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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7/28 12:57:55
Name 희주
Subject [유머] [단편호러]지하실 (사형컨베이어3)written by cennyjang
네온사인은 어느 때 보다 더 흔들거렸다. 저희들끼리 짝을 맞추고, 거리에 울려 퍼지는 음
악 소리처럼 천천히 좌우로 움직인다. 내 걸음에 박자를 맞추는 건지, 아니면 음악 소리에
장단을 맞추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 둘 다 인 것 같다.
내 입술 사이의 주름을 따라 짙은 술 냄새가 나지만, 이 거리의 취인들에 비해 더 마신 것
인지는 모르겠고, 모두가 술을 먹어야 하는 날인 양 사람들은 비틀거리며 자신의 입에서
알콜 냄새가 풍긴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거리에는 양복 입은 사람도 있고, 젊은 힙합 바지
도 있고, 외국인도 있고, 짧은 치마를 입은 여학생들도 있다. 양쪽으로 술집이 들어선 거리
에서  모든 사람이 네온사인의 리듬에 따라 비틀거리며 걸어간다. 어쩌면 내 눈만 흔들거
리는 것일 지도 모른다.
노래 소리는 노래방의 좁은 통로에 붙어 있는 먼지 쌓인 스피커에서 들려온다. 드럼 소리
가 퉁퉁거리며 먼지를 털어 낼 것 같지만, 스피커 위에는 여전히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
다. 그 대각선에 위치한 노래방에서도 빨간 불빛과 함께 다른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두
가지 노래는 행인의 귀를 혼란시킨다. 노래 소리에서도 술 냄새가 난다.
한때의 무리가 어두운 하늘 아래 대낮 같이 밝은 거리를 지나간다. 그들의 왁자지껄한 소
리는 노래 소리와 어울려 한차례의 소음을 만들어 낸다. 반짝이는 네온 불빛에 가장 어울
리는 말인 양, 욕지거리가 무리 한 가운데서 흘러나오고 무리는 한바탕 웃고 다시 술 냄새
를 거리에 흩뿌린다. 술 냄새를 맡은 전단지가 여기저기 날아다니고, 한바탕 축제를 벌인
것처럼 거리의 여기저기를 장식한다. 무리 중에 어느 누구도 전단지에 눈을 주지 않지만,
전단지는 그 자체가 존재의 이유인 것처럼 거리를 떠나려 하지 않는다.
무리에서 가장 비틀거리는, 하얀 웃옷에 술을 쏟은 듯이 젖어 있는 남자가 술집 앞의 간판
을 치기 시작한다. 깨지는 소리와 남자의 고함 소리가 잠시 노래 소리를 덮는다. 무리는 쓰
러질 것 같은 남자를 부축해 더 빨리 움직인다. 남자는 병든 닭처럼 눈을 뜨고, 입에선 침
이 흐른다. 남자를 부축하고 있는 또 다른 남자는, 자신의 LA Lakers라고 써진 점퍼 위에
침이 묻고 있는데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구역질하는 소리가 나고, 무리는 잠시 가던 길을 멈춘다. 나이트 벽보로 가득한 벽에 토사
