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소방 본부에서 의료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1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아이에 대한 지도 요청이 많아서 일 시작한지 한 달 밖에 안됐는데,
이제 자동으로 "이렇게 이렇게 하세요" 라고 말이 나오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오늘도 발작을 한다는 아이의 어머니와 전화 연결이 되었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우리 아이가 갑자기 경기를 해... 멈췄네요. 안녕히 계세요"

전 듣자마자 또 자동으로

"어머니, 일단 침착하.. 네.."

철컥


#2
구급차가 도착할 때가지 필요한 응급조치를 지도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오늘도 머리를 부딪혀 쓰러진 환자에 대한 전화가 연결되었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역시나 다급한 목소리로

"우리 아저씨가 머리를 부딪혀서 피가 많이 나요"

"당황하지 마시구요. 일단.."

"아.. 구급차 왔네요."

철컥

"..."


#3
119로 참 여러가지 전화가 많이 걸려옵니다. 대원들이 가끔 스피커폰으로 받을 때가 있는데, 오늘 스피커폰을 누르자 마자 들려오는 목소리,

"아저씨! 우리집에 코끼리가 들어왔어요!!"

그리고 끊어져서 인도코끼리인지, 아프리카 코끼리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