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모두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머글을 올려주세요.
- 유게에서는 정치/종교 관련 등 논란성 글 및 개인 비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Date 2006/08/30 14:23:11
Name 풍운재기
Subject [유머] [펌][실화유머][15금]술취한 그녀
제가 자주 가는 곳인 www.mlbpark.com(엠팍, 메이저리그 관련 커뮤니티) 불펜(자유게시판)의 '이름따윈없다'님의 경험담입니다. 원작자 허락을 받고 퍼왔습니다.
간만에 너무 웃었네요. 죄송하지만 다른 곳에는 퍼가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여름이 지나... 지나?


여전히 햇살은 따갑게 내리쬐고, 노출된 피부가 걱정되고, 눈이 부시지만... 이젠, 그늘에 서면 서늘한 기운을 조금은 맛볼수 있습니다.

찢어지는 매미의 울음소리가 잦아들고, 서서히 귀뚜라미들의 울음소리가 커져가던, 그런 늦여름의 어느날이었습니다.


뭐,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매미의 울음소리와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는 거 만큼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아니, 그보다도 적은 확률이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여자 취했습니다.

친구들과 진탕 마시곤 취해서 내게 연락해준 이 여자가 고맙습니다. 날 믿어주고, 내가 생각났다는게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술취하지 않으면 연락하지 않는 그녀 때문에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여느 취한 사람들이 그렇듯이 점차 상대하기 힘겹습니다.

다행히, 이 여자 주사는 평범합니다. 했던말을 또하고, 또하고, 다시하고, 아까 했던말에 흥분했던 것처럼 똑같은 말을 하고 흥분하고, 아까 했던말에 눈물지었던 것처럼, 똑같은 말을 하고 다시 눈물 짓습니다. 또 아까 했던말에 웃었던 말을 다시 하곤, 다시 웃습니다. 그리고 혀가 자신의 의지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정확한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기 시작합니다.


"... 그래소~ 그 오빠가 3년전에 나항텡 겨론하자꼬 했는데~ 내가 시타코 해짜나~ 그땡 내카 마냐게 누쿠랑 켜론하게 대면~ 이름이랑 하꺼라고 해짜나~ 내가 왜 그때 크러케 마랬는지 나토 모르게써~"


"3년전에 내가 만나자고 하면 맨날 튕겼잖아"


"... 크래쏘? "


"응... 그리고 이 얘기 지금 4번째 하는거 혹시 알아?"


"...너 지큼 나 치해따코 무시하니? 유남땡? 하하하"


"아니, 혹시나 몇번째 같은 이야기 하는지 니가 궁굼해 할까봐"


"...채썹써 이름"


몇번의 이젠 집에 들어가자는 내 말을 무시하고 체내 알콜수치를 상승시키고 있습니다. 처음에 듣고는 슬펐던 이야기들이고, 처음에 듣곤 그녀의 직장생활이 힘들어 보이고 걱정되었었지만. 서서히 피곤해 집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녀가 지쳐서 집에 데려다달라고 하길 기다렸습니다. 그때 이 늦은 시간에 그녀에게 누군가 전화를 했습니다. 그녀의 전화기가 울립니다. 그녀의 어머니였습니다.


" 웅~ 나 치큼 이름이랑 술한잔 해요~ "


"워~"


" 엄마가 너 바꿔달래 "


"워워~~"


" 받어~ "


어릴적부터 뵈어온 분이긴 하지만, 그리고 평소 나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은 분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지금 이렇게 당신의 딸래미가 만취한 상태에서 전화를 건내 받으니 긴장되었습니다.

내 목소리가 신뢰도 높은 성우의 그것과 비슷하길 간절히 기도하며 곧 그녀를 집에 데려가겠다고, 그리고 살짝 내가 이렇게 먹인게 아니라고 변명도 섞어가며 이야기하곤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 핑계를 팍팍대며, 내 입장을 완강히 표현하며 설득해서, 결국 그녀를 알콜의 천국에서 탈출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힘들었습니다.

가녀린 몸매의 그녀였지만,자신을 잘 가누지 못하는 그녀는 최소한 쌀반가마 이상의 무게를 지닌, 70%가까이 액체로 이루어진 흐느적거리는 물자루에 가까웠습니다.


다행히... 간혹 손끝에 닿는 평소 상상할수 없는 그녀의 신체부위를 스치며 힘을 내고, 약간의 땀을 흘렸지만. 안전하게 그녀의 집앞까지 데려다 주는 미션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문을 열려는 찰라 그녀의 어머니께서 문을 여십니다. 아파트 현관 앞에서 분주한 소음에 당신의 딸이라 생각하시고 문을 여신듯 합니다.

