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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7/19 05:55:57
Name 콩쥐팥쥐
Subject [분석] 지니어스 초반 1/3 분석
전체 12라운드 중 4라운드가 끝났습니다. 지니어스의 특성상 '원맨 캐리 or 다수의 정치싸움'으로 가는 전반기가 끝났는데요.

이번 시즌은 확실히 이미 지니어스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보니 반전 퀄리티가 장난이 아닙니다. 편집도 약을 빨아대며 하고 있구요.

그래서 한번, 전반기 정리를 하는 느낌에서 여러가지 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1. 김경훈

시즌 1의 전반기 주축은 김구라. 시즌 2는 홍진호. 시즌 3는 오현민이었습니다.

이들은 이미 '똑똑하다. 뭔가 다르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고, 이러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대형 연합을 이끌면서 한 발 앞으로 나가게 됩니다.

김구라는 시즌 1의 2화. 홍진호는 시즌 2의 2화. 오현민은 시즌 3의 3화에서 대형 연합을 이끌고, 이들에게 확실한 리워드를 주게 되면서 '아, 저 사람이랑 게임하면 메인매치 꼴지는 안 하겠구나.' 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게 됩니다. (반면 뭔가 다르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대형연합을 이끌지만, 결국 거꾸러지는 사람들은 시즌 1의 차민수. 시즌 2의 노홍철. 시즌 3의 강용석가 있습니다.)

반면 시즌 4는 이런 인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꾸러지는 타입의 인물로 이미 이상민이 나와버렸죠. 10명이 넘는 사람들의 장/단점이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서 카리스마라는 능력치가 어필될 수 있었던 시즌 1,2,3와 달리 이미 서로 어쨌든 능력치 파악이 되어있는 시즌 4에서는 이러한 케이스가 일어나지 않았던 거죠.

그러다보니 정 반대의 케이스. '아, 저 사람이랑 게임하면 메인매치에서 사단이 나겠구나.' 라는 타입의 인물인 김경훈이 오히려 메인매치를 쥐고 흔들게 됩니다. 1,2,3화의 김경훈은 그리고 앞의 말이 진짜였습니다. 1라운드에서 임요환에게 사형수 카드를 넘겨주고,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는 대놓고 같은 팀이었던 임요환. 이상민을 보내버리게 됩니다. 특히 3라운드에서는 트롤링이 극에 달하게 되는데요. 이상민이 자신의 능력을 극으로 끌어올려 메인매치 꼴지를 면할 수 있었던 기회를 김경훈이 트롤을 극으로 끌어올려 걷어차버립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이상민을 데스매치에서는 보내버리면서 (이 데스매치는 나중에 얘기하고 싶었는데 김경훈은 자신이 떨어진 데스매치에서 자신이 떨어진 방법으로 이상민을 날려버립니다.)

재밌는건 그렇다고 김경훈 자신의 메인매치 성적이 나쁜 적은 없다는 겁니다. 메인매치 우승은 한 적이 없지만 이미 4번의 메인매치에서 2번 2등을 합니다. 열심히 게임 하고 김경훈의 트롤링에 실컷 당하게 되니 짜증은 나는데, 막상 결과를 보면 김경훈은 겨우겨우 탈락을 면하는 것이 아니라 '아슬아슬하게 우승을 못 하는' 상황이 됩니다. 이번 메인매치도 김유현과 조합을 맺어서 하게 되었는데요. 누가봐도 김유현을 밀어주는 느낌으로 게임이 진행될 것 같고 실제로 편집도 최연승과 김유현의 포인트를 비교하는데,

실제 2등은 김경훈이었습니다. 만약 이 둘 연합이 이준석이 자신의 점수를 포기하면서까지 최연승을 밀었던 것처럼 김경훈을 밀었다면 오히려 이들이 더 좋은 결과를 냈을 겁니다.

데스매치에서 생각보다 뛰어난 모습으로 강적을 잡았으니 데스매치 상대로 찍기는 그런데, 메인매치에서 꼴지는 또 안 하니 다음라운드 진출은 계속 하는 타입. 비슷한 타입으로는 시즌 1의 성규와, 시즌 3의 최연승이 있었는데요. 시즌 1의 성규는 사실상의 우승을 목전에 두고 방심하면서 탈락했고 시즌3의 최연승은 어쩔 수 없는 능력치의 차이로 졌었는데 과연 김경훈의 운명은 어떻게 될 지 궁금합니다.


