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5/13 22:16:12
Name 아스라이
File #1 a.jpg (604.0 KB), Download : 1023
Subject [일반] 아주 소소한 취미.jpg (수정됨)


1. 저는 인천 , 그것도 경기도의 몇 도시와 맞닿은 곳에 살고 있습니다 .
저희 동네와 그 인접한 경기도 각 도시들엔 큼직한 공단과 중고차 수출단지 등 외국인 노동자 분들
께서 많이 계신 생업의 현장이 있는 터라 그분들을 대상으로 한 현지화 따위 1도 없는 본토 그대
로의 각국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매우 다양하게 소재하고 있습니다 .  

이태원 물정에 어둡기에 무척 용감히(?) 내리는 결론입니다만 , 이 일대가 이태원의 뭇 외국요리
전문점들에 견줘 그 나라의 맛을 그대로 느끼기에 여러모로 나았으면 나았지 못할게 없지 않나 하는
판단을 갖고 있습니다 .

오늘은 오늘로 4번째 방문인 아랍 , 정확히는 예멘 음식을 파는 식당에 이른 아침(10시) 홀로 방문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 모든 음식이 맛있었습니다 . 그리고 이 게시물에서 말하고 싶은 바는 흔하
디 흔한 외국요리 전문점 방문기가 아닌 아래 4컷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음식 관련 이야기는 과감히
생략하겠 습니다 .


아래 4컷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

A. 외국인 사장님께서 직접 운영하시는 식당에서 음식을 맛있게 해치운 후 번역기의 도움을 얻어
당신의 모국어로 씌여진 좋은 글귀를 부탁드린다 .
(사진 3 참조.)

B. 좋은 글귀를 얻은 후 답례로 금화 초콜릿을 드린다 .

이렇게 해서 모은 각국의 글귀는 현재 10개입니다 .
(인도네시아1 + 러시아2 + 라오스1 + 중국1 + 일본1 + 태국1 + 가나1 + 몽골1 + 예멘1)

단 한번도 거절당한 적은 없었고 , 앞으로 멕시코 식당과 대만 식당과 베트남 식당에서 더 추가할
예정입니다 .




2. 보여드린 번역문을 다 읽으신 후 메모장과 매직펜을 쥐어드리고 나면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십니다 . 인간이 무언가 골똘히 심사숙고할 때의 그 표정 말입니다 .

짧게는 3분 남짓에서 길게는 십여분 뒤 돌려받게 되는데 , 딱 그 순간 자연스레 피어나는 저의 미소에
사장님들께서도 정말 선선한 미소로 화답해 주십니다 . 으레 튀어나오는 영업용 미소가 아닌 정말 자연
스레 떠오르는 그런 상쾌한 미소 말입니다 .




3. 처음엔 답례로 금화 초콜릿을 따로 드리진 않았지만 , 언젠가부터 그러는 게 맞다고 생각되어 드리게
됐습니다 . 기실 저의 욕망에 충실할 뿐인 부탁이고 , 손님으로써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영역 너머의
부탁이니 음식값과 별개로 추가적인 답례를 소소하게나마
드리는 게 합당한 처사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

어떤 아이템을 드릴까하고 생각하다 ' 이거다! '  싶었던 게 금화 초콜릿 입니다 .
초콜릿을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고 , 금을 싫어하는 사람은 더더욱 드무니까요 .
(' 오우! 이게 진짜 금이었다면! ' 하고 과장되게 탄식하던 가나형님이 문득 생각나네요 . )




4. 제가 생각해도 좀 철딱서니 없는 취미인데 , 아무렴 어떠냐 싶습니다 .
덕분에 오늘은 특히나 하루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게 됐으니 충분히 저지를 만한 철없는 짓이라고
스스로 합리화 중입니다 .
행복한 하루와 행복한 삶이라뇨! 각각 평범한 두 단어일 뿐인데 , 합쳐놓으니 무척 멋드러지지
않나요? 시적이기도 하구요 .



