에요.

나이도 기억나지 않을만큼 어린 나이에 언니 오빠들이 잠바떼기 경찰들한테 언니들은 머리채를 잡히고 오빠들은 손가락 마디마디 관절을 꺽어가면서 끌러가는 모습이 트라우마로 남은 사람으로서, 1980년 광주에서 탈출한 친구와 박종철 오빠의 죽음에 빡쳐서 1987에 시청에서 대학로에서 있었던 목격자로서 영화를, 이뜨거운 시대극을 이렇개 건조하게 만들다니 감탄했어요.
마스터충달
18/01/05 00:05
수정 아이콘
네. 강동원의 눈, 코, 입을 원망하는 건 제 시기심을 뿐이고요. (농담으로 넣은 건데...)
본문에 썼다시피 톤앤매너가 무너지고, 맥락없는 로맨스가 튀어나온 것이 문제입니다. 즉, 서사가 문제지 배우 생긴 거랑은 상관 없죠.
마스터충달
18/01/05 00: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꼭 신파라고 말하지 않아도 톤앤매너가 무너지고, 느닷없는 로맨스가 튀어나온 것은 사실이니까요. 이 단점 때문에 <1987>을 혹평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그 단점이 그저 단점에 머물지 않고, 어떻게 벅차오르는 감동으로 이어졌는지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그런 서사의 구멍을 '신파'라고 지칭한 것은 싸구려 로맨스가 신파극의 단골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서사의 구멍'으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김연아
18/01/05 00:12
수정 아이콘
6월항쟁 자체가 클리셰 덩어리니까요.
아니,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많은 클리셰 자체가 1987년 가 무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거죠.
상당한 수준의 고증을 거쳐 담담하게 잘 재현하다 보니, 클리셰 덩어리처럼 느껴지게된 것 뿐이라고 봐야 합니다. 이 영화는...
마스터충달
18/01/05 00: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걸 신파로 말한 이유는 싸구려 로맨스가 신파극의 단골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감정의 과잉을 신파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서사의 구멍이 신파죠. 뭐 대개의 감정 과잉이라 평가받는 것들이 무리하게 서사에 구멍을 내면서 감정을 폭발시키려하기 때문에 신파가 아닌 감정 과잉을 찾기는 어렵지만요.

"신파는 신파인데 이건 수용할 수 있는 신파다."
제 댓글을 이렇게 받아들이신다면 오독하신 겁니다. 신파라 나쁜데, 다른 좋은 점으로 커버한다. 그리고 그 좋은 점을 위해 신파를 이용했다. 이렇게 봐주셔야 합니다. 그래서 신파 없고, 톤앤매너 유지했으면 더 나았을거라고 말하는 거고요.
18/01/05 00:25
수정 아이콘
강동원과 김태리 관계를 로맨스로 볼 수도 있겠군요. 이해는 가지만 제가 받아들인 건 박종철 열사, 이한열 열사가 전부가 아니라 공부 잘하는 범생이 종철이 오빠 형, 좀 잘 놀 것 같은 한열이 오빠 형 같은 1987년에 흔한 내 주변 이웃 같은 사람들이였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 한 것 같아요.
그점을 종철이 오빠 삼촌 표정으로, 연희로 보여준것 같아요.
정말 이영화는 감상문 쓰고 싶은데 충달님 보다 자신 없어서 안할래요 크크
아저게안죽네
18/01/05 00:3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신파였다가 아니라 신파가 있었음에도 다른 장점이 컸다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별개로 제목은 그 전 글들과 괴리감이 들긴 합니다.
김연아
18/01/05 00:31
수정 아이콘
(수정됨) 김태리 등장 전후로 나눴을 때, 후반부의 극구성은 신파적인게 맞아요.
그 시대 상황이 어쨌던 거랑은 상관없습니다.

교도소에서 교회로 쪽지가 전달되는 장면.. 그냥 전반부처럼 그리면 됩니다. 그랬어도 충분히 긴장감있었을 거에요.
이한열이 최루탄 폭격 당하는 장면.. 그냥 전반부처럼 그렸으면 됩니다. 충분히 슬프게 연출할 수 있었을 거에요.

그런데 굳이 한교도관의 아비잃은 조카가 등장하고, 그 아비는 노동운동하다가 한 많은 상태로 죽었고, 그 교도관이 불시에 끌려가고..
잘생긴 학교 오빠를 시내에서 우연히 만나고 썸(..?) 타면서 광주에서 있었던 일도 같이 비디오로 보고, 운동화도 주고 받고..
이런 구성은 신파적인게 맞아요.

