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모두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머글을 올려주세요.
- 유게에서는 정치/종교 관련 등 논란성 글 및 개인 비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Date 2017/07/04 19:16:48
Name 청춘열차
출처 본인
Subject [기타] 그냥 흔한 대학원 이야기
그냥 흔한 대학원 이야기입니다. 교수는 '교수'하고 대학원생은 '대학원생'했다는...
얼마 전 연세대 뉴스 보고 나서... 직접 겪은 썰 풀어봅니다.

지도교수 A와, 그 밑에 석사과정생 B, C, D, E, F가 있었습니다.
A는 흔한 악덕교수였습니다.
그리고 석사과정생 가운데, 특히 B가 좀 천재 아닌가 싶은 타입이었습니다.
4개국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할 줄 알았고, 뽀샵, 일러, 엑셀 등등 모든 소프트웨어를 다룰 줄 알았고, 흔히 말하는 만능형 캐릭터였습니다.
연구실에 배선 문제라던지 컴터에 문제가 생기면 본인이 직접 뜯어서 고치고 막 그랬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A는 B에게만 일을 시키게 됩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뭐든지 다요. 그리고 당연하지만 나쁜 일이 점점 늘어갑니다.

공문서위조+명의도용,
번역시키고 번역료는 자기가 받기,
B의 앞으로 나온 연구비 자기가 쓰기,
사적 심부름(빨래, 청소, 이사, 마트에서 생필품+음식 구입, 자녀들 선물구입시키기, 청탁용 선물 전달 심부름 등등) 시키기
연구비 횡령
강의 맡아놓고 실제 강의는 시간강사에게 시키기

일은 점점 B에게 집중되어 갔습니다.
B만큼 일을 잘하고 능력있는, 어두운 내막을 잘 아는 석사과정생이 없었으니까요.

물론 댓가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교수 A는 B에게만 논문지도를 해줬고, 필요한 자료를 가져다줬으며
C, D, E, F는 졸업을 시켜주지 않았습니다.
B에게는 논문지도를 해주고, 다른 심사위원들에게도 좋은 이야기를 해준 반면에
C, D, E, F의 졸업논문은 항상 논문주제를 정하는 선에서부터 A에게 거부당했습니다.
그냥 B 이외의 다른 석사과정생들은 공기 취급 당했습니다. 쓸모있는 노동력이 아니었으니까요.

당연히 B와 다른 석사과정생들의 사이가 나빠졌죠.
B는 다른 석사과정생들을 "일도 안하고 공부도 안하고 논문도 안쓰는 인간들"이라고 했고,
"교수님은 정말 나쁜 사람이지만 그래도 헌신하는 만큼 나를 챙겨준다."고 말하고 다녔고

C, D, E, F는 B를 A교수의 개 보듯 했죠.
그리고 얼마 안가서 B만 석사과정을 졸업했고, 견디다 못한 C, D, E, F는 연락을 끊고 잠수를 타거나, 자퇴를 했습니다.
(+ C, D, E, F는 부당한 대우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둔 것이지만,
A를 포함한 교수들에게는 공부 제대로 안 하고 중간에 도망쳐 버린 낙오자로 여겨졌습니다.)


