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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14 17:24:55
Name legend
Subject [기타] [LOL] 학습만화...아니 학습소설 롤노벨! 1~2편.
(1)

'자존심은 어리석은 자가 가지고 다니는 물건이다.' 헤로도토스가 한 것으로 유명한 말이다.

그러나 사람에겐 때론 어리석다 해도 그걸 지켜야만 하는 때가 있는 법. 고등학생, 오진은 생각한다. 지금이 바로 그 때라고.

전투다!

그렇게 생각하며 오진은 고개를 돌린다. 옆자리서 하품을 하고있는 친구, 이지린의 눈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오진은 훽 몸을 돌린다. 어떻게 시작했는지도 모를 싸움이지만 이제는 물러설 수 없다. 피의 결전을 준비하는 수밖에.

조금은 심장이 떨리지만 한편으로는 마음 든든하다. 하루 내내, 수업시간 내내 오진은 '피의 결전'을 준비해왔다. 절대로 질 리 없다. 그런 자신감을 마음 속에 새긴다.

"그래서, 결국 그 피의 결전이란게 뭐야?"

따분한 듯 하품을 하며 건넨 민아의 말에 오진은 진중히 고개를 끄덕인다.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 오브 레전드. 줄임말은 LOL, 즉 롤. 다섯 명이 팀을 이루어 상대 팀 다섯과 대결하는 게임이다. 각자 캐릭터를 선택하고, 상대가 고른 캐릭터와 대결을 해. 결국에는 상대의 본진인 넥서스를 파괴하면 승리하는 게임.

단순한 룰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캐릭터와 전략으로 인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다.

"그거…… 게임이잖아? 지린이가 하는?"

"그렇지. 하지만 바로 오늘부터, 나도 그걸 하게 될 거라 이 말씀!"

"너는 그 카스던가? 이상한 게임밖에 안한다면서 갑자기 왜?"

"이상한 게임이라니! 그리고 이름은 카오스야!"

오진은 비분강개하며 게임의 이름을 정정한다. 그러나 민아에게 그런 이름 따위야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이다.

"아무튼간에! 갑자기 왠 다른 게임인데?"

"뭐, 갑자기라고 하기도 좀 뭐해. 사실 이 게임은 내가 하는 카오스 비슷하다고 하는 데다가, 요즘 인기가 있어서, 나도 조금은 흥미가 있었다고."

"그래서 오늘은 지린이랑 한번 해보려고 온 거야?"

"한번 해보려고가 아니야! 저 녀석이 도발을 하잖아!"

"도발? 지린이가?"

지린은 다시 하품으로 응수한다. 민아는 다시 고개를 돌려 오진을 바라본다.

"그래! 내 실력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는데! 당연히 열받지!"

"으응, 잘 모르겠는데. 너는 이 게임 오늘 처음 하는 거 아냐?"

"맞다만."

"그러면 지린이 말이 맞는 거 아냐?"

"뭐야? 너까지 모르는 소리하네. 야, 그래봤자. 카오스 아류 아니겠냐. 조금만 적응하면 이 게임도 별 거 없어!"

오진은 큰소리를 탕탕친다. 그런 오진을 민아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바라본다.

"유치하긴, 그래서 결국 너희 둘은 게임하러 여기까지 온 거잖아? 피시방에."

"시끄러워! 이건 자존심 문제니까!"

"하아, 남자들이란."

"'남자들이란!'이라고 하지마!"

"남자들이란!"

한숨을 쉬는 민아 옆에서 오진은 다시한번 전의를 다진다. 질 수 없다. 비록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게임일지라도. 절대로 질수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민아는 그 이유를 이해하기엔 조금 남자답지 못한 모양이다.

"으이구! 학교에서부터 둘이 으르렁거리길래. 난 또 둘이 싸움이라도 하는 줄 알았네."

"이건 신성한 싸움이야!"

"네이네이, 그러시겠죠. 아무튼, 난 간다? 둘이 재밌게 노셔."

"어!"

민아는 질렸다는 듯 둘을 떠난다. 바로 피시방 바깥으로 향하는 모양이다. 오진은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지린을 돌아본다.

"체, 쟨 맨날 시끄럽다니까. 게임이나 하자."

"……로그인부터 하고 말하는게 어떨까? 그 전에 회원가입은 했냐? 너."

"아차!"

오진은 서둘러 홈페이지에 접속한다. 지린이 알려준대로 회원가입을 하고 게임을 실행한다. 등장하는 로그인 화면. 오진은 비평가라도 된양 투덜댄다.