다만, 김태리가 상징하는 보통 사람들이 그 시절 흔히 겪었던 일들을 통해 개안하는 과정을 한교도관과 이찬열 열사의 에피소드와 엮기 위한 의도적 신파인 거죠.

이 구성까지 고증된 거면 신파가 아니라고 수정하겠으며,
1987은 명작이 아니라, 갓갓갓갓작 반열에 올려야된다고 목놓아 외치겠습니다.
18/01/05 00:33
수정 아이콘
전체를 1,2,3부로 나눌때 2부가 확실히 톤이 달라지긴 합니다. 그런데 그게 이상하다거나 맥락없이 튄다고 생각지 않거든요. 신파라고는
더더욱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신파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기에...)
그리고 감독의 의도도 충분히 알겠고 그게 잘 표현됐다고 보는 편이라 서사가 문제 있다고 보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저는 보면서 넥타이 부대로 대표되는 일반 시민들을 대표(은유)할 만한 캐릭터가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연희로는 그런 일반 시민들을 대표하기에는 한계(대학생으로 한정되는..)가 있어 보였거든요.

다른 길로 좀 샌것 같은데...음흠..
현재 시점에서 신파라는 한가지로 정의되기 어려운 단어를 버리시면 더 좋은 글이 될 것 같아서 조금 딴지를 걸어봤습니다.
(농담에 드러나는 진정성을 느껴버려서 그만...)
마스터충달
18/01/05 00:43
수정 아이콘
농담에 서린 진정성을 파악하시다니... 부끄럽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그 놈이 잘생긴 게 싫었습니다. ㅜㅜ 여친 데려갔단 말입니다 ㅜㅜ

댓글 흐름을 봐도 신파라는 말을 빼고 걍 톤앤매너가 무너졌다고만 말하는 게 나을 뻔 했네요;; 똑같은 소린데 괜히 신파라 그래서 신과함께랑 엮이면서 좀 산으로 가는 기분이 있네요 ㅜㅜ 근데 신파라는 말 만큼 싸구려 로맨스를 딱 짚어내기 좋은 말이 없는지라;;; 후회는 안 할렵니다. 흐흐.
18/01/05 01:02
수정 아이콘
강동원 김태리의 괴상한 로맨스를 보면서 제가 떠올린 것은 택시운전사의 막바지 카 체이싱 신이었습니다. 둘 다 사족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죠
밥오멍퉁이
18/01/05 02:12
수정 아이콘
80년 광주랑 87년 6월항쟁, 789노동자 대투쟁 관련 사회학서적들, 교양서보다 논문이랑 연구자료위주로 질적연구해서 내놓은 책들보시면 신파적이라고 부르는 상황들이 아주일반적이진 않아도 꽤 현실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꼭 1대1로매칭되지 않더라도 당시 시대에서 찾기 어려운일도 아니었어요 특히 박정희를 지나 광주나 정권탄압으로 가족 잃거나 다친 기억이 있는 이들도 많았고 대학생 운동권 들어가게되는 계기가 시위현장에서 우연히만난 괜찮은 선배 동문인경우도 많았죠. 교집합이 꼭 없을이유도 없고..
파랑통닭
18/01/05 03:12
수정 아이콘
사실 일반 관객하고는 별 상관없는 말이지만. 일부 인터넷 전문가(?)들 한테는 소위 감상 공포증이 있는거 같아요. 조금만 감상적인 씬이 있으면 영화내내 불편해지는 것? 물론 억지성으로
밀어넣은 씬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로맨스든 막장 설정이든 단순히 최루성 아이템이 아니라 극의 완성도를 위해 잘 활용되었고 작품성을 해치지 않았다면 전혀 폄하받을 이유가 없죠. 다만 본문에 동의 하면서도 이런것을 신파라고 부를수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네요.
18/01/05 03:51
수정 아이콘
저기서 신파없이 풀어낼 방법이 생각나시지 않기 때문에
=
신파가 최선이었고, 다른 옵션이 없었기에

