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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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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22 19:48
솔직히 드라마가 좀 뭐랄까... 좋은 소재를 어쩔 수 없이 유치하게 바꾼다는 느낌이 듭니다. 단적으로 마방진인데, 정방형 마방진은 이미 그 시절에 푸는 법이 밝혀졌었죠(..) 밀본의 경우도 정도전이라는 인물이 이상주의자 기질에 비해 얼마나 정략적으로 허술한 인간이었는지 생각해보면 앞뒤가 맞지 않고, 무엇보다 이게 무협소설인가 스릴러인가 장르를 애매하게 타고 있다는 점이 좀 그렇습니다. 좋은 콜라보레이션이 될 수도 있는건데, 그냥 이도 저도 아니게 되는 느낌이에요. 액션 연출만 놓고보면 추노에 비해 떨어지고요(출상술에 건익사공이면 이미 중국 무협 드라마에서 다 나온 거라-_-). 신진 학사와 기존 중신들의 갈등을 굉장히 일방적으로 그린 측면도 좀 그렇고, 뭐 이건 드라마 배경이 되는 시점의 문제긴 하지만 한글 창제에 최만리 등이 반대했다가 까였다는 걸 생각하면 천지계라는 비밀조직도 좀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세종은 이미 아버지가 외척까지 싹 다 죽여놓고 갔는데 뭐가 무서워서(..)
11/10/22 20:03
이래서 '사극' 을 만들기가 힘든 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작가의 픽션을 섞자니 잘못하면 왜곡이 일어날 수도 있고, 정사만 넣자니 드라마적인 재미를 뽑아내기 힘이 들거든요. 알고보면... 온갖 오류투성이인 드라마인데 그냥 보면 꽤 재미를 뽑아낼 수 있는 드라마. 참 어떤 생각으로 드라마를 봐야하는지 고민되게 만듭니다. 저한테는 '공주의 남자' 도 그랬어요. 더구나 눈시BB님의 여러 글들과 그 글들을 읽고나서 개인적으로 찾아본 이야기들 때문에.. 더 그랬죠.
11/10/22 20:17
전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는터라 다음주가 너무 기대됩니다 모처럼 정시에 자리잡고 보는 드라마가 생겼어요.
드라마의 픽션등은 뭐 여타 다른 사극에서도 나오니 그려려니 하구요. 드라마가 이야기 하고싶은것은 세종의 자세와 마음가짐, 소통 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간중간 이해 안가는 부분도 많지만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 근데 기절한 사람이 사자전언은 도대체 어떻게..)
11/10/22 20:21
전 확실히 재미는 있는데 이거 점점 산으로 가는게 아닌가 하는 의문은 들더군요.
애초에 추리&무협물인걸 알리없고 무작정보던 고령시청자들은 아 이건 세종대왕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드라마구나 (특히 초반 태종과의 신경전등은 그런 냄새를 강하게 줬죠) 라고 여기다가 갑자기 하늘을 날고(...) 암살이 일어나는 등 좀 황당한 측면이 있더군요.
11/10/22 20:23
저도 이드라마 정말 재밌게 보고있는데 무협씬이 비중이 높을때마다 집중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버릴수가 없네요ㅠㅠ 원작의 차분한(?) 분위기가 좋았거든요. 어쨌든 눈시BB님의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11/10/22 20:24
레전드 드라마 같습니다..
계속해서 집중시키는 이 드라마.. 정말 최고입니다.. 액션신도 멋있고 배우들 연기도완벽하고 진짜 보는내내 감탄만 합니다..
11/10/22 20:34
소설과 드라마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죠 뭐...목적하는 바가 다르고, 쓰는 방법은 거의 정반대니까요.
여초사이트는 아무래도 초반 송중기의 영향이 있었을지도....^^;;
11/10/22 20:55
요새 제가 듣는 교양과목이 '조선왕조실록의 세계'라는 과목인데, 이번 시험범위가 딱 여기였습니다. 조선의 건국~ 세종의 업적까지였지요.
