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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6/21 21:11:41 |
Name |
나루호도 류이 |
Subject |
[유머] 은전 한닢 패러디(리니지 버전) |
예전 기란시장에서 본 일이다. 허접 요정 하나가 수동매입전문 장사꾼앞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고대의 맑은 물약을 내 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고말갱이가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장사꾼의 입을 쳐다본다.
장사꾼은 허접요정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물약을 두들겨 보고 ‘하―오(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하―오’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물약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장사꾼을 찾아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물약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고대에 만든 물약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전장 주인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물약을 어디서 훔쳤어?” 허접요정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큰 물약을 빠뜨립니까? 떨어지면 소리는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
시오.”
거지는 손을 내밀었다. 전장 사람은 웃으면서 ‘하―오’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탭(Tab)을눌러 그 물약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나무줄기옷 위로 그 물약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물약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
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손으로 텔레포트 모션을 취하려 하고있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고말갱일 줍니까? 빨간 물약하나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데나 한 닢 주
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마을에 떨어져있는 편지지와 다쓴 소막/단풍 막대기를 줏어 상점에 팔아 몇 아데나씩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아데나를 빨간 물약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백오십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고대의 맑은 물약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물약을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물약을 샀단 말이오? 그 물약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나도 고렙처럼 이 물약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자게에 있는 글을 보고 생각나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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