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모두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머글을 올려주세요.
- 유게에서는 정치/종교 관련 등 논란성 글 및 개인 비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Date 2020/11/29 21:17:24
Name 추천
File #1 화면_캡처_2020_11_29_211625.png (2.3 KB), Download : 38
File #2 ba4b063b8f1e3056826e17e2a91db664.png (43.7 KB), Download : 36
출처 http://m.dcinside.com/board/genrenovel/1471015
Subject [텍스트] [단편]알고 보니 아내가 폴리모프한 드래곤이었다면.txt (수정됨)




모험 도중 우연히 만난 그녀
마법도 잘 쓰고 똑똑하고 무엇보다 아름답다

나는 그녀의 도움으로 소드마스터가 되기도 했다

우리는 머지 않아 결혼했고 완벽에 가까운 결혼 생활을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사실은 드래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이제야 말하는 거야?"

그것도 그녀의 입으로 직접.

"돌아갈 때가 되었어."

어쩐지 너무 늙지 않는다 했지.
나는 이제 늙어 이렇게 병상에 누워 있는데 아직도 기껏해야 중년 정도로만 보이는 게 이상하다 했지.
그냥 이상하게도 내 눈에 콩깍지가 참 오래 가는구나 싶었는데.



"미안해. 속일 생각은 없었어."
"날 사랑하긴 했어?"
"원래 드래곤은 다들 이래. 인간 세상에 나가 사람을 만나고 그때마다 새로운 자신을 연기하는 거야. 그래서 유희라고 하는 거야."
"날 사랑하긴 했어?"
"날 원망해도 좋아. 넌 그래도 돼."
"날 사랑하긴 했어?"
"...이거 하나만 말해줄게."

그녀가 내 손을 붙잡았다.

"당신은 내 생애 가장 긴 유희였어."

그녀는 그렇게 나를 떠났다.

그녀가 떠난 집을 치우다 그녀의 방에서 몇 가지 책을 발견했다.
전부 인간의 수명에 관한 것이었다.
유한한 인간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허무맹랑한 연구들.

아마 그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멍청한 짓이었을 것이다.

며칠 지나지 않아 나는 죽었다.
그녀가 떠나간 하늘을 바라보며.


  ***


제국력 577년.
내가 죽은 지 15년 뒤.
나는 어째서인지 15살 소년의 몸으로 전생해있었다.

그녀는 말했다.
드래곤은 유희가 끝나고 나면 자신의 둥지로 돌아가 긴 잠에 빠진다고.
다른 누군가 찾아오지 않는 한 깨지 않으며, 그동안 지난 유희를 되새기는 깊은 꿈을 꾼다고.

시골 농부의 아들이 된 나는 집을 나서 모험가 길드에 찾아갔다.
농기구와 바꾼 낡은 검 한 자루를 허리춤에 차고.

길드의 접수원이 물었다.
형식적인 질문이었다.

"모험가가 되려는 이유는 뭔가요?"

오래전 꿈 같은 이야기다.
드래곤과 사랑을 했다니.
오래전 꿈처럼 잊혀지기 전에, 그녀도 그것을 그저 꿈으로 묻어두기 전에.



나는 가야한다.



"드래곤의 둥지를 찾고 싶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0/11/29 21:19
수정 아이콘
앗..아아....
카라카스
20/11/29 21:20
수정 아이콘
??? : 전 남편이 끈질기다
StayAway
20/11/29 21:22
수정 아이콘
소드마스터에 드래곤의 유희
카르세아린의 영향력은 여전하군요..
Pinocchio
20/11/29 21:24
수정 아이콘
둥지짓는 드래곤.
피지알러
20/11/29 21:32
수정 아이콘
(수정됨) 다른 누군가 찾아오지 않으면 기존 유희를 즐기면서 깊은 잠에 빠져있는 드래곤을 주인공은 첫 생애 때 어떻게 모험 도중에 여인으로 만났을까요?