물을 남기고 무리 중의 여자 목소리에는 술 냄새가 나는 짜증이 섞여 있다. 잠시 멈춰선 틈
을 타서 담배를 꺼내 문다. 멀리서 봐도 화장 냄새가 느껴지는 여자는 담배에 불을 붙이다
말고 짜증 섞인 말들을 토해낸다. 여자가 토해낸 말들은 토사물을 남기지 않고, 담배 연기
가 되어 밤하늘에 노래 소리와 함께 퍼진다.
무리가 지나간 자리에는 깨진 간판 조각과 토사물, 여자의 진한 화장 향기가 남는다. 그러
나 곧 새로운 사람들이 그 자리를 지나가고, 새로운 향기들이 그 위에 깔린다.
외국인 한 명이 술집 앞에 서 있다. 학생으로 보이는 남자가 외국인에게 말을 걸어 보려 다
가간다. 까만 힙합 바지에 티는 무릎에 닿으려 한다. 남자의 다리는 막 마라톤을 끝낸 사람
처럼 풀려 있다. 그의 혀도 풀려서 하고자 하는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거의 내장 속
에서 풍겨 나오는 알콜이 남자의 뜻을 더 잘 반영하고, 그걸 맡는 외국인은 고개만 끄덕일
뿐 말도 없고, 표정도 굳어 있다. 이내 대화는 시들시들해 지고 외국인은 자신의 노란 머리
를 한번 만지더니 자리를 떠난다. 남자는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동료로 보이는 사람들
과 떠들다가 한바탕 웃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웃음소리에 고개를 돌리지만, 웃음은 전염
되지 않고 다시 네온사인이 사람을 잡아먹는다.  
거리는 사람을 잡아먹고, 다시 토해낸다. 거리를 둘러싼 술집이라는 위는 잡아들인 사람들
을 술이라는 위산으로 덮어씌우고, 거리로 토해내고, 거리는 다시 다른 거리로 사람들을
토해낸다. 토해내 질 때마다 조금씩 몸은 흐트러지고, 머리는 헝클어진다.
갈색으로 염색한 내 머리도 흐트러져 있다. 날씨는 춥지 않지만, 술집 앞에 있는 계단에서
한기가 올라와 내 엉덩이를 파고든다. 몽롱한 상태에서 엉덩이에 정신을 집중한다. 보통
때 같으면 그냥 일어서면 되는 것이지만, 알콜은 이상한 의지가 생기게 한다. 이를테면 차
가움에 반항하는 행위 같은 것이다.
눈으로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그것도 오래 못 가는 것이 눈꺼풀의 무게가 한사람
에게 오래 눈이 머무르게 하는 것을 막았다. 몸의 일부는 피곤했고, 다른 부분은 피곤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 행동을 관장하는 뇌가 이미 알콜에 굴복했고, 위에
선 신물이 올라왔다. 이미 게워낸 상태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었다. 거리의 퍼지는 최
신 가요는 이미 오염되었지만, 가끔씩 머리 속까지 파고드는 맑은 공기가 후두를 파고 들
때도 있었다. 나는 더욱 많은 공기를 마시려고 숨을 들이킨다. 감은 눈에서 폐를 펴는 힘
이 약하다.

