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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2/22 03:17:57
Name 김티모
Subject [기타] 벤쿠버부터 소치까지. 김연아는 왜 은메달을 땄나.
어제 새벽부터 밤새워 잠 못 이루며 화나고 안타깝고 또 고마운분들이 많으실 거라 사료됩니다. 저도 참 애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더군요.

이제와서 이런 말씀을 드리면 더더욱 화가 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제가 아는 지식들을 집합해서 왜 어제와 같은 일이 일어났는지 글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가지 분명히 말씀드리고 넘어갈 것은 지난 4년간 피겨계는 많은 것이 바뀌었고. 김연아는 그 최대의 희생자가 됐다는 것입니다.

2010년 벤쿠버부터 시작하죠.

한국이야 다들 김연아의 금메달로 떠들석 할 때였지만 남자 싱글에는 현재의 소치가 있게 한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데, 바로 예브게니 플루셴코의 은메달이었습니다.



벤쿠버 올림픽 당시의 채점의 기조는 엄격하디 엄격한 PCS와 GOE로서. 김연아처럼 교과서적이고 완벽한 점프를 뛰는 선수들에게는 최고의 시기였습니다.  완벽한데다 아름답기까지 한 연아의 점프는 250.06이라는 이후 퍼줘도 퍼줘도 안깨지는 대 기록을 세웠지요. 회전수가 부족한데다 롱엣지를 달고 사는 마오 같은 선수에게는 점수를 퍼받아도 퍼받아도 김연아 발끝도 못 쫓아오는 최악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남자의 경우는 좀 문제가 달랐는데, 우아함과 완벽한 점프를 기조로 채점을 하다 보니 실패율이 높은 쿼드로플 점프를 뛰는 선수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야구딘과 플루셴코가 4-3-2를 팡팡 뛰어대며 관객들의 눈을 하늘끝까지 높여놓은 남싱에서 이건 곧 노잼경기. 하품나오는 연기라는 평이 쏟아지는, 남싱 최고의 위기시대였고, 이런 시기에 플루셴코는 분연히 복귀하여 금을 노렸지만 트리플악셀이 최고 점프인 에반 라이사첵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맙니다. 프리에서의 잔 실수들이 부상투혼 속에 쿼드를 뛴 그의 발목을 잡아버린 거죠.

...사실 플루셴코 팬들은 이후 갈라쇼에서 보여준 분노의 스텝과 점프를 보며 '아이고 이양반아 프리 때 그렇게 타지!' 라고 울부짖었다지만 이건 사족이니 넘어가도록 하고요.

쿼드는 뛰지도 못해 반푼이 취급하던, 그것도 미국 선수에게 금메달을 도둑맞았다고 생각한 러시아, 아니 푸틴의 빡침은 하늘을 꿰뚫었습니다. 아무 죄 없는 체육부장관이 경질되는 등 내홍이 심각했죠.

그리고 벤쿠버 후 연아는 반 은퇴 상태로 대회참석을 하지 않고 간간히 아이스쇼를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되고. 피겨계의 채점기준은 다시 한번 대격변을 맞습니다. 피겨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당시 한국 언론이 트악을 뛰는 아사다 마오에게 유리하도록 또 채점기준을 바꿨다는 뉴스를 기억하실텐데 이건 솔직히 지나친 비약이고요. 바로 남싱쪽에서 저 쿼드가 점수를 못 받는 문제가 수정되기 시작한것이고 아사다는 어쩌다보니 수혜를 받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기술점수는 중요해지고 그에 비해 야금야금 PCS와 GOE는 점수가 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 쯤부터 남싱 쪽은 다시 플루셴코가 수술대에 눕던지 빙판에서 우승하던지를 반복하기 시작했으며, 쿼드를 봉인했던 남자선수들은 다시 쿼드를 들고나오기 시작했고. 쿼드를 못 뛰는 올림픽 챔피언 에반 라이사첵의 평가는 더더욱 떨어졌죠.

