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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2/13 10:50:06
Name 인민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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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볼로냐의 음베르토
Subject [텍스트] 어떤 이탈리아인의 커피부심 (수정됨)




커피의 종류는 참으로 많고 맛있는 커피도 가지가지다. 나폴리 커피와 에스프레소가 있는가 하면, 터키 커피와 브라질의 카페시뉴, 프랑스의 블랙커피, 아메리칸 커피도 있다. 이 모두가 서로 다르지만 각기 제 나름의 뛰어난 풍미를 지니고 있다.
[아메리칸 커피 중에는 더러 뜨겁기만 하고 맛은 지지리도 없는 것이 있다. 대개 역의 구내 식당에서 사람들을 몰살시킬 목적으로 사용하는 보온병 재질의 플라스틱 컵에 따라 마시는 고약한 혼합물 말이다.]
그런가 하면, 가정이나 조촐한 간이 식당에서 베이컨을 곁들인 달걀 지짐과 함께 대접하는 증기 여과 커피는 아주 맛이 좋고 맛이 좋아서 마치 물처럼 마실 수 있다. 다만, 물처럼 그렇게 마시다 보면 심장 고동의 이상 급속이 유발될 수 있다. 그런 커피 한 잔에는 에스프레소 네 잔보다 많은 카페인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커피 중에는 위에서 말한 것말고도 구정물 커피가 있다. 대개는 썩은 보리와 시체의 뼈, 매독 환자를 위한 병원의 쓰레기 장에서 찾아낸 커피 콩 몇 알을 섞어 만든 듯한 이 커피는  개숫물에 담갔다 꺼낸 발 냄새 같은 그 특유의 향으로 금방 식별할 수 있다.] 이 구정물 커피는 감옥과 소년원뿐만 아니라, 열차의 침대 차량이나 일급 호텔 등에서도 마실 수 있다.

물론 플라자 마제스틱 호텔이나 마리아 졸란다 앤 브라반테 호텔, 데 잘프 에 데 뱅 호텔 같은 곳에서는 언제라도 에스프레소를 주문해 마실 수 있다. 그러나 커피가 객실에 배달될 즈음이면 이미 식을 대로 식어서 얼음장이 덮여 있기가 십상이다.

이런 낭패를 피하기 위해서, 투숙객들은 콘티넨탈 블랙퍼스트를 주문하고 침대에서 아침을 먹는 즐거움을 누릴 준비를 한다.
콘티넨탈 블랙퍼스트는 롤빵 두 개와 크루아상 한 개, 아주 적은 양의 오렌지 주스, 조가비 꼴의 버터 한 조각, 작은 종지에 담긴 월귤나무 열매 잼과 벌꿀과 살구 잼, 차가운 우유 한 조끼, 10만 리라의 금액이 적힌 계산서, 그리고 그 고약한 구정물 커피로 이루어진다.

일반 가정에서 쓰는 커피포트는 가느다란 주둥이가 뾰족하게 나와 있어서 커피를 따르기가 쉽고, 뚜껑이 열리는 걸 막아 주는 안전 장치를 갖추고 있다. 갓 끓인 향기 그윽한 커피를 컵에다가 직접 따를 수 있게 되어 있는 전통적인 커피 끓이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그랜드 호텔이나 침대 차량에서 구정물 커피를 줄 때 사용하는 커피 포트는 주둥이가 아주 넓게 벌어져 있다. 마치 기형의 펠리컨을 보는 느낌이다. 게다가 뚜껑이 제멋대로 움직이게 되어 있어서 포트를 기울이기만 하면 이내 아래로 빠져 버린다.