그래서 교수님께서 이 드라마 얘기를 종종 하시면서, 드라마에 비춰지는 태종과 세종의 관계가 상왕 체제였던 당시에 맞지않다. 뭐 그래도 드라마니까.. 라고 하셨었는데, 저도 이제 봐볼려고 합니다~ 소설도 읽었지만 너무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이 안나네요... 실록을 토대로 하는 수업인데, 재수강..이지만 그 전 교수님과 달리 이번 교수님이 너무 재밌게 수업을 풀어주셔서 잘 듣고 있습니다. 들으면서 참 의외였던 것은 세종대 후반에는 상당히 사대부와 왕 간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많이 나오더군요. 전 그냥 태평성대일 줄 알았는데.. 그리고 배울수록 태종은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피를 자신의 손에 묻히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11/10/22 21:00
드라마에서 세종의 문치주의 이미지를 강조하려고 태종을 필요 이상으로 깎아내린 것 같아서 많이 아쉽습니다.
어차피 고증따윈 발로 한 추리소설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아서 좀 보기 불편한 건 있더군요. 그냥 재미로 보기엔 괜찮지만...(뭐, 사실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재미로 보는 거죠) 그래도 예전에는 시청자들이 사극을 보면서 역사 상식을 키우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었는데, 요즘 사극은 배경만 옛날이고 내용은 그냥 판타지 소설이니;; 그런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어차피 3화까지밖에 못 봤지만,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을 몇 개만 짚어보자면, 1. 이방원과 이도의 부자관계는 매우 좋았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칼을 맞대는 정치적 라이벌로 나오죠;;(근데 '무휼~'외치는 부분에서 송중기 간지가 참 대박이긴 합니다) 태종(이방원)은 틈만나면 신하들에게 충녕의 명석함을 자랑하곤 했고, 이도(충녕대군, 후에 세종대왕)의 효심도 매우 깊었습니다. 태종은 상왕이 된 이후로도, 세종의 효심에 탄복하여 틈만나면 신하들에게 아들자랑(;;)을 하곤했죠. 심지어 태종과 그의 며느리인 소헌왕후의 관계도 좋은 편이었으며, 태종 역시 며느리를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2. 태종은 세종을 꼭두각시 왕으로 만든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죠. 태종은 배다른 형제들을 베어가며 왕이 된 주제에, 얼마 못 가 왕 노릇에 염증을 느끼게 되고,(그는 왕의 자리를 '고급노예'에 비유했습니다. 사실 조선시대 왕들은 엄청난 업무량을 감당해내야 했죠.)결국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게 되죠.(군권만은 한동안 그가 직접 관리하게 됩니다) 태종은 세종이 훌륭한 왕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인물입니다. 잠재적 위험인물을 몸소 제거해 준 것도 태종이고, 세종의 성공적인 치세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도 그의 공이죠. 실제로 태종은 세종의 즉위 직전에, 그동안 밀려 있었던 모든 공사들을 서둘리 마무리 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토목공사는 백성들이 매우 괴롭게 여기는 일이지만, 국가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이제 백성을 수고롭게 하는 일은 내가 다 감당하겠다. 세자가 즉위한 다음에는 한 줌 흙, 한 그루 나무의 공사도 하지 않도록 만들어서 민심을 얻게 하겠다" -태종실록- 그리고 태종은 왕위를 넘겨주고 난 이후에도 권력에 전혀 미련을 두지 않았습니다. 세종에게 간섭은 커녕, 훈수정치조차도 한 적이 없죠. 3. 드라마에서 세종은 태종이 정치적 라이벌을 제거하는 것을 몹시 못마땅하게 여기는 인물로 나오는데, 사실 태종이 말년에 행한 정치적 숙청은 대부분 세종의 치세에 방해가 될 만한 인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행해진 겁니다.