그런데 작년 말쯤부터 이 PCS와 GOE의 퍼주기가 너무나 심하게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올림픽 시즌에는 축제기간 보너스처럼 선수들 격려 차원에서 좀 퍼주는건 애교로 넘어가곤 했는데 이번엔 정도가 심각했습니다. PCS와 GOE가 변별력을 아예 상실하고 배꼽이 배보다 커지다 못해 몸을 덮어버릴 정도가 되버린 거죠. 율리아 선수의 그 오만하다고 입에 오르내린 러츠 운운의 인터뷰는 요즘의 채점 경향을 극명하게 말해주는 증거입니다. 러츠 같은 기술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프는 플러츠 해도 뭐... 그렇게 되버린 거죠.

그래서 사실 이번 대회는 김연아와 오서가 4년 전 벤쿠버에서 썼던 작전인, 기술점을 낮추고 대신 완벽하게 수행해서 GOE와 PCS를 쓸어오자는 작전은 통하기 힘들게 되버렸습니다. 기술점수가 낮지만 완벽한 점프보다 불안해도 기술점수가 높은 쪽이 점수를 더 잘 받게 되버렸거든요.GOE와 PCS는 너도 나도 빵빵 퍼받으니 변별력은 0에 가까워져 버렸고, 결국 필살기 싸움이 되버린 거죠.

당장 이 필살기 위주 채점제의 부작용은 남싱에서 나타났습니다. 쿼드를 안 뛰면 기술점수에서 뒤지니 소치의 더러운 빙질 속에서 너도 나도 필살! 쿼드로플 점프!를 뛰다 엉덩이로 스케이팅을 해버렸고, 거기에 플루셴코가 기권하여 무주공산이 되버린 남싱은 결국 공식전에서 붙어서 패트릭 챈을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하뉴 유즈루가 차지했습니다.

...실수는 비슷했지만 4년 전 우리의 국보에 모욕을 끼얹은 캐나다에게 절대로 금을 줄수는 없다는 러시아의 강력한 의지도 한몫 한거 같아 보였습니다. 하뉴 선수와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하는 오서 코치의 얼굴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해보이는건 저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와는 반대로. 러시아는 다급해졌습니다. 러시아에서 자존심으로 세우는 종목이 둘 있는데 그게 피겨와 아이스하키고, 아이스하키의 경우는 푸틴 눈앞에서 8강 탈락을 해버리고 피겨는 4년간 이를 박박 갈다 참으로 목적이 눈에 훤-히 보이는 단체전까지 만들어서 자존심을 세우려 했는데, 정작 가장 기대했던 남싱에서 플루셴코의 부상 기권으로 남의 잔치를 만들어버렸거든요.  이렇게 되자 정말 오랜만에 싹수가 보이는 선수들이 나온 여싱은 무슨 일이 있어도 금메달을 주려 했고. 그게 어제의 그 결과입니다.

절대로 다시 나올 수 없다는 벤쿠버 연아의 점수 바로 턱밑까지 점수를 올려준건, 혹시? 하는 바로 그 한가지 가능성까지 완벽하게 차단한 거였습니다. "김연아 니가 벤쿠버 이상으로 잘하지 않는 한 금은 꿈도 꾸지마라"는 엄포였죠. 더더구나 채점의 경향마저 김연아 선수에게 불리했습니다. 이제와서 난이도 높은 점프들을 연습하고 시도하기에 김연아 선수의 몸은... 제가 설명 안해도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김연아 선수는 인생경기를 한 선수들 사이에서 2등을 차지했고. 저는 이 2등은 벤쿠버에서의 금보다 더 값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김연아선수는 벤쿠버때와는 정 반대로 자기에게 완벽하게 불리한 점수제에, 개최국 버프, 엉망인 몸상태, 거기에 하필 어제 인생경기가 터진 여러 선수들과 싸워서 2등을 쟁취해낸 것입니다. 얼마나 대단한가요.

1등은... 쬐-금 아쉽지만 뭐 가져가라 그러세요. 그렇게 똥밭에 구르면서 자존심 세우고 싶으면 냄새 풍풍 풍기면서 자존심 세우라죠.

제 아쉬움은 김연아선수를 이제 큰 무대에서 볼수없다는 거고. 두번째는 부산엔 쇼를 할만한 링크가 없어서 김연아선수를 쇼에서라도 보려면 서울까지 가야한다는 겁니다. ㅠㅠ 아흑.