“괜찮아?”

친구 하나가 어깨에 손을 올린다. 친구의 손에는 땀이 배어 있다.

“4차는 언제 가냐?”

친구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뭔가를 물어보는 것은 내가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어기전이다. 친구는 어깨에 올렸던 손을 들어 그 손에 문신처럼 걸려 있는 시계를 들여
다  본다. 눈은 거리를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힘이 없다.

“모르겠다. 시간도 애매하고... 아마 다들 집에 갈 거야.”

시간도 한계에 닿았고, 어쩌면 내 자신도 한계에 닿았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은 오기가 발동하는 날이다. 이런 기분이면 보통의 주량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후배들은?”

“거의 다 갔어. 먼저 들어가 있을 테니까, 빨리 들어와.”

친구는 술집으로 들어가는 계단을 내려간다. 그가 들어가자 손등과 볼에 와 닿는 한기가
느껴진다.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는다. 기분 좋은 생각을 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영 쉽지
가 않다. 머리 속에선 친구와 내가 마음에 두었던 후배가 키스하는 장면이 영화 속의 한 장
면처럼 반복되었다. 흑백으로 재현되고, 다시 컬러로...
제기랄.
머리 속에서 그 화면이 반복될수록 피는 역류하는 듯 했고, 세상 모든 것을 내 던져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목구멍으로 신맛이 올라왔고, 기억까지도 다 토해내고 싶었다. 천천
히 일어서며 친구가 들어간 구멍을 바라본다. 어차피 내일이 되면 지금부터의 일은 타버
린 사진처럼 아주 작은 부분만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곳에 더 오래 있다고 해도 도움이
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골목을 향해 비틀거리며 걸었다. 어떤 전단지도 나를 잡지 않았다.
목적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이곳을 떠나는 게 우선이다. 비틀거리면서도 달렸다. 사람들의 어깨
에 치이며 차가운 밤공기를 폐 깊숙이 받아 들였다. 내 몸 속으로 들어온 시원함은 어느 정
도 알콜과 싸울 수 있다. 벼랑으로 치닫고 있는 내 본능을 조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숨이 차서 잠시 멈춰야 했던 지점에도 술집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다. 또 나를 먹으려는 것
인가? 헐떡거리며 옆에 있는 술집의 간판을 본다.
paradise
여기에 들어가면 천사 옷을 입은 웨이트리스가 술을 가져오는가? 재미있는 상상에 잠시
웃다가, 이런 상황에 웃는 내가 한심해서 다시 웃는다. 행인들의 시선이 뒷목을 간지른다.
그만큼 술집이 나를 토해냈고, 내 몸이 흐트러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나는 또 술집
을 찾고 있고, 그것만이 현실의 무게를 잊게 해주는 유일한 비상구라고 느껴졌다. 뛰고, 숨
차고, 잠시 쉼으로 인해서 조금 술이 깬 상태에서도 본능의 외침은 알콜을 원했고, 내 눈
은 paradise를 바라보고 있다. 두 달 동안 자르지 않아 눈을 찌르고 있는 머리카락을 뒤
로 넘기며, 호흡을 하느라 굽혀 있던 허리를 편다.
하지만, 발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무엇이 발을 움직이지 않게 하는가 생각해 봤는데, 몽
롱한 정신으론 도저히 생각해 낼 수가 없다. 어쨌든 머리와 다리의 싸움은 5분 정도 술집
앞에서 이루어졌다.

“어? 오빠 뭐해요?”

심장이 소리를 알아보고 혼자서 요동치기 시작한다. 심장이 요동치는 것을 알아챈 입술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술집 간판에 머물러 있던 시선만이 후배에게 향한다.

“집에 가시는 거예요? 전 잠깐 이쪽에서 친구 만나고 다시 들어가는 길인데...”

본능은 다시 도망을 가기 시작한다. 시키지도 않은 말을 혀가 내뱉는다.

“아... 나는 이 술집에서 동창들 만나기로 했어.”

혀가 꼬이면서도 더듬지 않는다. 이 정도면 나의 거짓말에도 신임이 갈 것이다.

천천히 돌아서 paradise라고 써진 문으로 들어간다. 후배에겐 잘 가라는 인사도 하지 않
는다. 목소리가 떨릴까봐 두려웠던 것도 있지만, 이번에는 발이 먼저 움직여 몸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간 것이다.
후배가 뒤에서 뭐라고 말한 것 같은데, 내 귀는 작은 목소리를 잡아 낼 수 있을 정도로 예
민한 상태가 아니다.
paradise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나는 정말로 누구를 찾으러 온 마냥 바에서부터 구석
자리까지 한번씩 훑는다. 만나기로 한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
는 마음이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테이블과 바는 자신들만의 비밀을 간직하
고 남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 사람들로만 가득한 것 같다. 얼굴을 어둠에 의지한 채
저마다 자신의 화제를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하지만, 테이블에서 흘러내릴 정도로 많이
내 놓지도 않으며, 옆 테이블에서 들릴 정도로 크게 말하는 것도 아니다.
파란 불빛이 한 줄로 장식된 바의 끝 부분에 가서 앉는다. 동그랗고 빨간 의자가 파란빛을
먹고 있다. 양주로 가득 찬 장식장 앞에 서 있는 여자 바텐더의 목이 길고, 희다. 내게 다가
오는데, 검은 옷에 걸린 장식들이 요란하게 불빛을 반사하고 있다. 갈색의 머리 안으로 검
은머리가 자라 나오고 있고, 그 속에서 샴푸냄새와 땀내가 섞여 나온다.
여자는 바를 경계로 하여 내 앞에 서서 아무 말이 없다. 여자를 똑바로 바라보지 않고, 비
스듬히 앉은 자세로 옷에 걸린 이름표를 본다. miyu. 가명인가?

“이름이 미유에요?”

여자는 당황한 듯이 손을 입에 가져간다.

