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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26 00:09
맞습니다. 장동민이 역적이 나왔어야 더 재밌는 그림이 나왔을텐데 말이죠.
장동민이 역적잡았으면 보통처럼 서로서로 물어보고 그런 그림이 나왔을 수도 있죠.
15/07/26 00:11
셋다 연기 못하기도 했고 하필 장동민이 적인데다가 김경훈 관찰력도 어마무시해서 망해버렸죠. 세 플레이어 트롤링이라고 한 것들 안했어도 장동민이 어찌어찌 캐리했을 거 같습니다.
다만 최정문에게 아쉬운 건 그럼에도 더 잘할 수 있는 카드가 있었다는 것이였습니다. 60~70자리씩이나 공개할 필요도 없었고, 충신의 승리를 가정한다면 미리부터 '마지막 왕' 운운할 필요도 없었고, 역적에게 되는 대로 숫자를 적어줘서 안 걸리게 만들어줄 수도 있었으니까요. 걸린 이후에도 좀 아쉬운 게 팀전의 탈을 쓴 개인전인 지니어스에서 배신하기로 마음먹어놓고 그렇게 저자세로 나왔다는 거... 어차피 지니어스는 배신이 통용되는 판이고 그 판에서 배신 안 해본 사람 거의 없는데 다들 멀쩡히 게임 잘만 하잖습니까. 그런데 거기서 죄지은 사람 마냥 그러고 있으면 진짜로 이미지가 죄인 되는 거거든요.
15/07/26 00:14
동의합니다.
그게 최정문의 한계겠죠. 지니어스 판에서 살아남기에는 너무 배포가 작아요. 쫄려서 배신한단 느낌입니다. 지난 회차 신아영하고 비슷한 느낌입니다. 신아영보단 배포도 좀 있고 더 지니어스하지만요. 30자리 정도를 공개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15/07/26 00:12
그렇죠. 이게 최고였던거 같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할 시간을 뺏어버리면서 게임이 터진거죠.
사실 원주율 공개는 게임의 결과와 아무런 상관이 없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1라운드가 한 자리로 끝난건 좀 컸지만요. 최정문은 오히려 나름 나도 살 겸 + 자신이 의심을 피하면서 3라운드 이후를 노리자 + 안 되면 자신이 왕을 하면서 역적팀의 승리를 이끌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셋 중에서 가장 큰 그림을 그렸는데 그게 어긋났다고 봅니다. + 덤으로, 장동민이 초반에 은근히 고압적(?) 이었습니다. 모두가 충신일거라고 가정을 하고 게임을 하죠. 역적의 입장을 전적으로 배제한 발언. 이 카리스마에 휘말려 들어가면서, 역적은 아무것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15/07/26 00:13
충신팀의 우월전략을 바로 인지하고 몰아간 장동민과 이에 동조한 뛰어난 플레이어들(오이홍 등)에 의해 게임은 원주율을 다 알고 설계가능한 유일한 플레이어 최정문 빼고는 역적팀은 지게 되어버렸던거같네요
15/07/26 00:16
충신팀이 필승으로 가기 최적인 초반 빌드를 짜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정찰해서 판을 완벽하게 쥐고 흔들었죠.
다른 플레이어들은 눈치를 거의 못 챈 걸 보아... 장동민이란 존재가 없었으면 역적이 이길 가능성이 꽤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15/07/26 00:16
충신쪽에 장동민을 비롯한 모든 에이스들이 몰려있고 역적 셋은 가장 영향력없던 세명이 있으니 뭐 픽부터 이미 망한게임이었죠.
저 조합으로 같은 게임 100번 돌려도 충신 승률이 9할넘게 나올 것 같네요.
15/07/26 00:20
전 게임설계 자체의 불리함으로 봅니다. 꼭 장동민이 아니었어도 이런 게임하면 사전 모의를 원천 봉쇄했을 겁니다. 그 와중에 역적은 "티안나게" "숫자를 올려야 한다"는 이중의 부담감을 지고 있습니다. 최정문이 원주율 아는 걸 잘 이용했다고 쳐도 티가 안내는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전모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숫자 캐리 자체도 어렵죠. 분위기 이런 거 필요없이 그냥 결과 보고 이상하게 숫자 튄 경우만 뽑아도 엄청난 확률로 역적을 잡아낼 겁니다.
15/07/26 00:22
덧붙여서,
제가 또 감탄한 것은 김경란의 정치적 포지셔닝입니다. 자신의 패배가 확정되자마자 최정문의 자기 구명 전략을 이용해, 조금 전까지 필사의 거짓말 연기를 하고 있었던 자기 입장을 포장하는 능력이 대단합니다. 늘 명분을 만들어 다수 연합을 만들고 자신의 연합을 선역으로 색칠하던, 시즌1에서 보여준 능력은 퇴색되지 않았습니다. 이걸 혐으로 볼 사람들이 있긴 하겠지만 전 훌륭한 능력 발휘라고 봅니다. 이래야만 살아돌아왔을 경우 다음 회차 게임에서 관계를 다시 이어갈 수 있거든요. 방금 전까지 승리와 생존을 위해 모두에게 거짓말을 하던 모습을 정반대의 의미로 포장시키면서, 자신을 탈락후보로 몰아넣은 충신팀 플레이어들에게 도덕적 부채감을 안겨주는 포지셔닝은 전 시즌 원톱의 정치력이라고 보입니다.
15/07/26 00:23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가장 큰 건 김유현을 김경훈이 잡아낸 장면이라고 봐요. 아무리 최정문이 최선의 숫자를 알려 주더라도, 역적 한 명만 마지막 러시를 하면 역적은 이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마지막까지도 김경란이 역적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므로, 김유현의 한방만 막판에 터졌더라면 최정문/김경란은 노출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15/07/26 00:29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셋 다 숨은 상태에서 1000을 넘기겠다는 최선의 플랜만 버리면 세자리 넘긴 상태에서 한 명이 자폭함으로써 1000 넘기는 건 일도 아니죠..
15/07/26 00:32
막판 러시로 역적이 이기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죠.
러시를 하면 노출이 되므로 노출을 무릅쓰고 러시를 해서 게임을 끝낼 자살 어택용 역적 한 명과, 노출이 전혀 되지 않은 역적 두 명(!)입니다. 혹은 비노출 역적 둘 대신 왕이 된 역적 하나가 더 안전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김경란은 2라운드가 되어 첫 감옥이 열릴 때, 장동민에 한해서지만 어쨌든 노출이 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서 김유현이 노출이 됩니다. 이 모든 상황은 역적들의 운신 폭을 좁혀버린 '단체 의논 분위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역적들은 큰 실수를 한 게 없다고 봐요.
15/07/26 00:37
그렇죠. 그게 정확한 조건이죠. 김경란은 의심은 크게 받았지만, 최정문의 말이 없이 다른 사람들이 장동민에게 김경란 역적을 동의해 줬을지는 의문이고, 김경란 감옥행을 확정지은 최정문의 배신은 김유현의 노출이라고 생각해서 저렇게 적었습니다.
15/07/26 00:36
이대로 충신 코스프레를 했으면 그대로 묻어야죠. 왜 왕이 되려 하나요...
여태까지 최정문은 병풍 이미지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팀에 도움이 되었으니 왕이 되게 해달라... 만약 최정문이 반대 입장에서 누군가가 저런 행동을 했다면 최정문은 어떤 식으로 말했을까 싶습니다. 평소에 활약을 했다면 이렇지 않겠지만, 여태까지 조용히 있다가 에이스 흉내를 내니 밑천이 그대로 드러나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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