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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26 21:38:21
Name 한니발
Subject [분석] 임요환의 사냥, 유정현이라는 검은 양

  임요환의 사냥, 유정현이라는 검은 양






  7화에서 홍진호가 탈락하고, 8화 광고에서 ‘황제의 각성’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대대적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드디어 8화에서 임요환이 캐리하나? 하는 기대를 건 사람들이 꽤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 결과 8화에서는 임요환이 보여준 것은 그야말로 진상 짓이었고(최소한 그렇게 보였고), 이상민은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 모든 실패에도 불구하고 히든 큐브가 임요환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임요환은 무려 전패 Top5라는 위업을 달성하는데 그치고 말죠.
  동시에 사람들 사이에서는 의문이 속출합니다.
  도대체 임요환이 하려고 했던 게 뭐냐? 플랜이란 게 있기는 있었냐?

  그럼 지금부터 그걸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요환의 플랜이란 것이 무엇이었나. 그리고 왜 실패했는가.
  먼저 임요환이 구상하고 실행한 플랜을 알아보고, 그 이후에 임요환의 미스들과 실패 원인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그에 앞서, 우선 현재 임요환의 상황에 대하여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지니어스 : 룰 브레이커를 하나의 게임판으로 보고 각각의 플레이어들을 하나의 게임말로 본다면 임요환이란 게임말은 지금 대단히 특이한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언제든지 데스매치를 감수할 의지가 있고
  2. 이상민에게 소위 ‘눈이 뒤집힌’ 상태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본디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어질 개인전 데스매치에 대해서 자신감을 갖고 있는데다가, 더 이상은 강력한 적수이자, 가능하면 높은 곳에서 맞붙고 싶은 라이벌 홍진호와의 데스매치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죠. 그리고 이상민은 개인적으로도 불멸의 징표를 빼앗긴 원한이 있고 대의로 보아도 가장 많은 가넷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타깃으로 삼는 것이 당연한 상대입니다.
그리고 8화의 임요환의 계획은 이러한 임요환의 시선을 바탕으로 시작됩니다.

  8화의 구도는 기본적으로 임요환의 ‘사냥’입니다. 1:1 대결이 아닙니다. 임요환이 주도 하에 여타 플레이어들이 힘을 합쳐 최대어 이상민을 ‘사냥’하는 구도입니다.






  Ⅰ. 승리 조건

  임요환의 승리 조건 :
  이상민의 우승을 저지한다.
  (그를 통해 누가 데스매치에 가던 간에 – 설령 자신이 데스매치에 가더라도 - 이상민을 지목하여 불멸의 징표를 소실시킨다)

  이상민의 승리 조건 :
  우승한다.
  (불멸의 징표를 지킨다)

  즉, 임요환이 구상하기로는 설령 이상민이 데스매치에 가지 않더라도 일단 불멸의 징표를 사용하면 플랜은 성공한 것입니다. 승리 조건을 보면 누가 보아도 이것은 임요환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게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상민에게는 자신을 제외한 다섯 명의 플레이어들에 맞서, 그들 모두를 제압하고 오직 우승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첫 번째 의문이 발생합니다.
  임요환이 세운 승리조건과 이상민의 승리조건은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플레이어들의 승리조건은 무엇인가? 다른 플레이어들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것을 임요환은 이상민을 제외한 모든 플레이어들의 목표가 ‘이상민의 우승을 저지한다’가 되어야 한다고 했고, 다른 플레이어들 역시 여기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반 이상민 연맹을 형성하여 ‘사냥’의 토대를 만들죠. 하지만 여기서 임요환의 승리조건과 여타 플레이어들의 승리조건이 정말로 완벽하게 일치했느냐, 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작은 차이가 있었죠. 아주 작은 균열.
  그리고 나중에 이 작은 균열이 임요환의 사냥을 실패하게 만드는 첫 번째 위기가 됩니다.





Ⅱ. 어떻게?

  자, 그럼 여기서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 하던 문제가 발생합니다. 과연 어떻게 사냥할 것인가?

  실제로 임요환은 라운드 내내 이 ‘어떻게’를 제대로 설명한 적이 없고, 지니어스 제작진들 역시 임요환의 플랜을 분석해주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위기의 원인이 됩니다만은, 일단은 실제로 임요환이 게임을 통해 보여준 모습들을 통하여 임요환의 ‘어떻게’를 분석해보겠습니다.
  사실 이것은 제대로만 되었다면 놀랄 만큼 간단하며 그리고 강력한 것이었죠.

  이상민의 목표는 꼴찌를 면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승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타 플레이어가 생각하기엔 ‘이 정도면 감수할 만 하지’도, 이상민에게 있어서는 ‘넘겨야 돼!’가 됩니다. 임요환의 플랜은 바로 이 상황 차이를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20~30대 번호가 나오면 이상민은 거의 대부분 넘겨야만 합니다. 그의 목표는 우승이니까. 그런데 넘기기 위해서는 칩이, 혹은 가넷이 필요하죠.
  그런데, 이상민을 제외한 모든 플레이어들이 마찬가지로 받는 것을 거부한다면? 그래서 가넷과 칩이 무한정으로 투입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가넷이 많은 이상민이라도 언젠가는 칩과 가넷이 고갈될 겁니다. 아니, 그 이전에 가넷을 보전하기 위해 우승을 포기할 수밖에 없겠죠.

