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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7/27 10:37:42
Name 희주
Subject [유머] [단편호러]컨베이어 병원 (사형컨베이어2) written by cennyjang
태환은 모니터를 보고 있다. 여러 개의 화면에서 몇 가지 데이터와 컨베이어의 모습이 나
타난다. 자신의 담배 연기에 눈이 따끔거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주름진 눈을 깜빡거리지 않
는다. 연기는 모니터 앞을 지날 때만 잠시 모습을 비추었다가 어두운 방안에 퍼지며 사라
진다. 환풍기가 규칙적으로 소리를 내며 방안의 공기를 빨아 마신다. 그것이 없었다면 태
환의 작업실은 담배연기로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었을 것이며, 모니터들에 미끈미끈한
연기 액이 끼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고마움도 모른 채 시끄러운 환풍기 소리에 짜증을 내
기 시작한다.

“저거 고치던가 해야지.”

검어진 손끝에 담배를 끼고 천천히 입으로 가져간다. 아침에 딸애가 면도를 해준 덕분에
턱과 볼이 깨끗해 보였지만, 모니터에서 나오는 희뿌연 빛은 기름기에 반사되고 있다. 입
을 위로하고 연기를 크게 내 뱉는데, 눈은 모니터의 수치를 노려보고 있다. 근무시간에 담
배를 피더라도 해야 할 일은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늘 생각했다.

그의 눈이 잠시 모니터를 떠나 책상 구석에 있는 접이식 액자로 향한다. 모니터 불빛이 액
자를 비춘다. 두 장의 사진이 들어 있는데, 하나는 자신과 딸의 사진이고, 다른 하나는 죽
은 아내의 사진이다. 사진 속의 태환은 딸을 한 손으로 안아 올리며 웃고 있다.

물론 지금은 할 수 없는 일이다. 태환은 너무 늙어 버렸고, 딸은 너무 커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커버린 딸은 죽은 아내의 몫을 충분히 해
내고 있다. 사무실 구석에 놓여 있는 도시락이 그 증거 중의 하나이고, 잘 면도된 얼굴도
그 중 하나다. 태환은 늘 다려진 와이셔츠를 입고 출근했고, 구두에도 광이 났다.

-아! 살려줘!

모니터 옆의 스피커에서 컨베이어 쪽의 소리를 내뱉고 있다. 사형수들이 마지막 고문을 받
는 소리다. 모니터는 컨베이어에 묶인 채로 다리가 절단되는 모습을 비추고 있다. 절단과
동시에 혈액을 응고 시켜 출혈을 막는다. 컨베이어 통로 벽에 붙어 있는 로봇 팔들은 그런
일들을 훌륭히 수행해 내고 있다. 하지만, 가끔은 죄수들의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 태환은 자판을 두들겨 수혈을 명령하고, 로봇팔은 사형수의 정맥으로 피
를 쏟아 붓는다. 그래야 그들이 죽기 직전까지 고통을 느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태환이 사형수들에게 악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연찮게 사형 컨베이어
빌딩에 취직했고, 30년간 일하다 보니 이 자리에 앉아 있게 되고 이런 일을 하게 된 것이
다. 상관은 2년 전에 퇴직해서 지금은 태환이 빌딩의 총 관리인이 되었다. 월급이 크게 올
라간 것도 아니고, 하던 일이 크게 바뀐 것도 아니지만, 그는 자신의 일에 만족했다. 다만
작업실의 환풍기 소리가 너무 시끄러운 게 불만이었다.

-아악! 그냥 죽여줘!

흰옷을 입은 죄수의 발목이 잘려나간다. 태환은 충혈 된 눈으로 모니터를 응시한다. 다시
담배 연기가 시야를 가리더니 진득진득한 냄새를 남기고 사라진다. 죄수는 병든 개처럼 몸
을 떨고 있다. 커다란 바늘 하나가 죄수의 가슴에 박히더니 죄수는 다시 소리 지르기 시작
한다. 볼륨을 줄이자, 다시 환풍기 소리가 귀를 파고든다.

