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8/12 00:28:33
Name 사조영웅전
Subject 돈에 대한 내 찌질함
전에 솔빈이란 이름으로 찌질거다가, 갑자기 머리속에 전구가 나가서 쪽지로 욕설후 정지, 탈퇴로 이어진 후 다시 돌아왔네요. 전보다는 덜 찌질하게 활동을 하겠습니다.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든 천원이라도 아껴보겠다고 쇼핑몰 사이트를 뒤적거려 쿠폰을 찾는다. 그렇게 천원이라도 깎아지면 현명한 쇼핑을 했다고 스스로 만족한다. 그렇게 산 옷들은 왠지 내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고 더 예뻐 보인다. 마트에 물건을 사러 갈 때도 마찬가지다. 될 수 있으면 저렴한 물건을 찾고 마감 떨이 하는 식품코너에서 30% 할인 딱지가 붙은 음식을 잽싸게 낚아채 사곤 한다. 천원, 만원의 가치와 그 효용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데 그 단위가 100만 원, 천만 원이 넘으면, 돈에 대한 나의 이해는 너무나 떨어진다. 화폐인 건 잘 알고 그 돈을 벌기 위해서 얼마나 힘든 노동을 견뎌야 하는지 잘 알지만 도통 그 돈은 현실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 기호에 불과한 것 같다. 태생이 소인배로 태어난 것 때문인가, 아니면 작은 우물 속에 개구리가 큰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지 어쩌면 둘 다 해당하는 것 같다. 이런 걸 생각하면 난 평생은 큰돈을 만지지 못할 거 같다.  

그런 돈을 몇억, 몇십 억, 몇백 억 그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돈이란 어떤 개념일까 너무나 궁금하다. 하지만 개미가 아무리 상상하고 추측한다고 해서 코끼리가 보고 있는 세상을 알 턱이 없듯이 앞으로 평생 알지 못할 거 같다. 그래서 가끔 텔레비전에서 서민들은 몇백대를 이어서 벌어도 벌 수 없는 돈을 가지고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불법을 저지르는 뉴스를 보면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냥 있는 돈, 곳간에 곶감 꺼내 먹듯이 야금야금 꺼내 먹어도 한평생 다 동나질 않을 텐데 왜 이리 욕심을 낼까, `부 중독자`라는 책에서 부자들에겐 돈이 더는 가치의 저장, 교환, 유통, 지불, 결제의 수단이 아닌 자신의 존재를 선명성 있게 측정하는 도구로 전락했다고, 그래서 부자들은 돈을 사용하기보다 돈을 섬긴다고 한다.

부자들은 돈을 섬긴다. 그런데 그건 가난한 자, 서민들에게도 역시 마찬가지다. 태초에 자급자족하던 혈거인이 아닌 이상 돈은 현대문명, 자본주의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 아니던가…. 아니 컴퓨터 속 데이터로만 존재하지만, 계좌에 찍히는 숫자뿐인 추상적인 개념이 세상 모든 사람이 있다고 믿기에 세상에 존재한다. 그러기에 돈은 이제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돈은 화폐가 아니라 세상을 지배하는 신이 되어버린 것 같다.  