  물론 여기에는 의문이 있습니다. 이상민이 칩과 가넷이 고갈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가넷이 먼저 고갈되지 않겠느냐. 그런데 이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들이 사용할 가넷은 이상민이 공급해줄 테니까요. 숫자를 낙찰할 시, ‘가넷과 칩을 함께 가져간다’는 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낙찰 받지 못한 누군가는 먼저 ‘총탄’이 다 떨어지지 않겠느냐? 그 또한 그렇지가 않습니다. ‘칩’은 양도가 불가능하지만, ‘가넷’은 양도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즉 임요환의 사냥은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연맹 전원이 가넷을 공유하며, 누군가 가넷이 떨어질 때마다 다른 연맹이 가넷을 넘겨줌으로써 계속해서 판이 돌아갈 수 있게 한다. 이상민은 칩을 지키기 위해 가넷을 계속해서 지불할 수밖에 없으며, 그 지불한 가넷을 다른 누군가가 낙찰 받아 다시 서로 넘겨주면서 계속 판을 순환시킨다.

  이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가정했을 때, 순환이 끝나려면 다음과 같은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1. 이상민이 숫자를 낙찰 받는다 – 이상민의 우승이 저지될 확률이 크게 높아집니다.
  2. 이상민이 칩 소모를 감수한다 – 다른 플레이어들도 칩을 쓰고 가넷을 공유하면서, 어떻게든 이상민의 칩이 다할 때까지만 버티면 됩니다. 이상민이 다시 가넷을 쓰기 시작하면 그 가넷을 다시 양도해가며 순환시키면 됩니다. 또한 칩을 쓰기 시작한 시점에서 이미 이상민의 우승은 저지될 확률이 마찬가지로 크게 높아집니다.
  3. 이상민 외 다른 플레이어가 낙찰 받는다 – 가넷과 칩을 수거하고, 가넷은 공유하면서 다시 다음 순환을 시작합니다.
  4. 이상민 외 다른 플레이어의 가넷과 칩이 고갈되어 무조건 낙찰로 이어진다 – 가넷 양도를 통해 방지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상민은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이죠. 우승을 포기하고 불멸의 징표를 쓰거나, 아니면 가넷을 고갈당하거나. 최악의 상황까지 가면 가넷을 다 쓰고 우승도 놓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몇 번이고 확인하지만, 이상민의 승리 조건은 ‘꼴찌를 면한다’가 아니라 ‘우승한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여차저차 꼴찌를 면하는 건 가능하다 해도 ‘우승’은 도저히 요원합니다.

  실제로 이상민은 이러한 임요환의 움직임에 상당한 위협을 느꼈던 걸로 보입니다. 8화에서 이상민의 인터뷰 대부분은 ‘불안합니다’, ‘위험을 느낍니다’ 로 이루어져 있는 것만 보아도.
  그런데, 이 계획은 그 확실성만큼이나 매우 어려운 전제 조건이 함께합니다. ‘사냥꾼들은 가넷을 공유한다’, 즉, 이상민을 제외한 여타 플레이어들은 가넷을 공유할 만큼 아주 확고하고 강력한 연맹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임요환의 사냥이 실패한 세 번째 요인입니다.





Ⅲ. 왜 실패했는가?

  그럼 이 계획이 왜 실패했는가의 세 가지 요인을 살펴보기로 합시다. 사실 이것은 이상민이 잘 해서 빠져 나갔다기 보다는 임요환의 실책들이 훨씬 영향이 큽니다.

1 . 승리 조건의 차이.

  임요환의 승리 조건은 이미 보았듯이 이렇습니다. <이상민의 우승을 저지시키는 것.>
  그런데, 여기에 단서가 붙습니다.
  <그 외 누가 데스매치에 가던 간에 – 설령 자신이 데스매치에 가더라도 - 이상민을 지목하여 불멸의 징표를 소실시킨다>
  그런데, 여타 플레이어들이 완전히 동의한 목표는, 이상민의 우승을 저지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데스매치에 가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는 단서에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임요환만은 자신이 데스매치에 갈 가능성을 감수하고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본인은 다른 플레이어들도 자신과 같은 정도의 각오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즉 임요환이 게임 내내 말한 ‘대의를 지켜야 한다’에서 ‘대의’란, 단순히 ‘타도 이상민’만이 아닙니다. ‘데스매치마저 감수할 수 있는 각오의 타도 이상민’입니다. 물론 다른 플레이어들도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은지원의 몫인 30을 낙찰 받았을 때, 임요환은 대국적으로 보았을 때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은지원은, 그리고 임요환을 제외한 다른 플레이어들은 그렇지가 않았죠. 그래서 은지원은 임요환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분노했고, 여기서 첫 번째 불안 요인이 드러납니다.

  그렇지만 이 첫 번째 실책은 결정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임요환은 어찌저찌 이 실책을 커버해냈죠. 중반 라운드에서 은지원이 원하는 숫자들을 몰아주었고, 다른 그 무엇보다도, 자신이 무차별적으로 숫자들을 낙찰 받음으로써 이 실책을 커버했습니다. 임요환의 최후 스코어는 –90점대, 즉. 자신의 점수를 마구 깎아내려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데스매치에 가겠다’는 의지를 확신시킴으로써 이 실책은 어느 정도 커버되었습니다.



  2. ‘어떻게’의 부재

  게임이 시작하기 전, 임요환은 ‘우리끼리 연대해서 이상민의 우승만 저지시키면 된다’는 식으로 자신의 계획을 말했습니다. 아마도 이 ‘우리끼리 연대해서’에는 가넷을 서로 빌려줌으로써 순환을 이어나가는, 그 협력 메커니즘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죠. 임요환의 머릿속에만 그려진 그림이었던 겁니다.
  이 ‘어떻게’의 부재는 다음과 같은 파문으로 이어집니다.

  1) 임요환은 당연하다는 듯이 은지원에게 가넷을 빌려달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은지원은 이것을 이해하질 못하죠. 노홍철이나 조유영이 보기에도 이건 말이 안 됩니다. 당연합니다. 사전에 아무런 설명 없이,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가넷을 빌려달라고 하니까.