지금 발목이 잘린 사형수는 뉴스에 나올 정도로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다. 모니터 중의 하
나는 그의 사형 식을 생방송으로 보여주고 있다. 앵커는 침을 튀기며 사건의 자료 화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너무 열변을 토하느라 그의 넥타이가 삐뚤어진 것도 모르고 있다.

-이것이 유괴된 어린 아이 사진입니다.

화면에 흰색 레이스 달린 옷을 입은 여자아이의 사진이 보인다. 곧 페이드 되고 다른 아이
사진으로 넘어간다. 다섯 장정도 사진이 지나갔는데, 모두 웃는 모습이다.

“저런 아이들을 먹다니…….”

태환의 입에서 담배 연기처럼 말이 뿜어져 나온다. 앵커는 목이 막히는지 물을 조금 마신
후 범인의 집에서 발견된 식인 테이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범인은 5시간 분량의 촬영을 했습니다. 그 중 2시간 정도는 죽이는 과정에 대한 것이고, 3
시간 정도는 식인 하는 모습을 찍은 것입니다.

비가 오려는지 습한 공기가 느껴졌다. 빗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했는데, 환풍기 소리에
가려져 확실하지 않다. 태환은 넥타이를 조금 느슨하게 한 뒤 파란 색 작업복의 단추도 하
나 푼다. 두통이 조금 생기면서 컨디션이 나빠졌다. 비가 올 때마다 그렇게 신경통이 생긴
것도 아내가 죽은 이후 계속 되고 있다.

화면에 범인의 얼굴이 뜬다. 관자놀이를 왼손으로 살짝 누르며 얼굴을 관찰한다. 평범한
얼굴이었고, 그렇게 심한 짓을 할 것 같지는 않다. 길거리 가다가 흔하게 마주칠 수 있는
그런 얼굴이다.

앵커는 아직도 열변을 토하고 있다.

-김씨는 초등학교 시절에 자유시로 이사를 왔습니다. 1년 뒤 부모가 교통사고로 죽었고,
그 후 30년 간 혼자 살면서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로 활동했습니다. 그의 형은 10년 전 아
내를 죽인 죄로 사형을 당했습니다. 형제가 모두 사형컨베이어의 심판을 받게 된 것입니
다.

빗소리가 점점 명확해 진다. 울리는 듯한 소리가 사형 컨베이어 빌딩을 감싸고 있다.

-으악! 모두 죽여 버릴 거야!

-경찰은 과거에 김씨의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렇게 경
찰이 예상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보통 첫 범행에는 한 명만 유괴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에 김씨는 네 명의 아이들을 동시에 유괴했기 때문입니다.

태환은 도시락을 책상 위로 올려 담배꽁초가 가득한 재떨이 옆에 놓는다. 아직 점심시간
이 되려면 삼십분 정도 남았지만, 아침에 속이 안 좋아 밥을 못 먹었기 때문에 배가 고팠
다.

2부에서 계속 전한다는 말을 남기고 화면은 광고로 넘어갔다. 이름 모를 연예인들이 나와
서 가정용 청소기를 선전하고 있다. 태환은 입을 오물거리며 죄수가 나오고 있는 화면으
로 눈을 돌린다. 컨베이어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모든 과정을 태환에게 전달하고 있다.

죄수의 비명이 스피커를 통해 들려온다. 손톱 사이로 바늘이 들어가는 것이 꽤 아픈 것 같
다. 다음 코스에는 열 개의 니퍼가 손톱을 뽑으려고 준비 중이었다. 물론 하나씩 뽑는다.

환풍기 너머로 천둥소리가 들린다. 보통 때도 어두워 보이는 자유시가 더욱 검게 변하고
있다.

태환은 죄수의 고통을 상상해본다. 피비린내 나는 긴 터널, 멈추지 않는 고통. 피가 나오
면 다시 집어넣고, 정신을 잃으려고 하면 무슨 수를 쓰던지 깨어나게 한다. 심장이 도중에
멈추는 일도 거의 없다. 평화로운 죽음은 허락되지 않는 것이다. 생각 때문인지 음산한 기
운 때문인지 태환은 몸을 한번 떤다.