신파에 대한 기존 입장과 양립불가능한 문구는 아닌것 같습니다.
아리아
18/01/05 04:05
수정 아이콘
박종철의 사망을 건조하게 그리려고 했나요?
박종철 아버지가 강가에서 흐느끼는 씬은 대부분의 평이 이 영화의 가장 슬픈 장면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건조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김종수씨의 연기력이 매우 좋아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만
18/01/05 04:07
수정 아이콘
김태리는 그냥 빼는게 나았던거 같아요.
너무 억지로 역사적사실끼리 연결시키느라, 시대적분위기 묘사를 거의 못했습니다.
신파가 아니니 나쁘지 않다..라는 분들도 계시는데, 신파 여부를 떠나서, (신파에 해당하지 않으면 다른 죄목?에서도 해방되는건 아니거든요)
거대서사를 풀어내던 영화가 풀다가 말고 개인감정 묘사, 그것도 새내기의 사랑같은 매우 이질적인 얘기를 주구장창해서 완성도가 급전직하했습니다.

다른분들이 말씀하신 넥타이부대 얘기를 저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안나와서 좀 당황했고, 그 넥타이부대들이 어떻게 이한열 열사의 죽음에 반응했는지 보여줬어야 했습니다.
마스터충달
18/01/05 06:0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슬프다고 몰입하지 않았으니까요. 그 장면과 이한열이 쓰러지는 장면을 비교해보시면 끈적한 연출과 담담한 연출의 차이를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마스터충달
18/01/05 06:04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런 소위 전문가(?)들이 몰리는 영화 커뮤니티의 1987에 대한 반응은 호의를 넘어 찬양 수준이죠. 감상 공포증은 없다고 봅니다. 억지 거부증만 있을뿐.

그리고 신파라는 단어가 거북하시다면 '서사의 구멍'으로 받아들이셔도 무방합니다.
마스터충달
18/01/05 06:32
수정 아이콘
제가 지적하는 부분도 그거죠. 이질적인 얘기라는 거. 근데 저는 연희를 들어내버리고 새로 어떤 얘기를 채워넣어야 할지 감이 안오네요. 말씀대로 넥타이 부대가 들고 일어난 이야기를 그려냈으면 좋았을 듯 한데 그러면 또 이한열의 상징성을 강조하기 어려워 보이고요. 더 나은 이야기가 영 안 떠오르네요.
마스터충달
18/01/05 06:43
수정 아이콘
저도 결론은 같습니다. 이한열이 영웅이 아니라 우리네 오빠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연희와의 관계를 넣은 거죠. 다만 그게 톤앤매너를 해치는 단점이 있는 거고, 그럼에도 단점을 티끌로 만들만큼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는 얘길 쓰고 싶었습니다.
하우스
18/01/05 08:25
수정 아이콘
김태리 부분은 아래 김태리양 인터뷰를 보면 납득이 되지 않을까요

