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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규정을 준수해 주십시오. (2015.12.25.)
Date 2017/08/16 12:11:28
Name 녹차김밥
Subject [질문] 대한민국 건국일 논란에 대해서
저는 대한민국 건국에 대한 주류적인 시각에 이견이 없습니다.

[1919년 3.1운동으로 분출된 주권자 국민의 염원을 받들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건국을 선포하고 임시정부를 수립하였다. 대한민국은 이를 계승한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로서 역사적 정통성에 있어서도 북한에 대해서 훨씬 우월한 정당함을 가진다.]

이런 시각이 논리적 정합성도 뚜렷하고 국가의 정통성 측면에서도 당당한 역사관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굳이 논란을 일으키는 세력(자유당이라든지, 친박 극우 세력이라든지)들은 다른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주권이 없던 시절의 임시정부를 건국이라 인정하기 어렵다. 진정한 건국은 해방 후 정부가 수립된 1948년이다.]

라고 하는데, 이런 주장은 논리적으나 역사적으로 이미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워 보입니다. 애초에 이승만 본인부터가 임시정부 수립이 건국일이라고 하고 있는 마당에 말이지요.

그런데 제가 궁금한 건 이겁니다. 이 주장이 상당히 정치적/감정 소모적으로 흘러간다는 거죠. 사실 대한민국이 1919년 건국이든, 1948년 건국이든 현실의 삶에 그다지 영향은 없을 터인데, 이에 대해서는 상당히 격렬한 반응이 많습니다. 역사적 사실의 해석에 있을 수 있는 소수의견 피력의 정도를 넘어, 이 건에 대해서만큼은 심한 감정적 소모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919년 건국을 인정하는 것이 자신의 핵심 가치와 가치관을 침해받는 듯한 반응이죠.

그렇다면 1919년을 건국으로 보는 시각이 침해하고 있는 그들의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요? 일각에서는 그런 얘기를 합니다. [1919년을 건국으로 보면, 일제 시대에 했던 수많은 친일 행위가 '그 시대라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조국을 배신하는 반역 행위가 되므로, 그것을 용납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설득력 있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선악 이분법적으로 단순화한 시선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자유당/친박 극우 세력이 모두 실제 친일 세력의 후손인 것도 아닐 것이고, 그들 가운데서도 식민 통치에 대한 저항감과 친일 행위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은 많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저쪽 세력'은 거의 모두 1948년 건국을 주장하는 느낌입니다. 그들은 왜 그렇게 1948년 건국에 매달리고 있는 걸까요? 그냥 '싫어하는 문재인'이 하는 거니까 다 반대로 말하는 청개구리 심보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그들의 '무엇'을 건드리고 있는 걸까요? 그 '무엇'이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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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없나
17/08/16 12:19
수정 아이콘
정치 논리 때어보고 아닌건 아니니까요.

국가가 아닌 임정이 어떻게 건국이 될수 있나요? 건국준비기간 정도면 인정하겠습니다만.
녹차김밥
17/08/16 12:23
수정 아이콘
논리적으로 국가가 구성되지 않았다는 말씀이시군요. 그것에 대해서는 이해합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그 주장 밑에 있는 감정에 대해서입니다만, 역시 짧은 글로 잘 표현하기는 어렵네요.
의견 감사합니다!
StayAway
17/08/16 12:25
수정 아이콘
정치논리를 뺴고 보면 무력 독립운동도 그냥 테러입니다. 김구나 알카에다나 별 다를게 없죠.
아예 그런 관점이시라면 충분히 존중 받을 수 있는 시각입니다.
17/08/16 12:22
수정 아이콘
일제를 정통적인 지배로 인정하겠다는거죠
녹차김밥
17/08/16 12:36
수정 아이콘
실질적 지배는 역사적인 사실이지만, 선언적이고 정통적인 의미에서라면 다른 의견을 가질 수가 있겠군요.