사형수가 있을 때마다 태환은 고통을 상상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
한 것이다. 죄수가 어떤 잘못을 했던 간에 고통을 주는 것은 자신의 몫이었다. 버튼 하나
누르는 것으로 비명을 잠재울 수 있지만, 그렇게 한다면 직업을 잃게 될 것이다.

-으악! 제기랄!

죄수의 다섯 번째 손톱이 뽑혀나가고 있다. 고통은 거의 역치까지 닿았을 것이다. 사실 더
깨끗하게 고통을 주는 방법도 있다. 신경에 독을 넣는 것이 그 한 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잔인한 시각적 효과를 이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처음 사형컨베이어를 운영할 때에는 방송을 하지 않았다. 그 세부 내용을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재판은 컨베이어 위에서 하되, 고통을 주는 방법은 더 깨끗한 방법을 사용하자
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송법이 개편되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잔인한 죽음을 보여주는 것이 범죄율을 떨
어뜨린다는 것에 사람들이 동의한 것이다. 사실 사형 식은 사람들의 좋은 오락거리가 되었
고, 방송국에서는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팝콘과 코크를 옆에 끼고 다리가 잘려나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되었다.

사실 태환도 방송국으로부터 용돈을 얻어 쓰고 있었고, 그들은 죄수들의 고통스런 모습을
더 요구했다. 최근에 카메라 위치를 바꾼 것도 그런 요구를 반영한 것이었다.

휴대폰에서 멜로디가 반짝거림과 함께 울려 퍼진다.

-아빠, 저예요. 언제 들어오실 거예요?

딸, 우정이의 목소리다.

-오늘 빨리 들어오셔야 해요. 아빠 생일이잖아요.

“병원 일은 빨리 끝나니?”

소독약 냄새가 풍기는 것 같은데, 착각일 뿐이다.

-병원 컨베이어가 고장 나서 어제, 오늘 정말 바빴어요. 수리하는 데서 다시 프로그램 바
꾸고, 기름치고……. 일은 아직 끝난 것은 아닌데요, 과장님이 먼저 퇴근하래요. 우리가 있
어도 할 일 별로 없다고. 방해만 된데요.

죄수의 팔이 잘려나가고 있다. 날카로운 회전 톱이 천천히 살을 파고들고 그 사이로 피가
튀고 있다. 아마 그 과장이란 사람도 텔레비전으로 이 광경을 보면서 환호성을 지르고 있
을 것이다.

“야근했으니까 힘들 텐데, 빨리 들어가서 자거라.”

전화선 저쪽에서 우정의 맑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후후. 야근 중간 중간에 엎드려서 자요. 그래서 별로 안 피곤해요. 어쨌든 7시까진 들어오실 수 있죠?

“아마 그 정도에 집에 갈 수 있을 게다.”

-죽여 버릴 거야! 아! 모두 지옥에나 가라!

-그럼 아빠 먼저 가서 맛있는 거 준비하고 있을게요.

“그래. 저녁에 보자.”

전화를 끊고 나서, 모니터를 본다. 마지막 의식이 준비 중이다. 경동맥을 뚫는 것은 사실
죄수에게 별 고통을 주지 못한다. 뇌로 피가 가지 못하는 동시에 죄수는 고통에서 벗어난
다. 다만, 피가 뿜어져 나오는 시각적 효과를 위해서 시행하는 것이다. 화면에는 비치지 않
지만, 사타구니 옆의 정맥으로 강심제가 들어가고, 커다란 동맥들로는 수혈이 이루어진
다. 이것으로 인해 오랫동안 피가 뿜어져 나오게 된다. 카메라는 앞 유리에 살짝 피가 묻
을 정도로 가까이 놓여 있는데, 여론 조사 결과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거리로 설치한
것이다.

태환은 전화기를 들고, 3번을 눌렀다.

“피가 좀 적게 뿜어져 나오는 것 같은데…….”

-예. 그전에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것 같습니다. 2리터 혈액을 투입하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주게.”

조금 뒤 커다란 정맥과 동맥들에 바늘이 들어가고, 대용량의 수혈이 시작되었다. 죄수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지만, 전기 제어로 꼭 살아있는 것처럼 몸부림치는 것 같다. 벌린
입에선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지만, 시청자들은 미리 녹음된 비명 소리를 듣고 있다. 영화
촬영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태환은 죄책감을 털어 낸다.