약간의 당황함을 단숨에 숨키고 피곤한 표정을 지으며, 당신의 딸을 여기까지 모셔오느라 조금은 피곤했다는 연기를 할려는 찰라...





"엄마~ 이름이가 내 몸 막 만졌어~"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The Drizzle
06/08/30 14:26
수정 아이콘
흐음... 비슷한 경험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난감했었는데^^;;
06/08/30 14:39
수정 아이콘
저 여자분....굳히기모드??^^;
이웅익
06/08/30 14:41
수정 아이콘
헉.. 그 다음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네요^^
06/08/30 14:52
수정 아이콘
이 름 : 따님을 주십시오.

장모님 : 그래

이 름 : 결혼하자 누나

누 나 : 그래

딴따따~ 결혼 성공

농담입니다
터치터치
06/08/30 14:54
수정 아이콘
저도 물자루 나른 적 있는데 좋기만 한 것은 아니였죠..
머씨껌으로아
06/08/30 14:55
수정 아이콘
이 분을 보니 얼마전에 제가 경찰에 잡힌 생각이 다시 한 번 떠오르네요.
좋은뜻으로 행동하였으나 결과는 희한하게 흘러간다는거...
KimuraTakuya
06/08/30 16:44
수정 아이콘
정말 난감했겠네요;;;// 여자분도 남자분한테 마음이 조금 있으신 것 같은데,,잘되셨으면 좋겠네요^^
휀 라디엔트
06/08/30 17:45
수정 아이콘
글쓴분은 그래도 좋은 경험한겁니다....
전 맨날 술마시고 집에 갈때면 노변에서 주무시는 분들이 급작스럽게 숄더태클 들어오더군요
이어지는 누테즈 프레스......이건 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46287 [유머] [퀴즈]황제 선출 [73] Hedonist5072 08/02/12 5072
45097 [유머] 신 부상의 정석 [34] 버관위_스타워9416 08/01/03 9416
42586 [유머] “여자 맞아?” 세계 최고 女보디빌더 눈길 [8] B1ade8758 07/09/20 8758
40877 [유머] [펌] 맨유선수들과 스타유닛 [22] 루트7887 07/07/23 7887
38710 [유머] 오지않는 근무자 [6] AuFeH₂O6317 07/04/13 6317
38395 [유머] 진지하게 미친 정신병 환자의 글을 정독해보았습니다. [13] 난동수7909 07/04/03 7909
36683 [유머] 루모스님의 베스트 11 글을 읽고 문득 생각이 난..(스크롤 약간압박) [9] 김사무엘5085 07/01/22 5085
35503 [유머] 나 특전사 가서 해병대 다 죽여버린다!! [16] Solo_me7639 06/12/20 7639
34849 [유머] [펌]만우절 살인사건 [16] 못된놈10296 06/12/06 10296
34006 [유머] [영상]청순 여가수 3인방 [13] 헤어지지 말자!6365 06/11/18 6365
33973 [유머] 욕의 기원 [2] AuFeH₂O4394 06/11/18 4394
33793 [유머] [펌]대한민국 부동산 헌법 [7] pkcstar3779 06/11/14 3779
33743 [유머] ‘영웅호걸이 다 모였다!’ 스타크래프트판 삼국지! [39] hoho9na8872 06/11/13 8872
33714 [유머] AC밀란의 위대한 3번 파올로 말디니 [11] 외계인탐구자4951 06/11/13 4951
33491 [유머] '두 남자의 회상록' 매직 & 버드 [9] SummiT[RevivaL]7574 06/11/08 7574
33241 [유머] 채정안 신체의 비밀 [44] 모든게멈추면9187 06/11/02 9187
32525 [유머] 부상의 정석<유럽 축구아시는 분들은 이해하실듯> [20] 비타에듀5297 06/10/15 5297
31467 [유머] 실화..버스에서 황당한 경험 [14] OpenProcessToken6269 06/09/15 6269
31409 [유머] 축구선수 고기구 선수를 아시나요? [18] love JS7424 06/09/13 7424
31030 [유머] 수영과 나 [12] Ublisto5821 06/09/03 5821
30860 [유머] [펌][실화유머][15금]술취한 그녀 [8] 풍운재기5951 06/08/30 5951
30842 [유머] FM 유저들은 간단히 비웃어줄 기사 [35] sungsik-6759 06/08/30 6759
29795 [유머] 박정석 선수가 생파때 했던 말들 [19] 한빛짱7279 06/08/07 727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