p.s. 건 그렇고 구글렌즈 성능 놀랍네요 . 그냥 아마 안되겠지~하며 별 기대없이 입력했는데 ,
까막눈 입장에선 그림에 가까워 보이는 아랍 문자를 저 정도로 명확하게 인식하고 번역하다니
말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Janzisuka
23/05/13 22:29
수정 아이콘
우왕 즐거운 취미네요! 단순히 먹는것 이상으로 뭔가 의미를 나누는거 좋아요!
아스라이
23/05/13 22:32
수정 아이콘
말씀감사합니다 .
처음엔 별 생각없이 그냥 하게됐는데 , 하다보니 확실히 이것저것 나름의 의미부여를 하게 되더라구요.
23/05/13 22:57
수정 아이콘
첫번째 사진에 강된장인줄 알고 뭔가 조합이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글 다 읽고나니 커리같군요. 맛있고도 멋있는 취미를 가지셨네요 흐흐
아스라이
23/05/13 23:09
수정 아이콘
아뇨! 정확히 보셨어요! 커리가 아니라 콩으로 만들어진 스튜 비스무리한 음식입니다 .
정말 놀랍게도 미묘한 된장맛과 부대찌개 맛(=베이크드 빈스)과 각종 향신료가 버무러진 ,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오묘한 맛이
납니다. 근데 또 이게 보편적인 한국인 입맛에 딱이더라구요 . 어쩐지 사장님이 강력히 추천하는 메뉴더라니...
23/05/13 23:17
수정 아이콘
설명들으니 급땡기는 맛이군요! 가게 이름도 슬쩍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스라이
23/05/14 07: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인천 연수구 구 송도(구 송도유원지)에 위치한 마다암 알룩 알야마니 라는 식당입니다.
23/05/14 08:5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소이밀크러버
23/05/13 23:26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었습니다
아스라이
23/05/14 07:58
수정 아이콘
말씀 감사합니다!
이민들레
23/05/14 00:08
수정 아이콘
글을읽기전까진 소소한 취미가 요리 외국어 배우기이신 금메달리스트인줄...
아스라이
23/05/14 07:59
수정 아이콘
사진만봐선 파악이 어렵긴 할 것 같네요. 크크 .
메가트롤
23/05/14 01:33
수정 아이콘
정말 멋진 취미네요. 부럽습니다.
아스라이
23/05/14 07:59
수정 아이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Hammuzzi
23/05/14 03:01
수정 아이콘
낭만넘치는 취미네요
아스라이
23/05/14 07:59
수정 아이콘
네! 말씀처럼 저도 나름 낭만적이라 느끼고 있습니다 .
23/05/14 03:56
수정 아이콘
제가 만약 우리나라 말로 좋은 글귀를 외국인에게 전달할 일이 있다면 무엇을 쓰면 좋을지 재밌는 고민을 해보게 되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아스라이
23/05/14 08:00
수정 아이콘
저도 역지사지를 해보는데 , 막상 쓰려면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매번 사장님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23/05/14 11:43
수정 아이콘
한번도 머리속으로 생각해본적 없는 행위인데 멋이 있네요.
아스라이
23/05/14 11:48
수정 아이콘
저도 그냥 불현듯 스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경우입니다. 별 거 아닌 행위이긴한데 ,
막상 떠올리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23/05/14 12:15
수정 아이콘
와~~ 뭔가 낭만이 느껴져요 ~
아스라이
23/05/14 14:32
수정 아이콘
이것도 나름 낭만이라면 낭만이겠죠?
마리아 호아키나
23/05/14 12:21
수정 아이콘
이태원에서 중동음식 제대로 하는 곳 못봤는데 저긴 제대론거 같네요.
좋은 취미 이어나가서 또 글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스라이
23/05/14 14: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말씀 감사합니다. 이태원을 위시한 서울
소재 외국요리 식당들은 아무래도 한국인
입맛도 잡아야하니 적당히 현지화하며 타협할
수 밖에 없지 싶습니다.

글귀 관련 잠정목표 달성하면 한 번
또 게시물 올려보겠습니다.
23/05/14 15:36
수정 아이콘
좋은 행복 나눔이네요!
아스라이
23/05/14 15:49
수정 아이콘
아. 저도 겸연쩍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소한 것에서 오는 것도 충분히 행복이라
할 수 있을테지요.
무한도전의삶
23/05/14 17:54
수정 아이콘
주고받는 사람 다 하루가 행복해질듯 !!
아스라이
23/05/14 20:07
수정 아이콘
저는 물론이고 , 아마 응해주신 사장님들도 분명 기뻐하셨으리라 지레 짐작해 봅니다.
23/05/14 19:50
수정 아이콘
인천 가까운곳에 사는데 음식점 추천좀 부탁드려도될까요. 사진의 음식이 정말 맛나보이네요
아스라이
23/05/14 20:08
수정 아이콘
사진의 음식점은 마다암 알룩 알야마니이고
인천 연수구 구 송도(구 송도유원지)에 위치해 있
습니다.