푼돈 아껴보겠다고 아등바등 했지만, 그래 봐야 푼돈이고 그렇게 아등바등하는 사이에 어느새 돈이라는 종교에 심취한 독실한 신자가 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래서 요즘은 예전처럼 몇천 원 아끼려고 아등바등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재산이 많은 재벌도 아니고 그들처럼 될 수도 없는데, 굳이 그들처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이렇게라도 정신승리 해야지 그게 아니고는 느껴지는 박탈감을 인내하기 힘들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마스터충달
17/08/12 00:44
수정 아이콘
돈이 목적이 아닌 삶을 살아야 겠죠. 돈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수단으로 남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돈 보다 소중한 무언가가 필요하겠죠. 가족이라든가, 꿈이라든가. 물론 이것도 기초적인 생활력이 갖춰졌을 때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깐... 돈 보다 소중한 무엇을 찾아보세요. 그러면 한 푼 두 푼 아끼는 모습이 행복하게 다가올 겁니다. 여기서 100원 아껴서 소중한 것을 위해 100원을 더 쓸 수 있으니까요.
사조영웅전
17/08/12 01:01
수정 아이콘
아..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세상에 돈 보다 소중한게 너무나 많죠. 다만 아직 그걸 찾지 못해서 방황하고 열폭하며, 찌질대나 봅니다. 충달님 말씀대로 소중한 무엇인가를 찾아보기 위해 노력해 보겠습니다.
치킨이 먹고 싶다
17/08/12 00:59
수정 아이콘
제가 살면서 신기했던건 저보다 엄청 부자인 사람들도 엄청 아낀다는 겁니다.
꽁돈이 나가거나 손해보는 걸 정말 싫어하는 느낌으로요.
내가 저 사람만큼 돈이있으면 저런건 팍팍 쓸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죠. 근데 그 부자는 옷을 정말 비싼걸 입더군요 흐흐
사람마다 아끼는 민감한 소비가 있고 넉넉하게 쓰는 소비가 있는 모양입니다. 물론 저는 모든 소비에 민감합니다.
사조영웅전
17/08/12 01:10
수정 아이콘
하긴 저희 회사 사장님도 직원들 월급에는 인색하지만, 본인 차 사는데는 팍팍 쓰시더군요. 저 같으면 돈 벌어다 주는 직원들 월급 챙겨 줄 텐데 그게 아니라 아쉽습니다. 사치적인 소비에 민감하고 직원들 월급을 팍팍 주는 사장님 찾습니다...
서린언니
17/08/12 12:09
수정 아이콘
품위유지하는 돈이죠. 투자자 찾아다니고 거래처랑 술한잔 하려면 비루하게 다니긴 어렵죠...
아마 자기돈 아니고 회사돈으로 경비처리하는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사장은 사장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습니다.
사조영웅전
17/08/12 12:19
수정 아이콘
차라리 그랬으면....
서린언니
17/08/12 12:33
수정 아이콘
...그게 아니었나보네요.
박현준
17/08/12 16:05
수정 아이콘
직원들에게 하는일 보다 훨씬 많이 준다고 생각하고 있다에 백원 겁니다.
포이리에
17/08/12 18:56
수정 아이콘
제가 전에 일하던 레스토랑 사장은 직원 먹으라고 만두 사와서 종지에 간장 따랐는데 쓸데없이 많이 따랐다고 뭐라하고
점심에 중국집에서 짜장면 시켜먹는데 500원 깍아달라고 배달원이랑 실랑이 벌이고
연봉협상때 월급 10만원 올려주면서 가게 사정 안좋은데 올려준거라고 엄청 강조하더군요
그러면서 가게에 그림 3천만원짜리 사와서 걸고
아들 운전연습하라고 본인 타던 인피니티 차 주고 본인은 재규어XJ로 바꾸더군요
직원들끼리 저렇게 모아서 부자된거라고 엄청 뒷담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17/08/12 01:47
수정 아이콘
재테느라고는 저축이 다인지라 월급쟁이는 안쓰는게 버는 거라는거 알아서 찌질하게 삽니다 크크

정말 외식 한번 참으면 500만원 1년 정기예금 이자니까요 ㅠ 크흙 ㅠ

카드값 몇십도 내역보면 푼돈들 모여서 그 액수더군요
푼돈...아낍시다 ㅜ
사조영웅전
17/08/12 08:04
수정 아이콘
엇! 그렇게 따지니 정말 돈 쓰기 아까워지네요.
행운유수
17/08/12 01:53
수정 아이콘
돈 천 원 아끼려고 다이소 들락거리다가 다이소에서 돈 백 만원은 쓴 거 같네요 ㅠ
마스터충달
17/08/12 02:08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일겅 크크크크
사조영웅전
17/08/12 08:05
수정 아이콘
저도 돈 아끼려 뽐뿌 들락 하다보니 어느새 카드값 빵꾸나네..요
17/08/12 03:36
수정 아이콘
자잘한건 너무 괴로워하면서 아끼지 말고 큼직한건 좀 참아보자는게 제 지론입니다. 드래곤볼 전투력 합산에 야무치의 전투력이 아무 의미가 없듯이 한달에 100만원 아끼는 중에 군것질 한번 참는거는 그닥 의미가 없더라구요
사조영웅전
17/08/12 08:06
수정 아이콘
전 그게 반대가 되더군요. 큰돈 쓰는건 개의치 않는데 단위가 내려 갈수록 쪼잔해 집니다.
현실적인
17/08/12 06:27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짜잘하게 돈 쓰는거에 아까워하고 아끼는 편입니다. 하지만 크게 지를 때는 오히려 죄책감 없이, 아까워하지않고 돈을 쓴다는게 함정이지만요.....ㅜ
사조영웅전
17/08/12 08:06
수정 아이콘
저와 같네요. 흐흐
하나의꿈
17/08/12 07:01
수정 아이콘
돈이 세상의 신이란거 예전부터 같은 생각입니다. 그냥 신도 아니고 절대 유일 신이죠. 몇년전 혼자 생각하며 끄적여봤던거 몇줄 옮겨보겠습니다.
---------------
돈의 노예는 되지 않을것이다.
돈을 위해 살지 않을것이다.
나의 부를 자랑하는데 혈안이 되지 않을것이다.
지구의 신이 돈이라는 사실을 잊지않을 것이다.
돈으로 사람을 차별치 않을것이다.

이정도가 있겠다.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이 없듯이 나도 돈있으면 좋다. 그러나 결코 돈에 영혼을 팔지는 않을것이다. 한때 멋진 동생으로 여겼던 xx이를 보면서 확실히 느꼈다. 돈을 인생과 동일시하는 순간 얼마나 사람이 추잡해질수 있는지 절실히 느낄수 있었다.
--------------
건승하십시오
캐터필러
17/08/12 07:48
수정 아이콘
어릴때는 시간보단돈
늙어서는 돈보다는시간
이 귀하죠

미네랄다파먹을즘에는 가스보단 미네랄이 귀하듯이
자연스러운
17/08/12 08:45
수정 아이콘
결국소득의 문제입니다. 이런 습관이라면 지출이 많을 수는 없고 그거 아낀다고 목돈이 되지도 않죠
문제는 그거라도 안 아끼면, 개털되는거고요...
사조영웅전
17/08/12 10:03
수정 아이콘
으헛, 글킨하죠. 소득이 문제 맞아요
17/08/12 09:46
수정 아이콘
소득문제입니다.(2)

전에 아는 분이 그러시더군요.