  2) ‘계속해서 순환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은지원과 노홍철이 쉽게 받아들이질 못합니다. 이것도 당연합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니까. 임요환은 사전에 이러한 순환 논리를 설명하고, 그만한 강도의 연대에 대해 조유영 - 은지원 – 노홍철의 동의를 얻었어야 합니다. 은지원과 노홍철은 순환을 시키긴 시킵니다만, 중간 중간 불안을 떨쳐내지 못하고 일찌감치 숫자를 낙찰 받습니다. 유일하게 조유영만 이 순환 논리를 이해하고 협력합니다.

  3) 그리고 이것이 임요환의 사냥, 그 성패를 가릅니다. 임요환의 ‘어떻게’에 확신을 갖지 못한 유정현이 이탈합니다.



  3. 유정현이라는 검은 양

  임요환의 중대한 두 가지 실책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 플랜 자체가 워낙에 견고했던 데다가 판 자체가 시작부터 우세했던 덕에 최종 라운드에 이르러 임요환은 사냥의 성공을 목전에 둡니다.
  변수가 줄어든 가운데 조유영이라는 강력한 우승 후보가 세워졌고(의도했는지는 모르나, 이 또한 결과적으로는 합리적이었죠. 가넷을 공유할 때 가장 위험부담이 컸던 사람은 가장 많은 가넷을 가졌던 조유영이니까), 임요환 자신은 데스매치에 갈 것이 거의 확실시되었습니다.
  노홍철과 은지원 역시 이제 게임의 끝이 눈에 보이자, 비록 자신들이 우승은 하지 못하지만 데스매치에도 가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을 갖고서 임요환의 사냥에 다시 합류합니다. 물론 이것은 노홍철과 은지원이 어느 정도 위험을 각오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상민이 불멸의 징표를 사용하면 자신들 중 누군가가 임요환과 데스매치를 치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한편 이상민은 혹 조유영의 칩이 어느 정도인가 확인했다가, 그 칩의 양이 어마어마함에 놀라며 자신의 위기를 인식합니다.

  그리고 운명의 숫자 28.
  궁지에 몰린 이상민은 최후의 선택으로 노홍철에게 딜을 제안하지만, 노홍철은 고뇌 끝에 이상민의 딜을 거절합니다. 이제 승부는 확실해졌습니다. 무한정 순환을 돌리면 됩니다.
  이상민의 우승 실패가 거의 확실한 상황.

  여기서 유정현이 움직이면서, 임요환의 사냥은 최종적으로 어그러집니다.


  사실 유정현의 포지션은 처음부터 애매한 감이 있었습니다. 일단 임요환이 자신의 플랜의 ‘어떻게’를 제대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유정현은 불안감을 느끼고 이상민에게 합류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후에도 유정현을 다시 포섭할 여지는 충분했습니다. 어쨌거나 이상민은 가장 강대한 적임에는 틀림이 없고, 이상민이 불징을 잃는 것은 유정현에게 있어서도 도움이 될 테니까. 실제로 게임 도중에 유정현이 그럴 의사를 밝히기도 했었죠.
  유정현은 게임 도중 “나에게는 가넷을 안 빌려줄 것이냐”고 임요환 일파에게 물어보기도 했었습니다. 만일 여기서 “당연히 빌려주겠다”며 유정현에게 적극적인 제스처를 보였으면 게임의 양상이 바뀌었을지도 모르죠.
  그러나 임요환 자신조차도 사실 유정현을 바라보는 시선이 애매했습니다.

  임요환의 사냥은 어찌 보면 가넷을 공유하면서 위기를 균등화시키며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것이므로, 이상민을 제외한 모든 플레이어가 강고한 연맹을 유지했을 때 가능한 전략이었습니다. 그런데 임요환이 보기에 유정현은 지난 라운드에서도 이상민에게 주사위를 넘겼고, 어느 정도 이상민의 세력권에 있는 인물이어서 필요는 한데 완전히 믿기는 힘든 그야말로 계륵이었고, 결국 그 계륵인 상태로 끝까지 방치했죠.
  그래서 유정현은 ‘믿을 구석은 이상민 뿐’이라는 생각에 확신을 갖고, 28을 낙찰하는 결단을 내립니다.

  이 결단은 유정현으로서도 상당한 위험을 동반합니다. 만일 유정현이 그때서라도 임요환에게 가넷을 빌려줄 것을 요구했다면, 그래서 임요환의 사냥에 참가했다면, 결국 임요환이 데스매치로 직행하고 이상민은 불멸의 징표를 잃는 결과가 나왔을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이미 이상민은 상당한 양의 가넷을 소모한데다, 최종 결과가 조유영과의 공동 우승 – 그야말로 한끗 차였다는 걸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결과는 유정현 자신도 이상민이 불멸의 징표로 희생할 대상에 포함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반면 히든 큐브가 22나 19가 아니고, 그래서 이상민을 유정현이 구해내고 자신도 데스매치를 면한다면 이상민이 유정현에게 생명의 징표를 줄 확률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게임 내에서, 임요환은 쭉 유정현을 단지 계륵으로 대했고, 그에 비해 이상민에게는 유정현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
  그래서 여기서 유정현은 고민 끝에 이상민을 택한 겁니다.
  이것이 결정적인 임요환의 실책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유정현의 선택 직후 이상민에게 급 화색이 도는 것을, 이제 데스매치며 여타 플레이가 모두 남의 일이 되었음을, 기쁨에 겨워 ‘진호야, 22!’를 외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 임요환의 얼굴에는 일시에 어두운 기색이 드리웁니다.