"해당 남학생의 실제 어머님이 촬영장에 몇 번 오셔서 같이 밥도 먹었어요. 그 때 제가 연희 역을 맡은 김태리라고 소개를 해 드렸죠. 그러자 제게 ‘아이고, 우리 애도 이런 친구가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영화 속 연희와 남학생은 관객이 보기에 ‘썸’을 타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그 관계가 중요한 건 아니에요. 그들이 썸을 탔든, 혹은 타지 못했든. 둘이 연애를 할 수도 있었고 각자의 길을 갈 수도 있었겠죠. 그렇지만 그런 가능성을 가진 미래가 아예 사라져버린 젊은이가 1987년도에 있었다는 것을 관객들은 두 사람의 교감에서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마스터충달
18/01/05 08:32
수정 아이콘
김태리씨도 관계가 목적이 아니라 그 이후의 의미를 위한 수단이었다는 걸 잘 알고 있네요.
애기찌와
18/01/05 09:43
수정 아이콘
글은 잘 보았고 제목 선정은 물음표가 생기네요. 마치 신랄하게 신과함께에서 신파를 부정했는데 1987에선 옹호할거니 미리 보험 들어두는 기분이랄까요??
마스터충달
18/01/05 09:4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목을 "신파에도 불구하고 옹호하는 이유"라고 해야 정확했을 것 같습니다.
제목 수정했습니다. 이게 맞는 제목 같네요.
flawless
18/01/05 10:07
수정 아이콘
신파에 대한 개념이 서로 다르고, 신파에 대한 입장이 또 달라서 오고가는 대화가 서로 꼬이는 느낌입니다.
파랑통닭
18/01/05 10:55
수정 아이콘
그 전문가들이 충달님을 말한건 아닙니다 말이 좀 이상했나 보군요. 감상 공포증이 조금은 있다고 봅니다 감상적인 장면이 나오면 일단 삐딱하게 보게 되는 시선이 없지 않죠 물론 신파 일변도의 영화들에 많니 대여서들 그렇겠지만.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18/01/05 11:14
수정 아이콘
언급하신 댓글에서의 신파는 협소한 의미로만 쓰인 것 같습니다. 신파를 '지루함' 정도로 바꿔서 생각해 보셔요. 지루해서 좋았다, 좋은 지루함이다 이런건 없지요. 근데 영화가 지루한 부분이 좀 있더라도 전체 영화가 지루하기만 한게 아니면 좋은 영화가 되기도 하겠죠.
마스터충달
18/01/05 11:22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제가 내린 정의 안에서 내적 정합성을 갖춘 점은 인정해주셔야죠. 저는 신파가 무조건 나쁘다고 말했지만, 그게 이 글과 양립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세인트
18/01/05 13:00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부분이 수긍이 가면서도 한편으로 저는 그래도 더 나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더군요. 저도 더 나은 이야기를 떠올리지 못하는 부분은 같지만, 우리가 야구선수 축구선수보다 잘해서 평하는 건 아니니까요. 크크.
담담하면서 더 슬프고 묵직하게 오는 영화들을 최근에 보게 되서 그런지 몰라도요.
[나, 다니엘 블레이크]라는 작품을 최근에 보게 됬는데 뭐랄까... 아무튼 정말 묵직하게 슬프게 만들더군요.
마스터충달
18/01/05 13: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최규석의 만화 <100도씨>가 그런 면에서 깔끔한 작품이긴 한데... 이건 또 막상 벅차오르는 감정을 전달하진 못 하거든요. 박종철과 이한열은 역사적 병풍으로 등장할 뿐이고요. 참 멋진 이야기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세인트
18/01/05 14:33
수정 아이콘
후후 전 그 영화를 극장에서 안보고 집에서 VOD로 봐서 마음놓고 끅끅대며 울 수 있었습니다.
염력 천만
18/01/05 18:41
수정 아이콘
사실 신과함께와 비교해서 말씀하시는 '신파'에 대한 온도차가 어쩔수없이 느껴지네요
1987의 그것이 억지스러운 신파라는게 맞다면, 그게 정도가 어떻고 용도가 어떻든간에 비판받아야 한다는게 지난 신과함께의 신파론이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말씀하셨듯이 신파는 그 말 자체로 상당한 비아냥이 포함된 말이잖아요.
1987의 그것이 허용 가능한 범주에서의 감정 자극 장치라면, 차라리 신파라는 이름 말고 다른 이름으로 불러주는게 지난글과의 연장선상에서 맞는거 아닌가 싶네요.
영화의 특정 요소가 신파다 아니다 구분하기도 모호한데, 또 이게 신파는 맞는데 용납할만한 신파고 용납이 안되는 신파다, 이건 모호한 기준선이 또있네요. 차라리 신파라는 단어가 플롯을 파괴해가며 감정을 짜내는 나쁜 상업적 도구로 정의라면 1987의 그것은 신파까지는 아니고 좀 MSG 가 뿌려진 정도였다 하는게 보다 용어사용에 일관성이 있는것 같아요. 신과함께는 신파라서 흥행하면 안된다 라고까지 하셨는데 1987은 신파는 맞는데 내가 감히 신파라고 깔수가 없는 영화야 라고 하시니 그 절대악처럼 보였던 신파라는 용어도 사실 별거 아니고 보통의 감정 MSG 말하는 것이었어 가 되잖아요. 이건 사실 신파라는 용어의 남발이라고 봅니다.

만약 용납될만한 신파, 옹호할만한 신파가 있다고 하면 기존글에서 부정하신 "신파 좋아요" 하는 분들의 의견도 성립을 하는거죠. 그분들도 모든 신파가 좋다는 건 아니고 자기가 보기에 용납될만하고 옹호될만한 신파라면 좋다는 뜻이 함축되니까요. 그리고 옹호할만한 신파라는건 다시 말해서 신파까지는 아니었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신과함께의 감정장치도 누군가에게는 옹호할만한 신파였고 다른 말로 하면 신파라는 비아냥을 들을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죠.
yangjyess
18/01/05 19:18
수정 아이콘
이동진 평과 통하는 면이 있네요. "전반부에서 이해하게 하고, 후반부에서 참여하게 한다."
마스터충달
18/01/05 19:5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우선 이 댓글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https://pgr21.co.kr/?b=8&n=75283&c=3132159