음... 결말은요.
A가 저질러 온 연구비 횡령 등의 사건이 드러났긴 하지만,
A가 개인적으로 따온 프로젝트의 연구비를 횡령한 것이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박탈되는 징계를 받았을 뿐
그 이외에 아무 징계를 받지 않고, 지금도 교수직 잘 유지하고 잘 먹고 잘 삽니다.
B는 박사과정에 진학했다가, 결국 첫학기에 burnout하더니
A교수와 크게 싸우고 사라졌습니다. 요즘 뭐하고 사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레스토랑스
17/07/04 19:20
수정 아이콘
펄-럭
레이폴
17/07/04 19:20
수정 아이콘
흔한 대학원 이야기네요
17/07/04 19:21
수정 아이콘
또다른 적폐세력이네요
잘먹고잘싸는법
17/07/04 19:24
수정 아이콘
에이 겨우 그정도 가지고 그러십니까
전 작년에 연구비 횡령 참고인 조사로 검찰청도 다녀왔습니다
아 물론 그분은 아직도 교수직 잘 유지하고 계십니다
청춘열차
17/07/04 19:25
수정 아이콘
사실 저는 제가 내부고발자였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게 더 무섭네요...
잘먹고잘싸는법
17/07/04 19:27
수정 아이콘
사립대 교수였다면 모르겠지만...
설마 그분은 국립대 교수신가요?
청춘열차
17/07/04 19:27
수정 아이콘
여기서부턴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크크크
잘먹고잘싸는법
17/07/04 19:29
수정 아이콘
알겠습니다 크크크(!?)
개망이
17/07/04 19:42
수정 아이콘
뭐 대학원은 이게 일상이라. 연구비는 물론이고 대놓고 해외학생들 사비를 뜯어가는 교수도 많아서.
정말 세상 모든 부조리는 대학원 생활하면서 다 본 것 같아요
Magicien
17/07/04 19:43
수정 아이콘
정말 흔한 교수가 '교수'하고 대학원생이 '대학원생'한 스토리군요
모지후
17/07/04 19:44
수정 아이콘
평범한 이야기네요. 허허허....
이쥴레이
17/07/04 19:45
수정 아이콘
직장생활도 비슷하기는 하죠..
청춘열차
17/07/04 20:16
수정 아이콘
다만 대학원은 돈/시간을 내고 다닌다는 차이와...
졸업하고 나서 이제 취업경쟁 시작에다가 갑질했던 교수, 박사 등등을 계속 봐야 할지도 모른다는 확률이 높... 긴 하네요.
방구쟁이
17/07/04 19:47
수정 아이콘
양아치
17/07/04 19:48
수정 아이콘
사회 구석구석에 안 좋은 게 없는 곳이 없는 듯..
IntiFadA
17/07/04 19:51
수정 아이콘
다 읽고도 하나도 놀랍지 않은 제가 싫습니다. ㅠ.ㅠ
광개토태왕
17/07/04 19:53
수정 아이콘
대학원 안가길 정말 잘했다.......
방민아
17/07/04 20:45
수정 아이콘
정말 잘 하셨습니다. 대학원 가고 싶은 맘이 생기면 준비 많이 하고가세요.
17/07/04 21:23
수정 아이콘
직장다니다 한 분야 제대로 파보고 싶어서 타과 교수님에게 메일로 문의했더니 부정적인 뉘앙스로 잘 생각해라고 해서 접었는데, 어설프게 준비하고 들어가면 망할것 같더라고요.
방민아
17/07/04 21:48
수정 아이콘
맞아요. 석/박사가 시간과 돈, 그리고 정신적으로 디메리트가 있어도, 분명 메리트도 있습니다. 근데 그 메리트를 얻으려면 정말 열심히 찾아보고(연구주제 찾아보고, 교수의 논문도 읽어보고(또 이게 1저자냐, co-author냐, 혼자 논문을 냈냐 등등과 그 속도 꼼꼼히 알아볼수 있으면 좋고... 사실상 불가능하지만..ㅠㅠ), 연구원에게 자문도 구해보고), 컨택하고 해야해요. 대학원에 입학을 희망하는 분들 중에는 2년이라는 시간동안의 기회비용을 쉽게 생각하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학생은 돈을 벌어본적이 없어서 더더욱. 저도 그냥 대학 입학하듯이 대충 알아보고 입학해서 후회 많이 했습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도 대학원 진학할래? 하면 대학원에 진학하겠다고 하겠지만, 많이 찾아보고 알아본 후에 결정할겁니다. 그래서 박사는 일단 잠시 미뤄뒀구요.
또, 혹시나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분들께 한마디 하자면, 일반적인 한국의 대학원은 공부보다 사회생활을 하는 곳 임을 알고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소기업에 다닌다고 생각하면 되려나요.
광개토태왕
17/07/04 21:59
수정 아이콘
어차피 원래 대학원 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저 글을 구지 안읽었어도...
IRENE_ADLER.
17/07/04 19:58
수정 아이콘
두 번째 문단을 읽는 도중에 예상한 그대로 결말이.. 진짜 흔하디 흔한 스토리네요 크흑
회색사과
17/07/04 20:48
수정 아이콘
흠.... b 가 일을 잘하니 욕심난 교수님이 b만 졸업을 안시키더라 하는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보다는 행복한 결말이네요.

