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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1/11 10:37:38
Name 추천
출처 한반도에서
Link #2 https://blog.naver.com/elang616/222141184238
Subject [텍스트] 한국에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것.TXT
공무원으로 일하다보면 다양한 민원인을 만나게된다. 다짜고짜 구청장 나오라는 할머니는 예삿일이고 실업급여를 안주면 할복하겠다고 칼을 가져온 중년남자도 있었다.

민원인이 다양한만큼 공무원의 종류도 다양하다. 무조건 민원인이 화내면 머리를 숙이는 공무원부터 되려 화내면서 민원인에게 짜증을 내는 공무원도 존재한다. 신기한것은 민원인의경우, 젊은 진상부터 나이든 진상까지 어느 나이던 진상은 존재하지만 공무원의경우 연차가 높아질수록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하는경우가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분노'의 작동원리는 풍선과 비슷하다. 풍선이 너무 빵빵하면 입구가 열리는 순간 손에서 벗어나 날아가버리고 쪼글쪼글해질때까지 공기를 모두 배출해버린다. 적당히 공기가 들어가있으면  공기가 빠지는 속도도 적당하다. 어느정도 공기가 빠졌을때 입구를 막는것도 어렵지 않다.

전문적인 격투기선수는 상대방이 쓰러지면 주먹을 멈추고 자신의 코너로 돌아갈 수 있다. 이른바 '절제된 분노'이고 '조절할 수 있는 분노'인 것이다. 하지만 중학교 내내 괴롭힘당하는 학생은 복수할 기회가 생기면 눈이 돌아가서 주변사람이 떼어놓을때까지 주먹을 날린다. 물론 상대방은 곤죽이 되어있는 상태다.

공무원들이 이른바 '진상'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모종에 이유로 화가 가득차있는 경우가많다. 그것은 경제적인 문제일 수도있고 가정의 문제일 수도 있을것이다. 중요한점은 터질듯이 가득차있는 상황에서 공무원이 "죄송했습니다"라는 발언을 했을때 발생한다. 특히 연차가 낮은 어린 여자가 이런 발언을 하게되면 이 사람들이 꼭지가 나가버리는 모습을 종종 관찰할 수 있다. 흔한 레파토리다. '내가 세금을 얼마나 많이 내는지 아냐', '이거 처리 안해주면 조심하는게 좋을거야'라느니.

오히려 연차가 높은 공무원은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런 모습이 여러 커뮤니티에서 콧대높은 모습으로 혹은 나태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모양이지만 실상은 그런 이유가아니다. 세상에 이상한 사람은 꽤나 높은 빈도로 존재하며 그들이 민원인이 되었을때 공무원이 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그들은 그 약점을 물고 놓지 않는다.

예전에는 연예인들과 몇몇 정재계 인사들만 '유명인사'가 될 수 있었지만 유튜브나 개인방송들이 활성화되면서 '일반인 유명인사'들이 점점 늘어가고있다. 어렸을때부터 장관이 되려고 이력관리를 해온것도 아니니 일반인으로써 당연히 어느정도 흠은 존재한다(그 흠이 괜찮다고 말하는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완전무결하게 살아오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런 과거들이 터지게되면 1년차 공무원들처럼 고개를 숙이면서 영상을 찍는다. 썸네일은 검게 해놓은 배경에 "죄송합니다"라고 흰색글씨로 쓰는 식이다.

하지만 오히려 롱런을 하고싶다면 좀 더 뻔뻔해지는쪽이 나을 수도 있다. 적어도 '진상 민원인'의 경우, 밖에서 사회생활도하고 사람도 만나는 그나마 정상적인(?) 사람들이지만 흔히 악플러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터질듯이 분노는 풍선에 담았지만 배출구는 찾지못한 인터넷 속 야수일 가능성이 많다. 사과를 하는 동시에 목덜미를 물어재끼고 조롱하고 비하의 수위를 낮추지 않을것이다.