말씀에 답해드리자면 용납되는 신파는 없습니다. 신파는 감정을 짜내는 도구가 아닙니다. 감정을 짜내기 위한 서사적 구멍이 신파죠. 이건 모호한 기준선이 아닙니다. 서사의 유기성은 분석할 수 있으니까요. 맥락 없이 튀어나오는 플롯조차 구분할 수 없다면 서사 비판 행위 자체가 성립이 안 됩니다. 죄다 MSG 친 거라고 실드가 가능해버리죠. 서사의 유기성은 팩트 체크 하듯 연결 여부를 쪼개어 맞춰 보는 해부학 같은 겁니다. 그냥 분절 났으면 죄다 구멍입니다. 뭐는 구멍이고, 뭐는 양념이고 이런 식으로 볼 수도 없고, 그리 말한 적도 없습니다.

"1987이 신파는 맞는데 내가 감히 신파라고 깔 수 없는 영화야." 이렇게 읽으셨다면 오독하신 겁니다. "<1987>이 신파는 맞는데, 다른 장점이 신파라는 단점을 뛰어넘고, 신파를 대신할 서사를 떠올릴 수 없기에 까지 않겠다." 제 글은 이렇게 쓰였습니다. 마지막 문단에 뭐라고 쓰였는지 잘 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옹호 가능한 신파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신파가 나오면 영화가 죄다 노답 망작인 것도 아니죠. 영화는 종합예술입니다. 서사만 보는 게 아니죠. 게다가 그 서사도 풀어쓰면 장편 한 권 분량이 나옵니다. 서사의 일부로써 신파가 등장하더라도 영화를 좋게 볼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파가 있음에도 <명량>, <국제시장>, <국가대표>는 좋게 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영화에서 신파가 없었으면? <명량> 같은 경우에 신파가 없었으면 저는 갓띵작 취급했을 겁니다.

염력 천만님. 신파에 관한 본인의 정의를 명확히 밝히시고, 신파가 무엇인지부터 저와 논의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신파가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의 댓글과 글 모두 그 정의 안에서 논리적 정합성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염력 천만님은 본인의 정의와 제가 내린 정의 사이를 왔다갔다 하시면서, 때로는 악의적이라 느껴질 만큼 제 발언을 곡해하고 계십니다.

저는 모든 신파가 나쁘다고 말했는데도, 옹호할 만한 신파가 있다는 본인의 정의에 부합하는 내용을 가져오시더니, 다시 제 기준으로 넘어와 옹오할 만한 신파라는 건 신파가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끝내 신과함께가 신파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시고요. 본인이 원하는 결론을 위해 개념을 왔다갔다 하신 거죠. 이런 게 논리가 없는 겁니다. 혹은 의도적으로 곡해하는 것일지도요.

마지막으로 다시 제 입장을 명확히 정리해드립니다. 더는 본인의 주장을 위해 제 주장을 왜곡하지 않으셨음 합니다.

1. 신파는 감정을 짜내기 위해 과장된 가정 비극이나 싸구려 로맨스가 맥락없이 튀어나오는 [서사적 구멍]을 말합니다.
1-1. 탄탄한 서사로 감정을 짜내면 저는 신파라 비판하지 않습니다.

2. 따라서 신파는 무조건 나쁩니다. 세상에 흠결 아닌 신파는 없습니다.
2-1. 중고나라에서 옷을 사려는데 구멍이 났네요? 그럼 무조건 가격 깎아야죠. 구멍 크기가 뭔 상관입니까? 구멍이 작으면 흠결이 아닌가요?

