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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11/09/24 12:49:19 |
Name |
youngwon |
Subject |
[연애학개론] 데이트 성공을 위한 대화의 기법 (1) - 데이트 신청 |
[연애학개론] 데이트 성공을 위한 대화의 기법 (1) - 데이트 신청
오늘은 지난번 글의 댓글에서 살짝 말씀드린 것처럼
'데이트 성공을 위한 대화의 기법' 이라는 주제로 총 2회에 걸쳐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연애칼럼을 읽어도 달라지지 않는 이유
연애로 인해 힘들어하시는 많은 피지알러분들이, 피지알에 자주 올라오는 연애 경험담 및 연애 칼럼을 읽으며 처음엔 무릎을 탁, 칩니다.
‘아 그래, 나는 이게 문제였어!’
라는 깨달음과 함께 무언가 잘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와 자신감이 휘몰아치죠. 어느새 나도 연애 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연애 중수의 반열에 올라선 듯 의욕이 넘실댑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 자신감도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그때뿐, 막상 현실로 돌아와 그녀와 마주하게 되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결국 문제는 ‘경험치의 부족’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의 부재'입니다. 경험치 부족의 문제는 지난 번 [지금 그 사람에게 차여라] 라는 글을 통해, 손톱에서 피가 나도록 강조했으므로 생략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의 부재를 얘기해보죠. 많은 연애 쌩초보 분들이 연애칼럼을 읽으며 느끼는 딜레마는 대개 이렇습니다.
“그래 맞아, 완전 공감해! 정말 그렇지!!”
.......
“근데,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라구..?-_-?”
쌩초보를 위한 연애칼럼의 필요성
뭔가 머리로 알기는 알겠는데 아주 기본적이고 구체적인 실전 메뉴얼 자체가 전무한 것이 연애 쌩초보들의 현실입니다. 저또한 [연애학개론]을 연재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쌩초보 분들을 위한 연애학개론의 필요성을 통감하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제 입장에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것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글을 쓰는 한 개인의 경험은 한정되어있고 연애의 성공은 말 그대로 ‘케바케’와 ‘될놈될’의 씨줄과 날줄이 겹쳐지는 그 어느 미지의 세계의 어렴풋한 순간에 위치해있기 때문이죠. 즉, 제가 구체적인 실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더라도 결국 ‘케이스 바이 케이스’의 함정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쉽게 말해, 열심히 글을 싸질러놨더니, 돌아오는 반응은 “그건 님 생각인듯.”, “그건 누구나 다 아는 얘기 아님?”, “님 얘기대로 해봤는데 안됐음.” 등등 연재 생명을 위협하는 반응들이 범람할 수 있다는 얘기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씁니다. 왜냐하면 제 글에 가끔씩 달리는 연애 쌩초보 분들의 한탄과 한숨소리가 아직도 모니터를 넘어 제 귓가에 맴돌기 때문이죠. 욕을 먹을 때 먹더라도, 혹은 공감을 못 얻을 때 못 얻더라도, 2회에 걸쳐 ‘우리들의 데이트 성공을 위한 대화의 기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말 그대로 아주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이므로 어느 정도 연애에 자신이 있으신 분들께는 굳이 읽으시지 않으셔도 무방한 내용들입니다.
데이트 신청을 위한 대화의 기법
일단 연애 초보분들에게는, 데이트를 어떻게 끌고나갈 것이냐는 둘째 문제입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어떻게 데이트 신청을 해서 그녀의 승낙을 얻어낼 것인가이죠. 그래서 데이트 신청에 있어서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정말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일 수 있지만, 그래도 써봅니다.
데이트 신청에서 승낙을 얻어내기 위한 대화의 기법은 간단합니다.
1) 호기심을 자극할 것
2) 객관식이 아닌 OX 문제를 낼 것
3)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둘 것
1. 호기심을 자극하라
아주 기본의 기본부터 가보죠. 데이트 신청에서 승낙의 확률을 높이기 위한 기본은, 이 사람과의 이번 데이트가 재밌을 것 같다는 호기심과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것입니다. 보통 데이트를 신청할 때 문자를 보내는 방식 중 하나를 소개해봅니다.
“이번주 토요일 저녁에 뭐하세요? 시간 괜찮으면 같이 연극 안 볼래요?^^”
일단 이정도가 무난하고 평범한, 일반적인 패턴이라 봅시다. 뭐 이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선 이 한통의 문자를 여러 단계로 쪼갤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죠.
나 : “이번주 토요일 저녁에 뭐하세요? 바빠요?”
그녀 : “아뇨, 특별히 바쁜 일은 없는데.. 왜요?”
나 : “아, 보여주고 싶은 연극이 있어서요. 정말 재밌는 연극이 이번에 새로 하거든요.^^”
하나의 문자를 두 개로 쪼개어 상대방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여기에서 반응이 두 갈래로 나뉩니다.
그녀 : “아.. 제가 연극을 별로 안 좋아해서요..^^;” (망조입니다. 완곡한 거절이죠.)
하지만 보통은 이렇습니다.
그녀 : “아.. 무슨 연극인데요?” (길조입니다. 그녀의 호기심을 살짝 자극시킨 거죠.)
만약 연극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소개해줍니다.
나 : “아, OOO라는 연극인데요. 이번에 배우 OOO가 출연하거든요. 요즘 대학로에서 재밌다고 입소문이 자자해요.^^”
반대로 만약 연극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이정도로 대답합니다.
나 : “지금 얘기해주면 재미없죠.^^ 그 날 딱 보면 알아요!”
그리고 여기서도 대답이 둘로 갈립니다.