"체, 로그인부터가 유치한 그림체군."

"그건 동의한다. 딱 카오스 수준 정도?"

"카오스랑은 다르거든?"

그렇게 외치며 로그인. 로그인하자 보이는 것은 황량한 로비 화면이다. 뭐가 있나 살펴보기도 전에 메시지가 뜬다.

"아, 닉네임을 정하라네. 닉네임 뭘로하지? 야, 그러고보니 넌 뭐냐?"

"AFK Tazan"

"타잔? AFK는 또 뭐야? 팀 이름?"

"그래."

순간 오진은 장난기가 발동한다. 닉네임란에 'AFK Cheeta'라고 입력한다.

"얌마 이 AFK란 건 실제로 있는 팀인데 네가 그걸 쓰면 어떻…… 으휴, 됐다."

"뭐 어때 그냥 닉인데. 아, 그보다 지금 이거 튜토리얼하라네. 취소할 수 있나? 취소해야지."

"너 아무리 그래도 이 게임은 처음인데 튜토리얼은 해야지."

"이거 카오스랑 비슷하다며? 나 카오스 고수인거 모르냐? 이 정도 게임은 반나절만에 적응해주지!"

지린은 가볍게 한숨을 쉬고야 만다. 뜻모를 말을 웅얼대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오진은 그런 지린을 내버려두고 모니터를 바라본다. '게임시작'이라는 커다란 글자 밑과 옆으로 여러가지 정보들이 떠있다. 하나하나 눌러보며 대강대강 체크를 해본다.

"알겠냐? 학교에서도 말한 거지만 이 게임은 카오스랑 비슷해. 영웅을 골라서 적 영웅이나 몬스터들, 여기선 그걸 정글몹이랑 미니언이라고 하는데. 아무튼 그걸 잡아서 경험치랑 돈을 번다. 그걸로 아이템을 사고 스킬을 써서 적 영웅을 해치우고 적 타워 부수면 끝. 이건 이해되냐?"

"뭐, 카오스랑 똑같잖아."

"아냐. 다른게 많아. 일단 영웅. 챔피언 말인데. 카오스랑 달리 굉장히 많아. 지금 시점에선 90가지 정도나 돼."

"뭐? 캐릭터가 그렇게 많은데 밸런스는 어떻게 맞추지?"

"그게 되니까 이 게임이 대단한 거지. 몇몇을 제외하면 다들 나름의 쓸모가 있거든? 아무튼, 게임을 시작하면 영웅이랑 자유스킬, 여기선 서머너 스펠이라 하는데. 이것 두 개를 골라야 해."

"간단하네. 다른 건?"

"특성이랑 룬이라고 해서, 일종의 부가능력치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아직은 몰라도 돼. 뭐, 대부분 거의 정석이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게 게임 시작 전에 영웅을 선택하는데. 이게 굉장히 중요해."

"그냥 랜덤 찍으면 안되냐?"

"안돼! 그딴 무책임한 짓은 하지마. 그런다고 카오스처럼 초기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다가,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사실 이 영웅 선택이 가장 증요하다고."

"역시 조합이 중요하지?"

"그렇지. 영웅별로 특성이 있다는 건 알지? 어떤 영웅은 공격력이 강하고, 어떤 영웅은 방어력이 강하고, 원거리 공격을 하는지, 근거리 공격을 하는지도 다르고."

"내가 바보냐. 당연히 그런 건 알아."

"그래. 그러면 이야기가 빨라지지.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영웅별로 요구되는 포지션이란게 있어."

"포지션? 무슨 축구같다."

"응, 사실 그렇지. 간단히 설명할게. 카오스와 똑같이 이 게임의 맵은 크게 세 가지 공격루트가 있어. 이걸 라인이라고 하고, 위부터 아래 순서대로 탑, 미드, 봇이라고 하거든. 여기서 주로 어느 라인에 활동하냐에 따라서 포지션이 달라진다."

"위, 중간, 아래의 영어냐. 으으, 영어. 으으."

"뭐, 관습상 그렇게 굳어진 거야. 아무튼, 탑은 튼튼한 탱커나 딜탱이 가게 돼."

"딜탱?"

"공격력이나 주문력이 좋으면서 동시에 체력도 괜찮은 접근형 캐릭터를 말하는 거야."

"그렇게 가는 이유가 있나?"

