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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0/30 19:38:54
Name 信主
Subject [연예인] 7인의 시
[내 생애 첫 바보] - 윤형빈

내 생애 첫 날
처음 만난 바보...

당신의 젊음이
사그라지는 슬픔보다

나의 젊음이
피어가는 기쁨이
더 크다는 바보

내 앞에서는
울 줄도 모르는 바보

퉁명스러운 내 목소리라도
들어야겠다는 바보

당신의 남은 날들도
너만 행복하면
더 남길게 없다는 바보

엄마

그 앞에서 언제나 나는 바보



[29816] - 전현무

29816
전현무
합격

왠지 모를 서러움과
뒤늦은 송구함
이유모를 오열
미안한 포옹

그래, 인생
또 다른 처음을
찾아가는
고단한 과정인 것을...



[내 생애 첫 도둑질] - 이윤석

미운 7살
엄마 몰래 지갑에서
천 원을 훔쳤다

나는야
천하제일
태권브이 딱지왕

하지만 1일천하
귀신같은 우리 엄마
단박에 알아챘다

날아오는 회초리
부푸는 내 종아리

엄마도 울고
나도 울었다

아픈건 난데
엄마가 왜 울까...

천 원이 아까워 우는
엄마가 미웠다



[첫 사랑을 떠나 보내며] - 양준혁

나는 아직 처자식이 없다

내 평생 사랑했던
여인은 바로 너
야구였던 것 같다

마누라 애인 친구
부모님 같은 존재

남자는
첫사랑을 항상
가슴에 품고 산다

다음 생에 만나면
꼭 너와 결혼할 거야

그동안
고마웠어



[1972] - 김태원

다섯 식구
닭 한마리에
한 입에 감춰졌다

뼉다구 사이사이
어머니 손 끝에
오롯이 모였다

그때가 처음이냐
지금이 처음이냐

엄마 젊으셨고
어머님은 늙으셨다

그때가 처음이냐
지금이 처음이냐

태어나고 지는 동안
처음 아닌 처음이 없다



[10월의 만원버스] - 김국진

아무리 멀리 있어도
난 널 볼 수 있어

지금 같은
10월의 가을

종로6가로 가는
만원버스에 탄
네 모습을
봤을때

그리고 달려서
버스를 세웠을 때...

그리고 숨이 턱까지
차오른채로
조용히 말없이
네 옆에 섰을 때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지만
수없이 많은 말들을
건네고 있었어...

만원버스였지만
우리 둘만이 있었어



[유기견] - 이경규

어둑어둑한 밤
길을 걷고 있다

누군가 날 따라온다

저리가라 해도
가지 않는다

나랑 살자는거야?

그가 우리집 한 구석에서
편하게 드러누워
개웃음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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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30 19:48
수정 아이콘
이윤석씨 김태원씨 시는 정말 좋았습니다...
눈가에 눈물이 맺힐정도로...
2_JiHwan
11/10/30 20:23
수정 아이콘
연세대 국문학 학사의 위엄이랄까요... 많이 본 구성이지만 이윤석씨 시 참 좋네요...
몽키.D.루피
11/10/30 21:13
수정 아이콘
김태원씨는 굳이 따지자면 시인이죠. 한국대중음악계에서도 손꼽히는 작사가니까..
이센스
11/10/30 22:01
수정 아이콘
엄마 젊으셨고
어머님은 늙으셨다

와....... 이 부분 진짜 전율났습니다
벌렸죠스플리터
11/10/30 22:04
수정 아이콘
시를 보면 생각나는게, 자기 자신이 쓴 시만큼 좋은게 없더군요
아무래도 그 당시 감정이 워낙 잘 들어가있어서인지..

시를 보니까 7명모두 어떤 감정이 있는지 알거같네요~ 멋집니다
11/10/30 22:23
수정 아이콘
사실 유머포인트는 개웃음이라서 그 뒤에 다른 시들을 안올린거였는데, 다들 감동만...

개인적으로는 김국진씨의 시가 굉장히 두근거렸었습니다. 텍스트로 옮겨놓으니 그 감정은 안사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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