  사냥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Ⅳ. 사냥이 끝나고

  유정현의 마지막 도박은 실패로 끝났지만, 어쨌든 유정현은 살아남았습니다. 거기다 이상민은 유정현에게 큰 빚을 졌습니다. (근데 썰전에서 유정현.....아닙니다.)

  반면 임요환은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황에서 효과적인 계획을 구축했음에도 이상민 저격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이번 게임 자신의 연맹이었던 노홍철을 잃었고, 수차례의 실책으로 은지원에게도 불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차후 임요환이 세력을 형성하기는 힘들 겁니다. 다만 앞으로 세력이 필요한 게임이 얼마나 있을까는 좀 의문입니다만.

  이상민은 몇 차례나 큰 위기가 있었음에도, 임요환의 크고 작은 실책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유정현의 희생을 통해 그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런데 불멸의 징표를 쓸 타이밍이 앞으로 얼마 없다는 게 변수입니다. 아마 다음 라운드 쯤에는 어떤 형태로든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Top 5까지 온 시점에서 조유영과 임요환 둘이 모두 남아 있다는 것도 좀 위험 요소입니다. 개인전 강자는 최대한 떨어뜨리는 게 이상민의 목표니까요. 임요환은 여전히 이상민을 잡기 위해 눈이 뒤집혀 있으니 빨리 보낼수록 좋겠고.

  결과적으로 보면, 게임 구도 자체는 어느 정도 현상 유지에서 그쳤습니다. 탈락자 노홍철이 이전까지 게임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캐릭터가 아니기도 했죠. 단지 변화한 부분은 이상민의 가넷 독점이 분산되었다는 것과, 유정현이 이상민에게 큰 빚을 지웠다는 것.

  다음 라운드는 1R 출연자들이 합류하면서, 게임은 더욱 많은 변수 속에 놓였습니다.
  그리고 이상민은 이제 어떻게든 불멸의 징표를 쓸 타이밍이 왔죠. 다음 라운드를 기대해봅니다.




  3줄 요약:

1. 판 자체가 임요환에게 유리한 판이었으며, 임요환의 플랜 역시 강력하고 효과적인 것이었다.
2. 그러나 임요환은 이것을 팀원들에게 충분히 납득시키는 것을 소홀히 하여 많은 진통을 낳았다.
3. 결정적으로 유정현의 이탈을 막지 못함으로써 플랜에 실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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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 Harvey
14/01/26 21:44
수정 아이콘
좋은 분석입니다.
어차피 불멸의 징표의 유효기간이 탑5까지라면, 다음 주 임요환의 데쓰매치는 90% 이상 확정이라 봐도 되겠네요
곤줄박이
14/01/26 21:51
수정 아이콘
그래서 다음주엔 임이 꼭 우승해야할 차례겠죠.
Matt Harvey
14/01/26 21:52
수정 아이콘
근데 시즌1 참가자들이 대거 합류하는 게 [임] 입장에선 좋을 게 없을듯...
14/01/26 21:46
수정 아이콘
이제 좀 자세히 임요환 플랜을 이해하게 됐네요. 감사합니다. 어찌되었건 앞으로의 게임이 기대되네요.