차라리 뻔뻔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것이 공무원 세계나 인터넷 세계에서 통하는 방법이다.

[출처] 한반도에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작성자 elang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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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 10:41
수정 아이콘
예전엔 잘못이 없더라도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일본인이 스미마센~하는 것처럼 사과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차라리 뻔뻔한 게 나아요.
죄송합니다 = 잘못을 인정했으니 절 죽여주세요 가 되어버렸어요.
보라준
20/11/11 10:43
수정 아이콘
레알 분노 폭발 트리거 크크
醉翁之意不在酒
20/11/11 10:48
수정 아이콘
한국어의 죄송합니다도 그렇고 일본어의 스미마셍도 그렇고 I apologize 라는 의미와 단순하게 Excuse me의 의미 둘다 해당하다보니 더 하죠..... 일본어는 더 심한게 스미마셍이 무슨 추임새나 인사말처럼 사용되고 있으니....
20/11/11 11:08
수정 아이콘
인정. 또 인정입니다.
라디오스타
20/11/11 10:42
수정 아이콘
별로.... 죄송한일 있음 죄송하다 하는거고 뻔뻔해야 하면 뻔뻔해야지 진상들한테 약점잡히기 싫어서 죄송한다고 안한다?

우리나라 공무원들하면 할말 진짜 많은데... 저런마인드는 아니길 바랍니다.
20/11/11 10:54
수정 아이콘
진상 민원인도 많을 것이고, 그들에게 무조건 굽히고 들어가는게 능사는 아닐테지만, 댓글에도 일정 부분 공감합니다.
사실 민원인 입장에선 죄송하다는 말도 안 바랍니다. 공공기관이든 사기업이든 사과 받아서 뭐 합니까. 잘못된 조치가 있으면 시정이라도 제때 해주길..
섹무새
20/11/11 13:36
수정 아이콘
잘못한게 없을때 하는 회피용 죄송합니다를 말하는 거 겠지요.
전직마법사
20/11/11 10:43
수정 아이콘
최근 크리에이터 등 관련이슈 보면
인터넷 여론은 사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것 같아요. 망하는 것을 원하지
서린언니
20/11/11 10:47
수정 아이콘
맞아요 사과하는 태도가 안좋다고 뭐라고 할걸요. 용서할 생각도 없으니까요.
글의 요지는 분노가 아래로 흐르니까 괜히 굽혀서 화를 당하지 말라는 거 같네요.
아케이드
20/11/11 10:44
수정 아이콘
사과하면 잘못을 인정했다고 더 갈구죠 크크
20/11/11 14:34
수정 아이콘
이거 리얼입니다..사과한 순간 마치 상전된 것마냥 구는 경우가 있음..
wish buRn
20/11/11 18:47
수정 아이콘
당해봐서요. 공감합니다.
Faker Senpai
20/11/11 10:44
수정 아이콘
아 공감합니다. 상대가 오해하고 있는데 죄송합니다는 상대의 오해가 맞다고 해주는셈이라
오해가 있는 부분을 제대로 알려주는게 그사람을 위해서도 좋죠.
마스쿼레이드
20/11/11 10:45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1등급 저지방 우유
20/11/11 10:46
수정 아이콘
하긴...
유툽 뒷광고 논란 컸지만, 그때만 잠시고 결국 뻔뻔한 이들만 살아남더만요
어데나
20/11/11 10:46
수정 아이콘
그래서 선출직 공무원 또한 고개가 뻣뻣한 것이군요.
줄리엣
20/11/11 10:54
수정 아이콘
잘못했어도 뻔뻔해지란 말에는 약간 이견이 있을수 있으나, 잘못했다는 말을 신호삼아 물어뜯을수 있으니 쉽게 잘못했다고 하지말하는거엔 백번천번 공감입니다 흑
20/11/11 10:56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를 꼭 듣고자 하는 진상도 있고,
죄송합니다를 들었을 때 더 심해지는 부류도 있어서, 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기본적으론 이러한 상황에서 '마음이 상하신 것'에 대해 죄송스럽다. 이렇게 가는 게 무난합니다.
뽀롱뽀롱
20/11/11 10:59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 X
죄송합니다만O

