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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3/16 20:42:13
Name rebuilder
Subject [유머] [펌]미국 중계팀.. 특히 캐로스의 오늘 중계
MLB 사이트인 mlbbada.com의 Teddy님이 써주신 글입니다.
현지 중계를 들으시면서 쓴 감상문인데, 맛깔나게 잘 쓰셔서 Teddy님께 동의를 얻어
이곳으로 퍼옵니다. 오늘의 감동을 이 글을 읽으시면서 되새기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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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종일.. XM 라디오의 MLB 채널에서는 미국에 대한 불만과 함께
한국에 대한 기대 반.. 그리고 전에 일본전에서도 힘겹게 이겼는데
일본이 또 질까.. 라는 걱정 반의 얘기가 들려왔습니다.

사실 미국에서는 WBC 에 대한 관심들 그다지 많지는 않거든요.
시기가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대학농구 시기랑 맞물린데다가
    -  이거 열기가.. 정말 광란 분위깁니다. 장난 아니거든요..
경기들을 제대로 생중계 해주는 것도 아니고..
몇개는 생중계 해주더라도 ESPN 의 히스패닉 방송인
ESPN Deportes 에서나 해주질 않나
지난번엔 한국-미국의 경기마저도
생중계 없이 새벽 오밤중에 녹화방송해주는 판이라
오늘 한국-일본전 중계.. 역시 새벽 2시 녹화방송이라는 것이
그다지 놀랍지도 않더군요.
하여튼.. 중계를 그따우 시간에 해주니
안그래도 이 대회 자체에 시큰둥했던 미국 야구팬들은
더 시큰둥..해질 뿐이었지요.
거기다가 미국팀은 캐나다한테 졌지, 일본한테도 헤맸지,
그 뒤에 한국에게 또 지면서
그렇게 할 바엔 다 때려치고 스프링 캠프로나 돌아와라.. 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그래도 말이죠.
미국팀이 이쯤에서 탈락하는 걸 바라지는 않아선지
경기 전부터 XM 라디오에서는
한국팀 이기라는 소리를 공공연히들 하더군요. 낄낄


새벽에 하는 녹화방송 보는건 김빠진 맥주 마시는 기분이라
저는 mlb tv 로 경기를 봤습니다.
그런데 중계를 맡은 ESPN 의 데이브 오브라이언과 에릭 캐로스
이거 정말 예전에 한국에서 축구 한일전 중계팀보다 더하더군요 하핫
특히나 에릭 캐로스… 장난 아니었던 오늘이었습니다 :-)


지난번 미국전을 중계할때도 한국팀에 대한 칭찬을 꽤나 많이 했던 캐로스였는데
오늘은 아예 초장부터 그동안 한국팀이 해온 경기 내용들을 언급하며
흠 없는 수비, 탄탄한 마운드, 이승엽이 이끄는 공격력이 잘 조화된
참 좋은 팀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캐로스.. 뭐 이번 대회동안 내내
" 한국 수비수들이 기막히게 수비 위치를 잘 잡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다" 라는 말을
계속 반복하면서 감탄해오기도 했지만요.
하여튼 캐로스.. 오늘 선발로 나온 찬호가 아웃을 잡을때마다 잘하고 있다면서
" 찬호는 경험이 많은 투수다. 이런 경기에서 참 잘한 선발 기용이다.
  무진장 잘한다 찬호(such a good job, Chan-ho) " 라고 떠들어대더군요.
또.. 오브라이언은 이번 대회에서 박찬호가 마무리를 맡았고
오늘은 선발로 나와서 잘하고 있다면서 He has been brilliant 라는 말도 덧붙입니다.


그래도 침착한 척 하고 있던 캐로스와 오브라이언은
실점 위기에서 주자를 홈에서 아웃시킨 이진영의 플레이가 나왔을때부터
제대로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한점 내주는구나..." 싶었는데 아웃 되니깐두루 "아웃!!!" 이라면서
진! 용! 리!!  라고 어찌나 소리를 질러대는지.. 낄낄
이후 중계에서도 그 플레이는 몇번이나 되풀이 됐고
그때마다 그 두사람은 무슨 월드 시리즈의 홈팀 중계를 맡은 지역 중계팀마냥 굴더군요 :-)
이진영의 플레이에 대해 그들이 쓴 형용사는
gorgeous ( 굉장한 ) , unbelivable (믿을 수 없는), spectacular (멋진) 등등이었습니다.
또.. 이범호가 친 타구가.. 좌익수 플라이가 될때
막판에 뱃을 플립했다면서 이범호가 안타까울거라고 걱정하질 않나..
이후 선수 교체가 되어서 덕아웃에 있는 이범호의 표정까지 걱정하는 두사람입니다.
캐로스는 또 최희섭이 나올때 미국전에서 홈런 친 것을 언급하면서
좋은 타자라고 칭찬하는 걸로.. 뭔가 오늘도 한 건 올려주길 바라기도 하더군요. 흐흐


