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는 무려 홍진호가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거의 없을 정도로 깔끔했습니다.
논란의 4회가 끝난 직후에 홍진호는 모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논란이 되었던 출연자(아마도 조유영?)이 비교적 씩씩해서 놀랐다"

저는 이 인터뷰를 보고, 홍진호는 최소한 7회까지는 살거라 예측을 합니다.
왜냐하면 4회가 방송된 직후라면, 아마도 7회까지는 이미 녹화가 끝났을 것이고, 즉 홍진호는 8회까지는 조유영을 만났다고 추측을 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홍진호는 7회에서 탈락을 합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추측이 가능합니다.
1. 7회녹화 당시 이미 4회는 방송이 된 후였다.
2. 7회녹화 당시 4회는 방송되기 전이었으나, 4회 방송 후에 멤버들이 모인 적이 있었다.
3. 홍진호가 인터뷰에서 스포방지를 위해 거짓말을 했다.

3번은 인터뷰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기에 홍진호 캐릭터상 비교적 확률이 낮을 것 같고, 1번이나 2번의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4회 방송 후에 탈락했던 홍진호와, 조유영을 포함한 멤버들이 사적으로 만났다는 것 보다는 '7회녹화 당시 이미 4회는 방송이 된 후였다'의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기는 합니다.


그럼 7회가 깔끔했던 이유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이제까지 있었던 연합이 사라졌고, 2-3인 소수연합만 남았습니다. 시청자들이 말하던 생존에 필요한 규모의 연합만 남은 것입니다.(물론 공동우승을 생각하면 대규모 연합도 가능했으나, 대부분이 그 생각까지는 못했던 것을 감안합니다)
이제 개인전이 중심이 될 것을 예상 가능한 시기이므로, 소규모 연합이 구성된 것 만으로 시청자를 의식했다고만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2. 홍진호-은지원-노홍철, 조유영-임요환, (연합이라 하기엔 애매하지만)이상민-유정현 등 이제까지 예상되었던 연합이 모두 깨집니다.
사실 이제까지의 패턴대로라면 가넷이 많은 이상민, 조유영, 그리고 조유영의 동반자 은지원이 함께 묶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이상민을 견제한다고 해도 조유영과 은지원은 함께 하는 것이 맞겠죠. 왜냐하면 7회차의 메인매치는 가넷이 많은 게 유리한 게임이었고, 이제까지의 연합이 가넷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3. 데스매치 지목의 명분도 있었고, 데매 자체도 비교적 정정당당하게 진행됩니다.
역시 관행대로 같은 칩수를 가지고 게임을 합니다. 사실 시즌2의 분위기라면 가넷 몰아주기도 가능했다고 봤습니다만, 그것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의 열망대로 게임이 비교적 깔끔하고 정정당당하게 진행됐습니다.
마치 모든 출연자가 홍진호가 되려고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제게는, 이게... 별 재미가 없었습니다.
 * 제가 생각하는 최고로 재미있었던 회차는 (메인매치는 별로였지만...)6회입니다.

시즌1에서 김구라, 김경란, 성규, 차민수 등 독특한 캐릭터가 있었고, 시즌2는 더욱 악랄하다고 느껴지는 캐릭터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갑자기 홍진호처럼 변합니다.(오히려 홍진호가 배신을...)
모두들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상식 안에서 움직입니다.

이들이 또 한 번 아무 생존을 보장받지 못하고 뭉칠 수도 있었고, 메인매치에서 왕따를 시켜서 떨어뜨릴 수도 있었고, 관행을 깨고 칩수가 다른 입장에서 출발할 수도 있었는데, 그냥 시청자가 원하는대로 움직여 줬습니다.

저 역시 오픈패스와 같은 에피소드를 참으로 좋아합니다. 그런데, 예측컨대 이런 드라마틱한 결과는 좀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게임만으로 재밌을 수가 없다면, 각자의 독특한 캐릭터가 제작진이 만들어 놓은 룰의 범위 내에서 나름대로의 처세술로 대처해가는 모습으로 재미를 뽑아내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처세는 항상 시청자가 원하는 모습일 수 만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런 것들이 다 막혀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절도'건은 출연자도 심했고, 제작진도 허술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이외의 것에 대해서, 이들이 시청자를 의식해서 원하는 사람과 연합을 하지 못하고(쉽게 말해 친목질), 다수 연합은 피하며(쉽게 말해 왕따), 이제까지의 관행을 깨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면(계약은 지켜!) 어디서 재미를 뽑아낼 수 있을까요?
 * 사실 노홍철의 절도 역시, 시즌1에서 비슷한 장면이 없었다면 논란이 되었을 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계속 이번 7회와 같은 방송이 계속 된다면, 지니어스가 과연 재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생각에 지니어스라는 방송은 원래 교육적인 방송도 아니며, 대중적인 방송이 될 수도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출연자가 시청자를 의식하는 순간, 내용이 뻔해지기 때문에.
출연자가 모두 정의로워지는 순간부터 재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시즌2에서는 관행을 깬 새로운 패턴이 몇 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말하는 계약불이행을 시도한 것이 두 번이나 나왔으며, 1회성 연합이 아닌 (연애까지 의심받는) 혈맹이 생겼습니다.
또한 왕따도 여러 번 나왔습니다.

보기 불편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인격적인 비난, 혹은 과도한 비난만 하지 않는다면 시즌3에서는 또 다른 경우가 생길 수 있고, 또 다른 상상하지 못한 캐릭터가 나올 수도 있고, 그로 인해서 열은 받을지언정 프로그램에 더 몰입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욕은 하되 적당히...
예능임을 감안하고 적당히...
이 정도만 되면 게임을 풀어가는 지니어스함과 함께, 출연자에 대한 감정이입으로 더 재밌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앞으로의 지니어스는 뻔하고 이제까지 허용됐던 플레이만 반복하는 지니어스가 될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쉽고, 또 불안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