피가 뿜어져 나와 카메라 유리의 반 정도가 피에 젖는다. 이 정도면 시청자들은 맥주를 마
시며 쾌재를 부를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악인은 잔인하게 죽어가고, 그것을 바
라보는 이들은 선한 주인공이 된 듯이 웃는다. 그에 따라 광고료도 올라가고, 태환에게 돌
아오는 돈도 늘어난다.

하지만, 가진 돈이 늘어난다고 해서 그만큼 행복하지는 않았다. 죽은 지 10년이 넘어가고
있는 아내의 빈자리는 여전히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머리를 송곳 같은 것으로 맞은 것 같습니다.

아내가 실종된 지 3일 만에 경찰에서 전화가 왔다. 자유시의 어느 골목에서 처참한 몰골
로 발견되었다. 멍든 자국이 온몸을 감싸고 있었고, 눈은 커다랗게 뜨고 빗물을 받아낸다.
두개골에 뚫린 구멍으로 빗물이 새어나오는 듯했다.

“남편이십니까?”

검은색의 비옷을 입은 경찰이 사무적으로 물었고, 태환은 가라앉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
다고 대답했다. 검은 비옷들은 아내의 시체 주위를 바쁘게 움직여 다녔다. 태환은 죽은 아
내를 살릴 수도 없으면서 왜 그렇게 바쁘게들 움직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곧
커다란 비닐 주머니에 아내를 넣었고, 어두운 골목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빗소리만
가득했다.

경찰은 아내를 죽인 범인을 잡기 위해 부검을 해야 한다고 했다. 사복 차림의 남자가 집으
로 찾아와 사인을 받으려 했다. 태환은 아내의 몸을 메스로 갈기갈기 찢어 놓아도 범인을
잡기는 무리라고 생각했다. 남자는 사인을 받지 못한 채 집을 나가야 했다. 태환은 빗소리
를 들으며 지끈지끈 아픈 머리를 감싸 쥐었고, 중학교에 입학 준비 중이던 우정이가 방구
석에서 고개를 무릎 사이에 묻고 울고 있었다.

-세기의 악당인 유민성이 지옥으로 떨어졌습니다!

앵커가 흥분한 듯이 소리 지르고, 스피커에서는 팡파르가 울려 퍼졌다. 곧 이어 시청자들
의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얼굴이 벌겋고, 살찐 남자가 주먹을 꽉 쥐고 소리를 질러대고 있
었다.

-그 놈은 지옥도 못 갔을 겁니다!

그러자 남자 뒤에 있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모두 토마토처럼 벌겋게 달아 올라있
다. 두 명 정도 인터뷰를 듣더니 죄수의 죽는 장면을 다시 보여준다. 잔인한 장면은 슬로우
로 보여주며, 아래에 ‘범죄는 자신을 파괴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인다.

텔레비전 화면이 광고로 변하자 태환의 긴장감도 줄어든다. 시계는 12시 45분을 가리키고
있다. 방문을 열고 나가자 직원들이 점심을 먹으러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소장님도 나가서 드실 겁니까?”

“아니, 딸이 도시락을 싸줬어.”

직원들이 모두 나가자 썰렁한 기운이 퍼진다. 직원은 전체 15명이다. 처음엔 10명이었는
데, 방송이 시작되고 나서 5명이 더 늘었다. 방송 기술자들이 더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도
커다란 건물은 폐가처럼 언제나 썰렁했다. 비까지 내리면 창문이 몇 개 없는 건물이 더욱
을씨년스러웠다. 보통 비는 무거운 안개를 끌고 왔다.

자유시에는 밤이 빨리 찾아온다. 비는 그치지 않았고, 당연히 안개도 도로를 뒤덮고 있다.
새로 산 차의 헤드라이트가 도로를 밝힌다. 도시에서 태환을 반기는 것은 딸과 반짝이는
네온사인뿐이다.

라디오의 스위치를 올린다. 지금쯤 잠잠해질 만도 한데, 아직도 유민성의 사형 식 소식이
었다.