한국팀이 안타 하나로 0의 행진을 계속해나가자
조금 안타까워하던 두사람은
8회초 한국의 공격에 거의 한국사람인 것 처럼 방방방 떴습니다.
김민재 타석때.. 파울 볼을 이치로가 잡지 못한 다음
팬에게 화를 내는 모습이 비치자
두사람은 "이치로가 팬에게 궁시렁 거리고 있어" 라고 한소리 합니다.
그러면서.. 오브라이언은 이런 얘기들을 하더군요.

   "이치로는 이미 한국사람들한테 밉상 아니니? "
  
캐로스는 또 이럽니다.

   "이건 팬 방해 같은건 없었어.
    잡았어야 하는 볼인데 못잡은건 지 잘못이지 팬은 아무런 상관 없어.
    좀 더 뛰어올랐어야지"

낄낄낄... 이치로 들었으면 아마 분통이 터지지 않았을까나요.

하여튼.. 오늘 이 경기를 보고 있던 컵스팬인 제 친구(미국넘입니다)는
당시 저한테 전화해서
  
   " 저거 2003년 플레이오프에서 알루가 파울볼 못잡은 상황이랑 같잖아.
    컵스의 바트맨 저주가 일본에게로 가는구마"  

라고 떠들어대더군요.  낄낄
하여튼 그넘 말이 맞는건지 어쨌는지
김민재는 볼넷으로 나가고 이병규가 중전 안타를 뻑하니 날리는데
오브라이언과 캐로스, " 안타!!! " 라고 아주 좋아 죽습니다
그런데.. 김민재가 무리하게 3루까지 질주하고
공이 김민재보다 빨리 3루수에게 도착할 것 같은 상황이 되자
안타까워할 준비를 하고 있던 두사람
3루심이 세이프를 선언하자 아직 상황이 파악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 뭔지 모르지만 어쨌든 세이프랩니다( anyhow , safe !!! ) !!! "

라면서 난리가 나더군요. 크하하하
3루수가 공을 빠뜨리는 리플레이가 나오는 동안에도
이 두사람.. "이제 원아웃에 주자 2,3루"라고 방방방 뜨고 있었습니다.
리플레이가 반복되는 동안.. 캐로스는

  "민재 킴의 어그레시브한 주루 플레이와 운이 합해졌다. 그레이트 베이스러닝이다"

라고 소리 소리 질러가며 감탄해댑니다.
음.. 솔직히 그레이트.. 보다는 러키.. 쪽에 가까울텐데 히힛
하여튼 두사람.. 1사 2,3루에서 이종범이 타석에 나오자
"다음 타자는 승욥 리야.." 라면서 기대를 걸더군요.
하긴 이승엽 첫타석에서 홈런성 파울 나왔을때
어찌나 아까워하던 두사람이었는지.. 흐흐


근데 뭐 이승엽까지 가기도 전에
이종범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냈을때
이 두사람의 환호는 정말.. 들어줄 만 했습니다 :-)
"종볌 리!!!!" 라고 난리도 아니더군요.
단번에 한국이 2점을 내고..
이종범이 3루에서 아웃된 다음 덕아웃으로 들어올때
캐로스는 "아 정말 잘했수!!(What a great job!!!)" 라고 흥분 흥분해댑니다.
오브라이언은 또.. 옆에서 감동해서리
이종범이 두 팔을 벌리고 1루로 뛰어가는 모습이 리플레이로 나오자
" 저 열정을 보세요 (Look at the passion) !! " 라고 장단을 맞추고 있더군요.
정말 미국 중계팀이 이토록 열정적으로 한국팀 응원하는거
신기하다 못해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메이저리그 중계에서 익숙한 목소리들이지만
이렇게 방방 떠대는건 첨 보는 것 같거든요. 흐흐


이후 이 두사람은 한인들이 들고 나온 사인들에 대해 감탄하고
이젠 점수를 지켜야한다는 소리를 해댑니다.
그나저나.. 한인들 오늘 정말 사인들 잘 만들어왔더군요.
내용의 재치들에 감탄했습니다. 흐하하하
이치로에게 한방 먹이는 내용도, 호머 심슨을 그려놓고 홈런을 바라는거며,
또 3월의 광란. 대학 농구를 이용해서리 한국팀의 4강 진출을 기원하는 내용 등등..