3. 신파가 있다고 모두 망작은 아닙니다. 다른 장점이 있다면 신파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좋게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3-1. 구멍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이 맘에 든다거나, 가격이 무쟈게 싸거나, 기능이 좋거나, 다른 장점이 있으면 그 옷을 살 수도 있죠.
3-2. 즉, 신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장점 때문에 영화를 좋게 평가하는 것이지, 신파를 좋게 평가해서 영화를 좋게 평가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왜 <신과함께>를 본격 신파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신과함께>의 서사는 신파가 목적입니다. 신파를 위해 이야기를 진행하고, 신파로 이야기를 결말짓습니다. 즉, 서사에서 신파 이외의 무엇을 볼 수가 없죠. 영화가 시간제한이 있기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나마 영화라는 매체에서 살릴 수 있었던 설화적 매력마저 외면하고, 한국의 지옥을 단테 신곡 처럼 그려놓는데 그쳤죠. 그냥 스토리가 신파만 존재하는 꽝인 겁니다. 그럼 다른 장점을 찾아봐야죠. 연기? 차.태.현. 세 글자로 답변을 대신합니다. 액션? 차사들은 <드래곤볼> 찍고 있고, 마무리는 연병장 <미이라>가 등장합니다;; 차라리 <악녀>처럼 다른 게 구려도 액션의 창의성이 엿보이면 칭찬을 하겠는데, 창의성은 나발이고 그냥 CG로 떡칠을 하는데 좋게 볼 수가 없습니다. 말 나온김에 CG. 나쁘지 않았어요. 이건 저도 언급했죠. 근데 이것도 나쁘지 않은 정도에요. <몽키킹>보다 CG가 낫다고 칭찬할 수는 없죠. 10년이 다 되가는 <아바타>보다 못해보이는데 CG를 찬양할 순 없습니다. 나쁘지 않다 정도죠. 하나하나 따져보면 영화가 이 꼬라지인데 제가 뭘 근거로 <신과함께>를 칭찬할 수 있겠습니까. 그나마 빨아주긴 힘들어도 닦이 수준으로 망가진 요소도 없기에 불호하는 범작이라 하는 거죠. 비평의 기준은 전통입니다. 전통을 잘 살리거나 혁신해야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근데 전통과 비교해서 내세울 장점이 하나도 없잖아요. <신과함께>의 서사, 연기, 액션, CG 보다 잘난 그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천지 빼까리인데 이걸 어떻게 칭찬합니까. 볼때 재밌으면 장땡인가요? 아 저도 마지막 장면에서 펑펑 울었다니깐요! 근데 울었으니깐 인정? 이건 아니죠. 주관만 있고 객관이 없잖아요. 주관적 취향을 객관적 전통과 비벼내는 게 비평입니다. 가슴은 펑펑 울어도 머리는 계산 잘 해야죠. 그렇게 머리 좀 굴려보니 뭐 하나 내세울 장점이 없는 거고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신파에 눈물 시원하게 쏟은 거 외에는 남는 게 없으니 '본격 신파'가 되는 겁니다. 이거 영화 수준에 비하면 아주 칭찬한 거예요. 그나마 신파는 제대로 했다는 말이니까요.
18/01/06 10:51
수정 아이콘
볼수록 생각 많은 배우 같아서 정이 가네요. 더 좋은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염력 천만
18/01/06 14:39
수정 아이콘
오우 긴 댓글쓰시느라 수고하셨겠네요..
기본적으로는 평소에도 리뷰글 잘읽고있고요
취미로 쓰시는 인터넷리뷰글을 악의적으로 곡해할 필요도 의도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지난번부터 불편함이 느껴지는건 뭐랄까 본인의 감상평 영역을 넘어서 다른이의 감상영역을 판단하는 부분이 있어요. 이를테면 신파의 정의같은거. 아니 이것도 신파다 아니다 구분못해? 윗댓글도 이런 뉘앙스를 깔고가잖아요.
근데 신파라는게 어떻게 정량적잣대가 가능합니까. 본인의 정의를 말하며 저의 정의는 무엇이냐 묻는데 무의미한 물음같아요. 사람이 백명이면 백개의 감상기준이 있는데 이걸 가지고 시시비비를
가리는것이 뭔의미인가요. 문제는 내기준은 취향이 아니라 객관적 정량적이야! 하는 비교우월적 뉘앙스죠.
남한산성에서 장가는 가보고 죽어야하지 않냐는 고수동생 이야기는 전형적인 클리셰 떡칠 신파설정인데 이건 어때요? 별 언급 없으셨던것으로 기억하는데. 신파 판단은 개인의 감상 영역이에요. 남들이보면 그럴듯한 설정도 내가보기엔 불필요한 억지일수있죠.
결국 신파라는것도 개취의 영역이다라는걸 인정하고 나는 신파같았어 넌 아냐? 응 그래 하면되는데 신파가 객관적 정량적 정의가 가능한 개념처럼 못박으시며 이건 당연히 이럴수밖에 없는개념이야 이 논리를 너의논리로 반박해봐 하니 서로힘든거 아닐까요
뭐 다시한번 딱히 글쓴님을 구태여 공격할 의도는
전혀없었음을 말씀드리고요 본인의 독자적인 영화관과 평론을 프라이드있게 지켜나가시는건 좋은데 좀 너무 민감하신건 아닌지 재고해주시기를 부탁드릴게요 불편하신부분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마스터충달
18/01/06 16:37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한 번 생각해봅시다. 신파가 맞는지 아닌지 구분도 못하는데 신파라는 말을 쓸 수 있나요? 백명마다 백명의 신파가 존재하면 비평 용어로 기능할 수 있나요? 그래서 저는 신파의 기원을 알아보고, 그에 따라 정의를 내리고, 그 후에야 신파라는 말을 썼습니다. (그리고 저는 신파를 정량적으로 따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신파면 무조건 나쁘다고 그리 말씀을 드렸는데...)