2. 이준석

이준석은 시즌 1에서 처음으로 필승전략을 내세웠고, 시즌 2에 잠깐 나와서 다수연합에 대한 불신을 대놓고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시즌 4에서 다수연합에 대놓고 들어가지 않는 방법으로 게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즌 2에서 그는 '다수를 위해서 나보고 희생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당연한 진리를 얘기합니다. 다수연합의 최대단점인 '다 살릴 수 없다.'는 점을 시즌 3에서 신아영, 하연주가 탈락하면서도 깨닫지 못했고, 시즌 4에서도 사람들이 스스로 겪으면서 깨닫고 있는데 이준석은 이것을 이미 시즌 1 1화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준석과 김경훈의 플레이는 어찌보면 비슷해 보입니다. 똑같이 대다수에 반하고, 어찌보면 트롤링이란 짓을 하고 있는건데요. 제가 보기엔 다른 플레이어들은 이준석은 '무서워서 피하고' 김경훈은 '더러워서 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준석은 '계산된 트롤링'을 합니다. 다수연합과 소수연합의 결론은 대부분 다수연합에서 우승자, 소수연합에서 탈락후보가 나오고 소수연합에서 다수연합의 버스승객과 데스매치를 하는 방식입니다. 그럼 가장 좋은 생존방법은 다수연합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 아닌, 소수연합에서 꼴지를 하지 않는 것이고 지금까지 이준석은 자신이 전면에 나온 1,4화에서 그 방식을 정말 완벽하게 수행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접근하면 더욱 재밌는데요. 사람들은 이준석이 단순히 '무서워 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가 '난 니들을 해치지 않아.' 하는 방식으로 다가오면 '아 이번 판은 무서운 사람 하나 없어지는구나.' 라는 생각으로 받아준다는 겁니다. 그래서 1화때 그 짓을 했음에도 2,3화에서 다수연합에서 플레이 하는데 아무 거리낌이 없었죠. 이러한 무서움의 바탕에는 1화때의 데스매치 완승도 있을 것이구요.

아직 그가 메인매치에서 주인공이 된 적은 없습니다. 아직 김경훈이라는 정말 큰 탱커가 든든히 받쳐주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수연합이 어느정도 존재했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이제 어지간한 일이 아니고서는 다수 연합이 생기지 않을 중후반 라운드에서 그의 존재감은 반드시 드러날텐데요. 이제부터 게임을 메인으로 이끌어나가는 그의 또다른 능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3. 홍진호

시즌 2의 4화에서 사람들의 냉정함(?)에 맛탱이가 가 버리고 5화에서 무한 코인 증식 전략을 쓰지 못하고, 6화에서 그의 수족이 떨어져 나가면서 7화에서 탈락합니다. 4주간 조금씩 무너져가면서 홍진호의 지니어스한 플레이도 조금씩 무너져 내렸습니다. 1화, 3화에서 누구보다 안정적으로 탑승하고 2화에서는 메인매치와 데스매치에서의 판단미스로 자신의 라이벌의 탈락을 지켜봅니다. 아직까지 보여준 지니어스한 면의 비중으로는 카드 바꾸기를 한 최정문보다 적습니다. 2화에서의 자석트릭, 3화에서의 상자트릭은 분명 콩픈패스의 주인공인 홍진호가 발견해야 했던 것들입니다. 하지만 그 기회를 홍진호는 일단 2번이나 놓쳤습니다. 오히려 상자트릭은 콩픈패스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 이상민이 발견했죠.

가버낫 사건 이후로 항상 소수연합의 대장 역할을 해 왔던 홍진호로 인해 나온 결론은 '숫자에는 장사 없다.' 였습니다. 누가봐도 1:1로 게임을 하면 10번 중 8번 이상 이길 은지원, 조유영, 노홍철, 이상민에게 홍진호는 아무 힘을 쓰지 못했고 데스매치에서는 10번 중 2번이 터지면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수연합은 이후 시즌2와 시즌3를 통과하며 풀지못한 난제였습니다.

시즌 4에서 사람들이 '배신'으로 다수연합에 대한 해답을 얻어가고 있는 와중에 그는 아직도 지니어스 게임에 대한 감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얘기하면 되찾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전략을 짜는 면에서 오현민을 뛰어넘기 어렵고, 그의 전략을 확실히 믿고 따라올 수 있는 사람도 남은 사람 중에는 최정문 정도를 제외하면 없어보입니다. 굳이 추가하자면 이유를 알 수 없는 호감을 가지고 있는 이준석 정도?

