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게이머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특별한 일에 열광하는 것보다 더 특별한 일에 난 열광합니다. 게다가 나는 남들과는 달리 지금보다 더 큰 무대를 꿈꿉니다. 그저 PC방구석이나 방 한 편에서 조용히 즐기고자 함이 아닌 더 큰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위한 꿈이 있습니다. 왠지 들으면 무언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나의 삶을 찬찬히 관찰해 보면 그 누군가는 아니 그 누구라도 고개를 갸우뚱 합니다. 그것은 내게 있는 벽 때문이지요. 그 벽이라 함은 아주 큰 것입니다.
나는 장애인입니다. 이전 같으면 감추고 숨길 궁리를 하느라 바빴을 텐데. 내게 장애는 아주 커다란 벽입니다. 손과 발을 자유로이 사용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기계라면 치명적 결함이며 리콜 대상입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럴 수 없음에 안타깝지만 화가 나거나 후회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나의 신체가 유용할 날이 올 것임을 아니까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벽 앞에 가로 막히면 길의 끝인 줄 착각합니다. 그 벽을 돌아서 가거나 뚫고 갈 엄두를 못 냅니다. 나 역시 커다란 벽이 내 눈 앞에 보일 때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결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그것을 놓을 수 없었으니까요.
나는 천재가 아닙니다. 타고난 인재가 아니란 말입니다. 이렇게 들으면 객기만 많은 놈으로 낙인찍힐 듯한데 난 내 주제 역시 잘 아는 놈입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정말 좋으니까요. 임요환이 좋아 테란을 했고, 난 지금도 테란입니다.
스타1의 내 전적입니다. 근 10년을 했음에도 전적이 이렇습니다. 이건 내가 겁쟁이 임을 반증하는 그림입니다. 친구와 게임 한 적이 많고 핵이 두려워 공방에 가지도 않았지요. 게다가 아이디도 많이 바꾸고요. 그리고 난 지금 스타1을 가끔 합니다.
이건 현재 내 스타2의 전적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브레기입니다. <지금은 패배가 두렵지 않습니다.>
나는 브레기입니다. 그러나 난 실력을 떠나서 이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스타1을 하던 시절에 명문 클랜에 문을 두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가진 허물을 이야기 했지요. 나중에 있을 쇼크 방지를 위해 말입니다. 그러나 난 그 곳에 발조차 들여놓지 못했습니다. 테스트도 받기 전에 말입니다. 그 이유에서죠. 오직 내 허물 때문에. 물론 떨어졌겠지만 받아주기는 커녕 거절부터 한 그 클랜의 자세야말로 브레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난 게임 말고 다른 일도 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선 확정 된 일이 아니니 말하진 않으려 합니다. 그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난 조금씩 연습량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내가 아끼는 이것만큼 그것 또한 소중해서 놓을 순 없습니다. 어쨌든 두 가지 일을 하는 중에도 난 이 일을 놓지 못합니다. 내가 그렇게 불을 지펴가며 하는 일이지만 힘이 빠질 때가 있는데 그 때는 바로 사람들의 무시 어린 시선입니다.
“네 까짓 게 뭘 한다고.”
“꿈은 꿈만으로도 소중하다.”
“당신의 이상은 뛰어나다.”
난 이런 말 듣자고 하는 짓이 아닙니다. 그저 꿈으로서만 끝나려는 것이 아닙니다. 내 모양은 내가 잘 알고 내 주제 또한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난 현실을 바랍니다. 내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못한다는 건 당신의 생각일 뿐, 인생의 키는 어느 방향으로 돌지 모릅니다. 나는 이상을 꿈꾸지 않습니다. 부디 당신이 내 현실을 저울질 말아 주길 바랍니다. 내 꿈은 위대합니다. 설사 이뤄지지 못한다하더라도 삿대질 할 자격도 없고 비난도 해선 안 됩니다.
나는 브레기입니다.
나는 한 손입니다.
나는 천재가 아닙니다.
그러나 난
게이머입니다.
열정이 가득한 자 입니다.
꿈꾸는 자 입니다.
나는 Love.of.Tears.입니다.
<꿈은 이뤄지리라. 인내가 관건이다.>
이 글을 제 모든 지인들께 바칩니다.
글의 펌을 금합니다.
Written by Love.of.Tears.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08-24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