만 하나 안붙여서 한계단 아래로 내려가는 불상사가 발생하지요

물론 진짜 잘못했다 싶으면 만을 붙이면 안됩니다만
애플리본
20/11/11 11:02
수정 아이콘
뭐. 잘못 한 거 없는데 난리치는 사람들에게 죄송하다고 할 필요는 없죠. 근데 저런 마인드가 만연해지면 잘못한 것에 대해서도 뻔뻔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죠..
미카엘
20/11/11 11:27
수정 아이콘
잘못한 거 없을 때는 안타깝지만 으로 가야죠. 무조건 죄송하다고 하면 호구로 보고 더 물어뜯는 세상이라.
Cafe_Seokguram
20/11/11 11:55
수정 아이콘
"저도 참 안타깝지만...블라블라해서 안 된다고 하네요..." 이건 진짜 마법의 문장이죠...
Foxwhite
20/11/11 11:30
수정 아이콘
신규애들 들어올때마다 절대 죄송합니다라든지 잘못했습니다라든지 이런말 하지 말라고 합니다. 보통 정말 심각하게 잘못할 일이 없구요. 민원대 앉아있다보면 진짜 인간혐오 쎄게 옵니다... 뭐 사람상대하는일 하는 사람들은 다 공감하겠지만, 특히 공무원에 대해서 평소 안좋은 인식을 갖고있는 경우도 많고, 공무원만한 호구가 또 없다보니 별의별 지랄병 다걸린 사람들 많이 봤어요. 그런사람들한테는 절대 사과를 하면 안됩니다.
다레니안
20/11/11 11:37
수정 아이콘
사과하면 이해해주는 사람이 100명이면 사과하면 더 물어 뜯는사람이 3000명이니 사과하는 사람만 바보되는거죠...
20/11/11 11:45
수정 아이콘
뒷광고 사태로 더욱 확실해졌죠

안하는게 훨 나음
설레발
20/11/11 11:51
수정 아이콘
이런 느낌을 회사에서 처음 느껴봤습니다. 지가 업무지시 그지같이 해서 결과물도 똥이 나온 건데 정작 그 똥을 들고 가면 정색하고 지랄하더라구요. 처음엔 내가 잘못했구나 싶어서 죄송하다고 하다가 나중엔 짜증나서 걍 까놓고 말하니 꿀먹은 벙어리 되더군요. 죄송하지 않은 일에 위치상, 상황상 의례적으로 죄송하다고 말하는 순간 진짜 잘못한 사람이 되어버리는게 맞는 것 같아요.
유료도로당
20/11/11 12:32
수정 아이콘
"어 쟤 사과했네? 잘못한거 맞나보다. 맘껏 욕질해도 되겠다" 이렇게 되죠...
화려비나
20/11/11 12:37
수정 아이콘
아무도 사과하지 않으려는 세상이 오는것도 머지 않았네요.
20/11/11 13:4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얼마 전 주호영 대표 의전 관련한 이슈에서도 경호 쪽에서 사과를 했으니 뭔가 잘못한 게 있는게 아니냐 라는 논리가 있었죠. 뭐 잘잘못을 떠나 원내대표가 난리를 치는데 사과 안 할 수 있는 강심장은 별로 없을 테고 사과를 했다면 경호쪽에서 잘못했으니 그런것이다 하는 것은 좀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였습니다. (누가 잘했냐 잘못했냐의 사실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논리는 납득 못하겠다는 것 입니다.)
20/11/11 13:47
수정 아이콘
피지알도 비슷합..니다.. 흑..
아우구스투스
20/11/11 15:09
수정 아이콘
공감이 가네요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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