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9/20 15:12:25
Name 빵pro점쟁이
Subject [일반] 뼈를 주고 뼈를 친다??!! 공동파의 칠상권



칠상권은 제가 좋아하는 멜로소설......
의천도룡기에 나오는 공동파의 내가절세무공입니다

내가무공답게 극심한 내상을 입히는 반면 외상이 거의 안 남는게 특징으로
작품 내에선 빙화도에서 사손이, 광명정 전투에서 장무기가
일격으로 나무의 수맥을 모조리 끊어버리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죠



dooR0cV.jpg
4AZvKdf.jpg
7ittiXo.jpg
친미(쿵후소년 용소야)에 나오는 경사기도권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경사기도권 ← 나무위키 링크




칠상권은 극강의 상위 무공으로 묘사되지만
익히기 위해선 심장, 폐, 간 등 7개의 장기를 먼저 손상 입어야 하는
이른바 7상(七傷)을 겪어야 한다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습니다

칠상권의 공력이 올라갈수록 장기의 손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깊게 배울수록 본인의 생명도 더 위험에 빠지게 되죠

극강의 무공을 얻기 위해 본인의 장기 먼저 내준다는
이 악마와의 거래 같은 설정 덕분에
의천도룡기 최강 무공인 구양신공, 건곤대나이와 나란히 언급될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7상이라는 어마어마한 페널티 덕분에
공동파 내에서도 무공 꽤나 하는 고수들 조차도
칠상권 익히다가 견디지 못해 대부분 리타이어 했고
실제로 칠상권을 쓰는 공동파 인물들도 낮은 수준만 겨우 익힌 걸로 나옵니다

칠상권의 창시자라든가 극강의 내공을 익힌 장무기 급은 되어야
7상으로 부터 장기를 보호해 완벽히 구사할 수 있지만
100년에 한명 나올까 말까죠

칠상권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강호에서는 이름만 겨우 알려진 정도였는데
소림사의 신승 공견 대사가 칠상권에 맞아 죽는 초대형 사건이 발생하면서
강호에 위명을 떨치게 됩니다



공견 대사는 무당파를 창시하고 초 기인의 반열에 올라간 장삼봉을 제외하고
당대에 무공과 인망으로 첫손에 꼽히는 인물이었고
특히 소림 금강불괴신공을 익혀
물리적으로 피해를 입히는게 불가능한 레벨의 경지에 올라 있었습니다

그런 공견 신승이 칠상권에 맞아 죽었으니
칠상권은 단숨에 최강권 중에 하나로 이름을 떨치게 되었죠

공견 대사의 죽음으로 칠상권을 유명하게 만든 인물은
엉뚱하게도 공동파와 전혀 상관없는 명교의 사손이었습니다



믿었던 사부에게 가족을 모두 잃은 사손은 복수심에 불탔지만
실력으로는 사부를 이길 수 없었기 때문에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극강의 무공이 필요했고
그에게 마침 딱이었던 무공이 공동파의 칠상권이었죠

사손은 공동파에서 권보를 훔쳐 칠상권을 독학으로 익힙니다

물론 사손도 작품내 10손가락 안에 드는 엄청난 고수이지만
칠상권을 익히기엔 내공이 부족했는데
오로지 복수 하나만을 바라보고 7상을 견뎌내 칠상권을 마스터 했죠

사손은 명교의 4대 호교법왕으로 금모사왕이라 불렸는데
칠상권을 익히면서 장기의 손상을 입게 되어 부작용으로
실제로 머리카락이 금색으로 탈색되고 외모도 사자와 비슷하게 변해
진짜 법호명 그대로 금모사왕이 되어버립니다
더불어 나중엔 정신 착란에 가까운 발작성 후유증도 앓게 되죠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사손은 칠상권으로 공견 신승의 금강불괴신공을 깨지 못했습니다

칠상권은 무시무시한 무공이었지만
공견 대사는 신승이란 칭호에 걸맞게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견뎌내었는데
사손은 복수의 길이 막히자 강호에 이름없는 잡배나 쓸법한 비열한 수단을 써서
결국 자신을 구하려던 공견 대사를 죽게 만들었습니다

무릇 강호인들은 패하거나 설령 목숨을 잃게 되더라도
무예 대결에 있어서는 오로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내는 것이 도리인데
이를 어길 시 수십년간 쌓은 공적은 모두 허명이 되고
이 일은 사람들 입에 평생 오르내리는 수치로 남게 됩니다

사손도 복수에 눈이 멀었지만 순간 아차 싶었고
칠상권을 맞아 죽어가는 공견 대사에게 즉각 꿇어서
자신은 개돼지만도 못하다고 빌었으며
나중에 이 일을 자신의 일생에 있어서 가장 후회하는 일로 꼽게 됩니다





칠상권은 의천도룡기 내에서 사실 비중이 거의 없지만
7상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오로지 복수를 위해 물불 안가리던 사손이란 인물과 맞아떨어지면서
인상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내었고