결국 이번에 임요환이 거둔 성과는 약간의 가넷 재분배라고 볼 수 있겠네요.
레모네이드
14/01/26 21:51
수정 아이콘
가장 깔끔한 정리글이 아닌가 합니다. 유정현은 정말 조커네요
Matt Harvey
14/01/26 21:53
수정 아이콘
일단 가넷 공유에 대해서 은/노에게 충분히 말을 해놨어야죠.
은지원 입장에서는 갑자기 뜬금없이 임요환이 가넷 내놓으라고 하니 그게 믿음이 가겠습니까.. 게다가 이해할 수 없는 30블록 스틸도 있었고요
지니쏠
14/01/26 21:55
수정 아이콘
제가 한번 관련해서 길게 글을 써보려다 못했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과 상당히 유사하네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패인은, 숫자돌리기를 주도해야 하는 최초의 임-은 연맹에 가넷이 너무나도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30을 먹는것은 사실 당연한 플레이었다고 생각하고, 이후 34를 먹은게 좀 악수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는데, 임요환의 플랜상 적어도 은-임-노에게는 가넷을 끊임없이 뿌려야 되는데, 은지원이 2개를 뿌리는 것 조차 아까워 하니, 자기가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34를 먹은게 아닌가 싶거든요. 은지원이 가넷을 뿌리는 플랜에 대해 자기의 플레이를 통해 확신을 얻지 못하면, 결국 은지원이 먹은 가넷을 자유자재로 이용하지 못하고, 계획이 실패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여기서 임요환이 34를 먹지 않았다면, 유정현 입장에서 34를 먹는것과 28을 먹는 것 모두 너무도 꼴찌가 가시권으로 들어오는 플레이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다음 중요한 패인은, 애초에 자신이 덜 돋보일 각오를 하고 연맹에게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은 것. 최초부터 높은숫자 선점과 가넷 뺑뻉이전략을 완벽히 설명했다면 조유영씨는 아예 1자리 숫자 정도만 낙찰한 상황에서 단독1등을 확정시켜두고, 조유영씨의 가넷까지 활용해서 정말 제대로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을텐데, 임요환씨는 리허설 파토를 통해 높은 숫자 큐브 선점의 우수성을 자기만이 파악하고 있다고 너무 확신하고 있어서, 최초에 연맹없이 개인플레이를 하자고 하는 바람에 이것저것이 틀어지게 되었죠. 이후의 운영일반은 개인적으로는 높은 점수를 쳐줄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데스매치에서 노홍철이 떨어지는거야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어찌됐든 제2타겟이었던 유정현씨를 꼴찌로, 이상민씨는 단 1점차로 아슬아슬하게 타겟에서 벗어났으니까요.
우유속에모카치노
14/01/26 21:55
수정 아이콘
역시 믿고보는 한니발님의 분석이네요!
(지난번 분석도 여타 커뮤니티에 퍼져서 극찬을 받았었던걸로 기억을..)
덕분에 이해할수없었던 임의 행동들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여기똥포장되나요
14/01/26 21:56
수정 아이콘
은/노가 믿을을 줄리가 없었죠.
가넷을 빌리는 것도 어차피 본인에게 다시 돌아올 거라고 설명하면 되지
안 빌리면 저 이거 낙찰해요 이런식으로 말하면 솔직히 황당하죠..
한니발
14/01/26 21:57
수정 아이콘
플랜 자체는 강력했고, 제대로만 이루어졌으면 이상민의 멘탈도 완전히 조각낼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따돌림 구도였으니까요.
그리고 여차저차해서 은지원이랑 노홍철도 다독여서 최종라운드에서 가까스로 성공할 뻔 했죠. 유정현만 이탈하지 않았으면.....
지니쏠
14/01/26 22:02
수정 아이콘
플랜 자체는 굉장히 훌륭했죠. 저는 임요환이 트롤을 했다고 저평가하는 여론이 이렇게 많은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게임의 본질을 거의 제대로 꿰뚫고 있었고, 이상민씨가 압도적인 가넷수를 통해 꽤 선방했을뿐, 결과를 떠나 가장 돋보이는 플레이어였다고 생각합니다. 최악의 플레이어는 단연 노홍철이었죠.
한니발
14/01/26 22:05
수정 아이콘
플랜은 훌륭했는데, 충분한 설득을 안 한 것 자체는 트롤이라고 봐도 크게 반박할 여지는 없어보입니다.
그 실책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보면 얻은 게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제작진이 '임요환 씨의 플랜은 이렇습니다' 하고 중간에 설명만 해줬어도 여론이 이 정도까지는....
근데 본인이 플랜을 설명한 적이 없으니 그런 걸 넣기도 애매했겠군요.
14/01/27 00:10
수정 아이콘
충분히 저평가 받을만했다고 봅니다. 백번 양보해서 한니발님의 말씀대로 임요환이 플랜을 그렸더라도
그림만 그리면 뭐하나요.
[저도 입스타는 엄청나게 떠벌일 수 있습니다. 이영호 저리라가 급으로요 크크
근데 아니잖아요. 입스타는 입스타일뿐, 실제로 내 손에서 플레이를 펼쳐내서 상대를 무찔러야 내 실력인겁니다.]

임 팬이지만 어제의 임요환은 최악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로 계란으로 바위를 부셔야 하는 상황이였지만...
30을 먹는등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이 한두가지가 아니였습니다.

한니발님께서 이렇게 임요환적 시점으로 이런이런 플랜을 했다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서 그렇지,
실제로 임요환이 이렇게 플랜을 머리속에 그렸는지도 100% 확실한 것은 아니며
방송을 본 시청자들 중에서 이 정도로 방송 분석을 해낸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지니쏠
14/01/2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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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저만해도 방송끝나자마자 임요환의 전략이 이런식이었다고 댓글을 여러개 달았었습니다.
14/01/27 00:29
수정 아이콘
지니쏠님이 대단하신거에요