그나저나 너무 퍼줘서 망한 필살기쇼가 되버린 이번 소치의 피겨도 끝났으니. 다음 올림픽인 평창까지 채점 기조가 또 어떻게 바뀌는지 보는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평창은 깐깐할까요 또 필살기쇼가 벌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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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rd Blank
14/02/22 03:33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잘봤습니다
Idioteque
14/02/22 03:39
수정 아이콘
채점 경향에 대한 자세한 설명 잘 봤습니다. 남싱은 트악은 기본으로 깔고, 쿼드도 팡팡 뛰어줘야 재미있긴 하죠.

김연아 선수의 은메달은 불리한 점수제에, 개최국 버프, 엉망인 몸상태, 거기에 하필 어제 인생경기가 터진 여러 선수들이라는 요소가 있었지만, 심판들의 판정과 가산점 장난질만 아니었으면 순위는 바꼈겠죠. 1위와 2위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포디움 순서 자체가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소치는 개최국 버프라고 수긍할 수 있는 정도를 훨씬 넘어섰습니다.

_
+) 작성자분 댓글 남기신 거 보고 답글로 달려다가, 댓글 수정하려고 쓰고 있던 내용이라 기존 댓글에 덧붙입니다.

신채점제에서 PCS는 원래 장난질이 심각했고, 올림픽에서는 점수 인플레가 일어날 정도로 후하게 점수를 주는 것은 관행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갑시다. PCS에서 9점대를 볼 수도 없었던 선수가, 갑자기 올림픽에서 9점대의 구성점을 받는 것은 듣도 보도 못했지만 홈버프라 그러려니 합시다. 테크니컬 심판의 점프 회전수-롱엣지 판정, 스텝과 스핀의 레벨 판정에 대한 의문도 그까짓 거 그냥 넘깁시다. 엣지를 쓰는 스킬에 상관없이 스텝 레벨 3, 4로 장난치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니고, 점프 회전수 다운그레이드와 롱엣지 판정을 대충하고 넘기는 건 채점 경향이라고 이해합시다.

그래서 홈 어드벤티지는 물론이고, GOE 가산점을 챙기기보다는 기초점이 높은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 유리한 채점 경향이었다고 하고 기술점을 놓고 비교해 봅시다.

그런데 쇼트프로그램 기초점만 보면 김연아 선수의 구성이 가장 높습니다. 쇼트에서는 수행해야 하는 기술 숫자가 적은 만큼 고난이도 콤비네이션 점프를 할 수 있는 선수의 기초점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상위권 선수들은 스텝과 스핀 레벨은 큰 실수가 없으면 3, 4를 왔다갔다 하니 기초점의 차이는 콤비네이션 점프의 구성에서 달라지죠. 남자 싱글은 4-3을 뛸 수 있느냐 없느냐, 여자 싱글은 어떤 3-3을 뛰느냐의 차이죠. 그런데 여자 선수 중 최고난이도의 3-3 점프인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를 뛴 김연아 선수가 가장 낮은 난이도의 3-3점프인 트리플 토+트리플 토를 뛴 소트니코바 선수에게 기술점에서 뒤졌습니다. (애초에 스텝 레벨 판정 자체도 의문스럽지만) 테크니컬 심판이 김연아 선수의 스텝을 Lv3, 소트니코바 선수의 스텝을 Lv4로 판정한 것을 놓고 비교해도 말이죠.

프리프로그램은 점프 8개를 들고온 아사다 마오 선수의 기초점 구성이 가장 높습니다. 6가지 종류의 삼회전 점프를 다 들고 나왔고, 테크니컬 심판이 단독 점프 중 최고난이도 기술인 트리플 악셀을 뛰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래도 아사다 마오 선수의 프리프로그램 기술점수는 소트니 코바 선수를 넘기지 못합니다?

이렇게 놓고 봐도 올림픽 여자 싱글 순위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런 순위가 나온 것을 설명하려면, 결국은 심판들의 GEO 가산점 장난질 위력이 빛났다는 결론에 도달하네요? 하하하.