굳이 생각해본다면 저 드래곤도 첫번째 유희를 즐기러 나선거고 첫 남자가 주인공이라거나 아니면 잠에 자는 자길 깨운 파티가 모두 여성이었다거나... 크크크
화염투척사
20/11/29 23:10
수정 아이콘
잠을 깨운 파티는 모두 죽이고 유희를 찾아 떠났겠죠.
노령견
20/11/29 21:40
수정 아이콘
???: 하... 질척대네
시린비
20/11/29 22:01
수정 아이콘
꾸고계신가요, 꿈의 계속을―
20/11/29 22:02
수정 아이콘
루프물..?!
보라괭이
20/11/29 22:20
수정 아이콘
와......이거 재미있네요 미쳤다;
다람쥐룰루
20/11/29 23:12
수정 아이콘
요즘 스타일은 아니긴 합니다 크크크
12년째도피중
20/11/30 05:11
수정 아이콘
와 좋은 오프닝이다. 생각보다 짧으니까 요새도 먹히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로 절망감 드네요. 젠장. ㅜ.ㅜ
역시 늙었구나. 요새는 이런 설정 싫어하겠죠.
고란고란
20/11/30 11:46
수정 아이콘
요즘 웹소설 스타일이 아닌 거지 괜찮은 오프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스타일은 주인공이 대부분 먼치킨이거나 먼치킨이 되는 과정을 그리는 게 많아요. 고난도 딱히 없고 동료도 별 필요 없는...
Mein Land
20/11/30 13:30
수정 아이콘
최근 핫한 장송의 프리렌 스럽네요
사딸라
20/11/30 14:59
수정 아이콘
인간은 고양이로, 드래곤은 인간으로 바꾸어도 될 듯.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440049 [텍스트] 경제학자와 관련된 농담들.txt [12] 9715 21/11/17 9715
435579 [텍스트] 결혼 생활의 행복을 예측하는 공식 [12] Neo9832 21/10/06 9832
435432 [텍스트] 의외로 이혼율 낮은 조합 [56] 추천16321 21/10/04 16321
432949 [텍스트] 조카 놀아주면서 느낀 애기에 대한 생각.think [33] 추천10901 21/09/11 10901
430006 [텍스트] 사촌형 연애썰.txt [31] 추천13399 21/08/13 13399
425773 [텍스트] 커뮤니티 결혼하지마 썰을 믿지 말아야 하는 이유.txt [23] 추천11361 21/06/24 11361
425522 [텍스트] 싱글벙글 결혼비용보고 쓰는 결혼.ssul [40] 추천16592 21/06/22 16592
423979 [텍스트] 웨딩홀 알바의 가장 기억에 남는 축가(옛날글 펌) [2] Secundo9326 21/06/03 9326
423973 [텍스트] 전 여자친구의 여동생과 결혼합니다. txt [26] 추천15401 21/06/03 15401
421042 [텍스트] [펌글]내 친구에겐 그의 누나귀신이 붙어있다. [25] Rain#113087 21/04/30 13087
419821 [텍스트]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진한 경주마 이야기 [10] 흰긴수염돌고래11071 21/04/18 11071
418002 [텍스트] 주 4일 근무 후기 [17] 추천10927 21/03/31 10927
415389 [텍스트] 감성 없는 이과 [9] 추천8653 21/03/05 8653
415007 [텍스트] 딸아이를 옆집애보듯 하고 있습니다.txt [41] 추천11718 21/03/02 11718
414523 [텍스트] [단편]알고 보니 아내가 폴리모프한 드래곤이었다면.txt [65] 추천13650 21/02/25 13650
413236 [텍스트] 비혼선언 이슈 보면 웃긴거 .txt [26] 마늘빵12591 21/02/12 12591
409495 [텍스트] 2ch 번역) 여름부터 아내가 이상하다 [15] 추천13458 21/01/07 13458
409002 [텍스트] 2ch)조카를 혼자 길러 시집까지 보낸 삼촌 이야기 [34] 추천15212 21/01/02 15212
408997 [텍스트] 난 언니와 결혼한 형부가 너무 불쌍했다.(feat.pann) [13] 추천10301 21/01/02 10301
408886 [텍스트] 닉네임과의 결혼 VS 그냥 내 연봉 100%인상.TXT [94] 비타에듀8647 21/01/01 8647
407079 [텍스트] 무라카미 하루키가 생각하는 결혼(단문) [17] Meliora8380 20/12/14 8380
405568 [텍스트] [단편]알고 보니 아내가 폴리모프한 드래곤이었다면.txt [15] 추천10250 20/11/29 10250
401289 [텍스트] (후방)가슴이 엄청났던 후배 썰.txt [27] 추천13062 20/10/21 1306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