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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1/19 00:15:20
Name 파렌하잇
Subject [유머] 이것이 나의 즐거움
어느 중고품 가게 한 켠에는 낡은 바이올린이 하나 있었다. 하루는, 가게에 중학생 정도
되는 남학생이  와서는 그 바이올린을 이리저리 살펴 보았다. 바이올린은 싸구려처럼 보였고,
볼품없어 보이기는 했으나, 소리가 썩 좋았다.

학생은 주인에게 "이 바이올린은 얼마입니까?" 라고 물어 보았다.

주인이 가격을 말했다.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학생은 "... 많이 부족하구만."
하더니 고개를 숙이고 실망한 모습이 되었다. 이내 학생은 고개를 들어 주인을 보고 웃음
지으면서, "돈을 가지고 꼭 다시 오겠습니다" 라고 말하고는 돌아갔다.

며칠 후.

주인은 학생이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학생은 자기
체구에는 너무 커 보이는 자전거에 신문을 산더미 처럼 가득 쌓고는 비탈길을 오르고 있었다.
학생은 이른 새벽부터 열심히 뛰어다녔고, 주인은 그런 학생의 모습을 말 없이 가만히 보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흐른 후, 여느 때처럼 주인이 가게를 보고 있을 때, 한 부유해 보이는 신사가
가게를 찾아 왔다. 신사는 이런저런 물건을 보다가, 바이올린을 발견했다. 신사가 물었다.
"이것은, 얼마요 주인장?" 하지만, 주인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것은 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신사는 고급 바이올린의 가격에 해당할 만한 많은 돈을 꺼내어 주인 앞에 내 놓았다.
"어떻소.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소만, 나에게 넘기면 안되겠소?" 그러자, 주인은
돈을 가만히 바라 보다가 다시 말했다. "그래도 안되겠습니다. 손님, 죄송합니다." 그러자,
결국 신사도 돌아갔다.

몇 달이 지난 어느날 아침. 상기된 표정의 학생이 가게 문을 열고 뛰어들어 왔다.

"그 바이올린 아직 있습니까?"

학생은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가게 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렸다. 학생의 눈에 바이올린
들어왔다. 학생은 얼굴이 환해 졌다.

"이 바이올린 말이냐?"

주인은 바이올린을 집어 들고 학생 앞으로 가져 왔다.

"기다리고 있었단다."

그러더니, 주인은 갑자기 바이올린을 바닥에 집어던지더니, 밟아 버렸다. 바이올린은 산산조각이 났다.

망연자실하게 서 있는, 학생을 보면서, 주인은 소리내 웃으며 말했다.

"이것이 나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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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라라강민
08/01/19 00:18
수정 아이콘
흠좀무.. 근데 조금 생각해보니 섬짓하네요...
Brave질럿
08/01/19 00:19
수정 아이콘
그 소년은 악의 화신이 되었답니다
피부암통키
08/01/19 00:19
수정 아이콘
저정도로 비싼 바이올린을 부숴도 즐거울 정도일까요...
흠좀무
Nothing better
08/01/19 00:19
수정 아이콘
이건 반전이 좀 기분나쁘네요.. 무섭기도하고
령리한 너구리
08/01/19 00:20
수정 아이콘
허경영이 나올줄 알았는데
08/01/19 00:21
수정 아이콘
무념
Rusty_Blood
08/01/19 00:27
수정 아이콘
그리고 그 학생은 인터넷 쇼핑몰로 가서 더 싸고 좋은 바이올린을 질렀습니다

