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야 스트리밍의 시대여서 자기가 좋아하는 컨탠츠를 찾아보기 때문에 TV 이벤트로서의 올림픽이 이전보다 많이 퇴색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가족과 함께 티비 앞에서 올림픽 개막식을 시청했던 기억은 대부분 있을 것 같습니다.
4년마다 돌아오는 주기를 통해서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갔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올림픽 개막식은 대외적으로 자국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홍보하는 것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령 집단체조나 집단 무용을 통해 자국의 단결력을 보여준다든지, 자국의 문화컨탠츠와 영상기술을 활용해서 자국문화의 우월성을 과시한다던지 말이죠. 그런 맥락에서 볼때 올림픽 개막식은 정부가 연출한 프로파간다 쇼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어느 나라 사람이나 국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깔 필요까지 있나 생각합니다.
그동안 개막식을 시청하면서 우리의 눈이 즐거워졌던 것도 사실이구요.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장면을 몇 개 뽑아보았습니다.
런던 올림픽 개막식의 첫 장면인 Pandemonium 입니다. 산업혁명을 통한 근대사회로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현대 영국이 누구를 통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담담히 보여주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근대화 서사는 소치 올림픽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장면에서 옛 소비에트 시절의 향수가 녹아들어서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고 싶어하는 러시아인들의 마음이 보여지기도 합니다.
2004년에 열린 아테네 올림픽 개막식도 기억에 남습니다.
힘도 별로 안 들어갔고 베이징 올림픽 처럼 물량으로 승부하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새련되고 감동적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인간이나 인류애같은 보편적인 가치들을 보여주는 장면이 더 많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