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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18 23:59:00
Name 시리우스
Subject [게임샷] 누구를 위한 Kespa컵인가
지난 9월 24-25 양일간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 열린 제5회 전국사이버체전의 전국 결선은 많은 선수들의 불참으로 파행 운영될 수 밖에 없었다. 정식 종목으로 치러지는 4개 종목 중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 ATC의 경우 결선 진출팀의 대부분이 참가했으나 유독 FIFA2005만은 참가율이 다른 종목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던 것이다. 특히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박윤서와 김성재 등 방송리그에 자주 얼굴을 비추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선수들이 모두 빠져 대회 관계자들을 당황케 했다.

사정은 이렇다. 전국사이버체전 전국 결선과 WCG2005 국가대표 선발전의 일정이 겹치자 두 대회에 모두 진출한 게이머들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WCG를 택한 것. 지역 예선의 성격이 강한 WCG보다는 결선 리그로 진행되는 전국사이버체전을 선택할 것으로 보던 체전 관계자들은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자 실망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체전 대신 WCG를 택한 선수들도 가뜩이나 FIFA 리그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규모가 큰 두 대회가 겹쳐 한쪽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리그의 일정이 중복되어 서로에게 지장을 주는 일이 올해 들어 부쩍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WCG에 선수를 빼앗긴 전국사이버체전은 서울 지역 본선이 대구 e스포츠 페스티벌과 겹쳐 스포 종목에 진출한 팀들이 일부 불참한 바 있다. WCG의 경우 오는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그랜드파이널이 WEG2005와 겹쳐 있는 상황이어서 두 대회에 모두 진출한 선수들은 어느 한쪽을 택할 수 밖에 없어 양쪽 모두 선수 선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협회에서 최초의 프로암 대회로 야심차게 진행한 KTF Bigi배 KOREA e스포츠 2005(이하 Kespa컵)는 여러 대회의 진행에 지장을 준 케이스다. Kespa컵 덕분에 '테란의 황제' 임요환(SK텔레콤)과 '영웅 토스' 박정석(KTF)이 맞붙는 So1 스타리그 8강 1차전은 정규 방송 시간인 금요일(9월 30일) 저녁이 아닌 목요일(9월 29일) 오후에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개막전을 준비하던 MBC movies배 MSL 서바이버리그는 아예 한 주를 뒤로 미룰 수 밖에 없었으며, 협회에서 통합을 주도했던 SKY 프로리그 2005 후기리그 경기에 참가하는 각 팀 선수들도 Kespa컵 여파로 인해 한 동안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전주에서 열린 전주컴퓨터게임엑스포(이하 JCGE2005)도 간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11개 프로게임단 전체가 참가하고 게임 전문 채널을 통해 대회 기간 내내 생방송되는 Kespa컵으로 인해 단독으로 진행할 때보다 주목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e스포츠 시장이 넓어지면서 방송리그뿐만 아니라 국제 리그와 지역 리그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회가 늘어나면서 리그 중복으로 인한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이런 문제들을 조율하고 해결해야 할 문화관광부나 e스포츠협회는 방관하고 있다. 특히 e스포츠협회의 경우 다른 방송리그와 지자체 주최 행사의 일정과 중복되는 기간에 무리하게 신규 대회를 진행하기까지 했다.

물론 Kespa컵 같은 권위 있는 대회는 반드시 필요하다. 프로와 아마츄어 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실력을 겨루게 되면 새로운 선수를 발굴할 수 있고, 수개월간 진행되는 리그와 달리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단기전의 경우 변수가 많아 이번 대회에서 삼성전자가 우승한 것과 같은 대이변이 연출되어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느 종목에서도 Kespa컵처럼 본 리그에 지장을 주면서까지 컵 대회를 개최하지는 않는다. 특히 스타리그와 같이 가장 팬들과 선수들이 아끼는 대회의 일정을 변경시키면서 까지 Kespa컵 대회를 치렀어야 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컵 대회가 꼭 필요하다면 시즌을 마친 후에 진행하면 되지 않는가?  

내년에는 부디 올해와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http://www.gameshot.net/common/con_view.php?code=GA435468be4cf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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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19 00:49
수정 아이콘
확실히 요즘 리그수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방송사간의 리그뿐만이 아닌 여러 지방단체들이 벌이는 리그라던가 혹은 여러 단체에서 리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긴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리그가 많이 생기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점과 보다 많은 분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여러가지 투자 창출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대를 가져다주겠지만 그만큼 좋은 면도 있으면 안 좋은 면도 있습니다.

다수의, 우후죽순식으로 생기는 리그로 인해 선수들의 집중력저하라던가 혹은 리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어느 한곳으로의 선택이 종종 강요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것은 어떻게 보면 선수 자신이 그만큼 감내해야할 부분도 크지만 문제는 중복이라는 점이죠, Kespa컵의 경우 다행히 방송사간의 리그들의 협의를 거쳐 잠시 중단하고 치뤘다고 하지만 다른 리그는 아니잖습니까.

일례로 워3의 장재호 선수의 경우 리그 일정이 겹치기 때문에 막상 대회를 다 소화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리그가 많이 열리는 것은 좋습니다만 그것이 너무 많이 열러 선수들의 경기력 소화 여부와 저하라는 측면에서 또한 많은 리그들간의 관계로 인한 선수들이 집중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리고 동시다발적인 리그의 개최로 인한 선수들간의 스케쥴에 영향을 미치는 등 안 좋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런 우후죽순식으로 생기는 리그중에서 부디 옥석을 골라내는 심정으로 정말 경쟁력있고 시장면에서 투자가치가 있는 보다 내실있는 리그만이 살아남기를 원합니다.
My name is J
05/10/19 12:44
수정 아이콘
전체적으로 리그가 몰려 있다는게 더 문제입니다.
리그가 없을때에는 선수들은 놀고....팬들은 심심하고...
그러다 리그가 열리기 시작하면 여기서도 하나, 저기서도 하나,
일정은 무리가 오고 방송시간은 없죠.
협회측에서 전체적인 리그 일정 조율등을 해줘야 하는데 공인대회라고 허가만 내주고 하는일이 너무 없습니다.
일년에 한번하는 wcg와 일년에 3번하는 weg가 일정이 겹칠 이유가 전혀 없다고요.(정확히는 weg는 약 2달이 조금 넘는 리그로 각 회차 리그 사이에 wcg가 열리면 됩니다. 이번 여름에 내내 놀다가 뭐하는 짓거리냐고요.-)
연중무휴 e-sports 그거 어려운거 아니로고요..--;;;
각 대회 관계자와 협회측에서 공정하고 정상적인 협의로 년간 일정을 조정하는게 그렇게 어려운일인지.....어차피 큰 규모의 세계대회가 정상적으로 열리려면 준비기간이 있는게 당연하잖습니까.
에긍...맘에 안들어라....
05/10/19 18:08
수정 아이콘
리그도 너무 많고, 구단도 너무 많고, 협회와 관계자는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고만 하고, 이권에만 혈안이 되어 있죠.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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