"응, 일단 탑은 생존력이 좋고 일대일 능력이 강한 캐릭터가 요구되거든. 왜냐면 탑은 그 뭣이냐. 가장 외따로 떨어져 있잖아? 다른 팀원들의 도움을 받기 힘드니까. 라인이 길기도 하고."

"그런가. 그럼 미드는?"

"미드는 중앙이야. 그 말은 미드는 탑이나 봇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뜻이야. 팀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에이스가 맡는 포지션이지. 순간 화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통 주문력을 높이는 마법사형 캐릭터가 가게 돼."

"으음, 그러면 봇은?"

"봇은 조금 특이한데 말야. 두 명이 가게 돼."

"두 명?"

"응, 보통 힐링과 보조능력이 좋은 서포터와, 활이나 총을 쓰는 원거리 캐릭터지. 여기에도 이유가 있는데. 일단은 밸런스가 좋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돼."

"으음, 조금은 감이 온다. 어 그런데 잠깐만."

"응."

"지금까지 말한대로라면 탑에 하나. 미드에 하나. 봇에 둘이지?"

"그렇다만."

"잠깐, 이건 5:5게임인데. 그러면 하나가 남잖아!"

"아아, 너는 카오스를 했을테니 좀 익숙한 개념인데. 남는 하나는 정글러다."

"정글러?"

"그래. 적도, 아군도 아닌 중립세력 몬스터들을 사냥하면서 시야를 밝히는 와드를 박아주고, 갱크, 그러니까 적 영웅 사냥을 해주는 해결사지. 바로 이 몸의 주 포지션이고."

"아아, 립도는 거 비슷하네. 어……? 야 잠깐만."

"어?"

"그게 니 주 포지션이라구?"

"어."

"설마 그래서 아이디가 타잔인거냐? 정글러라서? 웃긴다 진짜!"

"시끄러! 쓸데없는 소리하지마! 아무튼, 약간의 변형은 있을 지언정 기본적으로 이게 정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세한 건 게임을 하면서 배우면 돼. 게임 초대나 받아라."

"어."

오진은 지린의 게임초대를 받는다. 조금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게임이 시작되길 기다린다.




(2)

예상 외로 게임은 금새 시작된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건, 단연 압도적으로 많은 캐릭터다.

"캐릭터가 굉장히 많네? 진짜로 90개인가."

"뭘 이 정도로, 캐릭터는 계속 업데이트된다."

"아, 맞다. 그러고보니 이거 게임머니나 캐쉬로 캐릭터 사야한다며?"

"그렇긴 한데. 피시방에서는 전 캐릭터가 프리야. 그리고 주마다 로테이션이라는게 있는데. 거기에 선정된 캐릭터 10개는 그 주에 한해서는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으니까. 캐릭터를 사기 전에 로테이션에 있는 걸 먼저 체험해봐."

"어어. 그래야겠다."

"그런데 말야. 이러쿵저러쿵 시간되기 전에 선택이나 하시지."

"아, 그렇지. 야 근데 뭘 골라야 되는 거냐?

"일단은 하고싶은 거 해봐."

"포지션대로 해야 한다며?"

"그렇긴 한데. 어차피 말한다고 니가 아냐. 하나씩 해보면서 아는 거지. 원래 이런 게임은 욕먹으면서 배우는 거야."

"흠, 우리팀 다른 놈들은 벌써 선택한 모양이네…… 근데 지금 남는 포지션 뭐냐?"

"원딜이 없어."

"뭐야, 어쩐지 활이나 총 든 놈이 없더라. 그러면 원거리 캐릭터 해야겠다. 내 스타일인데? 그게 봇? 밑으로 가면 되었던가?"

"그렇지. 추천하는 건 그레이브스라던지, 아니면 케이트-- 야 잠깐 너 지금 티모 골랐냐?!"

"응, 이거 원딜러 아냐? 바람총 같은 거 들었는데."

"아니, 원딜이라면 원딜이긴 한데. 너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야. 이거 닷지...-!"

타임 오버. 픽 종료. 로딩중인 화면을 보며 지린은 잠시 침묵한다.

"뭐 내가 실수라도?"

"아냐, 됐다. 일단 공략 사이트 같은 데서 공략이나 봐라. 아이템 같은 것도 그렇게 맞추고. 카오스 해봤으니 보면 알……려나?"

"걱정마라."

