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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8 17:29
환경이 구축이 되어있어야 인재가 빛을 볼 수 있으니까요.
지극히 아웃라이어인 경우는 말씀하신 상황에서도 빛을 낼 수 있긴 합니다. 안타깝게 요절하긴 했지만 라마누잔 같은 경우가 있죠. 결국 환경이 만들어지려면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해야합니다. 쉽게는 자본을 벌어들이는 것과 상관없는 학문들에도 나라나 기업이 투자를 해야하는데 애초에 자본이 부족한 나라는 저런 방면으로 투자 자체가 힘들어요.
18/10/18 17:30
와...전혀 생각지도 못한 발상이네요. 순수학문이야말로 그 사회의 경제와 문화 수준에 깊게 연관되어있고 그걸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의심을 해본 적이 없는데..
18/10/18 17:32
IT는 우수한 아이디어만으로 제품이 나오는데가 아닙니다. 돈 들여서 최고의 두뇌들을 갈아넣어야 좋은 제품이 나오는 분야에요. 컴퓨팅 파워가 받쳐줘야 AI건 뭐건 해먹는데 컴퓨팅 파워는 돈 쓴 만큼 쓸 수 있죠.
많은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내려면 지금 세계 최고가 뭔지를 알아야 하고, 그걸 알려면 박사학위정도는 필요합니다.
18/10/18 17:34
우간다 젊은이들이 차고에서 인공지능 연구하고 있으면 당장 내일 굶어 죽으니까요
한국에서는 그래도 밥은 안 굶을 정도로 살 수 있고 미국에서는 연봉 2억씩 받으면서 살 수 있죠.
18/10/18 17:42
가장 우수한 아이디어의 상당수는 다양한 경험에 노출됨에 따른 직관에서 나오고, 그 경험은 데이터를 통해 얻어지고, 데이터는 돈입니다. (_ _)
18/10/18 17:46
일단 연구만 해도 먹고 살만큼 경제적 지원이 받쳐주고 연구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야 가능하겠죠
수학의 천재가 가난한 나라에 나올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연구의 성과를 낼려면 수학을 아는 수준이 고등학교 수준이 아니라 박사급으로 연구에 매진할때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난한 나라에서는 그정도로 배울 수 있는 사람은 소수고 그 소수중에 천재가 들어있을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겠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아인슈타인급의 천재가 농사만 짓다가 죽었을수도 있습니다..
18/10/18 17:49
배고픈데 무슨 철학과 아이디어가 있을까요.
배고픈 수학자가 있다 한들, 자본이 없는 곳에는 교육도 없습니다. “관동팔경보고 정철은 시를 썼는데 당시 노비들은 왜 그런 문학을 하지 못했을까” 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계신 거에요....
18/10/18 18:18
그 연구를 하는 사람에게 돈이 들어가야지요.
그 사람들은 땅파먹고 살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선천적으로는 어디서나 그런 잠재력이 있는 사람이 태어날 수 있지만, 그것을 발현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과 인프라도 크죠. 아무리 수학적인 센스가 뛰어난 아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고등학교까지 구구단만 가르치는 곳에서 교육을 받았다면 그 사람이 과연 사회에 나와서 공헌을 할 수 있을까요.
18/10/18 18:19
허나 수학이나 통계학같은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검색엔진 같은 it분야 그리고 하다못해 경제학이나 사회과학에서도 미중일독프 이런데가 잘나가는데 이쪽분야는 기반설비도 필요없고 돈도 안들고 우수한 아이디어만으로 이론이든 제품이든 출시가 되는걸텐데...?
기반설비 꼭 필요하고 돈도 많이 들고 우수한 아이디어만 있다고 이론이든 제품이 출시되지 않습니다.
18/10/18 18:37
현대가 아니라 중세 이후만 해도 기본적으로 모든 학문은 다 네트워크입니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학자들도 서면으로 다른 학자들이랑 교류하고 만나서 의견 나누고 공동연구 하면서 결과물을 만들어낸거지 혼자 다락방에서 연구해서 위인전에 이름을 올린게 아니에요.
18/10/18 18:44
인문학에서 제가 전공하는 역사학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역사학은 사료를 기반으로 과거를 재구성하는 학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사료가 없는 서술은 허구이며 소설에 불과합니다. 이걸 전제로 하구요. 한국전쟁을 연구한다고 가정하면, 극단적으로 말해서 한국에 있으면서 한국의 국가기록원/국회도서관/국립중앙도서관/국사편찬위원회 등등에 있는 자료를 토대로 연구해봤자 '김일성이 남침을 주장, 계획하여 실행에 옮겼고 그 과정에서 소련과 중국이 지원을 해줬음'이라는 단선적인 결론밖에 안 나옵니다. 그런데 미국의 내셔널 아카이브즈에 있는 자료, (북한군이 버리고 간 문서를 미군이 노획한 이른바 노획문서가 내셔널 아카이브즈에 있습니다. 지금은 국편위에서 가져온 것으로 압니다.) 러시아의 모스크바 국립문서보관소에 있는 비밀자료들, 중국의 당안(檔案, 중국공문서류)을 접할 수 있고 이것들을 토대로 연구를 하면 한국전쟁의 기원에 대한 결론이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그냥 남침 갈까? 가자! 이렇게 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고, 김일성 박헌영이 남침을 위해서 모스크바에 얼마나 드나들었으며, 스탈린과의 회담 내용은 어떠했는지, 모택동은 처음에 남침에 소극적이었는데 어떻게 김일성의 의견을 수락했는지, 인천상륙작전 이후 중국 고위간부들은 참전을 반대했으나 모택동이 왜 참전을 결정했는지, 이런 자세하고 다양한 사실을 접하고, 보다 종합적인 시각에서의 연구와 결론이 가능하게 됩니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연구를 수행하려면, 온전히 자기 돈으로만 워싱턴 모스크바에 가서 몇 달 숙박하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많은 자본의 지원을 받아야 저런 연구가 가능한 것이죠. 일제강점기 관련 문서의 경우는 비공개된 것이 많기 때문에, 유관기관과 관련 연구자의 협력도 필요하고... 결국 그게 다 돈으로 귀결됩니다. 고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륵사지 석탑이 해체되어 금제사리봉안기가 나오면서 종래 알려져 있던 선화공주는 가공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는데, 해체(=발굴), 복원 기술이 발전하지 못해서 사리봉안기를 찾아낼 수 없었다면 연구자들은 영원히 당대 기록이 아닌 삼국유사의 기록을 토대로 백제-신라사를 연구하고 있었겠죠. 인문학 쪽이 자본-기술과의 연결고리가 엄청 약해보이기는 한데, 나름 꽤 자본과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위에 적은 내용은 사실 제가 잘 몰라서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이 있을 듯 한데, 양해부탁드립니다.)
18/10/18 20:14
구글은 차고에서 천재 한둘이 뚝딱해서 만들어진게 아니라 명문대학에서 학생 스타트업을 위한 강력한 인프라 지원이 기반이 되서 만들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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