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1.
대학 시절 새벽녘까지 시험대비 공부를 한 적이 많았다. 특히 복학 후.
새벽이 되면, 친한 친구들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곤 했다. 이때 자리는 띄엄띄엄 한 투칸 벌려 앉았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굳이 자리가 많은 새벽에 옆에서 공부하긴 거슬리는 뭔가가 있었다). 내 오른쪽으로 두 칸 벌려 A, 또 두 칸 벌려 B란 친구가 같이 공부하고 있었다. 한참을 공부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피곤하고 졸리기도 해서 기지개를 펴는데, B라는 친구는 공부가 끝난 것인지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더니 집어로 가는 것이었다. 눈인사만 하고, 공부하고 있는데, 친구 B 자리에 모르는 학생이 공부를 하기 하기위해 앉는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친구 A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친구B가 앉았던 자리로 향하더니, 생전 처음 보는 그 사람의 책상위에 올려져 있는 두루마리 휴지를 왼손에 말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잠시 후 그 사람을 흘겨보더니, 왼손에 말은 휴지를 다시 휴지에 되감더니, 나에게 왔다. 그러더니 나에게 공부 그만하고, 집에 가자고 재촉했다. 어쩔수 없이 집으로 오게 되었는데, 오면서 자초지종을 물었다. 내용인 즉슨, 대변이 너무 급한 친구 A는 B가 집에 간 줄 모르고 B자리의 처음 본 사람의 휴지를 꺼내 쓰려고 갔다가, 그 사람이 멀뚱멀뚱 쳐다보길래, '뭘 보냐 새꺄' 라고 말을 했더란다. 그리고는 2~3초후 처음 보는 새 얼굴에 깜짝 놀란 나머지 도망치듯 나에게 왔던 것이었다. 난 새벽에 숨넘어가게 웃었다.
실화2.
대학 시절 대부분 친구들이 자취 또는 하숙했었다. 학교 근처에 중고 전자제품을 파는 가게가 활성화되어 있었는데, 친구가 냉장고가 필요해서, 중고 냉장고를 사게 되어 따라가게 되었다. 즐비한 중고 전자제품 가게들이 보이는 거리를 걷던 도중 친구는 뜬금없이 중고 냉장고가 아닌 중고 가스레인지 가게를 들어갔다. 정말 뜬금없는 친구의 행동에 난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더니 그 친구는 그 집에서 사용중인 냉장고를 열었다. 그 냉장고 안에는 각종 김치와 나물 등등 반찬류가 있었고, 냉동실에는 각종 고기류와 냉동식품이 가득 차 있었다. 순간 아차 싶었는지 그 친구는 그제야 집 주인들과 1~2초간의 눈빛을 나누더니, 조용히 냉장고 문을 다시 닫고, 나오더니 나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한마디 했다. "이럴 땐 그냥 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