움베르토 에코의 단행본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방법> 中에서






생긴건 완전히 마피아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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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랄라랄
22/12/13 10:55
수정 아이콘
이탈리아 사람들 염소 오줌이라는 표현도 많이 씀
마카롱
22/12/13 10:57
수정 아이콘
아메리카만 열심히 까는 것을 보니 이탈리아 커피 부심은 아닌 것 같아요..
담배상품권
22/12/13 11:04
수정 아이콘
어, 사실 프랑스 커피도 만만찮게 깝니다. 프랑스쪽은 드립 많이 하는데 이탈리아 사람들은 에스프레소, 모카 아니면 잘 안쳐줘요.
더치커피
22/12/13 11:08
수정 아이콘
브레이킹배드의 하이젠버그인줄..
dogprofit
22/12/13 11:13
수정 아이콘
그 맛있는 에스프레소에 설탕 넣어서 먹는 주제에...
티나한
22/12/13 11:20
수정 아이콘
아조시 지금 웃으면서 화내고 있는거 맞죠? 커피 이야기가 나오니까 왜 갑자기 안 웃으시죠?
문문문무
22/12/13 11:21
수정 아이콘
뭐 유럽요리 프랑스랑 같이 양대산맥찍는곳이니까
티아라멘츠
22/12/13 11:45
수정 아이콘
이것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라는 것입니다
드셔보시죠
22/12/13 11:49
수정 아이콘
근데 저분들 입장을 우리가 헤아려보려면 커피를 김치로 바꾸면 좀 이해가 될텐데,
일본이 기무치로 세계적으로 유세부리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나라 기자나 글쟁이들이 오만 기고문과 칼럼으로 기무치를 폄하하고 김치의 우수성을 논할 것과 다름이 없을거긴 하거든요.
동그랑땡
22/12/13 12:31
수정 아이콘
김치랑은 좀 궤가 다른 게 이탈리아에서 커피를 발명해낸 것도 아니고 끽해야 백년쯤 된 에스프레소 하나 가지고 우리가 전통이니 근본이니 너네 맛알못잖아 하면서 모두까기 하는거니까요.
22/12/13 13:13
수정 아이콘
글쎄요.. 김치와 커피가 궤가 다른 것은 맞겠으나, 말씀하신 근거로 궤가 다르다고 하기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먼저 저는 우리가 저 사람의 입장을 헤아려보기 위해서는 김치를 생각하면 좋겠다고 한 것 뿐이지 김치가 커피와 같다고 생각하진 않고요.
굳이 김치를 예로 든 것을 설명하자면, 김치가 절임채소의 원조는 아니겠으나 우리나라에서 대 유행하는 절임채소이자 우리나라의 상징적인 음식이죠. 그리고 그걸 베껴다가 만들어낸게 기무치고요. 기무치가 세계적으로 흥한건 아니지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느낄 어떤 불쾌함을 말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커피의 역사에 대해서는 뭐 알만큼은 알고 있고요. 이탈리아에서 대유행한 에스프레소를 차용하여 물을 타서 만든것이 아메리카노이니 이런 관점에서는 김치와 에스프레소가 통하는 면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 이탈리안이 극혐하는 건 '아메리칸의 커피' 중의 일부를 지칭하고 있지만 사실상 뭐 아메리카노를 혐오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 저사람의 책을 제가 읽어본건 아니지만, 본문에 언급된 내용만 보면 아메리카노를 구정물로 비유하고 있는데.. 저렇게까지 쓰는 이유를 설명하자면 김치로 생각해보면 좋겠다라고 말씀 드린거죠.
참고로 저는 아메리카노를 좋아합니다. 저 사람 의견에 동의하지도 않고요.. 다만 이탈리아 여행중 만났던 수많은 카페 사장님들이 공통적으로 느꼈던 감정이 아메리카노에 대한 혐오였고, 말씀하신 것처럼 에스프레소 하나 가지고 전통이니 근본이니 하는건 전 별로 못봤었는데, 그런 말들도 많이 하나 보군요.. 잘 알겠습니다.
22/12/13 16:25
수정 아이콘
그런데 그렇게 보면 우리가 주로 먹는 형태의 배추 김치도 백수십년 밖에 안된 음식인데....
문문문무
22/12/13 12:46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22/12/13 11:5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거 나온지 반세기는 된 책 아닌가요? 라고 쓰려다 검색해보니 30년 밖에 안됐네요. 아무튼 저 양반은 나폴리, 터키, 브라질, 아메리칸 모두 서로 다르지만 나름의 뛰어난 풍미가 있다고 썼으니 딱히 커피부심을 부린건 아니죠. 그냥 어떤 커피들은 형편없다는 얘기를 했을 뿐. 오히려 에스프레소 부심 부리는 이탈리안이 있다면 저 문장을 보여주고 싶네요.
raindraw
22/12/13 11:56
수정 아이콘
그런데 이탈리아 여행 가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커피가 맛있었다는 겁니다.
심지어는 쓰기만 했던 에스프레소도 먹을만 했고, 기계에서 뽑은 커피마져 맛났습니다.
왜 그럴까? 고민했지만 커알못이라 전혀 모르겠더군요.
22/12/13 17:13
수정 아이콘
(대충 김밥천국에서 먹는 중국산 김치도 맛있었다는 글)
신성로마제국
22/12/13 12:01
수정 아이콘
에티오피아:뭐래
지구돌기
22/12/13 13:03
수정 아이콘
이탈리아 여행하면서 에스프레소가 이렇게 고소하고 맛있었구나 하고 느꼈었지요.
아무 바나 들어가서 1유로짜리 에스프레소 마셔도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더군요.
cruithne
22/12/13 13:24
수정 아이콘
누가 보면 이탈리아가 커피 원산지인줄
소주파
22/12/13 16:59
수정 아이콘
아메리카노 폄하로 이탈리아가 대표로 까이긴 합니다만 그게 이탈리아 사람들만의 정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만난 터키, 이란쪽 분들도 '아메리카노는 커피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셔서... 물론 그분들만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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