제가 마지막에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그러니까
현재 온라인에서 임요환의 플레이가 생각보다 저평가가 되고 있다. 이 점을 이해할수 없다고 지니쏠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임요환이 방송에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플랜을 대다수의 시청자가 받아들이고
평가하기 어려웠을거라는 말입니다.
제작진도 무슨 생각이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임요환의 플랜을 시청자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주지 않았죠.
이 점은 제 생각에는 납득이 안 가네요.
Matt Harvey
14/01/26 21:56
수정 아이콘
스트레이트 때 재경 트롤링을 못 막는 이두희를 보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임요환에 비하면 뭐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지니쏠
14/01/26 22:01
수정 아이콘
임요환의 설득력이 그렇게 떨어진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초에 연맹이 없었기 때문에, 게임중에 가넷을 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려면, 이상민씨가 완전히 듣고 있는 상황에서 계획을 다 털어놓아야 합니다. 그것보단 직관적으로 협박비슷하게 가는게 나을거라 생각했고, 그건 먹히지 않았지만, 결국 실제로 가넷을 뿌리는 플레이가 유효하게 먹히는모습을 스스로의 플레이로 보여줬기때문에, 중반이후부터 은지원은 거의 임요환이 원하는대로 움직여 줍니다. 노홍철씨는 방송 캐릭터인지 뭔지 뭐가 어찌되든 자기만 부유해지고싶어하는 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어느정도는 임요환 플랜에 따라주는 모습도 보여줬고요.
14/01/2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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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쉬는시간에도 제대로 설득을 못했다는게.... 설명자체를 제대로 못하더군요
지니쏠
14/01/2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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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원씨가 30이나 34를 뺏긴것에 너무 꽂혀 있어서 그걸 설명하느라 시간이 너무 많이 간게 아닌가 싶어요. 임요환도 중반에 우리는 지금 전략을 세우는게 아니라 탓을 하고 있다고, 과거를 치워두고 작전을 짜자고 말을 하긴 하던데.. 어찌됐든 설명하는 것이 좀 부족하긴 했죠. 애초에 1라운드 이전에 미리 설명해 두지 않은것이 큰 패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임요환은 개인플레이에서 칩과 가넷을 압도적으로 확보해두고, 이를 통해 주도적으로 의견을 낼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결국 은지원처럼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걸 간과했죠.
14/01/2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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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고 싶을 만큼 좋은 분석이네요!!!
참 이걸보면 ... 임의 정치력이 떨어져서 아쉽네요 ㅠㅠㅠ 그리고 언변 능력도 떨어져서 어필이 덜 된거 같고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낯선이
14/01/2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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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의 가장 큰 목표는 생존이지 불징의 소모가 아닙니다. 이 전략은 애초에 연합구성원이 데쓰매치를 각오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구멍입니다.게다가 높은 확률로 상대자가 데쓰매치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거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임요환이 되는 거죠. 그냥 혼자 개인플레이하는 것 보다 못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이런 전략으로 연합을 구성한 임요환의 정치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나머지 참가자가 별로 전략이 없다보니 끌려가는 그림이었을 뿐이에요.
Matt Harvey
14/01/26 22:20
수정 아이콘
저도 동감합니다.
그나마 노홍철이 28을 낙찰받지 않음으로써 그 위험한 임요환의 계획에 끝까지 동참해 준 게 신기할 지경이에요..
한니발
14/01/26 22:22
수정 아이콘
어떤 플랜을 짜도 데스매치를 각오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목표는 그 확률을 최대한 줄이는건데, 임요환의 플랜대로 가면 일단 연맹에서 우승자가 나올 뿐만 아니라 그 우승자가 연맹 중 한 명에게 생명의 징표까지 부여할 수 있습니다. 그냥 개인전 하는 것보다 당연히 생존율이 높죠. 게다가 후반으로 가면 임요환이 자폭성으로 데스매치를 자처하기까지 하니, 그 확률이 또 절반으로 줍니다. 거기다가 강자인 이상민의 불징을 빼앗고 가넷까지 털어낼 수 있습니다. 뭘로 봐도 무작정 개인전보다는 이 플랜이 좋습니다.
14/01/26 22:27
수정 아이콘
그런데 생명의 징표는 누가 받아야 할까요?
14/01/26 22:29
수정 아이콘
조유영이 우승한다 가정하면... 은지원??
그냥 해본 소립니다 크크
Matt Harvey
14/01/26 22:28
수정 아이콘
한니발님 말씀도 맞지만, 어쨌든 은-노 중 한명이 데쓰매치에서 임요환과 붙어야 된다는 거에는 변함이 없으니까요..
이상민이 불멸의 징표를 쓴다면, 당연히 우군인 유정현은 지명을 안하죠
은-노 중 생명의 징표로 보호받지 못한 한명을 찍었을 겁니다
한니발
14/01/26 22:34
수정 아이콘
K-DD/Matt Harvey // 음....좀 더 생각을 해봐야 겠네요.
Matt Harvey
14/01/26 22:37
수정 아이콘
전 노홍철이 28을 낙찰 안 받는 순간, 노홍철 탈락을 어느 정도 직감했어요..
그나마 비방송인을 챙겨주는 편이고 우승에 연연하지 않는 노홍철이니 감당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자기 대신 데쓰매치 갈 사람까지 고른다는 점에서 불징은 너무 OP네요;;
한니발
14/01/26 22:54
수정 아이콘
어차피 불징은 써야 하고, 그러므로 불징을 소멸시키면서 두 명이 데스매치 가는 건 불가피하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진행을 했는데 불징 효력이 곧 다한다는 걸 넣고 보니까 변수가 갑자기 또 늘어나네요.

이 부분은 뭐라 확답을 드리기가 어렵겠습니다.
김치남
14/01/26 22:46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임요환 입장에서야 목표(이상민의 가넷과 불징)를 다 이룰수 있겠지만 생명의 징표를 못받는 자신의 팀원에게는 가넷 공유를 통한 희생과 데스매치 지목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리스크가 뒤따르죠.

불멸의 징표는 어차피 이번라운드와 다음라운드까지밖에 효력이 없는 아이템입니다
이상민이 이점을 미끼로 생명의 징표를 받지 못할 참가자에게 배신을 유도한다면?
가장 강력한 권력자인 이상민에게 붙어서 임요환을 배신하고 이번 라운드에 대한 안전과 함께 차후를 노리는 모습이 나올수도 있었습니다

더 재미있을수 있었던 메인매치였는데 아쉽습니다
낯선이
14/01/26 23:00
수정 아이콘
사실 이상민이 전혀 움직이지 않은 게 아쉽습니다. 임요환이 눈뒤집혀 이상한 플랜짜는 동안 이상민이 임요환을 타켓으로 움직였다면 생징2 불징1개로 서로의 목숨을 담보해주는 정말 견고한 3인연합이 생길수도 있었습니다. 한명과는 보이는 연합을 또다른 한명과는 보이지 않는 연합으로 짰다면 압도적이었을 거에요.
14/01/26 23:19
수정 아이콘
이상민이 이럴 이유가 전혀 없죠.

이상민의 최악의 경우의 수는 우승을 못하고 데스메치에 지목당해서 불멸의 징표가 빠지는건데..

저런식으로 불멸의 징표를 보장해서 동맹을 만든다면 이긴다고 해도 불멸의 징표가 빠지거든요. 가치 없는 승리죠.

아.. 이상민이 우승한 후 배신하는 경우에는 조금 달라지겠네요.
낯선이
14/01/26 23:24
수정 아이콘
우승할 멤버는 보여주고 나머지 한명을 모르게하면 데쓰매치 갈 확률은 1/3 이고 걸리면 불징쓰게 하는식으로 할수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2인 연맹으로 가고 우승에 가까운 사람이나 꼴지에 가까운 한명은 후반에 설득해도 되구요
14/01/26 23:28
수정 아이콘
최후의 동맹이 누군지 들키지 않을 수 있다면 가능한 전략일 것 같은데..