사람이 백 명이면 백 개의 감상기준이 있다.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호불호는 취향의 영역이에요. 근데 호불호의 근거는 취향의 영역이 아니죠. 그래서 비평은 얼마나 좋으냐를 따지는 게 아니라, 어떻게 좋으냐를 따지는 겁니다. 각자의 기준에 따라 호불호는 갈리지만, 그 호불호가 나온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논리적이어야 합니다. 근거는 전통이 되고요.

결국 신파라는 걸 개취의 영역에서 근거와 논리의 영역으로 옮겨 오는 것이 비평인 셈입니다. 신파 뿐이겠습니까? 궁극적으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요? 이것도 개취입니까? 그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칸트를 지나 진중권까지, 이 인간들은 개취로 치부할 일을 뭐하러 미학이라 이름짓고 연구했을까요? 개취는 만능이 아닙니다. 개취가 만능이면 비평을 왜 하고, 영화제를 뭐하러 엽니까. 개취의 선택이 가장 많은 최고 흥행작에 상주면 그만인 것을;;;

결국, 논리와 근거입니다. 제 비판에 반론을 제기하고 싶으시면 논리와 근거를 가져오세요. 물론 이것은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힘든 일이라도 저는 합니다. 짤평 같은 단평에서도 반드시 근거를 제시하려 합니다. 단순히 "이게 좋았어요."라는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왜 좋은지 설명합니다. 스포일러를 허용하는 글이라면, 한 발 더 나아가, 구체적으로 어떤 작용을 하는지까지 설명하죠. 피곤해보이죠? 이 수고로움을 기꺼이 해내야 합니다. 그때부터가 최소 평(評)이라 부를 수 있는 레벨이니까요. 취미로 리뷰를 써도 이 정도는 해야 리뷰입니다. 이것도 없으면 좋게 말해줘야 감상문이죠. 그리고 전 취미로 글쓰지 않습니다.

몇몇 분과 신파로 논쟁을 하는데 솔직히 답답합니다. 저에게 반론을 제시하시는 분들은 "내가 생각하는 신파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죠. 그럼 본인의 신파가 어떤 기준을 갖고, 그 기준을 세우는 근거가 뭔지 말씀을 해주셔야 하는데, 아무도 안 해줘요. 하긴 신파가 개취라고 생각하시니 그럴 만도 하죠. 결국 '내가 생각하는 신파'만 있습니다. 이건 근거가 필요 없죠. 달리 말하자면 반론가능성이 없는 주장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신파'가 맞다는 최소한의 근거를 가져와야 그때서야 맞다 틀리다 논쟁이 가능해집니다. 아니면 '충달의 신파'가 틀렸다는 근거를 가져오셔도 되죠. 대표적인 신파극으로 불리면서도 제가 내린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작품, 즉 반증을 가져오시면 됩니다. 그런 분 없죠. 결국, 짤평 페이지를 2개나 소비하며 근거를 제시한 저만 바보되는 거죠. 다들 주장만 펼치는데 혼자 근거와 논리 부르짖어 뭐하겠습니까. 좀 제대로 논쟁하고 싶네요. 이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남한산성의 칠복이에 관해 말씀드리...기 전에 말입니다. 칠복이가 클리셰 떡칠 신파 설정인 이유를 말씀해주셔야죠. 이게 문제라는 겁니다. 주장만 있고, 근거가 없죠. 저도 똑같이 "칠복이는 클리셰도 아니고 신파도 아닙니다."라고만 말하고 끝내도 될까요? 그럼 남는 것은 "응. 그건 니 생각."뿐이죠. 제발 기본은 갖추고 논쟁을 합시다.