실질적으로 북한이 한반도 북부를 지배하고 있으나 우리는 선언적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 실질적으로 우리가 독도를 지배하고 있으나 일본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점 등이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사한 예라는 생각이 듭니다.
StayAway
17/08/16 12:24
수정 아이콘
일제강점기하의 한반도의 정식 정부를 조선총독부로 볼 것이냐, 대한민국임시정부로 볼 것이냐하는 시각의 문제도 있죠.
녹차김밥
17/08/16 12:38
수정 아이콘
당시의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대해서 의미와 정통성을 부여하는 행위가 그들의 어떤 핵심 감정을 건드리게 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17/08/16 12:26
수정 아이콘
일제시대를 국가가 없는 상태로 만들려는 것입니다.
그래야 친일행위가 시대상 어쩔 수 없는 행위였다라고 만들 수 있거든요.
문제는 그렇게 될 경우 독립투사들은 국가가 없는 상태에서 한 행위이므로, 전부 테러리스트로 전락한다는 것이죠.
녹차김밥
17/08/16 12:41
수정 아이콘
그 시각에 대해 제가 본문에 적어 놓았는데, 지나치게 나이브한 해석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스스로 들었기 때문에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자유당/친박 세력이 모두 친일 세력이자 자신들의 과오를 덮고 싶어하는 절대악이라고 생각하면 해석이 편한데, 현실적으로 그렇지만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아마 그들 중에도 친일 행위를 혐오하는 자들이 분명 있을 텐데, 그들의 논리와 감정이 궁금했던 거지요.
17/08/16 12:47
수정 아이콘
나이브한 해석이 아니라 본질일겁니다.
이것저것 이유를 붙이는건 "우리 윗세대의 친일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라고 할 수 없으니 붙이는 궁색한 변명들일테구요.

자유당 내의 다른 목소리는 뭐... 박근혜에 대해서도 제대로 목소리를 못 내는데 무슨... 논리 따위는 없고 그냥 콘크리트 지지층만 보고 묻어가려는자 들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StayAway
17/08/16 12:48
수정 아이콘
실제로 뉴라이트의 핵심 인사들이 김구를 테러리스트라는 주장을 한 사례는 굉장히 많습니다.
지만원씨 같은 극우 인사들도 그렇구요. 정작 파고 들어 보면 국부추대나 친일세탁 같은 굉장히 단순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논리인데,
객관적이라고 포장을 한거고, 실제로 거기에 현혹되는 사람도 많죠. 꽤나 성공한 선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억지로 실드를 치다보니 김구를 테러리스트라고 인정하는 아나키스트적인 주장에 동조하는 것도 모른체 객관적인척 하게 되는거죠.
정지연
17/08/16 12:56
수정 아이콘
음.. 제 생각이긴 한데 이 건국절 얘기를 누가 했느냐도 이런 반발이 나오는 것에 대한 이유라고 봅니다.
지금 48년 건국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뉴라이트계열 학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정치집단안데.. 이 사람들의 논리대로면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장점도 있는거고 그러다 보면 독립운동에 대해 상대적 평가절하가 들어가게 됩니다..
우리는 독립운동은 절대선이고 일본의 식민지배는 절대악이라는 감정을 수십년동안 주입받다시피하며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 감정에서 식민지배의 장점에 대해 논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 합리적으로 대응을 하기 어렵습니다..
정말 객관적으로 보면 임정부터 건국으로 보는 주장이나 48년부터 건국으로 보는 주장이나 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논쟁의 대상이 될수는 있어도 어느 한쪽이 절대악이라고 볼수는 없는거죠..
그치만 국가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는것에서 국민 감정이라는 것을 무시할수 없는거고 그 국민감정이 아직은 뉴라이트 계열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그쪽에서 내세우는 주장에 쉽게 동의할수 없는거겠죠..
녹차김밥
17/08/16 13:13
수정 아이콘
그런 감정들에서 자유로워져서 조금 더 넓고 깊게 역사를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마는, 시간이 걸리겠지요. 제가 속해 있는 측의 '감정'은 잘 이해하고, 잘 이해받고 있으니 반대측의 '감정'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던 면이 있습니다. 귀한 의견 감사합니다.
복타르
17/08/16 13:09
수정 아이콘
저는 그들의 정신적지주는 이승만과 박정희 라 생각되며, 특히 박정희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알파와 오메가라고 생각됩니다.
1948 건국이야기가 성립되어야 박정희의 일제시대 모습이 세탁됨은 물론 더 나아가서는 그가 내렸던 모든 결정들이
오로지 국가를 위해서 였다는 이론이 성립되어서 아닐까 싶네요.
녹차김밥
17/08/16 13:19
수정 아이콘
직접 친일을 한 사람이거나 그 자손이 아니더라도, 박정희라는 상징적 존재에 대한 개인의 투사가 극대화되어 일체감을 형성한다면 그 감정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면이 있군요. 그런 경우 모든 친일행위에 대한 맹렬한 도덕적 비난은 어쩐지 부당하고 억울하게 느껴질 법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조류'에 대한 익스큐즈가 필요함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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