-무역 센터를 공격한 바이러스도 유민성의 범행으로 밝혀졌습니다. 범행동기는 계속 수
사 중입니다. 범행이 다 밝혀지기 전에 사형 식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여론 조사
에 의하면 찬성이 95%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빗물이 시야를 가리고, 와이퍼는 시야를 열어준다. 다리 위는 퇴근길 차들이 거북이처럼
서있다. 낡은 우산으로 겨우 비를 가리며 걸어가는 사람이 보인다. 이미 신발은 비에 흠뻑
젖은 것 같았다.

-경찰은 유민성의 집을 더 수사 중이며 그 주위는 현재 통제된 상태입니다.

옷에 달린 모자로 얼굴을 가렸지만, 긴 머리카락이 새어나와 있다. 여자는 다리 난간에 잠
시 서 있다가 강물로 뛰어내린다. 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첨벙하는 소리조차
안개 속에 묻힌 듯 했다.

태환은 라디오 볼륨을 줄였다. 습한 공기를 막기 위해 에어컨을 틀었다. 아직도 머리 속에
서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았다. 뇌혈관 곳곳에 조그만 벌레들이 알을 낳으려고 아우성
치는 듯이 귀가 윙하고 울렸다. 차 앞 유리 구석에 낀 먼지들은 비가와도 씻겨 내려가지 않
는다. 자신의 두통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우정이는 음식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태환이 좋아하는 것들이다.

“준석이도 부르지 그랬냐.”

“준석씨도 오고 싶다고 그랬는데요, 오늘 야근이라 어쩔 수가 없대요.”

둘이서 먹는 식사는 조금 썰렁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진지 오래다. 두통 때문에 입
맛이 없었지만, 딸에게 싫은 내색을 보이지 않으며 음식을 입에 넣었다.

“아빠 생일 축하해요. 그리고 이건 선물.”

딸이 예쁘게 포장된 상자와 봉투 하나를 꺼낸다. 태환은 곧 포장을 뜯는다. 그 안에 와이셔
츠 하나가 들어가 있다.

“아빠가 좋아하는 메이커로 샀어요. 꽤 비싸더라고요.”

우정이는 연신 싱글벙글 이다. 그리고 봉투도 빨리 열어보라고 보챈다. 봉투 속에는 종합
건강 검진권이 들어 있다. 우정이의 월급으로는 사기 힘든 것이다. 태환은 조금 놀란 표정
을 짓는다. 그의 주름이 위로 올라가 또 다른 물결을 만든다.

“히힛. 제가 일하는 병원 검진권이에요. 준석씨랑 돈 모아서 산 건데, 제가 사원이라고
30% DC가 된데요. 그래서 넙죽 샀죠.”

태환은 빳빳한 종이를 만지작거린다.

“아빠도 이제 건강을 생각해야 될 나이잖아요.”

“그래. 고맙다.”

약간의 뜸을 들인 후 딸에게 묻는다.

“거기 컨베이어식 병원이라고 했지?”

“당연하죠. 요즘 컨베이어식 아닌 데가 어디 있어요?”

빗소리가 줄어들자 태환은 거실의 버티컬을 연다. 가로등 몇 개가 도시를 차지하고 있다.

“난 조금 겁나는구나.”

태환은 자신이 컨베이어 위에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이 무서웠다. 그의 머리 속에서 컨베이
어는 사형식과 강하게 묶여 있는 존재였다. 죄수들의 고통을 상상하던 것이 현실로 일어날
까봐 두려웠다. 밥을 다 먹지도 않았는데, 담배를 입에 문다.

“걱정 마세요. 아빠 생각하시는 거 다 알아요. 하지만, 병원 컨베이어는 아빠가 일하는 데
랑 많이 달라요. 깨끗하고 밝고, 문제가 생기면 환자가 컨베이어를 통제할 수 있어요. 아빠
도 다 알잖아요.”

태환은 한숨을 길게 내쉰다. 한숨을 따라 담배연기가 거실에 퍼진다. 아내의 영정 사진에
잠시 눈이 머문다.

“그래. 언제라고 했지?”

우정이 살짝 웃는다. 검진을 받지 않는다고 할까봐 은근히 걱정을 했었는데, 아빠의 말에
마음이 놓였다.

“이번 달 아무 때나 된데요.”