가슴을 탕탕 쳤는데도 지린은 손으로 얼굴을 감싼채 좌절하고 만다. 오진은 그런 지린을 이상하다는 듯 흘낏 본 후 인터넷으로 공략 사이트를 찾아본다.

'3초간 가만히 있으면 발동하는 은신을 이용해 기습하세요!'

'버섯을 쓰세요. 펜타킬은 당신의 것입니다!'

'티모는 약하지 않습니다. 매우 강력한 챔프입니다.'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챔피언 1순위!!'

"뭐야, 이상한 놈인 줄 알았더니. 좋은 캐릭터라잖아."

알트 + 탭을 눌러 게임으로 돌아온다. 로딩이 벌써 끝나고 게임이 시작한 모양이다. 처음부터 팀원들은 어디론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동시에 맵에 핑이 어지럽게 찍힌다.

"잠깐, 포지션별로 가야한다며? 다들 뭉쳐서 어딜 가는 거야?"

"아아, 정글러 보호다."

"정글러 보호?"

"정글몹과 미니언들이 리젠되기 전에 미리 자리를 잡는 거지, 아군 정글러, 그러니까 나 말야."

풀숲 안에서 춤을 추고 있는 장님 캐릭터가 아무래도 지린의 캐릭터인 모양이었다.

"뭔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아무튼 널 보호하면 된다 이거지?"

"응. 조금만 보호해주다가 내가 내려가랄 때 내려가면 돼. 저 알리스터랑 같이."

"알리스터?"

"소 말이야 소."

튼실하게 생긴 소 한 마리가 지린의 장님과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그 소는 왜인지 흘낏 오진의 캐릭터, 티모를 본다.

-FANG MEG(알리스터): 으음…… 티모……

-잭스레기(잭스): 아놔 티모충이네

-도망칠만해요(베이가): 티모……

"뭐, 뭐야? 이놈들 왜 이러는 거야? 내가 뭐 잘못했냐? 티모충?"

눈을 끔뻑이는 오진 옆에서 지린은 그저 한숨만 쉰다.

"봇으로 내려가기나 해. 미니언 나온다."

"오오, 이게 미니언인가. 귀엽게 생겼군."

"바보야! 뭐가 귀여워?"

투덜거리는 친구를 내버려두고 게임에 집중한다. 상대 영웅의 모습이 보인다. 이상한 모자를 쓴 궁수와 악기를 들고 양갈래 머리를 한 여자다.

"케이틀린이랑 소나네. 파밍만 하고, 조심 좀 해라. 아, 모자 쓴 여자가 케이틀린이야."

"조심이야 하겠는데 말이지. 나나 쟤나 같은 원거리 캐릭터니까 동등하지 않아?"

"얀마 저쪽 사거리가 훨씬 길어."

"그러면 티모는 사거리 짧은 만큼 더 강하겠지. 아닌가?"

지린은 다시 한숨. 그리고 아무래도 한숨을 쉬는 건 그뿐만이 아닌모양이다.

-FANG MEG(알리스터): 티모님 cs 좀 부탁드릴게요

-AFK Cheeta(티모): 으이? 네

"cs? 얘가 뭔 소리 하는 거야?"

"막타 먹으란 말야. 막타. 적 미니언 피가 다 떨어진 거 마지막 공격만 넣으라구."

"아아, 돈 먹으라구? 알아 그 정돈."

카오스를 통해 이미 익숙한 개념이다. 돈을 먹어 아이템을 사고, 캐릭터를 강하게 한다. 그뿐일 뿐이다. 오진은 무리없이 사냥을 시작한다. 레벨 업. 그리고 레벨 업. 조금은 지루한 게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려하는 그때.

바로 그때 '케이틀린'의 석궁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뿜어져나온다. 그것은 바로 오진의 티모를 관통한다.

"어? 뭐, 뭐야 이거."

한대 맞자마자 티모의 체력은 순식간에 달아난다. 동시에 풀숲을 타고 케이틀린과 소나의 모습이 사라진다.

"뭐해 멍청아? 빠져!"

"어? 어어!"

-FANG MEG(알리스터): 100
-FANG MEG(알리스터): 100

멍청히 적의 타워 바로 앞까지 있었던 오진은 서둘러 빠지기 시작한다. 계속 이어지는 공격을 피해 타워까지 도달한다. 알리스터가 박치기를 하며 달려와 적을 떼네어주고 힐을 해준 덕택에 겨우 살아났지만 이미 체력을 많이 잃은 뒤다.

"와. 갑자기 무섭네. 조금 흥분되는 걸?"

