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팀플조를 찾아라!’
프로게임리그에서 팀플전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각 구단에는 최강의 팀플조를 짜기 위한 비상이 걸렸다. 지난 시즌 벌어진 팀리그에서 팀플전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데 따른 결과다.
실제로 지난 시즌 팀리그에 팀플전을 포함시켜 진행한 ‘온게임넷 프로리그’에서 최강의 팀플조를 보유한 한빛스타즈가 정규시즌 1위로 결승에 진출하는 호조를 보였다. 또 한빛스타즈가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을 깨고 오리온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창훈·임요환이라는 예상치 못한 팀플조 카드를 내민 전략 덕분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오리온팀의 주훈 감독도 인정한 바 있다.
또 다른 환상의 커플조로 평가되는 송병석·홍진호조를 보유한 KTF매직앤스와 이재훈·강민조를 보유한 지오팀이 정규시즌에서 상위에 랭크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2대2 또는 3대3 팀플전은 대부분의 ‘스타크래프트’ 유저들이 가장 선호하는 게임 형태라 환상의 팀플조를 보유하는 것이 구단의 인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대다수의 스타크래프트 유저는 피를 말리는 고통을 겪어야만 승리를 따낼 수 있는 개인전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다른 팀과 통쾌한 대결을 펼치는 팀플전을 더욱 선호하는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지난 시즌에는 팀플조 구성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거나 마땅한 팀플조를 짜지 못했던 구단들이 차기 시즌을 대비해 팀플조 구성을 가장 중요시하며 훈련 방식도 팀플전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팀플에 주력하는 길드 출신의 아마추어 선수들을 영입해 팀플 전용선수로 기용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미리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리그를 치르는 바람에 팀플조를 급조하거나 시즌 도중에 새로 구성하는 등 팀플조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지만 다음 시즌에는 미리 환상의 콤비를 준비함으로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생각에서다.
팀플에 나설 종족 조합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도 팀플전에 대한 구단들의 관심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팀플전이 갈수록 중요해 지면서 최강의 2대2 팀플조는 과연 어떤 종족인가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다.
게임계에서는 “프로토스 2종족으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강하다”거나 “저그 2종족이 우세하다”는 분석이 나돈다. 또 어떤 종족 조합이 가장 강력한 지는 앞으로 연구해야할 과제라는 의견도 많다. 이 와중에 테란이 팀플전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해왔다는 점도 자주 이야기된다.
그러나 각 구단들은 팀플전에 대한 전략을 극비로 진행하고 있다. 팀플전이 차기 리그의 우열을 가리는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면서 전략을 미리 노출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는 구단들의 팀플전략이 어떻게 이뤄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에따라 다음 시즌에는 각 구단들이 비밀리에 육성해온 의외의 강팀이 등장,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전자신문(2003.9.26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