태환의 등을 우정이 안는다. 태환은 등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낀다.

“아빠, 되도록 병원에 빨리 다녀오세요. 두통도 계속되고……. 걱정 돼서 죽겠어요. 알았
죠?”

굵은 음성이 ‘그래.’라고 짧게 대답한다.

다음날, 일이 끝나자 곧바로 병원으로 향한다. 자유시에 있는 가장 큰 병원으로, 멀리서도
녹색별 모양이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태환은 일부러 노래를 흥얼거려 보았으나 그것도 잠
시뿐이다. 자신이 컨베이어 위에 누워야 한다는 것이 영 내키지 않았다. 교차로를 지나칠
때마다 유턴해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갈등을 해야 했다. 하지만, 그 비싼 것을 월
급도 많지 않은 애들이 사온 정성을 생각하니, 차마 돌아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병원에서
는 우정이가 기다리고 있다.

비는 내리지 않았으나 날씨는 어제처럼 많이 흐렸다. 다행히 두통은 별로 없었다. 라디오
에서는 올드팝 한 곡이 끝난 뒤에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경찰은 유민성의 집 지하실에서 숨겨진 방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그 곳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밝혀지지 않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유민성의 다른 범행에 대한 물건이 놓
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지겹군. 아직도 유민성 얘긴가. ‘

태환은 짜증이 일어 눈을 반쯤 감았다. 이마의 주름이 따라 내려온다. 그는 유민성의 얼굴
을 생각하고 있었다. 컨베이어에 묶일 때, 유민성은 벽에 걸린 카메라를 무섭게 노려보았
다. 물론 세상에 대한 적개심으로 바라본 것일 테지만, 꼭 태환을 바라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카메라 너머에서 태환이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입 꼬리
가 올라갔다. 태환의 등에 땀이 배었다.

전화 멜로디가 울린다.

-아빠, 어디까지 왔어요?

“병원 앞 사거리에서 신호 기다리고 있다. 금방 갈게.”

-아악! 다 죽여 버릴 거야!

라디오에선 죽기 전의 유민성의 목소리를 내보내고 있다. 이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서 사
람들의 관심을 끌려는 것 같았다. 뉴스 앵커도 불안한 목소리로 약간의 떨림이 느껴지게
말한다. 그러나 잘 훈련된 목소리일 뿐이다.

병원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기다리는 동안 엘리베이터 문에
달린 화면으로 병원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컨베이어식 병원입니다. 환자의 기다림과 비효율적인 시술이 완전
히 해소된 시스템으로서 만족스런 회복을 최선으로 하는 병원이 되겠습니다.

화면에 미소를 지으며 컨베이어 벨트 위에 눕는 사람이 나오고, 잔잔한 음악이 깔린다. 천
천히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치료를 받는다. 가는 도중에 원하는 시술이 있는 곳
으로 벨트는 움직인다. 마취가 필요하면 들어가는 길에 마취가 이루어지고 소독은 기본이
다.

태환을 태운 엘리베이터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같이
탔던 여자는 2층에서 내렸다. 병원 엘리베이터에 혼자 있는 것은 기분이 별로다. 태환은
엘리베이터 안이 커다란 관 같다고 생각했다.

“아빠. 왔어요?”

우정이 웃으며 반긴다. 하얀 제복이 아주 잘 어울린다. 커다란 금색 단추가 목부터 치마
까지 달려 있다.

“그래. 내가 어떻게 해야 하니?”

태환은 우정의 모습에 약간 어색함을 느낀다. 자신과 동떨어진 사람처럼 느껴졌다. 자신
은 파란 옷을 입고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고 있었고, 우정은 흰옷을 입고 사람을 살리는 일
을 하고 있다. 다시 담배 생각이 났다.

“지금 방금 사람이 들어갔어요. 5분만 기다리세요. 휴게실에서 커피 마셔요.”

태환은 우정의 가느다란 손에 끌려 휴게실로 들어간다. 넓은 복도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
다.

“사람이 너무 없구나.”

우정은 태환에게 밀크커피를 주고 나서 그의 옆에 앉는다. 다리를 꼬고 앉는데, 하얀 구두
에서는 윤이 난다.

