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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2/09 00:54:36
Name 슈우
Subject [분석] 유정현이라는 인물...
사실 초반에 유정현이라는 인물은 주목할만한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4회쯤 끝나고 한 제작발표회에서 이상민은 유정현씨가 너무 하는 것이 없어서 대단하다고 비꼬는 식으로 인터뷰했던 것도 기억을 하는데요. 저 역시 처음의 그는 그정도 인물로 평가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3연속 데스매치, 특히 이번 마지막 데스매치를 보면서 그의 바위같은 단단함에 감탄의 탄성을 질러내고야 말았네요. 은지원이라는 인물도 정말 만만찮은 인물이었는데, 철옹의 수비력을 보이며 결국 그를 무너뜨립니다. 칩을 80개 이상 앞서는 상황에서 "칩 2개에서도 몇 억을 딴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그의 말은 그가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그 데스매치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성을 정확하게 나타내는 말이라고 볼 수 있겠죠.

저는 이 둘을 삼국지의 인물에 비교를 하자면 홍진호는 제갈량과 같은 인물이고 유정현은 사마의와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별다른 기반조차 없이 떠돌이생활을 했던 유비를 데리고 역사에 남을 만한 촉국을 세워 북벌을 추진한 제갈량은 방송에서 어떠한 기반도 없이 단순히 자신의 실력만으로 그 연맹을 무너뜨리며 지니어스 1에서 우승한 홍진호와 비슷한 페이소스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가 지니어스1에서 인기가 있었던 이유가 그 중 하나이고 그를 떨어뜨렸던 방송연맹들이 욕을 먹은 이유도 그러한 기반이 없는 자가 단순히 자신의 실력만으로 세상에 군림하는 카타르시스를 맛보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이유일 것입니다.

이러한 제갈량이 가지고 있는 페이소스보다는 존재감이 없는 것이 사마의라는 존재였습니다. 비록 명문가의 아들로 태어나긴 했지만, 조조가 중원을 누빌 시절에 그 존재감은 미약했으며, 사마의라는 인물이 정말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제갈량, 조조 사후 한참 뒤의 일이었습니다. 이는 아나운서 및 정치인 출신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조유영, 노홍철에 이어 은지원까지 격파하며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유정현의 상황이 묘하게 닮아있습니다. 사마의가 제갈량의 북벌을 막아내듯이, 유정현이 쓰는 전략 역시 압도적이고 빠르게 상대를 공략하기보다는 끈질기고 우직하게 천천히 상대를 무너뜨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죠. 전투에서는 지더라도 전쟁에서 이기겠다는 그 마음기짐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단단하고 바위와 같이 흔들리지 않는 정신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방심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마음은 다잡으며 조금씩 상대를 쓰러뜨려가는 모습에서 홍진호와 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역시 대단하기는 대단한 인물이라다고 생각을 했네요. 유정현이야말로 진짜 게임을 진행하면서 조금씩 게임에 대한 내성이 강해진 인물인 것 같습니다. 아무도 그걸 눈치채진 못했지만... 이번 데스매치는 정말 재밌었네요.


PS. 임요환 씨는 참... 어떻게 보면 저를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손해를 조금도 보지 않으려고 하고, 자신이 해준 만큼 꼭 보답받기를 원하고, 포지셔닝이 확실하죠. 경험상 사람을 구별할 때 적 아니면 아군 딱 두 부류로 구분하는 스타일의 사람이 저런 식의 행동을 많이 하는 것 같더라구요. 사실 유정현과 임요환은 공동우승을 노려볼 만했는데, 서로에 대한 신뢰가 너무나 쉽게 금이 갔죠. 결국 임요환이 홍진호의 전승준의 뒤를 이어 전패우승의 기적을 이어나갈 것인가 그것이 유일한 관심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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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Suweet
14/02/09 00:58
수정 아이콘
공동우승은 사실상 거의 어렵다고 봤어요. 공동우승 만들기엔 변수가 너무 많아요ㅠ
14/02/09 01:03
수정 아이콘
파란색을 유정현, 임요환이 쥐고 있다면 은지원, 이상민 연합보다 협상결렬 하지 않고 자신들의 점수를 챙길 수 있는 상황이 훨씬 많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똑같이 서로의 팀만 점수를 먹는다고 가정할 때 확률상 유임연합이 훨씬 유리하죠. 게다가 어차피 우리쪽에 패가 다 있는 마당에 점수 조합은 우리팀 4명끼리만 하게 되니 협상이 틀어질 여지도 없습니다. 동일한 점수를 낸다고 하면 충분히 낼 수 있죠.
BetterSuweet
14/02/09 01:21
수정 아이콘
상대도 조금 머리를 쓴다면, 그걸 역이용 할 수 있죠.
동일한 점수를 내려고 한다면, 일부러 한쪽에 점수를 불균형하게 배분해서 공동우승을 막는다던가, 연맹을 붕괴시킨다던지요.
어차피 마스터는 50:50으로 가져가는 거라,