이런 게임에서 들키지 않는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낯선이
14/01/26 23:35
수정 아이콘
흠.. 생각해보니 들킬 가능성도 있네요.
14/01/26 23:25
수정 아이콘
그런데 임요환의 목적이 정말 저것이면, 그냥 시작하고 이상민이 어떤 숫자를 하나 낙찰받았을때, 임요환이 큐브를 전부 독식해버리면 임이 데스매치로 가고, 이상민도 우승못하는 경우가 생기는거 아닌가요? 그럼 임요환이 이상민을 지목해서 불징을 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굳이 연합도 필요 없는 것 아닌가요?
낯선이
14/01/26 23:29
수정 아이콘
이 경우엔 이상민의 가넷독점이 해결되지 않으니까요. 이상민의 가넷을 빼올 생각이었던 거죠.
14/01/26 23:34
수정 아이콘
제대로 연합도 안된 상태에서 가넷을 다 뺏고, 우승도 안시켜주는 전략은 너무 실현가능성이 낮아보여요.(가넷이 30개인가 그랬었죠?)

차라리 100% 불징을 뺄 수 있는 이 방법이 좀 더 현실성 있고 확실해보이긴 하는데...

결국 원글과 비슷하게 임요환이 설명을 제대로 안했다는게 문제가 되겠네요.
한니발
14/01/26 23:35
수정 아이콘
아마 임요환이라도 데스매치를 갈 각오는 있었다 해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후반부에 결국 자폭한 건 은지원도 노홍철도 다 이탈할 듯한 움직임을 보이니까, '별 수 없지 내가 데스매치 가야지' 이 정도로 한 게 아닌가 싶네요.
내심 바란 건 애매했던 유정현 정도가 데스매치 가서 이상민을 지목해주길 바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14/01/26 23:41
수정 아이콘
네 제 생각에도 임요환 역시 말은 저렇게 해도 본인이 데스매치에 바로 가는 건 부담이 됐다고 생각해요.
사실 조금만 생각해도 임이 생징이 없고, 이상민이 불징을 쓰게된다면 임을 찍을게 당연한데 말이죠.

그런데 결과론적으로는 임요환은 이상민의 불징은 못뺐지만, 데스매치에도 가지 않고 이번라운드를 통과했네요.
하지만 이 모든것이 임요환의 계략이었을 것이란건 꿈이겠죠.
한니발
14/01/26 23:42
수정 아이콘
그건 그냥 생존왕급 가호가 붙은 게 아닌가 뭐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패 Top5는 거의 업적 수준이죠.
14/01/26 23:48
수정 아이콘
만약 전패 우승까지 하면

임팬으로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낯선이
14/01/26 23:43
수정 아이콘
근데 이 결과가 임요환에게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이상민은 다음 회차때 반드시 불징을 쓸 것이고 타켓은 임요환이 될테니까요. 임요환은 다음회에 반드시 생명의 징표를 얻어야 하는 입장입니다.
14/01/26 23:47
수정 아이콘
뭐 다음 회차에 임요환이 생명의 징표를 얻는다면 영원히 불징을 임요환에게는 못쓰니까요.

지금 임의 상태를 봤을때는 불가능해보이긴 하지만..
낯선이
14/01/26 23:49
수정 아이콘
홍진호처럼은 아니더라도 멋진모습 딱 한번만 봤으면 좋겠습니다는 헛된 꿈일까요... ㅠㅠ
be manner player
14/01/26 23:30
수정 아이콘
8화의 임은 1화 남휘종, 4화 이은결, 5화 임윤선 씨랑 비슷했죠. 전략 자체는 필승법은 아니라도 충분히 해볼만한 전략인데 설득력이 제로. 밖에서 대충 보면 밑도 끝도 없는 트롤링

머리는 좋은데 설득을 못하는게 차민수 씨 빼고 나머지 비방송인들의 공통점인듯 하네요.
한니발
14/01/26 23:36
수정 아이콘
심쁠? 을 안해서 그런가...
Tristana
14/01/26 23:52
수정 아이콘
좋은 분석이네요.

근데 썰전 유정현은 뭔가요?
14/01/27 00:16
수정 아이콘
스포가 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저번주 썰전 방송을 보시거나 기사 검색해보시면 아마 나올겁니다.
김구라가 유정현에 대해서 언급한게 있어요.
14/01/27 00:13
수정 아이콘
와.. 좋은 분석글 감사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사냥실패고 다음주에 분명히 이상민은 임요환에게 날을 세울겁니다.

벙커링을썼지만 12풀 안마당한 저그에게 막힌 꼴이되어버렸으니 이제 저그의 혹독한 중후반을 견뎌내야할텐데..

다음주에는 임요환은 우승아니면 데스매치라고 생각해야할겁니다.
14/01/27 00:18
수정 아이콘
한니발님 글 잘 읽었습니다.
진짜 옛날부터 느꼈지만 통찰력과 글재주가 대단하신 것 같아요. 부럽습니다.

연배가 좀 있으실것으로 추정되는데, 더지니어스를 통해서 이렇게 글 쓰시는걸 뵈니까 참 개인적으로는 큰 복인것 같습니다.