“컨베이어식이니까 그렇죠. 정말 효율이 엄청나요. 대부분 오자마자 시술을 받을 수 있으
니까 대부분 박스에 들어가서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거죠.”

우정은 컨베이어가 움직이는 부분을 박스라고 불렀다. 태환은 휴게실 창문 쪽으로 눈을 돌
렸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빗소리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들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여긴 모든 것이 깨끗해 보였다.

“궁금한 게 있는데, 수술을 하게 되면 사람이 하니?”

우정은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눈썹을 찡그린다.

“아빠, 요즘 TV도 안 보세요? 요즘은 머신이 대부분 수술을 다 하잖아요.”

커피를 입에 가져가는 태환의 모습은 초조해 보인다. 여러 가지 기분 나쁜 일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다리에서 여자가 자살한 것도 생각났다. 후르륵거리며 커피를 식도로 천천히 흘
려보낸다. 카페인이 들어가자 좀 기분이 나았다.

“넌 안 마시니?”

“전 아침에도 마셨어요. 하루에 두 잔 이상 마시면 머리가 아파요. 커피에 과민성인가 봐
요.”

아내도 그랬다. 밤에 일한다고 커피를 두 잔 마셨다가 일도 못하고, 밤새 머리 아프다고 태
환을 괴롭혔다. 태환도 덩달아 밤을 새야 했었는데, 좋지 않은 추억도 아내가 없는 지금에
는 행복했던 추억으로 변하는 것 같았다. 우정이가 많이 노력했지만, 바람 빠진 공처럼 허
전한 건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딸은 곧 결혼을 해야 할 것이고, 태환을 떠날 것이다.

태환은 찬찬히 딸의 얼굴을 관찰한다. 아내 닮은 코에 눈매는 자신을 닮았다.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아니. 응…….이제 가봐야지.”

우정이 먼저 휴게실 밖으로 나가고 태환이 따라간다. 구두굽 소리가 복도에 퍼진다. 태환
의 보폭은 딸의 그것보다 좁다.

복도 중간에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컨베이어 박스의 시작부분일 것이다. 박스는 보통 건
물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태환은 이 병원의 박스가 그 보다 더 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수술하는 기계들은 자신의 일하는 곳의 기계보다 몸집도 크고, 복잡
할 것이다. 게다가 여러 과로 나누어져 있으니 상대적으로 많은 공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
한 것이다.

하얀 방 한쪽 면에는 컨베이어 벨트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태환은 자신이 일하는 곳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사형 컨베이어는 은빛으로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깨끗이 씻기는
하지만, 틈틈이 핏자국이 얼룩이 되어 남아있다. 하지만, 병원 컨베이어 벨트는 하얀 색으
로 너무나 깨끗해 보였다.

우정은 방 옆에 붙어 있는 작은 방으로 태환을 안내한다. 태환은 그곳에서 자신의 옷을 캐
비닛에 넣고, 옆에 개어 있는 환자복을 입는다. 좀 큰 것 같아 어색하다. 옷 방을 나오면서
우정에게 묻는다.

“그냥 눕기만 하면 돼?”

사형 컨베이어에서는 강제로 죄수를 묶어야 했다. 그 무서움을 알기 때문에 미쳐 버리는
수도 있었다. 그런 경우에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컨베이어에 오르게 한다.

“내. 제가 여기서 검진 카드 꼽고, 아빠 등록 번호만 누르면 시작돼요. 컨베이어는 움직이
다가 검진 박스 쪽으로 들어갈 거예요. 한 시간 정도 걸릴 것 같은데, 졸리시면 그냥 주무
셔도 돼요. 도중에 피 뽑는다고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요.”

우정은 다가오더니 스위치가 달린 동그란 것을 내민다.

“만약에 문제가 생기면 이 스위치를 누르세요. 그러면 컨베이어가 멈추고 우리 직원들이
달려갈 거예요. 장난으로 누르시진 말구요.”

태환은 컨베이어 위에 눕는다. 손에서 땀이 나는 것을 느끼지만, 스위치가 달린 기계를 꽉
잡는다. 윙하는 소리가 가까이서 들려왔다.

“저는 위에서 모니터로 보고 있을게요.”