(창업기에 외척을 손보지 못한 나라는 얼마 못 가 망조가 들게 마련입니다. 외척이 설치기 시작하면, 나라 하나 망하는 건 일도 아니죠. 사실 이건 선택의 문제도 아닙니다.) 이를테면, 드라마 1회에서 이도가 태종이 죽인 삼촌들의 이름을 언급하는 부분이 있는데, 사실 민무구 형제는 태종에게 세자 이외의 모든 왕자를 없애버려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들입니다.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줄 준비를 하면서 이런 인간들을 살려두는 건 말이 안 되죠. 태종입장에서는(그리고 세종의 입장에서도)이들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할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속 세종은 이들의 죽음을 안타까워 합니다;; 4. 드라마에서의 군인같은 이미지와는 달리, 태종은 문(文)을 소홀히 여기는 인물이 아니었으며, 그 자신도 뛰어난 학식을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오히려 사대부들을 가르쳤을 정도로 똑똑한 왕이었죠.(조선왕조를 창건한 그의 아버지인 이성계는 문인에 대해 은근히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자식교육에 정말 신경을 많이 썼죠.) 일례로 수강궁(나중에 불타고 이 자리에 새 궁궐을 짓는데, 이게 오늘날의 창경궁입니다)의 네이밍센스(;;)를 두고 좌의정 박은을 관광태운 사건을 들 수 있겠죠. 그때 대화 대용이 대략 어땠었냐면, -------------------------------------------------------------------------------- 태종: 수강궁? 누가 궁궐 이름을 이따위로 지었어 ㅡㅡ 박은: <서경>의 오복중에서 오래 오래 살라고 '수', 건강하게 사시라고 '강'자를 따서 지었는데요;;(아놔 뭘 잘못한거지;;) 태종: 광종이 빡쳐서 홧병으로 꾀꼬닥 한 데가 수강궁이잖아. 날 여기다 감금시켜 죽이겠다는거냐? 박은: ??(뭔 소리지?) 죄송해요. 몰랐음요. 태종: 송감(송나라 역사를 기록해 놓은 책)보면 나오잖아. 아놔 좌의정씩이나 해먹고 있는 놈이 무식해서 원... 박은: 헐... 당장 바꿀게요ㅠㅠ(젠장 망했다) 태종: 아놔... 이제와서 고치면 나중에 사람들이 역사책읽고 나 쪼잔하다고 할 거 아냐. 걍 냅둬라. -------------------------------------------------------------------------------- 아무튼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태종 역시 결코 단순 무식한 무인이 아니었습니다. 세종같은 천재를 만든 인물이니 어련하겠습니까.
11/10/22 21:11
서주현 님//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제가 딱 수업시간에 들은 내용들이네요. 하하
1에 관해서 덧붙이자면, 조선 왕들은 항상 아침(이라 쓰고 새벽을 뜻합니다)에 일어나면 선왕이나 왕실의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다니는데 세종은 상왕(태종)과 태상왕(정종)이 다 살아있는 관계로 아마 거기 다녀오는 것도 장난이 아니었을거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었습니다. 여기에 관해 드는 의문점이 양녕이 태종과 부딪히고 한데에는 양녕이 태자가 된 이후에 아버지가 외가 삼촌들을 다 죽이고 이런 것도 영향이 있다고 들었는데, 세종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으려나요?.. 워낙 총명한 충녕이었기에 정치적 의도를 다 이해했었을지 궁금하네요. 4에 관해서도 저도 듣고 놀란 부분입니다만, 태조의 수많은 아들 중에 문과 급제한게 태종 이방원과.. 아래아래 동생이 지금으로 치면 고시생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하여튼 당시 태조가 쌍성총관부 지역을 공민왕 떄 함락하면서 고려 정계에 진출하게 되지만, 싸움만 잘하는 촌놈이라는 인식이 당시 권문세족들 사이에 많았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이방원이 문과에 급제하였으니 아들들 사이에서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 능력도 매우 출중했지요.