칠복이는 작중에서 백성의 고통을 묘사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부분은 잘 했다고 봐요. 다만 으레 사극에서 나오는 감초역할의 전형이라 클리셰적 면모도 짙었죠. 그러나 신파라고 하기에는 딱히 맥락없는 행동은 없었습니다. 발암끼가 많긴 한데 이건 인물 성격에 부합하는 듯 하고요. 부모가 죽었다고 슬퍼하는 게 신파는 아니고요. 맥락을 따져보면 차라리 서날쇠가 작중 설명에 비해 과중한 임무를 맡은 듯한 느낌이 있었네요. 이리 따져보면 인물 자체는 그닥 심각한 것 같진 않은데, 문제는 연기였죠. 이다윗 혼자 발성과 제스쳐가 이질적이다 보니 산통을 무자비하게 깨버렸죠. 그런데 이것 가지고 <남한산성>을 저평가 하기는 어렵네요. 일단 칠복이라는 인물이 주연도 아닌 감초 수준의 조연이었고, 칠복이만 빼면 나머지가 전부 좋았으니까요. (뭐가 좋았는지는 <남한산성> 짤평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https://pgr21.co.kr/?b=8&n=74075)
sweetsalt
18/01/07 00:46
수정 아이콘
신파는 무조건 나쁘지만 그 신파를 사용한 영화의 전체적인 만듬새가 좋다면 영화는 호평받을수 있다는 의미로 생각되네요. 공감하는 바입니다.
18/07/05 02:49
수정 아이콘
꽤 지난 글이지만, 갑작스럽게 술에 취해서인가.. 글을 쓰게 되네요. 저는 1987의 후반부에 느껴지는 신파는 신파같은 신파같지 않은 신파같은 무언가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영화적 완성도를 생각하면 무언가 애매한 것이지만.... 그건 분명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 연결된 무언가거든요. 저는 글쟁이지만 글쟁이가 아닌 어떠한 중간자적인 포지션을 예술적으로 점하고 있는 입장인지라 뭔가 표현하긴 어려운데... 아무튼 그런 중간자적인 지점에 이 영화는 위치해 있는 것 같고 그게 제 취향을 확고하게 저격한 것 같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945 내가 얘기하긴 좀 그런 이야기 [41] Secundo10900 18/03/27 10900
2944 태조 왕건 알바 체험기 [24] Secundo9507 18/03/27 9507
2943 요즘 중학생들이란... [27] VrynsProgidy13368 18/03/26 13368
2942 부정적인 감정 다루기 [14] Right7195 18/03/25 7195
2941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28] 삭제됨13673 18/03/11 13673
2940 고기의 모든 것, 구이학개론 #13 [44] BibGourmand9290 18/03/10 9290
2939 일본은 왜 한반도 평화를 싫어할까? <재팬패싱>이란? [57] 키무도도16379 18/03/10 16379
2938 더 늦기 전에, 이미 늦어버린 은혜를 갚아야지. [10] 헥스밤9632 18/03/04 9632
2937 우울의 역사 [56] 삭제됨9142 18/03/02 9142
2936 억울할 때만 눈물을 흘리는 누나였다. [32] 현직백수16320 18/02/21 16320
2935 올림픽의 영향들 [50] 한종화13990 18/02/19 13990
2934 지금 갑니다, 당신의 주치의. (5) [22] 자몽쥬스5885 18/02/11 5885
2933 세상의 끝, 남극으로 떠나는 여정.01 [데이터 주의] [41] 로각좁6345 18/01/31 6345
2932 [알아둬도 쓸데없는 언어학 지식] 왜 미스터 '킴'이지? [43] 조이스틱8230 18/01/24 8230
2931 무쇠팬 vs 스테인레스팬 vs 코팅팬 [94] 육식매니아18088 18/01/22 18088
2930 역사를 보게 되는 내 자신의 관점 [38] 신불해10889 18/01/20 10889
2929 CPU 취약점 분석 - 멜트다운 [49] 나일레나일레11301 18/01/10 11301
2928 황금빛 내인생을 보다가 [14] 파란토마토7666 18/01/07 7666
2927 나는 왜 신파에도 불구하고 <1987>을 칭찬하는가? [76] 마스터충달7954 18/01/04 7954
2926 조기 축구회 포메이션 이야기 [93] 목화씨내놔13148 18/01/04 13148
2925 마지막 수업 [385] 쌀이없어요19230 17/12/18 19230
2924 삼국지 잊혀진 전쟁 - 하북 최강자전 [41] 신불해12589 17/12/15 12589
2923 [잡담] 피자 [29] 언뜻 유재석6827 17/12/14 682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