“아... 내.”

“아이스 하우스 한 병 주세요.”

여자는 흔들리는 눈빛을 수습하고, 맥주를 꺼내온다. 내 혀는 제멋대로 춤추고 있다. 맥주
도 물 같다는 생각을 하며 목구멍을 연다. 소주가 지나갔던 자리에 맥주가 지나가고, 알콜
은 뇌를 만난 후 나를 지배한다.
병을 반 정도 비웠을 때 여자가 다가온다. 손에 들린 물 컵을 내 앞에 내민다.

“혼자 오셨나 봐요?”

물 컵에 떠 있는 얼음을 보다가 어릴 때 얼음 때문에 이빨이 깨졌던 기억이 떠오른다. 손으
로 컵 옆에 하얗게 물이 서린 부분을 만지작거린다.

“네.”

짧게 대답하는 내 목소리에는 힘이 없다. 동정심을 유발하고 싶지는 않지만, 표정조차 불
쌍해지고 있다. 여자의 눈을 올려다본다. 속눈썹이 길다.

“무슨 일 있었나요?”

여자는 바에 팔을 괴고, 바 안쪽에 있는 의자에 앉아 나와 눈높이를 낮춘다. 처음 들어 왔
을 때보다 사람은 많이 줄어 한산해 보인다. 나는 대답 대신 긴 한숨을 쉰다. 여자가 그 모
습에 웃음 짓는다.
무슨 일.... 무슨 일 없는 사람은 없다. 다들 일을 가슴에 품고 산다.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남에겐 안 중요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간혹 둘 다에게 중요
하다고 느껴지는 일이 있으면 공감대가 형성되고, 토론 거리가 생기고, 어쩌다 살을 섞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다가 공감대가 깨지면 보이지 않는 앙금만을 남기
고 제 갈 길로 사라진다. 내가 혼자 술을 먹게 된 일도 여자에게 중요한 일인가. 그렇지 않
다. 한낱 가십거리에 불과하다. 여자들의 수다에 안주가 될 뿐이다.
얼음물을 들이키자 머리 속까지 냉기가 올라와 몸 전체를 움츠리게 만들고, 표정도 찡그려
진다. 여자는 아직도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그냥.. 뭐... 그렇고 그런 일이죠. 도시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로맨스 중에 하나일 뿐입니
다.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애틋한 것은 아니고요. 순정 만화처럼... 해피앤드도 아니죠.”

혀가 미끄러져 쉽게 말을 할 수가 없다. 혀 보다 멀쩡한 귀가 제 역할을 해주기를 바랄 뿐
이다. 여자는 자신이 말상대가 되어 주고 싶은 모양이다.

“음.. 그러셨구나.”

여자는 천천히 아래위로 고개를 흔든다. 로맨스는 단순한 것이고, 술 먹고 찾아오는 남자
들의 것은 더욱 뻔하다. 여자는 모든 것을 짐작하고 있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거만해 보이
지는 않는데, 얼굴에 가느다란 그림자 때문일지도 모른다.

“저기. 가게 앞에 흰 선 보셨어요? 사람 모양으로.”

여자가 화제를 돌린다. 내가 대답하지 않자 저 혼자 말을 계속한다.

“어제 이 건물에서 사람이 뛰어 내렸어요. 여학생이었는데 여기 와서 술을 먹었거든요. 동
료들이랑 와서 술 먹고, 토하고.... 손님 많을 때였는데, 갑자기 밖에서 쿵하는 소리가 났
죠.”