그나마 b가 학위를 받아 다행입니다.
청춘열차
17/07/04 20:49
수정 아이콘
웃프네요 크크.......
최종병기캐리어
17/07/04 20:58
수정 아이콘
기업체 연구소에 학사연구원으로 있었는데,

학사출신 연구원 : 야근을 왜하는지 이해도 못하고 야근해서 해야할 일도 야근을 하지 않는다.
석사출신 연구원 : 야근을 당연시 여기고, 별일 아닌 것도 야근을 하지만 2년뒤에는 자리에 없다.
박사출신 연구원 : 팀장/임원과의 회식자리에서만 야근을 한다.
청춘열차
17/07/04 21:07
수정 아이콘
뭔가
학부 : 대학원과 대학원생에 대한 로망이 있다.
석사 : 오늘만 어떻게 어떻게 수습해보자
박사 : 요령이 생김...

이런 느낌입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7/07/04 21:14
수정 아이콘
현실은,

학부출신 : 평범한 받은만큼 일하는 직장인
석사출신 : 여기서도 노예라는 사실에 좌절
박사출신 : 조직사회는 정치라는걸 잘 알고 있음
17/07/04 23:29
수정 아이콘
본인이 학부 출신이라서 학부 출신에만 긍정적으로 해놓으신 듯한 느낌이...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함부러 평가하시는 듯 해서 말씀 드리면, 제 경험상 학부 출신은 매우 수동적이더군요. 뭘 해야되는 지에 대한 생각도 없고, 관심도 별로 없고요. 학부생은 일반 직장인이라고 하셨는데 , 어떤 연구소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연구를 하는 집단이라면 "일반 직장인"이 있어야 하는 곳은 아닙니다.

대신 , 석박사들은 해당 주제에 관심이 많고 무엇을 해야하는 지 알고 있고요. 석박사들이 연구소가 아니면 왜 입사 자체를 꺼려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특히 박사 출신은 이미 밑바닥 일을 많이 경험했기에 다시 하는 걸 꺼려하고(나이도 많고), 대신 위로 올라갈 기회를 바라보는 거고요.
17/07/04 22:07
수정 아이콘
일반화는 곤란합니다..^^
우리 회사 박사급 선임, 책임들은 그냥 야근이 생활입니다.
17/07/04 22:21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을 볼 때마다 제 지도교수님께 정말정말 감사하네요 ㅠ

강의 자료 작성부터 성적 처리까지 다 직접 하시고, 책 쓰는 건 신간 나왔다고 싸인해서 나눠주실 때 처음 알았고, 프로젝트는 논문 꺼리 안 나오면 공부시간 뺐는다고 안 하시고, 심지어 작은 프로젝트는 '이건 간단하니까 내가 할테니 너네는 이름 올려서 인건비나 받아라'고 해주시고, 그 프로젝트비 받으면 연구실 회식할 때 쓰라고 연구실 통장에 목돈으로 꽂아주시고...

성인군자신 듯 ㅠㅠ
세크리
17/07/04 23:02
수정 아이콘
진짜 한국 교수들은 다 싹 물갈이 해야합니다... 설카포에서도 이런 교수 수두룩 빽빽하고 진짜 학문하려고 대학원 간 사람들 좌절시키는게 일상인데, 학문이 어떻게 발전합니까..
Arya Stark
17/07/04 23:30
수정 아이콘
좋은 교수님들도 계십니다. 전체 집단을 싸잡으면 답이 없습니다.
17/07/04 23:38
수정 아이콘
좋은 교수님들도 많아요. 오히려 학생들의 불만은 저런 비리보다도 학문적으로 너무 깐깐해서 교수와 트러블 생기는 경우가 더 많고요.
17/07/04 23:51
수정 아이콘
전 교수가 아니라 랩실 선배(일명 랩장)가 랩 운영비가 모자란다고 학교에서 대학원생에게 주는 생활 보조비를 뜯어가는 랩장 밑에 있었습니다. 그 돈으로 정말 뭘 했는지 지금도 미스테리.. 그때 돈 없어서 굶고 다닌거 생각하면 진짜..
청춘열차
17/07/05 00:00
수정 아이콘
음 본문에 여백이 없어서(?) 안 적은 건데요,

