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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8/23 22:46:30
Name Timeless
Subject [유머] 만화책을 좋아하던 청소년
만화책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실꺼에요.

만화책을 사기 전 돈모으기,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 만화책을 사러 가는 설레임, 만화책을 샀을 때의 기분, 비닐을 뜯어낼 때의 촉감, 한 장 한 장 읽을 때의 감동, 다 읽고 나서의 아쉬움과 다음 편에 대한 기대, 산 만화책이 쌓이는 재미 등등 을 말이죠.


하지만 그런 우리를 못마땅해 하는 분들이 계시니,

그 이름도 거룩한

'부' '모' '님'

다 아들 딸 잘 되라고 그러시는 것이지만요. 하하하



만화책을 좋아하는 한 청소년과 만화책을 신문지 정도로 여기시는 그 어머니 사이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1
책장 하나를 만화책으로 채워나가는 재미와 휴식을 만화책과 함께하던 한 중학생이 있었습니다.

그 날도 여동생과 함께 만화책을 보고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과일을 들고 오셨다네요.

그 중학생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슬램덩크를 옆에 쌓아놓고 정신 없이 보고 있었죠.

과일을 깎던 어머니께서 아들이 코를 훌쩍이는 모습을 보셨나봐요. 아마 그 중학생이 꽤나 감동적인 부분을 보고 있었나보죠.

어머니께서는,

"아유. 얘가 왜 코를 흘려"

하며 그 중학생 옆에 쌓여있는 슬램덩크 한 권을 집으시더니 되는대로 몇 장 '부욱' 뜯어 사랑하는 아들의 코를 닦아주었다네요.

그 여동생의 말입니다.

'있잖아. 난 아직도 그 때 오빠가 자기 코 묻은 종이를 펴서 휴지로 닦아내던 모습이 생생해'




#2
그 만화책을 좋아하던 중학생은 어느새 성인이 되어 군대 갈 나이가 되었죠.

군대갈 때까지도 만화책을 계속 사모았기 때문에 책장은 이미 가득차고도 남았다네요.

요즘은 없어졌나 모르겠는데, '폐품모으기'란 학교 행사가 매달 있었죠?

여동생은 어머니께 폐품을 달라고 했답니다.

어머니는 당연하다는 듯이 성큼성큼 오빠 방에 가서 책장에서 되는대로 뽑아서 쇼핑백에 넣어주었다네요.

오빠가 제대할 무렵(그러니까 그 때는 2년이 넘었었죠. 복무기간이), 책장은 이미 100살 먹은 어르신의 치아처럼 듬성듬성 했다고 하네요.

===================================================================================

만화책에 대한 에피소드 많으시죠?^^ 다들 풀어보아요~





PS. 거의 2주간 어디 좀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PGR에 접속을 하니 특히나 유게는 글이 너무 많아서 엄두가 안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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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믿습니다
06/08/23 22:53
수정 아이콘
으흑... 드래곤볼 애써 모아 놓은걸 고등학교 입학할때 쯔음 어머니가 이젠 공부해야할 나이지 않느냐 라고 하시며 친척동생에게 줘 버리셨죠
ㅜㅜ 최근엔 집에 제사지내고 나니 원피스와 데스노트가 몇권 사라졌더군요... 이거 도난 방지 장치라도 해놓던가 원...(PGR여러분은 친척들의 방문때 반드시 귀중품(?)을 숨겨두시기 바랍니다)
요환아사랑한
06/08/23 23:08
수정 아이콘
부모님이 말도 없이 만화책 버리거나 다른사람한테 주면 정말 화나죠
덕분에 데스노트 1-6권 다시샀습니다, 껄껄