어쩌면 내가 이 술집에 들어오기 전에 그 흰 선 안에 서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
다. 여자는 말을 마친 새로운 손님이 있는 쪽으로 움직였다. 여자가 할 말이 더 있는지 없
는지는 나로서도 알 수가 없다.
화젯거리를 제공하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대화란 공통의 관심사가 있어야 하는 것이니
까. 보통 때 같으면 그것도 좋은 화젯거리일 것이다. 투신자살이라는 것을 바라보는 대부
분의 사람들은 약간의 떨림과 자신을 동일화 시켜 스릴감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동정을 하
거나 욕을 한다.
하얀 선으로 변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고통을 겪고, 고민에 찌들어 옥상으로 올라갈 수밖
에 없었다는 것을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어떤 하나의 사건에 대한 하나의 충동
감이 일을 부추겼고, 결과로 하얀 선이 생겼다고 말한다. 하지만, 하얀 선이 지워지기 전
에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그 일에 대한 것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가끔 동료들과 술을 먹
거나 미팅을 할 때 알콜의 힘을 빌려 그 기억을 떠올리고는 돈 안 드는 안주거리로 사용하
기는 한다. 그것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인간이 원래 그렇다는 것이 서글플
뿐이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여자가 다가온다.

“그런데 말이죠. 떨어지던 여자가 지나가는 사람 위로 떨어졌어요. 지나가던 사람은 목뼈
와 척추를 다쳤대요.”

내가 묻는다.

“지나가던 사람은 남자에요?”

“아니요. 여자요. 부딪치는 순간 정신을 잃었어요. 떨어진 여자는 머리를 땅에 박고 즉사
했지요. 그런데 그 여자, 그러니까 떨어진 여자의 발이 지나가던 여자의 몸 위에 올라가 있
던 거예요. 아무도 도울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조금 뒤에 경찰이 왔는데, 그 멍청한 순경
이 시체랑 쓰러진 여자를 삥 둘러서 스프레이를 뿌리지 않겠어요?”

여자의 입에서 향긋한 단내가 났다. 재즈의 반복적인 선율이 바 위에서 춤춘다. 나는 입을
열어 말을 하는 대신 맥주를 들이 붙는다. 다시 속이 안 좋다.
여자는 계속 이것저것 물어봤지만, 나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것이 너무 당연하게 느껴
졌다.

“오늘은 다리에서 몇 명 자살했는지 아세요?”

내가 시큰둥하게 대답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자꾸 묻는다. 알콜이 섞인 공기 어두
운 공간 안에 낮게 깔려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내 발 밑에서 물결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건
너려면 작은 배가 필요할 것 같다.

“늘 두세 명씩 뛰어내리지 않습니까..”

술집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다시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그 두 가지 소리는 서로 반대
되면서도 죽을 때까지 숫자를 맞춰나갈 것이다.

“오늘만 열두 명 죽었어요. 신기하죠? 한 명은 몸에 불을 지르고 뛰어 내렸대요. 죽으면서
도 한번 튀어 보려고 그랬나?”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여자는 껌을 씹고 있다. 말을 잠깐 쉴 때마다 보이지 않을 정도
로 입을 오물거렸다. 입에서 나는 단내는 껌 향기일 것이다.
나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 채 술병을 비웠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술병을 가리키고 다
시 일자를 그렸다. 여자는 ‘네.’하고 말한 뒤 한 병을 더 꺼내온다.
오른쪽 벽에 붙어 있는 할로겐램프 세 개중 두 개는 꺼져 있다. 아래 조약돌을 유리로 덮어
놓은 바닥은 내장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모습처럼 보인다. 테이블은 이제 많이 비어 있
다. 구석 쪽의 테이블에는 나처럼 혼자서 술을 먹는 사람이 있다.
고개를 살짝 드는데 나와 눈이 잠깐 마주친다. 어쩌면 술기운에 잘못 본 걸지도 모른다.

“아는 분이에요?”

여자가 묻는다. 여자와의 대화에 무료해진 나는 그렇다고 대답하고, 내 앞에 있는 술병을
든다. 그리고 테이블에 혼자 앉아서 술을 먹는 남자 쪽으로 다가간다. 어차피 혼자 술 먹
는 놈들은 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 고독이 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있는 것은 누구
나 마찬가지이고, 말상대가 되어 주길 바라는 마음도 당연히 존재할 것이다.
남자 앞에 앉아 테이블에 술을 내려놓는다. 불빛은 어두워 남자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얀 눈이 뭔가에 반짝였다가 이내 검은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 약간 섬뜩한 느낌과 술
김에 왔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혼자서 술 마시는 것 같던데, 저도 그러니 우리 얘기나 하며 술 먹죠.”