"최고의 재테크는 주식, 부동산이 아니라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일이다.

너가 연봉 5000만원이라고 보자. 그러면 연이자 2.5%의 자산 20억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너의 연봉이 오를때마다 너의 연수익율은 계속 증가하는 것이다. 어떠한 자본과 추가적인 노력없이도 너에게 수익이

떨어지는 것이다.

주식이나 부동산은 추가적인 노력,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고 리스크도 있다. 그러나 너의 직업을 통한 연봉이라는 수익은

리스크도 없다. 시간과 자본도 추가로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럴려면 연봉을 올리기 위해선 너는 너의 일에 프로페셔널이 되어야 한다.

하루에 최소 1시간 이상은 너의 분야에 대한 공부에 투자가 이뤄저야 한다.

그 공부는 부동산이나 주식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 너가 익숙한 분야이다. 예전에 공부하던 것을 계속 하면 될뿐이다.

문제는 너의 게으름과 욕심일 뿐이지.

재테크에 대한 불확실한 투자보다 너의 일에 대한 투자가 훨씬 더 확실하고 현명하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이 잘 안된다는 게 함정.-_-;

하루에 한시간 투자하기가 그리 만만하지 않더군요. 자신의 게으름과의 끊임없는 싸움입니다.
17/08/12 10:34
수정 아이콘
캬...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17/08/12 10:50
수정 아이콘
캬...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2)
너의 일에 대한 투자!
LeahGotti
17/08/12 12:46
수정 아이콘
댓글 스크랩 기능이 시급합니다!!!
운동화12
17/08/12 16:53
수정 아이콘
그래도 본인의 찌질함을 인지하는거 보니 반은 이루셨네요... 화이팅..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217 한국 경제의 미래는 가챠겜이 아닐까?? [27] 사람되고싶다8173 24/04/01 8173 12
101216 [패러디] [눈마새 스포] 케생전 [8] meson4159 24/04/01 4159 8
101215 XZ Utils(데이터 압축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초고위험 취약점 발생에 따른 주의 [13] MelOng5237 24/04/01 5237 4
101214 5월부터 다닐 새로운 KTX가 공개되었습니다. [45] BitSae8512 24/04/01 8512 1
101213 EBS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기념 '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선' 선정 [71] EnergyFlow6870 24/04/01 6870 4
101212 LG 24인치 게이밍 모니터 24GN60K 역대가(16.5) 떴습니다 [26] SAS Tony Parker 5688 24/04/01 5688 0
10121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9] 초절정미소년7232 24/04/01 7232 6
101210 [서평]《만안의 기억》- 안양, 만안이라는 한 도시의 이야기 [14] 계층방정3477 24/03/31 3477 2
101209 최근 2년동안 했던 게임들, 소소하게 평가를 해봅니다 [66] 공놀이가뭐라고7029 24/03/31 7029 2
101208 20년을 기다린 건담 시드 프리덤 후기 [미세먼지 스포] [38] Skyfall5007 24/03/31 5007 1
101207 [고질라X콩] 간단 후기 [25] 꾸꾸영4546 24/03/31 4546 2
101206 [팝송] 제이슨 데룰로 새 앨범 "Nu King" [4] 김치찌개3169 24/03/31 3169 0
101205 우유+분유의 역사. 아니, 국사? [14] 아케르나르4082 24/03/30 4082 12
101204 1분기 애니메이션 후기 - 아쉽지만 분발했다 [20] Kaestro4200 24/03/30 4200 2
101203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6) [3] 계층방정4168 24/03/30 4168 7
101202 [스포] 미생 시즌2 - 작가가 작품을 때려 치우고 싶을 때 생기는 일 [25] bifrost8378 24/03/30 8378 8
101201 정글 속 x와 단둘이.avi [17] 만렙법사4478 24/03/30 4478 17
101200 삼체 살인사건의 전말 [13] SNOW_FFFF11511 24/03/29 11511 3
101199 갤럭시 S23 울트라 One UI 6.1 업데이트 후기 [33] 지구돌기7922 24/03/29 7922 3
101198 전세계 주식시장 고점신호가 이제 뜬거같습니다(feat.매그니피션트7) [65] 보리야밥먹자14672 24/03/29 14672 1
101197 8만전자 복귀 [42] Croove8541 24/03/29 8541 0
101196 웹소설 추천 : 천재흑마법사 (완결. 오늘!) [34] 맛있는사이다5549 24/03/28 5549 0
101195 도둑질한 아이 사진 게시한 무인점포 점주 벌금형 [144] VictoryFood9367 24/03/28 9367 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