구대성이 조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캐로스는 아주 불안해서 오두방정을 떨기 시작합니다.

   "왜 우완 오를 내보내지 않을까.
    오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한국 최고의 마무리래 "

등등을 떠들더군요. 흐흐
그러다가.. 구대성이 아웃을 잡고 나니까 이인간

   "타이송 쿠는 신체적 조건 보다는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야.
    그래서 인식 킴 감독이 믿는거야"

라고 금방 지가 했던 말을 훼까닥 바꾸질 않나... 낄낄
오늘.. 마이크 켜져 있는줄 모르고 중간에 떠드는 소리도 그렇고
어째.. 좀 어수선한 론 산토의 중계를 듣는듯한 느낌도 주던 캐로스였습니다.
한국팀 점수낼때 좋아서 소리 소리 지르는 것도 그렇고 말이죠.
아마 중계를 보신 분이라면 한국팀 점수낸 다음에
캐로스 비쳐줄때.. 그 인간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른 것을 보셨을겁니다 :-)


9회말.. 일본이 솔로 홈런으로 한점을 따라붙자
불안해서 어쩔 줄 모르던 캐로스는
오승환이 일본 타자 둘을 연속 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치자
좋아서 아주 날뛰더군요
거의.. 경기장 뛰어내려가서 자기가 한국선수인것처럼
태극기 들고 달리려는 수준이랄까.. 하하
너무 멋진 경기였다고, 한국팀 정말 투수들과 수비, 공격에서 멋지게 해냈다고
감격에 겨워 떠드는 캐로스.
글쎄요.. 미국팀에게 한낱 희망을 남겨준 것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인간이 그토록 감동에 겨워 난리치는거 듣는건 그다지 기분 나쁘지 않더라구요
솔직히.. 오늘 캐로스 하는걸로는 정말로 좋은 경기에 감탄해서 떠드는 느낌도
적잖이 받았었고 말입니다.


제 친구들.. 지난번 월드컵때 "대~~한민국" 구호에 익숙해졌더랬는데
오늘 경기 도중에, 그리고 경기 후에 전화해와서는
월드컵때 그 구호가 나와서 따라했다고,
한국팀 정말 멋진 경기를 했다고,
컵스 경기는 물론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 경기보다도 훨씬 재미있고 흥미진진했다고
그리고 한국팀이 일본팀보다 더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한 것 같더라고 감탄들을 해댔습니다.
이 경기야 말로 classic 소리 들을 만한 것이래나요.
한넘은 대충 보다가 자려고 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잘 수가 없었대요 낄낄
기본기에 충실한 야구의 가치를 다시 깨닫게 해줘서 고맙다고 그러는군요.


이제.. espn 2 에서 녹화중계를 해줄 시간이군요.
가서 큰 화면으로 다시 좀 자세히 봐야겠습니다
어제 빅 유닛의 날카로운 구위에 이어
오늘은 .. 무스의 멋진 피칭을 본 다음 이런 재미있는 한국팀의 경기까지...
참 즐거운 날이었네요  :-)      
내일 xm 라디오 듣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흐흐      03/15/06 Te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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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리
06/03/16 20:45
수정 아이콘
아 NCAA 잊고있었네요..3월의광란시기에는 NBA보다도 인기가 많다던
06/03/16 20:49
수정 아이콘
전체적으로도 NBA가 NCAA보다 인기가 적다고들 합니다.3월에는 진짜 엄청나다고 하더군요.
무당스톰~*
06/03/16 20:51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 너무 기쁘네요 ^^
아이참
06/03/16 21:00
수정 아이콘
저도 프로농구보단 농구대잔치 시절의 농구가 더 재밌었는데;;
yellinoe
06/03/16 21:58
수정 아이콘
참 mlb, nba,nha,nfl 대단한 미국의 사계절 스포츠네요,
케케케나다
06/03/17 03:58
수정 아이콘
테디란 인간 졸라 오버해서 썼군... ㅡㅡ;;; 별로 이렇게 난리치지 않았구만... 원래 미국인의 특성인데... 오래안살아서 잘 모르나??? ㅡㅡ;;; 이렇게 옮기면 허풍이잖수...
06/03/17 08:45
수정 아이콘
아 벌써 NCAA 구나... TV없이 살다보니 허허...
리드비나
06/03/17 10:05
수정 아이콘
March Madness 진짜 대단하다고 들었슴다.
대학농구를 멀 그리 재밌게 보는데 WBC두 있는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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