오늘 임요환이 유정현 우승 보다는 이상민 우승을 선호했듯이, 이상민 은지원 입장에서도 당연히 공동우승을 저지하는 게 당연한거니까요.
14/02/09 01:23
수정 아이콘
애초에 우리팀 4명이 마스터일 때만 경매에 참여하기 때문에 변수의 여지가 없습니다. 마스터가 5:5는 아니죠 안먹어도 우리팀에게 줄 수 있는데.

4명이서 똘똘 뭉쳐서 완벽하게 플랜을 짰다면 파랑팀을 쥐고 있는 유임연합이 무조건 공동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변수는 배신외에는 없었습니다.
BetterSuweet
14/02/09 01:26
수정 아이콘
우리팀 4명이라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습니다.

공동우승의 경우 게스트들은 상금을 가져갈 수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제대로 마스터 역할을 끝까지 수행해줄 사람은 임요환/유정현 둘 밖에 없습니다.
공동우승을 전제한 순간, 자기팀 게스트들은 더이상 같은 편이 아닙니다;

숲들갓의 숲들숲들과 전혀 다를게 없어요. 게스트들 입장에선 그 계획에 따라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차라리 오늘 신동처럼 적당히 딜해가면서 다른 팀 우승시키는 게 좋죠
14/02/09 01:33
수정 아이콘
맞는 말씀이시오나 생각해보니 신동도 게임외 전략으로 100만원을 가져갔다는 것에 기인하면 서로 250만원씩 나눠준다는 가정 하에 한 명에게 점수를 몰아주는 형식으로 500만원을 받아내면 되지 않을까요?

임요환 120 - 신동 80, 유정현 80 - 규현 120 이런 구조라면 깔끔하게 공동우승인데. 저도 뭐 글 쓰면서 생각하는 것이니 당장 게임을 해야하는 참가자들이 생각해내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유일한 변수는 저쪽이 임요환-유정현 4인연합을 처음부터 눈치채고 은지원에게 점수를 몰아줬을 때네요. 나머지 슈주멤버 2명이 동의하기가 힘든 사안이긴 하나(우승은 무조건 물건너감. 차라리 임유쪽에 붙는 편이 100만원이라도 챙길 수 있는 유일한 길) 어찌됐든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만 인지시키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물론 이때도 유임연합보다 은지원-이상민 4인연합이 점수가 높을 확률은 좀 낮을 것 같습니다.
BetterSuweet
14/02/09 01:37
수정 아이콘
저도 헷갈려서 룰을 제대로 다시 찾아봤는데, 팀의 총합이 공동우승이면 상금이 없는겁니다.
개개인이 아니구요.

그냥 제작진측에서 대놓고 공동우승 막으려고 만든 장치죠.
14/02/09 01:38
수정 아이콘
이러면 뭐 변수가 없네요;;;
14/02/09 01:03
수정 아이콘
임요환에대해 지니어스게임은 못해도 실제친구론 순수해서 좋을것 같기도 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비록 방송화면이었지만 뭔가 안좋은 본성격이 느껴지더군요.

수틀리면 그냥 너무 극단적으로 돌아서버리는 감이 있습니다. 오해나 차질이 있어 풀려는 과정과 시도자체가 없더군요. 이상민이나 방송인들이니 다음에 만나도 좋은게 좋은거지 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거지 아무나 맞춰줄 성격은 아닌것 같이 느껴지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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