11/10/22 22:21
아마 태종 이방원이 조선 왕 중 유일하게 과거에 합격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조선 왕 중에는 제법 인재다 싶은 사람이 드물지 않은 것이 어렸을 떄 부터 받은 엘리트 교육 떄문이라고 여겨집니다만, 태종은 엘리트 교육도 안 받고도 (물론 잘나가는 집안 자제였지만) 문무에 모두 뛰어난 드문 인재였습니다.
저도 소설하고 드라마가 많이 달라 좀 당황스럽게 보고 있는데 (그냥 뛰어난 연기자들 보는 맛에...) 사대부들에 의한 재상정치를 강조하는 밀본이 훈민정음이 창제되면 사대부들의 권위가 훼손될까 두려워 훈민정음 창제파를 공격헀다는 평이한 결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찾아보니 우왕 9년에 16세 나이로 전체 10등 했군요. 아마 고려와 조선의 과거 합격자를 통틀어도 순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어린 나이에 합격한 건데 (물론 고시 합격 전문 이율곡 같은 괴물들은 제외) 세종대왕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는 위대한 왕이지만, 태종 역시 한 나라의 주초자가 되기에 충분한 재능을 가진 왕이었습니다.
11/10/22 23:52
요즘 용의 눈물 보는데, 53화에서 삼봉 느님이 돌아가시더군요...
죽음을 덤덤히 받아들이며 절명시를 읊는데 정말 절륜한 포스네요(사실 고 김흥기씨가 연기하면 다 포스넘치시죠.) 잘 몰랐는데, 용의 눈물 보면서 삼봉 정도전 대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ps. 용의 눈물 정말 대작 드라마더군요. 어렸을 때 해서 제대로 못봤었는데, 다시 보니 요즘 사극 저리가라네요. 용의 눈물 덕택에 정도전 하면 바로 떠오르는게 고 김흥기씨의 너털 웃음입니다. 껄껄껄껄하고 2분 내내 웃는 장면도 있드랬죠. 김흥기씨가 보고싶은 요즈음입니다.
11/10/23 01:36
드라마 시작 후에 라그나로크 연재를 시작하셔서 잊어버리셨는 줄 알았는데요.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제가 가장 궁금했던 점이 본문에는 너무 간략히 나와있어서 질문을 드리고 싶네요. 심온 대감은 드라마에도 나오듯이 왕비의 아버지고 문종이나 세조의 외할아버지가 되는 인물인데요. 태종이 무고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간단히 없앨 수가 있었는지 당시 세종대왕의 입장은 어땠는지가 궁금합니다.
11/10/23 08:01
아.. 대박이네요. 부민수령고소 금지법을 전 막연히 기본적 유교정치의 한계를
세종대왕이 벗어나지 못한, 실책이었다. 라고 막연히 단정지었었는데 이걸 한 번 더 파고드니 이건 막연히 까기도 뭐하군요. 드라마는 안 봐서 뭐라 언급을 못하겠지만 사람이란 게 원래 알면 알 수록 까야할 것들이 나오고 헛점이 들어나는데 세종대왕님은 그래 이건 잘못했으니 까야해! 하다가도 한 번 더 파고 들면 아니.. 그렇다고 막연히 까기도 뭐하네..... -_-;; 이렇게 되어버리네요. 참.. 현대 한국 정치에서도 저런 마인드로 정치하는 분들이 거의 없는데, 정말 알면 알 수록 존경하게 됩니다.
11/10/24 00:35
한 이틀 인터넷 잘 못 봐서 몰랐는데 이런 글을 또 올리셨군요. 잘 봤습니다~ 드라마는 첫 회 와이프랑 보고 장혁 아역의 연기때문에 도저히 볼 수 없어서 그만봤는데, 다시 볼 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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