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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08 23:03
7년 전 쯤 군생활 하다가 휴가 나왔을 때, 노약자 석 말고 자리가 없어서 지하철에서 서서 오고 있었는데,
한 노부부가 나라 지키느라 고생 많은데 앉아서 가라고, 괜찮다고, 누가 뭐라 안한다고 계속 자리를 권하시더라구요. 결론은 계속 서서 오긴 했지만 (다른 눈총들이 무서워서) 참 감사한 마음이 컸습니다. 반대로, 집사람이 만삭에 가까운데, 임산부석에 앉아 있던 젊은 남성 분이 '임산부가 권한은 아니잖아요' 라고 말하며 안비켜주는데, 화가 많이 나더군요.
16/08/08 23:15
제가 그 분의 심정을 모르니, 맘대로 말할 수 없지만, 하필 본인 앞에 와서 임산부가 서 있으니 날카롭게 얘기한 것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뒤에 계신 어머님 뻘이 자리 내주셔서 그리 앉혔는데, 화나는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16/08/08 23:23
아마도 누군가에게 자리를 강요당한 적이 있어 신경질적이 되었다고 좋게 생각하고 싶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화가 날 일이네요.
저도 젊은 시절에는 임산부의 어려움을 잘 느끼지 못했는데, 집사람이 만삭이 되어 힘겨워하는 것을 보면서 버스나 지하철에서 자리 양보해주시는 분이 정말 고맙더군요. 그래서 요즘도 핸드폰 보는 와중에 틈틈이 주변을 둘러보며 임산부가 있나 살펴보곤 합니다. 아마 그 젊은 남자분도 결혼을 해서 아내가 임신으로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면 나중에 느끼지 않을까 싶네요. 일부 젊은 여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여자 입장에서 임산부를 배려할 것 같은데, 양보 해주지 않는 분들이 많아요. 임신이 무슨 벼슬인가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나중에 임신을 하면 그것이 힘들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겠지만요.
16/08/08 23:38
사실 저도 그래요, 임산부에게 얼마나 힘이 드는 건지 잘 몰랐었지만, 막상 겪으니까 저 또한 변하더라구요.
그 이후로 출근길에 항상 마주치던 배가 점점 볼록해지시는 임산부가 계셨는데, 자리 맡고 있다 늘상 비켜 드렸어요.
16/08/08 23:34
저 휴가 나와서 시내버스 탔을때, 제 바로 앞에 자리가 나니까 군인아저씨는 서있어도 된다며 아들을 앉히던 아주머니가 떠오르는군요.
딱히 앉을 생각은 없었는데 너무 자연스럽게 없는 사람취급당하니 좀 당혹스러웠습니다. 난 그때 무려 일병 6호봉이었는데..
16/08/08 23:30
그냥 세상은 뻔뻔한 사람이 편하게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리를 양보 받아도 고맙다는 말 없이 당연한 듯 앉고, 자는 사람에게 자리 양보하라고 욕하고 때리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과연 젊은 시절에 나이 드신 어른들이나 임산부와 같은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했냐고 한다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여자도 아닌, 애를 낳아본 경험이 있고 그 고통을 알만한 아주머니가 임산부를 앞에 두고도 양보를 해주지 않는다거나 하는 모습도 가끔 봅니다. 아마도 그 아주머니가 노인이 되면, 학생이든 임산부든 가리지 않고 욕을 하며 자리를 양보하라고 할테죠. 우리 젊었을 때는 이러지 않았다고 혀를 차면서요.
16/08/09 01:01
저런 분들이 진정 노인공경 받고 노인우대 받으셔야 하는 분들입니다. 나이가 많으면 그에 비례해서 지혜와 안목, 인격이 따라와야 하는데 안 그런 사람들이 많죠.
16/08/09 03:02
5월이었나 6월즈음에 지하철 탔을 떄 에피소드가 떠오르네요. 30대 중반, 후반? 즈음 되보이는, 깔끔하게 양복을 차려 입은 남자가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앞에 딱봐도 임신 말기인 여성분이 탑승하셔서 그 앞에서 간절히 쳐다보는데도 본척도 안하고 다리꼬고 안비켜주더군요. 저 포함 주변 사람들 헛기침하면서 엄청 눈치주는데도 끝까지 안비켜주니 보다 못한 한 중년 신사분이 점잖게 "이봐요 젊은 양반. 그 자리 임산부 배려석이야. 앞에 계신 분이 안보여요?" 말하니까 그제서야 일어나면서 혼잣말로 '나도 힘들어 죽겠구만 임신한게 뭔 대수라고 xx들이야' 하면서 유유히 다른 칸으로 가던데...좀 너무하더군요.
노인분들이라고 다 꼰대도 아니고 말끔한 3,40대 회사원이라도 다 매너 좋은 사람은 아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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