어릴 때 친미(용소야) 볼 때 나왔던 경사기도권이 많이 연상되어서
저는 많이 좋아했던 무공입니다

저는 욜라 짱짱 센 무공 보다는
특수한 조건이 붙거나 특정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이런 무공들을 좋아했는데
(천라지망세, 두전성이, 능파미보, 좌우호박술, 규화보전, 옥녀소심검법, 독고구검 등)

게임에서 공격력이 올라가는 대신 방어력이 떨어지는 버프/디버프 효과 볼 때마다
어? 이거 칠상권이네 하면서 특히 애용하곤 하네요

무빙보다 오랜만에 생각나서 끄적여 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그리움 그 뒤
23/09/20 15:14
수정 아이콘
무공 이름이 김용월드네요
마카롱
23/09/20 15:22
수정 아이콘
특수한 조건이 붙거나 특정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이런 무공하면 떠오르는 것은
양과의 암연소혼장!
유리한
23/09/20 15:33
수정 아이콘
세상 사람들에게 묻노니, 정이란 무엇이길래 생사를 가름하느뇨?
전자수도승
23/09/20 15:37
수정 아이콘
닭살커플(......) 되자마자 털릴뻔했다던 바로 그!
빵pro점쟁이
23/09/20 20:22
수정 아이콘
소용녀랑 헤어졌을 땐 암연소혼장, 다시 만나서는 옥녀소심검법 같이 쓰면 됩니다
23/09/20 16:02
수정 아이콘
저도 특이했던 무공하면 이게 젤 먼저 생각납니다
신조협려를 제일 좋아하기도하고..
여러모로 MSG 듬뿍 재미는 의천도룡기가 맞긴한거같지만.
빵pro점쟁이
23/09/20 20:21
수정 아이콘
홀아비 권법의 최고봉!!
토스히리언
23/09/20 15:48
수정 아이콘
만일 김용월드 무공을 실제로 배울 수 있다고 해도 규화보전은 배우지 않을 것 같아요
너무 크리티컬 합니다
빵pro점쟁이
23/09/20 20:24
수정 아이콘
동벙불패의 위엄이죠
짱 먹겠다고 동자공 보다 더 끔찍한 조건을..
23/09/20 16:09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게 잘 봤습니다.
시리즈로 써주시면... 크크크
빵pro점쟁이
23/09/20 20:25
수정 아이콘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내공이 약해서 시리즈는 무리이고
위에 적힌 무공 정도는 조만간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무냐고
23/09/20 16:59
수정 아이콘
유리대포권!
23/09/20 17:32
수정 아이콘
저는 복잡한거 그냥 힘으로 부시는 항룡십팔장이 좋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분노해서 쓰는 항룡십팔장은 강맹함 만으로 아무도 못막죠.
글 읽어보니 나루토에 팔문둔갑이 생각났는데, 완벽히 익히면 칠문도 휴식으로 회복되는데 칠상권은 머리 색 빠지고 얼구도 기형이 된다니 매운맛이네요.
유리한
23/09/20 17:51
수정 아이콘
저는 천룡팔부 시점의 항룡이십팔장으로 하겠습니다.
빵pro점쟁이
23/09/20 20:29
수정 아이콘
강맹함에 있어선 으뜸인데 의천도룡기 시점엔(원말명초) 후세로 제대로 전해지지 않아서
안타깝게도 위력이나 장법이 많이 약해져 나오죠ㅠㅠ

칠상권은 페널티가 맵긴 한데
구양신공급 내공을 이미 갖추고 있으면 7상을 면할 수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가고또가고
23/09/20 17:52
수정 아이콘
사손의 칠상권이 공견대사한테 막힌 건 공견대사가 강한 것도 있고 사손도 아직 내공이 모자른 30대 때라서 그러느니하는데 나중에 사손의 내공이 크게 심후해진 도사대회 때 성곤한테 날린 칠상권마저 성곤의 약화된 구양공에 막힌 거 보면 그렇게 강한 권법 같진 않은....
빵pro점쟁이
23/09/20 20:54
수정 아이콘
성곤도 명교에 복수하는 거에 미쳐 인생 갈아넣은 양반이라 무공 수행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나오죠

사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다
뒤 봐주면서 칠상권 먹게 해주고 판 벌일 때부터
이미 나중에 자기가 칠상권 맞겠구나 싶어 대비했겠네라고 상상해도 충분히 자연스럽죠