댓글이 불필요하게 길어졌네요. 채점 경향을 얘기하면서 "애초에 프리에서 더 높은 기초점을 가진 프로그램을 들고 왔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어서 말입니다. 물론 아주 가끔입니다. 글쓴분이 그런 의도로 이 글을 썼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오랜만에 프로토콜까지 찾아서 보니까 헛웃음이 나와서 주저리 주저리 적었습니다.
김티모
14/02/22 03:55
수정 아이콘
뭐 금은 아델리나가 아니고 푸틴이 따간거니까... 영혼없는 축하의 박수나 쳐주죠 뭐 짝짝 짝짝짝 크크크크
데보라
14/02/22 03:41
수정 아이콘
배경에 대한 재미있고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실버벨
14/02/22 03:45
수정 아이콘
피겨에 대해 무지한 일반 남성인데.. 글 정말 재미있게 잘 읽히네요. 그냥 넘어지지만 마라.. 는 생각으로 경기 보는 입장에서 다양한 것을 알게 됬습니다.
14/02/22 03:48
수정 아이콘
이런 배경이 있었군요. 필살기쇼;;;
아이지스
14/02/22 03:49
수정 아이콘
...사실 플루셴코 팬들은 이후 갈라쇼에서 보여준 분노의 스텝과 점프를 보며 '아이고 이양반아 프리 때 그렇게 타지!' 라고 울부짖었다지만 이건 사족이니 넘어가도록 하고요.


............이게 그때 제 심정이었어요. 그리고 이번 남싱은 다 같이 OME라 끝나고 야구딘과 제냐 10년 전 경기나 되돌려봤는데 알고 보니 다들 이랬다네요. 4-3-3은 커녕 4-3-2도 하는 선수가 지난 10년 동안 손에 꼽으니 아이고야...
14/02/22 03:50
수정 아이콘
솔직히 피겨는 이제 거의 나눠먹기 싸움이 된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다 거기거 거기니...
그건 그거고, 플루셴코 갈라쇼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그 때 음악도 뭔가 웃겼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몽키.D.루피
14/02/22 03:55
수정 아이콘
피겨 같은 채점제 스포츠는 국가의 힘으로 금메달 하나를 따올 수 있기 때문에 정치 싸움이 더욱 더 심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개최국 입장에서는 개최국 가오가 필요하고 로비를 해서라도 금메달 하나라도 더 추가하고 싶을텐데 채점제 스포츠는 거기에 딱 맞는 조건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아는 두번의 올림픽에서 금1은1을 따냈습니다. 김연아 개인의 실력과 힘으로 적어도 피겨계 내에서 국가급의 힘을 냈다고 생각합니다. 더럽지만 애초에 피겨라는 종목의 금은 [국가+선수]의 스포츠 정치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하네요. 마치 피겨 채점이 [기술점수+예술점수]이듯이 말입니다.김연아는 오로지 개인의 힘으로 국가의 힘을 보완한 거구요. 그래서 김연아가 더 대단해 보입니다. 김연아는 국가점수 0점에 오로지 개인점수만으로 올림픽 챔피언, 은메달리스트라는 업적을 이뤄냈으니까요.
14/02/22 05:20
수정 아이콘
빙싱연맹이라 국가점수 -20 점 정도요...
레이미드
14/02/22 03:56
수정 아이콘
피겨에 대해서 잘 모르고 김연아 선수가 잘하는 모습을 간간이 시청하다보니까
그저 "우어우어, 김연아다 !" 이런 마인드로 피겨 스케이팅을 바라봤었는데..
김티모님 글 보니까, 뭔가 눈이 트이는 느낌이네요.
이 글을 읽고 삘 받아서 엔하미러 - "피겨 스케이팅" 항목까지 일독하고 왔습니다.
뭔가 올림픽 같은 큰 대회의 피겨 스케이팅 채점기준이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를 가리는
수준 같기도 하여서(필살기냐 정확도냐) 연아의 프로토콜을 보면서
진지 빨고 격분했던 어제의 제가 머쓱해지네요.
감사합니다.