-FANG MEG(알리스터): 집 가세요.

"얘는 또 뭔데 집을 가라는 겨? 여긴 피시방인데."

"바보야. 포탈타고 본진 가서 템이나 사오란 이야기야."

"포탈? 왠 포탈?"

"잔말말고 포탈 타. 그 체력으로는 죽는다.

"하지만 아깝잖아?"

"야, 여기 포탈은 쿨다운도 없고, 무적이 붙어있는 것도 아냐. 그냥 타라면 타. 아, 그리고 지금이야 어쩔 수 없다만, 앞으로는 포탈을 탈 거면 가능하면 미니언들을 막 죽여서 라인을 밀어놓고 포탈 타."

"그건 왜?"

"너 카오스했던 놈 맞냐. 적 미니언들을 공격하면 적들 타워까지 우리편 미니언들이이 밀고 들어갈 꺼 아냐? 그걸 라인 밀기. 푸쉬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푸쉬를 하면 우리편 미니언들이 적 미니언 대신 타워를 공격하거든?"

"아하, 대강 알 것 같다."

"그래. 적 타워 체력도 조금 줄지만, 무엇보다도 그 경우 적 미니언들이 네가 없는 동안 죽지 않기 때문에, 네 경험치랑 돈 손실이 거의 없어. 하지만 그럴 경우 우리쪽 타워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적 정글러라던지 밑으로 내려온 미드에게 당할 수가 있으니 그건 조심해."

"아하, 알았어. 일단 포탈."

포탈 버튼을 누른다. 왠지 이 게임도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감이 다시 무럭무럭 피어오른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정글 쪽에서 빛이 번뜩인다.

"어? 대체 무-!"

"피해 인마!"

그러나 이미 늦다. 미드에서 내려온 마법사, 제라스의 비전 일격이 티모를 강타한다. 알리스터의 필사적인 힐에도 불구하고 티모는 그 공격을 버텨내지 못한다. 화면이 회색으로 번져간다.

"이야기하는 동안 미드에서 갱을 왔군."

"으아, 이 게임 살벌하네."

"당연하지. 정신 바짝 차려."

반성. 또 반성. 이를 갈며 모니터를 바라본다. 모니터에는 아군의 조롱이 가득 올라오고야 만다.

-잭스레기(잭스): 퍼킬 크크크크크 명불허전 티모!

-도망칠만해요(베이가): 티모……

"이 쓰레기들!"

투덜거리며 욕을 해보지만 화는 나지 않는다. 엄연한 자기 잘못이니까. 진짜 화가 나는 건 따로 있다.

-FANG MEG(알리스터): 티모님

-AFK Cheeta(티모): 네 죄송

-FANG MEG(알리스터): 아니에요 죄송하실 필요 없어요

-FANG MEG(알리스터): 그런데 혹시 초보세요?

-AFK Cheeta(티모): 네 처음이요 카오스하다 옴

-FANG MEG(알리스터): 아 그러셨구나 그러면 크게 무리하지 말고 방어적으로 해요 제가 알려드릴께요! 일단 cs, 그러니까 막타 개념은 알고 있으시죠?

-AFK Cheeta(티모): 끄덕

-FANG MEG(알리스터): 막타라는 건요.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미니언에게 마지막 타격을 가하는 거에요. 모두에게 중요하지만 특히 봇 원딜러에게 가장 중요한 거죠.

이런 모욕은 참을 수가 없었다. 오진은 조금 이를 갈고야 만다.

"이놈의 소는 안다고 했는데. 갑자기 무슨 오지랖이야? 나도 CS 정도는 알고 있다고!"

"방금 전까지도 몰랐잖냐."

"막타는 안다고 막타는!"

"뭐, 넌 이 게임에서는 뉴비이니까. 그냥 배우는게 좋을 거야."

"시끄러!"

부활하자마자 계속 봇으로 향한다. 방어적으로 해야 한다고 마음 속으로 새긴다. 그러나 적의 공격은 뉴비인 오진에겐 너무나 매섭다. 게임이 진행되면서 네 번이나 더 킬을 내주고 만다.

-잭스레기(잭스): 야 피딩 좀 그만해라. ****

-도망칠만해요(베이가): 티모 진짜.

"으, 이 자식들. 못하는 건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욕은 아니잖아. 아까 보니까 쟤들도 잘하는 거 아니더만, 한 두번씩 죽던데."

"뭐 그건 그렇지."