이 분석글 보면서 느낀건데
제작진 측에서는 임요환의 이런 플랜을 알고 있었을까요 몰랐을까요
궁금하네요.
알았다면 임요환과 추가인터뷰라도 하면서 임요환 플랜을 잘 정리해서 방송에 보여주는게 방송에 더 도움이 되었을거라고 보는데..
쩝..
14/01/27 09:43
수정 아이콘
근데 마지막 쉬는 시간에 회의를 할 때 은지원, 노홍철, 임요환은 뭉치고
유정현은 이상민에게 갔다면 조유영은 어디로 간 거죠?
그리고 동점이 나오는 상황에 대해서도 제작진이 어영부영 넘어가 버린 것 같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조유영을 우승시키기 위해 셋이 뭉쳤는데 정작 조유영은 없는
임무임계의 상위버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RedDragon
14/01/27 10:32
수정 아이콘
편집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상식적으로 말을 안할리는 없겠죠. 개인적으로 임요환이 가서 널 우승시킬게. 뭐 이런식으로 말을 한 것 같습니다.
14/01/27 10:34
수정 아이콘
임요환 연합의 결정적인 실수는 쌓여있는 가넷을 가져왔을 때 바로 분배하지 않은 겁니다.
케이리
14/01/27 10:42
수정 아이콘
좋은 분석글 감사합니다. 계속 이해가 갈랑말랑 했는데 겨우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이네요.
임요환 전략이 통했다면 재미있었을텐데 아쉽습니다. 황제는 사회성을 좀 더 키우셔야.....
대지의저주받은사람들
14/01/27 11:28
수정 아이콘
와, 좋은 분석글 감사합니다. 자게에 있었다면 추천을 날리고 싶네요.

유정현은 이제와서 살펴보니 점점 더 흑화되어 [검은양]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맞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쯤되면 이상민 대항마로 (계획이 있다치면, 그걸 설득 못해 보는 본인도 보는사람도) 답답한 임요환 보다는 유정현을 꼽고 싶네요. 아, 물론 유정현도 보는 재미가 매우매우 없다는 게 함정이지만......
14/01/27 12:52
수정 아이콘
지니어스게시판엔 왜 추천버튼이 없나요.
14/01/28 08:01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동감합니다.
사악군
14/01/28 09:22
수정 아이콘
여기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임요환은 그렇게 자기가 데스매치에 가면서 반대급부로 가넷을 왕창챙기는 낙찰도 독점하고 싶어했죠. 다른사람도 많이 쌓인 가넷은 당연히 탐낸다는 걸 인식못하고.. 그리고 아무렇게나 낙찰을 받아 꼴찌가 확고해졌을 때쯤 다들 이가넷내가 먹어도 꼴찌안할수 있겠는데? 가 되었구요. 라이어게임에 똑같은 게 나오죠. 탈락하고 표를팔아 이익을 보자했을 때 이미 자기가 꼴찌면 아무도 표를 안사요.. 임은 이치도 몰랐고 욕심도 부리니 연합이 가동될수 없었던겁니다.
14/01/28 10:48
수정 아이콘
기본적으로 임요환의 전략은 5:1 전략입니다.
그런데 4:2 상황에서 사용합니다. 당연히 실패하죠.
더 재미있는 것은 4인도 처음부터 연합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 은지원-임요환-노홍철은 서로 방해를 합니다.
'이러면 다 죽는다.' 해서 뭉친 것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결국 5:1 전략을 1:1:1:1:1:1 상황에서 쓰는 기이한 행동을 한 것입니다.
14/01/28 18:0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어디에 있어도 참 임요환 답습니다 크크
王天君
14/01/30 00:0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한니발 님의 글 솜씨는 어디 안가는군요.
그런데 임요환의 전략에는 결정적인 실책이 있습니다.
불멸의 징표를 없애는 게, 자신의 생존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거죠.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이상민의 불멸의 징표를 없애야 할 당위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전략은 성공했고, 불멸의 징표는 없앴다 칩시다. 그럼 그 다음에는요? 자신이 데스매치에 끌려가야 할 지도 모릅니다.
임요환이 애초에 세운 저 대의 자체가 지니어스 게임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희생을 하면 끝인데, 그 희생을 뭐하러 합니까. 희생 후에 그것을 벌충할만큼의 보상이 뒤따라야 거래가 성립하지요. 저건 그냥 무의미한 가미카제 작전에 불과합니다.
임요환이 설령 자신의 작전을 잘 설명한다 한들, 다른 플레이어들이 저기에 공감할 리가 만무하죠. 가장 중요한 문제인, "왜 이상민의 불징을 내가 생존권을 걸고 노려야 하느냐?" 에 임요환은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이 전략을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설득했어야죠. 일단 데스매치는 무조건 내가 가겠다, 그리고 내가 이상민의 불징을 쓰면 누구 하나는 죽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산다. 일단 내가 데스매치에 가는 것으로 최소한 데스매치 티켓은 한장 줄었으니, 나만큼의 희생을 할 필요는 없다, 그냥 연대만 지켜주면 된다 하고 말이죠. 이렇게 안하면 이상민은 가넷의 힘으로 일등을 할 가능성이 높고, 우리들 중의 두명이나 데스매치에 간다, 라고 말이죠.
연대의 필요성과 자신의 희생을 강조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가넷의 획득과 재분배가 이 작전의 작동원리라는 것을 설명을 했어야해요. 그렇다면 이 전략은 먹혓을 겁니다. 일단 내가 바로 데스매치에 끌려가는 건 아니니까.... 라는 생각과 살아 남으면 이상민의 가넷을 어느 정도 따 올 수 있으니까... 라는 거죠.
이 생존 전략을 대의니 뭐니 이상한 소리만 하면서 없는 가넷을 억지로 빌릴려고 하고 있으니 당연히 반발이 생기죠. 어차피 임요환이 꼴지할 거 뻔한데, 뭐하러 자기 가넷을 쓰겠습니까. 지금 당장 이상민 불징 소모 안시켜도 나머지 플레이어들한테는 그게 그겁니다. 이기심과 생존 모두를 충족시키는 전략이라는 걸 임요환은 좀 더 이해시켰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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