홍진호는 당분간 '버텨야' 할 것 같습니다. 완전한 개인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는 그동안의 사례로 미루어보면 9 - 12라운드일 것 같고, 이렇게 되더라도 장-오 연합이 해체 되지 않는다면 시즌 1처럼 혼자서 우승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자신있게 선언했던 장동민과의 다이다이를 선포했지만 장동민과의 다이다이는 1:1이 아닙니다. 2:2죠.


이 외의 나머지는 크게 기존 지니어스에서 보여준 모습과 다른점이 없어보입니다. 정치력의 끝판왕 김경란, 두 말하면 입 아픈 장동민 - 오현민 조합. 보여준 것이 없어서 오히려 똑같은 최정문. 언제나 좋은 전략은 짜지만 '아주 좋은' 전략에 한끗차이로 지고 있는 김유현. 그리고 그냥 보면 약해보이지만 막상 붙어보면 지는 최연승까지. 일단 기본적으로 게임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1차원 적인 배신까지는 파악이 가능한 사람들이다보니 2,3차원 적인 전략 꼬기가 나오고 역대급이 역대급으로 갱신되고 있습니다. 이제 기존 시즌에서 '캐릭터 파악 + 약자 털기' 의 역할을 했던 초반이 정리되고 '화제성' 면에서는 최고인 5-8화의 중반기가 시작되는데 재밌을 것 같네요. 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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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spring
15/07/19 08:42
수정 아이콘
좋은 분석글 잘 보았습니다

홍진호는 시즌1부터 쭉 자기 플레이 스타일과 이미지를 정직함에 두는 것 같습니다
101에서 이준석을 보낸 것 말고는 한 번도 배신을 한 적이 없죠
시즌1 우승 후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다가갔던 것이 틀린 길이 아니었다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우승 타이틀을 얻었기에 정직에 가치를 계속 두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저 그의 성정이 지니어스에서 드러난 것일수도 있고, 아니면 고도의 계산된 플레이일수도 있고, 혹은 그 둘 다 일수도 있다고 봅니다 마치 삼국지의 유비처럼요
솔로10년차
15/07/19 10:56
수정 아이콘
전 게임외적인 다수연합이 싫지만 그 실효가 제로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다수연합의 약점은 모두를 살릴 수 없다는 겁니다만, 장점은 데스매치는 하나만 간다는 거죠. 꼴지를 하든 지목을 당하든 1/n아라면, 분모를 늘리는 건 절대 헛수고가 아닙니다.
이것의 헛점은 실제로는 1/n이 아니라는데 있죠. 지목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오현민처럼 게임에 강하다는 이미지를 쌓은 경우 다수연합은 그 자체로 오현민 개인에겐 필승전략이 됩니다.
15/07/19 11:49
수정 아이콘
좋은 분석이네요
저는 이준석이활약할수 있는 배경에 시즌4 메인매치 설계도 좀 있다고 생각합니다.

123때는 상대적으로 다수연합이 소수연합을 압살시켜버릴 수 있는 게임들 위주로 메인매치가 구성되었고,
판을 흔드는 요소가 다수연합내 배신과 연막으로 점철되어있었다면
시즌2는 소수연합이 좀 비벼볼 구석도 많고 심지어 소수연합이 유리한 경우도 있는 경우가 좀 있어서 이준석의 플레이스타일이 좀 튀는 것도 같습니다.
현재 이준석의 플레이 철학(?)이 우리가 시즌1 콩픈패스에 열광했던 것의 시즌적 버젼이랄까요? 그래서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이상 다수연합 극혐자였습니다.
드러나다
15/07/19 11:59
수정 아이콘
저도 동의합니다.
예전 시즌에는 팀을 둘로 나눠서, 진 팀에서만 데스매치 참가자가 둘 발생한다든가
혹은, 거대연합이 강제적으로 최저점수를 2명 만들 수 있는 길이 있다든가 하는 룰이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룰 아래에서는 거대연합이 이득입니다.
그러나 시즌4의 룰은 그런 방식이 아닌거 같아요.

아울러 홍진호의 부진도 룰의 차이에서 오는 듯해요.
제가 느끼는 홍진호는 '필승법'이 숨어있는 룰에서 그것을 찾아내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필승법이 있는 룰이라면, 다시 말해 어느 정도 룰의 밸런스가 무너져있어야만 합니다.
시즌1, 시즌2의 경우에는 이런 무너진 밸런스의 게임이 존재했습니다.
무한 증식이나, 콩픈패스나.. 다 그런거였죠.
시즌3를 거친 시즌4는 더이상 그런 메타가 아닌것 같습니다. 홍진호가 메타의 변화에 혼란을 겪는것처럼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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