"근데 진짜 짜증나는 건 그게 아냐……."

그렇다. 오진을 진짜로 짜증나게 하는 건 바로 알리스터, 소다. 분명 초보인 오진이 보기에도 실력은 흠잡을 데 없다. 봇 라인 뿐만 아니라 맵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화려한 서포팅, 시야를 밝히는 와드를 촘촘히 깔고 아군을 지원한다. 아군의 킬 전부에 관여하는 어시스트까지. 그러나 아무래도 오진은 견딜 수가 없다.

-FANG MEG(알리스터): 욕은 그만 좀 부탁해요;
-FANG MEG(알리스터): 팀플하죠.
-FANG MEG(알리스터): 티모님 제가 풀링하면 강제 어택을 하셔야 되요! 버섯도 부쉬마다 까셔야 하구
-FANG MEG(알리스터): 포기하지 마세요 아직 할 수 있어요. 제가 알려드릴게요!

"알아! 나두 안다구! 아는데 못하겠는 걸 어떻게 해!"

평소라면 세심한 배려, 하지만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은 오진에겐 지옥과 같은 치욕이다. 어떻게 만회를 해보고자 공격적으로 나가보지만 오히려 위험에 노출되고, 다시 한번 킬을 당한다.

"으아아아아!"

오진이 그러는 동안 게임은 제법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세 라인에 퍼져있던 적들이 하나로 뭉쳐 미드 라인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탑과 미드의 타워는 어느 정도 깨진 상황. 적들은 첫 번째와 두 번째 타워를 부수고 아군의 인히비터를 노리고 있다. 인히비터가 깨지면 기다리는 것은 넥서스 뿐. 하지만 적들의 탑 라인도 두 번째 타워까지는 깨져있는 상황이다.

아군의 앞마당에서 벌어지는 팀파이트, 즉 한타. 이것이 게임의 승패를 결정지을 것이다.

"모여! 이 한타 지면 다 지는 거고, 이기면 게임 이긴다."

티모는 바람총을 붙잡는다. 이를 악물며 승리를 다짐한다.


[티모] 날렵한 정찰병 (The Swift Scout)

[패시브] 위장 (Camouflage)
티모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3초 동안 서있으면 은신 상태로 전환됩니다. 은신 상태가 풀리면 티모가 기습공격 효과를 받으며 3초 동안 공격 속도가 40%만큼 증가합니다.

[Q] 실명 다트 (Blinding Dart)

[액티브] 강력한 독으로 적의 시야를 빼앗아 버리면서 마법피해(+0.8 AP)를 입히고 잠시 동안 대상의 모든 공격이 빗나가게 만듭니다.

[W] 신속한 움직임 (Move Quick)

패시브 : 이동 속도가 증가합니다. 챔피언이나 터렛에게 피격당하면 효과를 잃게 됩니다. 효과를 잃은 상태에서 5초동안 피격당하지 않으면 다시 이동속도가 증가합니다.

액티브 : 3초 동안 패시브로 얻는 이동속도만큼을 한번 더 얻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피격당해도 효과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E] 맹독 다트 (Toxic Shot)

패시브 : 티모의 공격이 대상 적을 중독시켜, 첫번째 공격에 추가 마법피해(+0.14 AP)를 입히고 4초 동안 매 초당 마법 피해(+0.14 AP)를 입힙니다.

[R] 맹독 함정 (Noxious Trap)

[액티브] 티모가 강력한 폭발성 맹독 버섯을 설치합니다. 버섯은 1.5초 후에 투명한 상태가 되며 적이 밟으면 폭발하며 주위의 적들에게 4초에 걸쳐 마법피해(+0.8 AP)를 입히고 이동속도를 감소시킵니다. 또한 5초 동안 체력 회복량 디버프에 걸립니다. 버섯은 10분 동안 지속되며 100의 체력을 가지고, 기본공격으로 파괴될 수 있습니다. 버섯은 재장전시간을 가지며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장전되고, 최대 3개까지 장전됩니다. 재장전시간은 재사용시간 감소 효과를 받습니다.



출처 : 판타지 갤러리 호워프님.

본격 롤하는 소설. 4편까지 나왔는데 3편이 레알...분량이 길어서 짤리네요;; 초성체는 전부 크크 흐흐 으으 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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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14 17:28
수정 아이콘
다음편 빨리 올려주세요. 현기증난단말이예요!
로트리버
12/01/14 17:37
수정 아이콘
손에 땀을..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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