보통 때면 튀어나오지 않을 말들이 지가 알아서 나온다. 테이블 위로 길게 내려온 전등 아
래로 남자의 얼굴이 들어온다. 평범하게 생긴 남잔데, 눈 옆에 주름이 조금 있고, 30대 초
반 정도로 보였다.

“그러죠. 저도 혼자 있기 심심하던 참이었습니다.”

다행히 남자는 거절하지 않는다. 우리 쪽을 바라보던 여자도 이미 관심을 끊고, 행주로 바
를 닦고 있다.

“저보다 나이도 많으신 것 같은데, 제가 형님이라 부를 테니, 말 놓으세요.”

말을 풀어 가는 것은 친근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약간 밑지는 느낌이지만, 이렇게 하면
이 남자가 술값을 모두 지불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행히 혀가 덜 꼬이는 느낌이었고,
이 정도면 뻔뻔한 취객으로 여기진 않을 것이다.
남자는 몸에 달라붙는 듯한 검은 옷을 입었고, 앞머리는 눈을 살짝 가릴 정도로 내려와 있
다. 머리카락 사이로 조금은 날카로워 보이는 눈이 드러난다.

“그러지.”

남자는 짧게 대답하고, 앞에 놓인 맥주잔을 들어 올린다. 나도 술병을 들어 남자의 잔에
한 번 붙인 뒤 입에 갖다 댄다. 혀에 닿는 감촉과 흘러드는 느낌이 중추신경을 만족시키고
있다.

“자네는 학생인가?”

남자의 목소리에는 깊이가 있다. 바닥에 깔린 보이지 않는 안개처럼 낮게 깔려 내 귀로 들
어온다.

“졸업한지 일 년 지났고, 지금은 백수입니다.”

백수라고 말하면서도 별로 부끄러움은 없었는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찾아 쉬지 않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직 희미하지만 곧 확고한 답을 찾게 될 것이
라 확신했다. 답이란 언제나 고민을 원하고, 고민을 충분히 한 사람에겐 그 모습을 보여주
는 법이니까. 하지만, 그 생각의 고삐를 놓는 순간 세상은 비참해진다.
남자는 손을 올려 여자를 부른다. 여자와 눈이 마주치자 맥주를 피처로 더 시키고, 잔 하나
를 더 주문한다. 내 술병이 비었다는 것을 남자는 알고 있다.

“다 운명을 따라가는 것이지.”

남자는 자신의 잔에 남은 술을 비우고, 여자가 술을 가져 올 때까지 기다린다. 고개를 살
짝 돌린 남자의 어설프게 면도한 구레나룻이 보인다. 그것만으로 이 남자가 결혼을 안 했
을 것이라는 추리를 해낼 수 있다.  
술이 오고, 말이 오가고, 술이 다시 목구멍을 지난다. 술을 들어가게끔 되어 있고, 말은 나
오게 되어 있고, 돈은 사라지게 되어 있다. 그 중에 하나라도 거스르려 하면 조화가 깨지
고, 정상적인 즐거움을 얻을 수 없게 된다. 나는 그 원칙을 충실히 따르면서 후배 때문에
속상했던 일을 잊으면서 남자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자네 운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마 내 얼굴은 고민하는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다.

“모르겠어요. 어쩌면 내일 다리에서 뛰어내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제가 원한다고
해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시 말하자면.... 노력해도 어찌 할 수 있는 게 아
니죠. 저를 비관주의자라고 불러도 상관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현실과 운명은 그런 거니
까. 지금까지 전 그렇게 살아왔고, 제 의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길을 걸어왔어요.”

술기운 때문에 내 말에는 끊김이 많다. 남자는 차분하게 내 말을 끝까지 듣는다. 내 눈은
여러 번 감았다 떴다 하지만, 남자의 눈은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 시간이 그의 주위에서
만 멈춰버린 느낌이다.
남자의 관자놀이 아래쪽이 씰룩거리는데, 내가 그것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듯 했
다. 시선을 의식하는 듯 손바닥으로 볼이 있는 부분을 살짝 문지른다. 지루해 하는 것일
까? 아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그의 생각을 조금도 읽을 수가 없다. 석고를 박아 넣
은 듯한 눈은 미동도 없이 저 세상의 것을 바라보는 듯 하다.