도서관 다녀와보니
6~7살짜리 애들이 데스노트를 찢고 놀더군요
허허허.....
올빼미
06/08/23 23:16
수정 아이콘
탐리스 님 의대생도 군대가나요?...(졸업하고 군의관가는거아니센?)
만화책이라....아스피린과 굿타임 전질사놓았더니 연재끊기고,
어렸을때부터모은 보물섬 70여권을 이사가면서 버린.....(월간지라 약6년치 ㅠㅠ)
KimuraTakuya
06/08/23 23:26
수정 아이콘
전,,,검정고무신,드래곤볼,슬램덩크,꼬망,몬스터,,등등해서 100여권,, 어머니가 동네,,피아노방에 기증(?) 해버리시더군요-_-;; 수험생이라 말도 못했습니다,,ㅠ_ㅠ
BuyLoanFeelBride
06/08/23 23:47
수정 아이콘
저처럼 대학생 된 후에 사서 모으시면 됩니다--;;
06/08/23 23:59
수정 아이콘
제가 한창 만화책에 빠져있을때는 대여점이란게 없었습니다. 대신 만화방이 있었지만 일본만화는 많지 않았죠.(요즘 대여점엔 일본만화가 주종이죠?) 드래곤볼, 슬램덩크등의 히트작 이후로 일본만화를 좀 들여놓는 만화방들도 있었지만 만화방의 주종은 대본소 공장(?)만화로 불리우는 그런것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일본만화의 경우 불법 해적판이 많아서 출판사가 만화책을 출판하다 접거나, 아직도 연재중인 작품인 경우는 중간에 끊기는 수가 많아서 만화방측에서 들여놓고 싶어도 못 들여놨죠. 거기에 단행본형태라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었던 것도 단점이었구요. 그래서 동네에 자주가는 만화방뿐만 아니라 좀 먼 곳에 있는 만화방까지 가끔식 가줘야 했습니다. 우리동네엔 없는 만화를 들여놓는 수가 많았거든요. 만화방마다 들여놓는 만화가 다 차이가 있어서 구석진 서가에서 처음보는 재밌는 만화를 발견하면 정말 신났죠.

나중엔 우연히 청계천에서 만화를 싸게 판다는 소식을 듣고 청계천까지 진출했는데 정말 좋더군요. 당시 서점에서 1500원하던 신간 단행본들을 1000원에 팔고 좀 지난책들은 7~800원, 심지어 500원에 파는 책도 많았으니까요. 가장좋았던 것은 얼굴에 철판깔고 독한맘 먹으면 한권만 살 수도 있었다는것. 아저씨들한테 눈총좀 받았지만요..^^;; 그리고 그당시에는 만화책 랩핑이란게 없었던때라 적당히 만화책 고르는척 하면서 은근슬쩍 한권 보고 올 수도 있었습니다. 주로 도매상들이어서 워낙 정신없이 바쁘고 책이 쌓여서 가능했죠.

가끔 돈모아서 한번에 2~30권씩 사가지고 올때는 괜히 뿌듯하고 한시간이나 걸리는 집까지 신나서 왔었죠. 오면서 지하철 버스에서 한권씩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말이죠. 청계천 도매상점들을 뒤지면서 유명작가의 데뷔작이나 희귀작을 구했을때는 정말 신나고 집에가서 보는것도 못기다려서 길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보고 그랬었죠.

그렇게 집에 만화책 수백권을 모으다가 결국 부모님께서 다 내다 버리셨는데 어찌나 속상하던지. 미리 말이라도 해주셨으면 헌책방에라도 팔았을텐데 학교갔다오니 싸그리 치워져있어서 어찌나 황당하던지. 특히 더 억울했던건 세뱃돈 받았던걸 슬램덩크속에 비상금으로 넣어놨는데 그것까지 같이 버리셨던거;; 빳빳한 새돈으로 근 10만원돈이었는데 ㅠ.ㅠ

최근엔 시간이 없어서 만화책 본지가 언제인지 생각도 안날 지경인데 요즘엔 어떤 작품이 재밌는지 한번 찾아보고 싶네요. ^^
Cazellnu
06/08/24 00:38
수정 아이콘
보통 사법시험 통과한 사람들이나 의사들은 군대가면 중위부터 시작합니다.
06/08/24 01:18
수정 아이콘
중학생때 어머니께서 문구점을 하셨는데 제가 모아놓은 슬램덩크를 어느날 문구점으로 가지고 나가셔서 권당 500원에 파셨더군요...-_-
그때 너무 화가나서 했던 말이 "내가 이거 다시 다 사놓을꺼야!!" 하고 소리질렀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분노의 외침이 저거라니...웃기네요.
구경만1년
06/08/24 03:03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때 드래곤볼과 슬램덩크때문에.. 매주 아이큐점프,소년챔프를 사서 모았었죠.. 고등학교 3학년 대학가서 3년간 모았서 제방 천정까지 몇줄로 쌓아놨었던 아이큐점프와 소년챔프...
군대 다녀오니 제방이 갑자기 넓어졌더라구요ㅠ
그뒤로 만화책은 사보지 않고 만화방에서만 본다는 슬픈이야기 ㅠㅠ
slowtime
06/08/24 11:30
수정 아이콘
만화책을 사 모으는 건 독립해서 자기 집이 있어야 가능하고, 배우자를 잘 만나야 합니다. 한쪽 벽 책장에 만화책만 가득한데 10개월된 딸아이는 아빠의 청춘을 언젠가 읽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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