지난 벤쿠버를 거쳐 이번 소치올림픽까지의 피겨스케이팅은
[러시아 vs 미국.캐나다 연합] 이었었네요.


ps. 역시.. 어떤 분야든 "맥락"을 살펴가면서, 현상을 파악하려 노력하는 것은
늘 쉽지 않은 일이면서도, 알면 알수록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건프라든, 피겨스케이팅이든지 간에 일단은 <덕력> 있고 볼 일이네요..크크
솔로9년차
14/02/22 12:12
수정 아이콘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단순히 필살기 vs 정확도로 볼 일이 아니에요.
정확도가 우선해야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렇게 룰을 바꿔보니 지금껏 정확도를 무시해 왔던 관행 때문에 점프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겁니다. 본문은 그래서 재미가 떨어져서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설명하지만, 그저 '기존 강국'들이 불리해 졌기 때문에 제대로 된 룰(그조차 솔직히 명확히 적용되지 않았던)을 철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거죠.
거기에 김연아의 기술점 어쩌고는 다 헛소리입니다. 기술점이 더 뒤지기는 하지만, 기술점만 뒤졌다면 김연아는 금메달이었습니다. 점수퍼주기는 기술점보다 다른 것에서 더 많았습니다.
레이미드
14/02/22 18:14
수정 아이콘
제가 위 글에서 본 느낌을 요약한 게 <필살기 vs 정확도> 라는 거였는데..
글을 매우 단편적으로 이해했던 거였네요.
어쨌든 밑에 달아주신 솔로9년차님의 댓글을 보고 나니
연아가 올림픽 출전한 이후로 피겨 채점이 공정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거군요.
지적 감사합니다.
현실의 현실
14/02/22 04:05
수정 아이콘
이글읽고나니 김연아선수에대한존경과소오름이...
그나저나추천버튼님?
노때껌
14/02/22 04:12
수정 아이콘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평창이 소치에게 이겼다면 러시아 그 두 꼬맹이들 성장통 겪으면서 2018년 자국 올림픽에서는 국가대표도 못되고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을텐데...
민트홀릭
14/02/22 04:17
수정 아이콘
와 이런 배경이 있었군요
잘 읽었습니다.
추천 꾹 드립니다(댓글로)
츄와이양
14/02/22 05:44
수정 아이콘
약간 다른 관점에서, 여싱 기준으로 본다면
김연아 선수 이전에는 모든 기술을 그 수준에서 그만큼 정확하게 구사하는 선수가 없다시피 했었죠.
그러다보니 정확한 채점기준을 들이밀 수가 없었구요.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에서 그만큼 정확하게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가 있으면, 채점 기준도 정확하게 맞출 수 밖에 없고, 맞춰야만 하죠.
그런 의미에서 벤쿠버에서의 채점기준은 김연아에게 유리했던 게 아니라 김연아가 있었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채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피겨가 스포츠라면요.
더불어 스포츠에서의 아름다움, 예술적인 면은 기술적인 완성도, 완벽함 그 자체이죠.

저는 메달 색깔 보다는,
마지막까지 피겨를 스포츠로 대하고 스포츠 선수로 남아준 위대한 선수가 올림픽이라는 스포츠 최고의 무대에서 이런 대접을 받고 은퇴해야 한다는 게 서글프네요.

추가로...소치 여싱에서의 채점 기조는 그냥 '러시아'였죠..
러시아 선수들에게 퍼주는 거 말고는 선수들의 프로토콜에서 전혀 일관성을 찾아볼 수 없는...
14/02/22 07:52
수정 아이콘
벤쿠버 올림픽 갈라를 보면서 '플루셴코라는 저 사람은 왠지 경기 때보다 오늘 더 잘타는 것 같아...'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진짜였다는게 참....
피겨가 스포츠에 가까워지려면 정말 스케이트날에 센서를 다는게 먼저이지 싶습니다.
스테비아
14/02/22 09:59
수정 아이콘
자게로 보내도 될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사이버 포뮬러
14/02/22 10:30
수정 아이콘
[인터뷰]
김연아 선수야 세상이 다 아는 최고의 피겨선수 이렇게 알고 있는데 제가 걱정되는 점이 딱 하나가 있기는 해요.
[뭐냐하면 지금 카자흐스탄 대표팀 감독으로 가있는 장 감독이 있어요.
한국 대표팀 감독이 있는데 그 감독이 전에 러시아 대표팀 감독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2012년 정도인것 같은데 그때 있으면서 작년에 한국에 와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장 감독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2년 정도 전부터 러시아에서부터 심판들을 물밑작업을 되게 많이 했었다, 이런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제가 생각하는 게 이번에 김연아 세상이 다 알지 않겠습니까?
최고의 선수는 김연아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정말 그렇고 보는 것마다 너무 예뻐, 전율 이런데 제가 걱정하는 건 홈그라운드라는 것.
러시아 선수, 그것이 조금 걱정되는데 실수만 안 한다면 김연아 선수 워낙 탁월하기 때문에 감히 그렇게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저는 조금 걱정이 돼요, 솔직히.