컨베이어에 달린 기계가 태환의 손과 발을 묶는다.

“이거……. 꼭 이렇게 묶어야 하는 거니?”

“아빠도 참. 이건 원래 다 하는 거예요. 피 뽑는데 움직이면 안 되잖아요.”

우정은 방 한쪽에 있는 자판기 같은 기계 앞에 선다. 검진 카드를 그 안에 넣고, 태환의 등
록 카드를 넣는다. 기계가 잠시 반짝인다. 태환은 천천히 방 옆에 조그맣게 뚫린 구멍으로
이동한다.

태환이 구멍으로 들어간 뒤에도 우정은 아직도 기계 앞에 서 있었다. 눈이 이리저리 움직
이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정상적이라면 기계의 모니터에 건강 검진 부분만 불이 들어와야
하는데, 다른 부분도 모두 깜빡거리는 것이다.

우정은 취소를 눌렀다. 뭔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아직 이런 상황을 겪어
보지 않아서 더욱 난감했다. 아빠 앞에서 짓고 있는 미소는 이미 땀 속에 사라져 버렸다.

취소 버튼은 작동하지 않았다. 기계를 주먹으로 몇 번 때리다가 모니터실로 달려갔다. 프
로그램 담당자인 김성주가 모니터 실을 홀로 지키고 있었다.

“기계가 이상해요.”

우정은 이마에 땀을 닦으며 말했다. 김성주의 등도 젖어 있다.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직 자세히는 모르겠어요.”

김성주는 눈은 빠르게 움직이는 모니터의 글자들을 따라간다. 흰색의 글자들은 도중에 깨
져서 나오고 있었다.

“우리 아빠 어떻게 해요.”

우정의 눈에서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태환은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우선 컨베이어 통로에 불이 꺼진 것이다. 어둠 속에서
컨베이어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더욱 잘 들렸다. 고개를 돌려도 빛이 보이지 않았다. 우정
이 준 버튼을 만지작거리며 갈등하다가 이내 눌렀다. 그러나 벨트는 멈추지 않았다.

조금 뒤에 통로를 밝히는 형광등이 켜졌다. 앞쪽에 벨트의 분기점이 보였다. 저 곳에서 건
강 검진 벨트 쪽으로 방향이 바뀐다. 그런데 태환이 누워 있는 벨트는 그곳을 지나친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태환은 불안한 듯이 고개를 돌리며 주위를 살폈다. 긴 통로
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다시 두통이 찾아왔다. 도중에 사형 컨베이어처럼 카메라가 설치
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태환은 카메라를 향해 소리
를 지르기 시작했다.

“여기 문제가 생겼어요! 도와주세요!”

태환의 머리 속에 죄수들이 소리 지르던 장면이 떠올랐다. 지금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모니터 실의 스피커로 태환의 목소리가 전달된다. 우정은 두려움에 소리 지르고 있는 아빠
를 눈물만 흘리며 바라볼 수밖에 없다.

“우선 전원을 내리고 환자들을 대피 시켜야겠어요.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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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포트경
05/07/27 11:06
수정 아이콘
참 냉정한 세상이군요.... 이기적인 세상의 결정체라고나 할까?...
헤이주드
05/07/27 11:27
수정 아이콘
정말 뜨악하네요
EpikHigh
05/07/27 12:01
수정 아이콘
희주//원래 계속 안보다가 한번 본다음에 계속 읽고 있습니다;;
최유형
05/07/27 13:36
수정 아이콘
작가분 의사시거나, 의사셨거나, 최소한 의대를 본과까지는 다니신 분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번편에서 등장하는 의학용어들이랄지 저번 어딘가에서 볼 수 있던 의사 이야기에서의 분위기랄지.
하얀잼
05/07/27 15:15
수정 아이콘
우_우...
05/07/27 15:48
수정 아이콘
잘 봐주시는 분들, 고맙습니다.^^ 제가 쓴글은 아니지만 올리는 입장에선 기분이 좋네요.^^

그리고 최유형님. 네 맞아요. 본과 4학년 이십니다.
무지개를 넘어
05/07/27 16:35
수정 아이콘
올려주셔서 항상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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