관심있는 음식이나 특정한 취향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대충 맞춰서 추천해 드리겠습니
다.
23/05/15 01:11
수정 아이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학때 배낭여행갔을땐 막상 돈이없어서 음식을 대충 떼우고 다녔거든요. 이제는 돈은 있는데 시간과 체력이 ㅜ 이태원도 너무 벅차더라고요 크크. 현지인분들이 하시는 가게가 송도쪽에 많다는건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가리는음식 특별히 없고 아프리카,중동지방 요리 관심많습니다!
아스라이
23/05/15 07: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일단 구 송도에 있던 송도유원지가 중고차 수
출단지로 변하면서 각국의 중개업자 분들이
들어와 계십니다.

중동음식을 아라비아 반도 음식으로 국한한다
면 사진에 올린 마다암 알룩 알야마니를 추천
드립니다. 제일 나으실 거에요.

아프리카 음식은 아프리카 키친이라는 곳이
역시 구 송도에 있습니다. 가나(서아프리카)
음식을 취급하구요.

마다암은 문턱이 낮지만 , 아프리카키친은 좀
더 문턱이 높을 겁니다. 기본 주식인 전분으로
뭉친 음식이 있는데 , 이게 발효취와 시큼한 맛이 강하더라구요. 물론 못먹을 정돈 아닙니다.
술술 넘어가는 스튜나 튀김 종류도 많구요.
23/05/16 01:26
수정 아이콘
추천 감사합니다! 이번주에 바로 가봐야겠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
콩탕망탕
23/05/14 21:56
수정 아이콘
(손님의) 용기와 (주인장의) 성의가 만나서 피우는 꽃이네요. 멋집니다.
아스라이
23/05/15 07:17
수정 아이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3/05/15 10:21
수정 아이콘
혹시 에티오피아 음식점은 보신 적 없나요? 광주리에 담아 파는 음식인데 다시 한번 먹고 싶어서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8768 [일반] AI가 알려준 한중일 소드마스터? [18] 방거츄10507 23/05/15 10507 1
98767 [정치] 우리와 놀랍도록 비슷한, 하지만 훨씬 극단적인 : 대만의 외교환경 [59] 사람되고싶다13631 23/05/15 13631 0
98766 [일반] 2000년대, 약소국에서 벗어나 지역강국으로 거듭난 대한민국 [136] 쿠릭18362 23/05/14 18362 8
98765 [일반] 짬밥 그 밥은 맛있었다. [9] singularian11736 23/05/14 11736 6
98764 [일반] 아주 소소한 취미.jpg [35] 아스라이15300 23/05/13 15300 49
98763 [일반] 피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으로 본 테슬라 주가의 미래 [46] 보리야밥먹자15479 23/05/13 15479 7
98762 [정치] 세계일보 단독: 젤렌스키 영부인 방한 [20] 기찻길15148 23/05/13 15148 0
98761 [일반] (노스포) 택배기사 3화까지 보고 하차 후기 - 다들 튀어요 [39] 만찐두빵17342 23/05/12 17342 7
98760 [일반]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 번역(의역) - 2부 [12] 김유라21843 23/05/12 21843 39
98759 [일반] Fifty Fifty <Lovin' Me> 뮤비 리뷰 [15] 메존일각8415 23/05/12 8415 4
98758 [일반] 60년대생이 보는 MCU 페이즈 3 감상기 part 1 [31] 이르22218 23/05/12 22218 25
98757 [일반] 대법원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노동자 동의 없으면 무효” [29] lexicon15157 23/05/12 15157 21
98756 [일반] 아내 이야기 9 [19] 소이밀크러버20810 23/05/12 20810 23
98755 [일반] 사이비 종파가 정보통신망법을 악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102] 삭제됨10941 23/05/12 10941 3
98754 [정치] 김남국 의원에 대한 의혹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281] 아이스베어28337 23/05/12 28337 0
98753 [일반] 뉴욕타임스 5. 1. 일자 기사 번역(AI 선구자인 Hinton 박사가 AI 개발 경쟁을 반대하다..) [37] 오후2시10241 23/05/11 10241 2
98751 [일반] 농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다고 합니다. [32] 만득15063 23/05/11 15063 3
98750 [정치] 병사 휴대전화 전면 허용 또 연기…6개월 더 시범운용 [37] 톤업선크림13425 23/05/11 13425 0
98748 [일반] 세 편의 영화 소개 [7] 초모완7987 23/05/11 7987 7
98752 [정치] 조선일보 1면: 지금 여론조사들은 이상하다. [88] 기찻길9050 23/05/11 9050 0
98745 [정치] 정부, 후쿠시마 '오염수→처리수' 용어 변경 검토 착수 [117] 빼사스16755 23/05/11 16755 0
98744 [정치] 무한도전 출연했던 최단비 변호사 사고후 미조치 도주 [70] Croove25209 23/05/10 25209 0
98743 [일반] 오늘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터넷 [34] 닉언급금지18259 23/05/10 18259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