[앵커]
그것 빼고는 김연아 선수 완벽하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준호 전 쇼트트랙 감독과 박소정 와 함께 했습니다.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
19일에 올라왔던 기사입니다. 영상도 있는 것 같은데 제가 영상은 못봐서..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sports_general&ctg=news&mod=read&office_id=034&article_id=0002601068
링크는 위의 주소구요.
이준호 전 감독님 말씀이 사실이라면 2010년부터 꾸준히 러시아에서 심판들에게 물밑작업을 했다는건데...막막하네요.
솔로9년차
14/02/22 12:22
수정 아이콘
본문에 이의가 있어 댓글을 답니다.

아다르고 어다른 것이기는 한데, 채점경향이 마오에게 유리하게 개정된 것은 사실이고, 이게 우연히 마오가 수혜를 입은 것이 아닙니다. 단지 단순히 마오 때문만은 아닌 거죠. 남싱쪽과 여싱쪽 모두 기존 강국들이 정확한 기술보다 치팅을 인정해주는 것이 유리했고, 그 이해관계가 맞은 겁니다.

그리고 마치 벤쿠버 때 김연아에게 유리한 채점기준이어서 효과를 봤다는 느낌으로 기술되어 있지만 전혀 아니죠. 그 채점기준이 원래 옳은 기준이다라는 건 접어두더라도, 당시에도 아사다 마오에 대한 점수 퍼주기는 엄청났습니다. 김연아가 끝내 이겼을 뿐이죠. 채점기준 따위 아무 상관없는 점수 퍼주기요.

거기에 이번 올림픽에서의 김연아는 그런 수준도 아니었습니다. '기술점을 낮추고 대신 완벽하게 수행해서 GOE와 PCS를 쓸어오자는 작전'같은 건 의미가 없어요. 마치 김연아가 작전 실패라도 한 듯한 기술은 안됩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김연아는 GOE와 PCS라도 제일 높았어야죠.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걸 마오로 바꾸면 기술의 마오, 표현의 김연아라는 건데 어디서 많이 본 표현이지 않습니까? 딱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들의 논리죠.

아 다르고 어 다른 거죠. 본문의 기술이 틀린 것은 아니나, 글의 뉘앙스가 다릅니다. 어떻게 그런 채점을 홈버프라고 할 수 있고, 그런 잘못된 경향을 마치 두가지의 기준점에서 왔다갔다 한다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나요. 이건 마치 독재화와 민주화 두가지의 경향이 있어서 왔다갔다한다는 말과 같죠. 벤쿠버 때조차 모든 선수가 바르게 채점되지 않았지만, 벤쿠버 때 정도라도 최소한 유지되지 않으면 피겨는 그저 심사위원들이 메달을 결정하는 경기가 될 뿐입니다. 스포츠가 아니라 심사위원 유치전이죠.
르웰린견습생
14/02/22 15:35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저도 본문의 뉘앙스가 상당히 마음에 걸렸습니다.
불굴의토스
14/02/22 13:36
수정 아이콘
홍차 한 잔 하기 싫으면...저렇게 메달색 정할 수밖에 없었겠죠. 뭐 이해는 갑니다.
르웰린견습생
14/02/22 15:26
수정 아이콘
남싱은 몰라도 이번 올림픽 여싱은 필살기 쇼라기보단
GOE + PCS 퍼주기 쇼라고 불러야 할 듯합니다.

사실 이번 판정 논란의 중요한 포인트는 점프 구성이 아니라 가산점과 예술 점수니까요.

변별력 상실 수준을 아득히 넘어서 가히 승부 조작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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