정도의 반전이 있으면...뭐 쓸모없겠군요 -_-)a
08/01/19 00:30
수정 아이콘
곽재식님 글인가요?
08/01/19 00:36
수정 아이콘
이런 신발; 욕이 절로 나오는데요;
터져라스캐럽
08/01/19 00:37
수정 아이콘
이거 재밌다고 생각하는사람은 저 혼자인가요~
abrasax_:Respect
08/01/19 00:43
수정 아이콘
주인장을... 확
08/01/19 00:43
수정 아이콘
오 저도 이런반전 좋아합니다.
지나가다...
08/01/19 00:48
수정 아이콘
저는 화가 나는군요.
만약 웃기려는 목적으로 쓴 글이라면 더 화가 납니다.
나니아김대기
08/01/19 00:53
수정 아이콘
이것이 나의 즐거움.. 나으 존재야~
compromise
08/01/19 00:57
수정 아이콘
실제 이런 일이 벌어지면 화날 듯....
사상최악
08/01/19 01:03
수정 아이콘
재밌는데요. 처음엔 밑에서 2번째 3번째 줄을 못보고 뭐 이리 밋밋한 글이 유게에 있나 생각했는데 역시 유게감이네요.
이런 글에서 아니면 어디서 저 짜릿함을 느껴보겠습니까.
08/01/19 01:21
수정 아이콘
전 좀 무섭군요. 득실도 따지지 않는 순수한 악의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재밌고 짜릿하다니... 무척 섬뜩하네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날 죽이려드는 사람이 나를 죽이려 한다는 걸 웃으면서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아니. 리플 단 분들이 살인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구요. 오해하진 마세요.
요즘 사이코패스니 뭐니 하는 영화, 드라마, 이야기를 많이 접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런 이유도 그래서 피해갈 방법도 없는 순수한 악의는 정말 무섭지 않나요?
클린에이드
08/01/19 01:22
수정 아이콘
마지막 줄에서 '그 후로 아무도 주인을 볼 수 없었답니다.' 이렇게 끝내 주시면 확실히...
영웅의물량
08/01/19 01:51
수정 아이콘
소년도 슬며시 웃으며 대답했다.

"난 풀룻 사러 왔거든, 변신아. 저거 얼마에요?"
08/01/19 01:52
수정 아이콘
그리고 학생은 다른 가게에서 바이올린을 샀다.
마음의손잡이
08/01/19 02:11
수정 아이콘
혼돈 악인건가?
그래도 기다린 게 있으니 중립 악인건가?
겨울나기
08/01/19 02:21
수정 아이콘
저건 '진짜 악' 입니다(.......)
하루빨리
08/01/19 02:22
수정 아이콘
일단 질서 악은 절대 될 순 없고요. (거짓말, 상도의 룰을 어겼으니...)
즐거움을 추구하는 법이 너무 악질이니 혼돈 악 쪽이...
08/01/19 03:08
수정 아이콘
저거 제가 알기로 마지막에 반전 하나 더 있는 걸로 아는데요.
주인이 바이올린을 부시자 학생 왈, 오늘은 그거 말고 다른 거 사러 왔는데;;;
하는 반전이 있는 거로 기억합니다.
도시의미학
08/01/19 03:14
수정 아이콘
전 처음에학생이 부셨다고 봤네요;;;;
그게 더 무서울뻔했나;;
초보저그
08/01/19 03:32
수정 아이콘
악의에 찬 주인이군요. 실제 저런 사람들이 몇몇 있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abrasax_:Respect
08/01/19 09:57
수정 아이콘
리플이 유머를 유머를 만들어 가네요. 크크.
꿈꾸는사나이
08/01/19 10:20
수정 아이콘
자기꺼 부수고 즐겁다니... 흠좀무
그레이브
08/01/19 10:46
수정 아이콘
재미있군요.
청새치
08/01/19 12:00
수정 아이콘
도시의미학님// 저도 학생이 부순 줄 알았었어요;;
토스희망봉사
08/01/19 15:11
수정 아이콘
바이올린 가게가 저기 밖에 없나요 저기 아니면 다른 가게 가서 사면 됨 어차피 중국산일텐데 뭐 낄낄
데스싸이즈
08/01/20 19:27
수정 아이콘
영웅의물량님/// 푸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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