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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6/24 15:25:52
Name 범고래
Subject 사과하살법, 사과하살법 받아치기
보통 사람과 사람이 엮이다보면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 중에서는 그것을 알면서도 사과를 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자신의 잘못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며,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사과를 하는 사람이 있죠.

사과를 하는 사람은 형식상 사과를 하는 부류가 있고 정말 진심을 담아 사과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바로 사과하살법 받아치기가 시전되겠으나
후자의 경우는 어지간히 큰 문제가 아니고서야 그 사과를 받아주기 마련입니다.

같은 잘못이 한 두번에 그쳤다면 말이죠.

잘못의 횟수가 커질수록 사과의 효과는 반감되어집니다.
일정 횟수가 넘어가면 사과는 오히려 더 화를 돋구게 만들어 버리죠.
그때부터는 무릎을 꿇어도, 후회의 눈물을 흘려도, 그랜절을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사과만 하고 개선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단순히 상황을 피하려고 사과를 하는지, 내가 사과하면 다 용서해주는 호구로 보이는지,
사과하는 척만 하는 것 아닌지, 그저 버릇처럼 사과하는 게 아닌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기 마련입니다.

물론 사과하는 사람은 잘못을 했을 때마다 진심어린 사과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게 무슨 소용일까요.
사과 받는 사람의 마음이 이미 그 사과를 받아치고 있는데 말이죠.

이쯤되면 사과하는 사람도 슬슬 열받는 사람이 나옵니다.
아니 내가 이렇게까지 미안함을 표시했는데 나한테 이러기야?라고 말이죠.
열받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그 사람 그렇게 안봤는데라고 생각하거나
알고보니 쪼잔한 사람이였다고 누군가에게 뒷담화하는 사람도 나타납니다.

애초에 잘못을 하지 않았다면 일어날 일이 아니었음에도
내가 잘못하기는 했지만 그 사람도 문제가 있다는 방향으로 어긋나 버리는 것이죠.

여기까지 오면 당연히 관계는 소원하게 됩니다.
그저 소원하면 다행인 단계를 맞이하게 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러니 왠만하면 사과할 일을 만들지 말자라는 것입니다.
금이 조금씩 가다보면 건물도 무너지는데 사람 마음은 오죽할까요.

최근 가까운 사람에게 사과를 계속 받았습니다.
사람을 저울질하고 지 마음대로만 행동하는 것을 오랫동안 참아줬습니다만 더 이상 참지 못하겠네요.
사과하살법 받아치기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받아치면 평소에는 안 그랬으면서 갑자기 왜 이러냐고 할 것 같은데, 평소에 잘하지 그랬냐고 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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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4 15:40
수정 아이콘
사과하는 것은 쉽지만 용서받기는 어렵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합니다.
범고래
19/06/24 15:48
수정 아이콘
아, 그렇네요. 딱 맞는 한 줄 요약이라고 생각합니다.
19/06/24 15:49
수정 아이콘
저는 참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냥 생짜로 참으라는 건 절대 아니고요. 사실상 안보는 수준의 인간관계 정리를 하시면서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놓으면서도 애매모호한 상태와 여지를 두어야 훗날 컨택을 해야할 때 덜 괴롭습니다. 저 인간 다시는 안 본다! 결심해도 뭐 어찌어찌 필요로 할 때가 있더라고요. 인상쓰고 큰소리내고 일침날리면 그날, 며칠 속은 후련한데 그게 다입니다...별로 이득이 없었습니다.
범고래
19/06/24 16:18
수정 아이콘
그렇죠. 오랫동안 참아왔던 이유 중 하나가 둘 다 얽혀있는 주변인들 불편해지기 때문이였습니다...
존콜트레인
19/06/24 16:02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애매한 거래처 모드로 남겨놓길 추천드립니다
범고래
19/06/24 16:20
수정 아이콘
머리는 그게 나은 행동이라고 지시하는데 이 일 때문에 밤에 자려고 하면 계속 생각나 잠을 설쳐서 못 참겠어요.
서린언니
19/06/24 16:09
수정 아이콘
나이들수록 사과는 상관없고 그냥 관계를 끊어버리게 되더라구요.
일은 힘들고 내 시간은 없고 여유도 없으니 감정을 소모하는데에 주저하게 되고
그때부터는 봐서 나에게 별 이득없는 관계는 그냥 정리해버리는 상황이...
어렸을때처럼 싸우고 사과하고 다시 싸우고 그런게 안되는거죠
어 나 엿먹였네? 그럼 됐어 사과하든지 말든지 이렇게 ...
하루아빠
19/06/24 19:12
수정 아이콘
사과하살이 뭐죠 근데? 요즘 유행어인가요?
안초비
19/06/24 19:16
수정 아이콘
https://namu.wiki/w/후지와라 치카?from=안녕하살법#s-5.2

이건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유행중..
19/06/24 21:06
수정 아이콘
사실 유행도 이미 지난듯?
-안군-
19/06/24 21:10
수정 아이콘
근데 반대로, 아무리 진심어린 사과를 해도 안 받아주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었는데도 상대방이 기분이 안 풀려서 안 받아준다면?
물론, 물질적인 손해를 입혔거나, 신체적인 상해를 입혀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사과는 제외하고,
말 실수를 했다거나 해서 상대방 기분을 상하게 했던 일 같은 경우 말이죠.

저는 말다툼 같은 걸 하고 난 후에 사과받는 쪽보다는 먼저 사과하는 쪽인데, 저런 경우는 참 난감하더라고요...;;
범고래
19/06/24 21:27
수정 아이콘
저도 이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진심어린 사과를 했으면 할 것은 다했다고 봅니다.

사견으로는 사과에 안 받아들여진 것에 대한 섭섭함이 그 사과한 사람에게만 전달되지 않는다면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겨울의 얼음처럼 깡깡 언 마음도 시간이 흘러 봄이 오면 녹아내리겠죠. 그 때 다시 사과해보는 것이 좋다고 봐요.
아니면 사과받았던 사람이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고 내가 너무 모멸차게 굴었던 것 같다고 먼저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구요.
22raptor
19/06/24 23:52
수정 아이콘
어떻게든 시간이 해결하게 하려면 적어도 나의 사과를 상대방이 받던 받지 않던, 받고나서던, 잘못한 일에 대해 계속해서 상대방에게 항상 미안해 하고있다는 느낌을 줄 필요가 있죠. 상대방이 용서했다고 해도 정도에 따라서는 안좋았던 기억은 상대방의 뇌리에서 잘 안사라집니다. 언제든 트리거가 되어 나의 다음번 작은 실수에도 상대방은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죠.
갈가메쉬
19/06/25 06:24
수정 아이콘
1. 무엇을 잘못했는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진심어린 사과
2.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약속
3. 약속 이행을 통한 신뢰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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