저 눈.... 어디선가.

전에 다리에서 떨어져 자살한 사람의 시신을 건져낸 것을 본 적이 있다. 대학 들어와서 두
번째 여자 친구와 고수부지를 걷고 있었는데, 비가 안개를 타고 내리는 저녁이었다. 으스
스한 느낌에 데이트는 흥이 나지 않았고, 축축한 공기가 꾸물거리며 콧구멍을 쑤셨다. 내
팔뚝을 잡고 있는 여자 친구의 손에서도 온기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강가 쪽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여자 친구는 다른 쪽으로 내
팔을 잡아끌었지만, 내 발은 이미 강가 쪽으로 힘을 쏟고 있었다. 내게는 뭔가 색다른 일
이 필요했다. 구경을 하는 사람들은 우산을 쓰고 있었고, 그 무리를 해쳐 나오자 검은 우비
를 입은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까만 우산을 들고 있는 중년에게 물었다. 그에게는 축축한 곰팡이 냄새 같은 것이 묻어 나
왔다. 입고 있는 밤색 양복을 뒤로 젖히면 그 속에는 엄청난 곰팡이가 집을 짓고 있을 것
같았다.

“자살한 사람이에요. 다리에서 뛰어 내렸죠. 뭐... 흔한 일이지만, 이 여자는 그리 멀리 떠
내려가지 않고, 발견됐어요.”

중년의 입에서도 곰팡이 냄새가 풍기는 것 같았다. 어쩌면 이 부근의 모든 것에서 곰팡이
냄새가 나는 것일 지도 모른다. 빗물에 젖은 풀들은 사람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
져 있다. 검은 색 우비들 사이에 여자도 풀처럼 쓰러져 있다.
강물에 투명해지고 흙 묻은 원피스. 여자의 허벅다리까지 치마는 올라와 있고, 발에는 커
다란 상처가 있는데 피는 보이지 않는다. 눈은 내리는 비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누구 죽었나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가 내게 묻는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호기심이 되어 접혀 있
다. 나는 중년이 내게 말했던 것을 녹음한 듯이 그대로 남자에게 말한다.

“에이... 그런 일은 흔하잖아....”

남자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더니 우산에 얼굴을 파묻고, 풀밭 사이로 난 시멘트 길을 따
라 건물 사이로 사라진다. 무표정하게 시체를 바라보던 여자친구가 입을 연다.

“눈이 징그러워...”

그 말에 나도 시체의 눈을 바라본다.

“징그러워.”

여자친구가 반복하며 말한다. 내 팔을 더 세게 잡아 내 품으로 숨어든다.
그리 가까운 거리가 아닌데도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그 눈은 뭔가 투명한 젤
리 같은 것이 끼어 있는 듯 했고, 움직임이 없었으나 내가 움직이면 곧바로 눈을 돌려 바
라 볼 것 같았다. 내 몸은 비를 맞지 않아도 떨리고 있었다. 그 눈은 움직이지 않아도 주위
에 움직이는 모든 것을 관찰하는 것 같아서, 어안처럼 위를 보고 있어도 주위의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 그런 느낌. 움직이는 순간 내 동작이 포착되어 어떤 일이라도 벌어질 것 같
은 느낌이 들었다.
내 앞에서 술잔을 드는 남자가 바로 그런 눈을 가지고 있다. 눈동자는 멈춰 있지만, 그 속
에는 이 술집의 모든 것이 들어가 있고, 우리는 원형 어항 속에 들어 있는 관상어일 뿐이
다. 나와 바텐더 여자, 그리고 몇몇 테이블의 사람들이 모두 남자의 눈에 감시당한다.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어항 속의 물고기들이 그것을 보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알지 못하
듯이...

“그렇게 말하기는 해도 자네는 참 낙천적인 것 같군.”

