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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05 13:37:42
Name 오색형광펜
Subject [분석]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번 화는 저번 주만큼의 파이어는 나지 않는 모양이네요.

이 틈을 이용해서 저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1화 때의 사자갓은 수많은 유행어를 남겼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제게 울림을 주었던 건 이겁니다.

"모든 것은 정해져있었고요"

임변에게 짜증을 냈던 것도 이 말로 설명이 됩니다.

왜 내가 짜놓은 설계대로 움직이지 않고 변수가 되어 내가 패배하게 만든거냐!

왜 나와 같이 게임의 승리를 노리지 않고 자신이 패배하면서도 연합을 돕는 길을 택했느냐!

라는거죠.


물론 방송이 끝나고 그 짜놓은 설계란게 상당히 잘못되어 있었다는게 드러나면서

저 발언은 자기 주제도 모르면서 자신감만 쩔은 발언으로 전락하게 되버립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무척 수학선생님스러운 발언이기도 합니다.

모든 공식은 나와있고, 이대로 플레이하면 해피엔딩! 해결! 100점! 이란거죠.



4화의 가버나이트를 볼까요.

4화의 가버나이트는 내러티브적인 면에서 사자갓과 거의 흡사한 행동을 보입니다.

판을 짰다 - 거의 완성했다 - 같은 편이 등을 돌린다 - 빡침 - 으앙 듀금!

가버나이트가 면접에서 강하게 나갔던 것도, 사실은 사자갓과 같은 이유입니다.

모든 것이 정해져있는줄 알았는데 갑자기 뒤틀려서, 급격한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겁니다.

마술사는 수학선생님과 다르게, 순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술과도 같이 같은 편 모두를 속여내는데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사자갓과 똑같이 모든 게 정해져있다고, 자신이 이 판을 짰다고 굳게 믿었고 계획대로 끝날거라 믿어버렸습니다.

그걸로 끝이었죠.


사자갓을 쳐내고, 가버나이트를 좌절시킨 마지막 변수.

그것을 저는 '친목'이라 부릅니다.
(정치, 연합.. 등등 다른 말이 많습니다만 친목이라 부를게요)

사자갓을 분노케하고, 가버나이트의 이성을 잃게 만든 것. 그리고 지난 주 게시판이 폭발한 것은 전부 같은 이유입니다.

'친목은 게임의 외적 요소이고, 그래서 게임의 내적 상황에 가급적 개입하지 않았으면 한다.'

과연 그럴까요? 오히려 너무 비현실적인 바램은 아닌가요?


머리싸움만 보고싶다면, 포커게임이나 퀴즈쇼가 더 알맞습니다.

하지만 지니어스는 동업자, 선후배, 관계자들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게임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친목이 분명히 변수로 작용하고,

그리고 저는 그 변수가 의미있는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실재하고, 반드시 플레이어가 심각하게 카운트해야할 변수라는 거죠.

그걸 보지 못했던 둘은 자신이 판을 지배했다고 믿었고, 보지 못한 그 변수로 인해 탈락합니다.


친목은 이렇게 정해진 계산을 정해지지 않게 돌려놓는 힘. 그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지니어스는 그 친목변수가 너무 큰 힘을 가졌다는 데 저도 동의합니다.

친목에 취해 게임을 보지 못하고 있죠.
(저번화와 이번화는 좋은 게임을 아깝게 낭비해버린듯한 느낌까지 듭니다.)

정해진 것을 무위로 돌려놓는 힘이 너무 강해서, 계산을 시작조차 하기 힘듭니다.


이렇게 머리싸움 vs 친목 의 균형이 어느 한 쪽으로 급속히 무너진 것은,

초반부에 브레인계열로 지목된 사람들이 줄줄이 탈락하면서 벌어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시즌1 성규를 그리 그리워하는것도, 친목계열(혹은 얼굴계열)일줄 알았는데, 사실 무시못할 브레인 계열이라

균형추를 맞춰줬거든요.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에서는 그 균형추를 은지원이 해줄 것 같은 느낌이 조심스레 듭니다. 가버낫의 매의 눈?)


친목계열이 브레인계열을 결국 다 잡아 하향평준화에 성공할지,

브레인이 한명씩 친목을 쳐나가는데 성공하여 브레인 중심으로 판이 다시 짜일지 관심있게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PS. 연예인은 다 친목이야! 라는 인식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비연예인이 다 브레인이야! 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임변은 아무리 봐도 브레인쪽이 아닙니다. 오히려 노홍철같은 포지션이었다고 봅니다. 분위기를 만들고 설득하는 유형

PS2. 시즌3이 제작될지 어떨지 모릅니다만, 그 때엔 외국인 플레이어가 있으면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서양인이라면

    분명히 다른 행동방식을 보여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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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14/01/05 13:47
수정 아이콘
본문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진짜로 고도의 전략게임을 원하면 바둑이나 포커를 보면 되는데, 시청률 잘 안나오죠.
14/01/05 14:06
수정 아이콘
ps2 외국인 플레이어에 대해> 최근에 친한 미국인에게 지니어스 시즌 1과 시즌 2를 보게 했는데 좀 다르기는 하더군요. 뭐 개인차 + 번역 문제일수는 있는데,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 처음 intro에 여자들 들어올때 미인을 강조하는 멘트들에 대해서 거부반응이 있었습니다. 재경과 노유영이 같이 등장할때 미인이라고 강조하는 부분이 다른 여성 참가자한테 무례한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고 (하지만 본인은 외모 평가 열심히 하면서 1위 재경 2위 임변, 조유영) , 이두희가 막 뛰면서 재경이 독촉하는 부분에서 유난히 분노를 하더군요. 시즌1에서 꽃병풍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 좋게 보면서 조유영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 자리바꾸기 X상황에서 단호하게 말하는게 맘에 든다고 한 것에 이어서, 여기서도 논쟁이 된 배신에 대한 보답에 대해서는 당연히 안지켜도 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최근에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혹시라도 외국인 참가자로 내보내면 배신을 밥먹듯이 하면서 여자들에게만 친절할것이 예측되더군요.
14/01/05 15:38
수정 아이콘
마이애미의 모 메이저리그 선수만 봐도 재경이 사실 미국인에게 친숙한 외모이긴 하죠.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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