대학원이 노답인 이유가
쓰레기 교수의 유형이 꼭 돈 가져가고 본문처럼 악질적인 교수만 있는 게 아니고
1) 돈문제 같은 거 없고, 깔끔하고, 청렴(?)하고 학문적으로도 매우 뛰어난 교수인데 [인격모독, 폭언, 욕설이 심해서]
교수들이나 대학원생이 다 기피하고, 그 밑의 대학원생들은 우울증 걸려서 단체 자퇴... 인 케이스도 있고
2) 돈문제 같은 거 없고, 깔끔하고, 청렴(?)하고 학문적으로도 매우 뛰어난 교수인데 [시간만 때우고 공부를 안 시킴]
이 케이스는 나이 지긋한 분들에게 흔하더라구요.

3) 그리고 교수가 깨끗하더라도 밑에 박사과정 혹은 박사가 쓰레기인 케이스가...

내가 왜 여기 왔지 하고 많이 후회하는 요즘입니다 허허...
17/07/05 00:08
수정 아이콘
그래도 열심히 하셔서 학위 따고 학문적으로 내세울만한 것도 있고 졸업하면 나중에 뿌듯하실거에요.. 전 그래도 교수는 그나마 나이스한 편이었어서 제가 말년일때는 나름 편하게 지냈네요.
17/07/05 01:20
수정 아이콘
저희 교수님은 좋았어요.
주변 친구들(예체능, 문과)과 비교해보면 공대쪽 사정이 좀 나은것 같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29580 [텍스트] 나도 모르게 차여본 썰 [59] 마스터충달16654 18/06/25 16654
328831 [유머]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최근 선거 근황 [26] 유리한10436 18/06/12 10436
319264 [기타] 어려운 대학가.. 근황 .txt [44] 아라가키14654 18/01/05 14654
316879 [유머] (알쓸건모) 알아두면 쓸데없는 건배사 모음 [36] 한박27487 17/11/24 27487
315797 [기타] 기계 덕후 이건희 [57] Remastered18014 17/11/08 18014
312848 [기타] 요즘 대입 수준(수정) [27] 카미트리아9588 17/09/18 9588
312709 [유머] (수정) 연세대 융합과학공학계열 수시문제.JPG [62] 아라가키11664 17/09/15 11664
308470 [기타] 그냥 흔한 대학원 이야기 [37] 청춘열차15195 17/07/04 15195
307379 [기타] 다윗의 막장_카이스트 애가 [18] 카미트리아6322 17/06/15 6322
306492 [유머] 전주공고 교호 [21] VKRKO11868 17/05/29 11868
303888 [유머] 한국의 "브레이킹 배드"가 나타났다 [19] 어리버리10202 17/04/03 10202
293409 [유머] 스카이 대학에 쉽게 가는 법 [84] Anthony Martial11628 16/10/08 11628
291750 [유머] 연세대 공포의 홍어남 [29] 방구석에 인어아가씨14698 16/09/15 14698
290960 [기타] 연세대 학식 [73] 쎌라비12762 16/09/09 12762
290214 [유머] 흔한 연세대학교 입사지원서 [10] naloxone9251 16/09/02 9251
281887 [유머] 연세대 도서관 근황 [33] 피로링11009 16/07/01 11009
280412 [텍스트] 대학교의 흔한 시험문제들.txt [34] Anthony Martial12015 16/06/19 12015
279727 [유머] 연세대 과잠 레전드 [18] 마스터충달11535 16/06/14 11535
277285 [LOL] 고대인의 의지 삭제 스노우볼링 [20] Jace Beleren6765 16/05/25 6765
276939 [연예인] [트와이스] 남녀 불문 비주얼 쇼크. [14] 홍승식6755 16/05/23 6755
276782 [연예인] 2016 연세대 트와이스 풀영상.avi [4] 긍정_감사_겸손3700 16/05/22 3700
274935 [유머] 연고전이 아니라 고연전인 이유 [16] Leeka8384 16/05/09 8384
274912 [연예인] May I Love You 라인업(장소 연세대) [12] 좋아요5413 16/05/09 541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