남자는 짧게 말한다. 술기운 때문인지 다리가 떨린다. 노래가 바뀌고, 술집의 분위기가 바
뀌는 듯 하지만,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은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 왼손을 허벅지 위에
놓는데 떨림이 손바닥을 감각을 예민하게 만들고 있다.

“낙천적이요?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목이 타서 다시 맥주를 목구멍으로 넘긴다. 맥주를 마시는 것은 내 마음을 숨겨보려는 행
위가 되어 버렸다. 바의 여자가 음악 소리에 맞추어 살짝 허리를 흔들며 리듬을 타는데, 내
게는 음악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절 보면 그런 얘기 가끔 해요. 우선 표정이 그렇잖아요. 얼굴도 하얗고, 잘 웃
고.... 하지만, 그건 가면일 뿐이에요. 한꺼풀 벗겨내면 제 실체가 드러나죠. 자기 모순에
허우적거리는 모습과 비관주의, 니힐리즘 같은 거죠.”

내 다리의 떨림이 내장을 타고, 목구멍까지 올라와 성대를 괴롭히고 있지만, 혀에 힘을 주
어 말의 떨림을 막는다. 하지만, 남자의 눈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런 비관주의에 빠진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말을 걸지 않아. 정말로 자기 모순
에 빠진 건가?”

자기 모순.... 그럴지도 모른다. 사실 내 마음은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변동이 많으
며 여러 가지가 같이 폭발하기도 한다. 뒤죽박죽이고 틀이 없다. 그런 자신이 너무 한심하
고 답답해서 비관주의나 니힐리즘 따위에 한정시켜 보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
금 인정해 버리면 이 남자에게 먹혀 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 것 같다. 내 속이 샅샅이 분석
되는 순간 나는 어항 속에서 꺼내져 바닥에 내 팽개쳐지고, 내장이 터지고 뇌수가 바닥에
흐르는 상상을 한다.

“그럴지도 모르지만, 제가 듣는 노래들과 상상들은 이상하게 죽음과 연관되어 있어요.”

남자의 폐에 들어있는 공기가 기도를 타고 성대를 스친다.

“대학생들은 종종 어떤 한계적인 상황에서 도피를 꿈꾸는데, 그것의 좋은 소재가 죽음이
지. 과거부터 죽음은 너무나도 많은 종교적 상상력과 결합되어 있어. 그것은 신비주의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인데, 요즘은 그것을 멋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결국 죽음의
실체도 모른 채 어디선가 자살을 시도하는 거지. ”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남자의 말을 듣는다. 마음 속에는 남자의 말에 대한 반항심이 끓어  
오르고 있지만, 그것을 숨기려 입을 다문다. 내 감정 하나하나도 옷을 벗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본능처럼 머리 속을 채우고 있다.

“요즘은 TV에서도 실재로 죽이는 것을 보여주지 않나? 이젠 죽음이 오락이 되어 버린 시
대야. 잔인한 죽음과 성스러운 죽음을 다 방송하면 과연 죽음은 무엇이 되느냔 말이지. 한
낱 오락거리밖에 되지 않는 거야.”

방광이 뇌에 신호를 보내고 있다. 혀에 힘을 준다.

“잠깐 화장실에 다녀올게요.”

다리에도 힘을 준다. 내 뒤통수에 남자의 시선이 끊어지지 않음을 느낀다. 내 걸음은 비록
점잖으나, 교미하는 날파리처럼 마음은 급하게 화장실로 가는 복도를 지나고 있다.
남자의 시선이 미치지 않은 곳까지 가자 몸 속의 혈관이 동시에 이완되는 듯 했고, 조금 두
통이 느껴졌다. 복도 벽에 살짝 기대어 있다가 toilet이라는 표시를 따라 걸었다. 다리의 떨
림은 바로 걷는 것을 힘들게 했고, 내 입에서 욕지거리가 나오게 만들었다. 여자 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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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28 13:22
수정 아이콘
덜덜덜.. 연결되는 내용이네요.. 재미있습니다.
하얀잼
05/07/28 14:45
수정 아이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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