광명정에서도 비록 암습이었지만 광명좌사, 위복왕, 오산인을 단번에 제압했고
한빙면장 맞고도 가장 먼저 회복한 괴물급 내공으로 보아
성곤이 사손보다 최소 한단계 윗급이라 칠상권이 통하지 않았다고 해도 사실 그렇게 이상하진 않을 것 같아요
유리한
23/09/20 17:53
수정 아이콘
항룡십팔장 고수의 대결 한번 보고 가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btuSlumW4c8
찬공기
23/09/20 18:30
수정 아이콘
쟤 왜 태권도복 입었나요.. 심지어 한글로 태권도 써있네...;;
23/09/21 08:46
수정 아이콘
관장이 야비하게 구음백골조 동작이 완성되기 전에 공격하네요. 크크
도들도들
23/09/20 19:08
수정 아이콘
제 기억 속에는 쩌리 문파인 공동파로 이렇게 재밌는 글을 써주시다니!
완전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연재 부탁드립니다?
빵pro점쟁이
23/09/20 21:01
수정 아이콘
공동파는 쩌리 맞고ㅠㅠ 칠상권이 매력있는 겁니다
연재할 능력은 없고 관련글 한번 정도는 더 올려보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케르나르
23/09/20 19:22
수정 아이콘
내가중수법이랑 뭐가 다른 건가요?
빵pro점쟁이
23/09/20 21:12
수정 아이콘
경사기도권, 칠상권 같이 이런 식으로 외상 없이 내상을 입히는 무공 계열을 내가중수법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칠상권은 더 큰 내상을 입힐 수 있지만 역으로 자신의 내장도 손상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23/09/20 19:34
수정 아이콘
공동파의 절기는 그레이트 드라슈렛이나 패왕중력파인데
탑클라우드
23/09/20 20:02
수정 아이콘
아, 용소야, 한주먹... 콩콩코믹스 그립네요... 그거 그 때는 다 불법 복제물이었겠죠? 설마 라이선스를 샀었나...?
빵pro점쟁이
23/09/20 21:13
수정 아이콘
전성기, 성운아 등 가짜 작가 이름 걸고 한국 만화인 척 속여 팔았던 시절이라..
23/09/20 21:50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다음은 뭔가요? ^^
성격미남
23/09/21 09:49
수정 아이콘
견문지성 소림 4대신승 그랬었는데..
공견신승은 그 와중에 급수가 다르긴 했죠...
도액, 도난, 도겁 노승들과도 비벼지는 경지 느낌이었습니다.
23/09/21 10:26
수정 아이콘
너무 재미있네요. 감사합니다.
초절정미소년
24/01/19 12:52
수정 아이콘
통배권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9882 [일반] 3년간 피하다가 드디어(...) 걸려본 코로나 후기 [59] Nacht10543 23/09/21 10543 5
99881 [일반] 전자책 215만 권 해킹 사건 범인 검거(알라딘 해킹 등) [36] 빼사스12576 23/09/21 12576 1
99880 [일반] [2023여름] 올해는 진짜 여름이었따... [9] 이러다가는다죽어6879 23/09/21 6879 6
99878 [정치] 이재명 "체포안 가결, 檢공작수사에 날개"…사실상 부결요청 [258] 마빠이20205 23/09/21 20205 0
99877 [일반] [역사] 텀블러의 근본은 스탠리가 아닌 써모스 [24] Fig.111422 23/09/21 11422 7
99876 [일반] PGR21 2023 여름 계절사진전을 개최합니다 [8] 及時雨5714 23/09/21 5714 3
99874 [정치] 독도·야스쿠니 항의는 국내용?…뒤늦게 논평 게시 [36] Crochen11140 23/09/20 11140 0
99873 [일반] 선생님 월급날마다 50만 원씩‥학부모가 받아낸 400만 원 [64] 로즈마리13924 23/09/20 13924 14
99872 [일반] 리얼과 픽션 그 사이 - Broken Arrow 닉언급금지7138 23/09/20 7138 2
99871 [정치] '박원순 다큐' 상영금지 결정…법원 "피해자 명예 훼손" [63] 기찻길12784 23/09/20 12784 0
99870 [정치] 대통령실, ‘R&D 예산 증액’ 조선일보 보도 “사실과 다르다” [38] 기찻길11760 23/09/20 11760 0
99869 [정치] 김행 “필리핀처럼 강간 당해 아이 낳아도 받아들이는 사회적 관용 있어야” [67] 베라히13554 23/09/20 13554 0
99868 [일반]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이 녹음 됐다는 노래 [8] 쎌라비9082 23/09/20 9082 2
99867 [정치] 동학농민운동= 독립유공자 법을 민주당이 단독 강행처리했습니다. [296] 아이스베어15027 23/09/20 15027 0
99865 [일반] 뼈를 주고 뼈를 친다??!! 공동파의 칠상권 [31] 빵pro점쟁이7940 23/09/20 7940 7
99862 [정치] '후원금 횡령' 윤미향 2심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81] Pikachu13659 23/09/20 13659 0
99861 [일반] [웹소설] 마법소녀아저씨 - 2회차가 더 재밌을 소설 [8] 요슈아8822 23/09/19 8822 3
99860 [일반] 뉴욕타임스 9.16. 일자 기사 번역(전기차 전환을 둘러싼 회사, 노조의 갈등) [9] 오후2시9432 23/09/19 9432 3
99859 [정치] 감사원의 정치 중립성? [29] 발이시려워11677 23/09/19 11677 0
99858 [정치]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국힘과 합당추진 [87] 기찻길15932 23/09/19 15932 0
99857 [정치] ‘쿠데타 찬양’ 신원식 “이완용 매국노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382] Crochen22418 23/09/19 22418 0
99856 [일반] 기껏 지은 제목이 엉망진창 근황이라니 [2] 여기에텍스트입력9840 23/09/19 9840 0
99855 [일반] [웹소설] 추구만리행 - 역사무협의 가능성 [19] meson8859 23/09/19 8859 1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