그녀 : “제가 그날 약속이 없긴한데.. 친척들이 저녁에 오셔서 연극 볼 시간까진 안될 것 같아요..” (망조입니다. 여기까지 끌고 왔는데 이제와서 뜬금없는 이유로 거절하는 건, 정말로 데이트를 할 용의가 없는 겁니다. 뭐 다음번 데이트 신청은 그때 문제고 어쨌든, 이번 데이트는 물건너갔다고 봐야죠.)
여기다 대고, 친척들이 몇시에 오냐는 둥, 연극이 생각보다 일찍 끝날 수도 있지 않겠냐는 둥, 더이상 추잡해지지 마시고 깔끔하게 돗자리 접고 다음 번 데이트를 기약하시기 바랍니다. 더 얘기해봤자 문자비만 아깝습니다.
하지만 실망하지 마세요.
상대방이 어느 정도의 데이트 용의만 있다면 보통은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룹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죠.
그녀 : “아.. 그러고 보니 연극 안본지도 정말 오래됐네요..” (길조입니다. 보고 싶다는 기대감의 표현이죠.)
2. 객관식이 아닌 OX 문제를 내라
그럼 이제 데이트 신청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건 객관식이 아닌 “예, 아니오”의 대답을 하게 만드는 OX 문제를 내는 것입니다.
일단 잘못된 접근부터 예를 들어보죠.
(그녀 : “아.. 그러고 보니 연극 안본지도 정말 오래됐네요..”)
나 : “ 오랜만이니까 재밌는 걸로 봐야죠 크 참, 연극 시간이 4시, 7시 30분 두 개가 있는데 어떤 걸로 볼까요?”
(자매품) “그럼 그날 5시쯤 만날까요? 아니면 6시가 괜찮으세요?”
별로 좋지 않은 접근입니다. 데이트 신청시 객관식 질문을 통해 상대방에게 선택의 기회를 부여하는 건 상대방을 피곤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더불어 나에게 구체적이고 뚜렷한 데이트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노출시키는 셈이기도 하구요. 데이트 시간 정도는 데이트 신청하는 남자가 알아서 센스있게 정하도록 합니다. 상대방이 곤란해하면 그때 가서 바꾸면 될 일이구요. 자꾸 사람 피곤하게, 어떻게 할지 이것저것 묻지 마세요. 여자분들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합니다. 나의 배려가 상대방을 스트레스 받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결국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핵심은,
“어떻게 할까요?” 가 아닌,
“이렇게 하는게 어때요?” 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소한 차이이지만 꽤나 중요합니다. 상대에게 OX 문제를 던져주세요. 이를테면 이런 식입니다.
(그녀 : “아.. 그러고 보니 연극 안본지도 정말 오래됐네요..”)
나 : “오랜만이니까 재밌는걸로 봐야죠 크 그럼 7시 30분 연극으로 예매해둘게요,
저녁도 먹고 해야하니까 토요일 6시쯤에 혜화역에서 봐요.^^”
그녀 : “네, 그럼 그때 봐요..흐” (이렇게 OX 답변을 유도합니다. 이래야 대답하는 상대방도 편하고 질문하는 나도 부담이 없죠.)
객관식 질문이냐, OX질문이냐의 차이는 사소하면서도 큽니다.
“어떤 영화 볼래요?”와 “이 영화 어때요?”의 차이.
“어떤 거 먹고 싶으세요?”와 “여기는 이게 유명하던데, 이거 어때요?”의 차이.
결국 이러한 사소한 차이가 누적되고 반복될수록, 매우 큰 결과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명심하세요, 지나친 배려는 독이 됩니다.
3.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라
마지막으로 상대방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질문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그녀 : “6시에 만나면 저녁 먹고 나서 연극 보기 전까지 시간이 좀.. 비지 않을까요?”
이럴 때, 어떻게 반응하시나요?
나 : “흠.. 그런가요? 그럼 6시 반쯤 만날까요?”
무난하고 일반적인 답변입니다만, 별로 추천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데이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고민이 없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답변이니까요.
저라면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나 : “아니에요, 토요일 저녁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공연하는 밴드가 있는데 저녁 먹고 공연 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걸요?
정신없이 보다가 연극 늦을지도 몰라요 크크”
적어도 데이트 신청을 하기 전에,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계획을 미리 고민하고 준비해두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데이트 도중에 시간이 붕 뜬다는 것은 말 그대로 성의 부족, 준비 부족이라고 봐야죠. 그녀가 나를 ‘만나줄까, 안 만나줄까’를 고민하지 마시고 그녀와 만나서 ‘둘이서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세요.
결국 핵심은 동승
한통의 문자를 이렇게 피곤하게 단계별로 나누는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 유발을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녀가 승낙하기 쉽도록 발판을 놓아주는 데에 있습니다. 별로 친밀하지 않은 관계라는 전제하에, 사실 여자 입장에서 “토요일 저녁에 보자” 라는 문자 한통에 “네, 그래요”라고 한번에 답변하기에는 좀 껄끄러운 면이 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승낙을 하는 건 좀 쉬운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고 주말에 너무 한가한 사람처럼 비춰질 염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한통의 문자를 여러 단계로 쪼개어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기대감을 심어주고 편안하게 대화를 주고받다보면, 데이트 승낙에 대한 그녀의 승낙 부담을 조금은 덜어줄 수 있죠.
결국 데이트에서의 진정한 배려란, 계속해서 상대방의 의사를 추궁하며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깔끔한 계획을 정해놓고 상대방에게 동승하기를 자연스레 권하는 것입니다.
그럼 ‘데이트 성공을 위한 대화의 기법 (2) - 데이트 도중’ 편은 다음에 이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09-26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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