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4/30 14:42:34
Name 그10번
Link #1 유튜브, 구글
Subject [일반] 해군이 복원한 2022년 거북선 (데이터주의) (수정됨)






1. 작년 12월 해군이 새로운 거북선을 복원, 공개했습니다.

1980년, 1999년에 이은 3차 복원인데요, 거북선 원형이 없고 임진왜란 당시 실제로 사용된 거북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는 만큼 사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하고 새로운 연구 결과와 학설이 나오면 그에 맞게 복원을 하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복원된 2022년 거북선의 특징과 거북선에 대한 논쟁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저는 군사적 지식이 높은 밀리터리 매니아도 아니고 선박에 대한 전문가도 아닙니다. 그냥 어린 시절 위인전에서 읽은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좋아하는 아저씨인지라 부정확한 내용이 있을 수도 있으니 너그럽게 봐주시고 틀린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바로 잡아주셨으면 합니다.) 


2. 거북선 복원에 대한 논란은 보통 세가지입니다.

1. 철갑선이 맞는가?
2. 용머리가 일자형이냐 잠망경형이냐?
3. 선체가 2층이냐 3층이냐?

1번 철갑선에 대한 논란은 최근 들어 철갑선은 아니다~ 로 가는 분위기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의외로 간단한데요, 철갑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일본쪽 자료에서 언급되고 조선측의 기록에 철갑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철의 보급문제, 무거운 철갑을 씌운 배의 속도나 안정성등에 대한 지적도 있습니다.)

대신 목재 지붕에 철갑을 두른 게 아니라 큰 쇠못, 창, 검등을 꽂았다는 건데요, 이번 2022년 해군 거북선도 목재 지붕과 쇠못으로 복원했습니다.


* 우리에게 제일 익숙한 지붕에 얇은 철갑을 두르고 그위에 쇠못을 박은 형태의 거북선

430-Current-Unsettled-0-26-screenshot


430-Current-Unsettled-0-28-screenshot


430-Current-Unsettled-0-52-screenshot


* 거북선에 대한 여러가지 이론을 다 참고했던 영화 한산에 등장하는 3층 거북선을 보면 지붕이 그냥 나무이며 큰 쇠못이 꽂혀있습니다.

1-5-screenshot

feat-2-12-screenshot


* 다만 이 영화에서도 2층 거북선은 철갑 지붕으로 등장합니다. (그림에 등장하는 세척의 거북선 중 가운데 거북선)

0e454838a66362490910b040d94f8be6b1614b44


* 드라마 임진왜란 1592에 등장하는 거북선은 지붕에 창검을 꽂았다는 걸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b-1
1592-1-40-screenshot


* 2022년 해군이 복원한 거북선의 지붕 

SBS-1-13-screenshot

SBS-1-18-screenshot


3. 2번의 용머리 형상은 과거에는 지붕 위로 용머리가 솟아있는 잠망경형이 대세였는데, 아래 그림처럼 용머리에서 화포를 쏘려면 용머리와 선체가 같은 높이에 있는 일자형이 현실적이라는 이유로 요즘은 일자형이 대세입니다.

이번 2022년 해군 거북선도 용머리를 일자형으로 복원했습니다.

image

* 과거 용머리가 지붕 위까지 솟아 있던 잠망경 형태로 복원된 거북선들
(이런 거북선들은 용머리에서 대포를 쏠 수 없기에 연기가 나오는 식으로 묘사했습니다.)

1-1

FGtp-YSUUAARc5c

img-04-10

image


* 최근 들어 용머리와 선체가 같은 높이에 있는 일자 형태로 복원되고 있는 거북선들

ENG-SUB-feat-The-Swan-Song-of-Chongtong-Development-Soseungja-chongtong-1-6-s

d-feat-2-38-screenshot-1

feat-2-14-screenshot


* 2022년 해군이 복원한 거북선의 용머리

2022-12-07-MBC-1-27-screenshot

SBS-0-59-screenshot


4. 마지막 3번의 2층, 3층설은 지금까지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문제입니다. 양쪽 다 나름 이유가 있기에 영화 한산에서는 2층 거북선, 3층 거북선이 모두 등장하죠.


1


2

과거에 복원된 거북선들은 2층이 대세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2층 거북선은 전투 공간과 노를 젓는 공간이 같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목숨을 건 전투를 하는 상황에서, 아래 그림처럼 많은 화포와 포탄, 여러 병장기 그리고 포수들이,
 
0-54-screenshot


노를 젓기 바쁜 수많은 격군들과 한 공간에 있으면서 전투와 노젓기를 병행한다는 건 무척 힘들겠죠. 

5-8-screenshot


그래서 전투공간과 노 젓는 공간을 분리한 3층설이 등장했습니다.

거북선의 원형으로 알려진 판옥선이 3층에서 전투, 2층에서 노를 젓고 1층이 창고 형태인 3층 구조인 걸 생각해 보면 거북선도 3층인 것이 자연스럽구요.

0-53-screenshot

그런데 3층 거북선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너무 높아진 높이로 인해 복원력과 안정성이 떨어지며 잘못하면 화포를 쏠 때 배가 뒤집어 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거기다 거북선의 주목적은 돌격선인데, 3층 + 지붕을 씌운 무거운 거북선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냐는 의문도 나왔죠.

그러자 3층 거북선을 지지하는 쪽에서 노젓기랑 전투를 병행하는 게 불가능해서 포를 쏠 때 정지해야 하는 2층 거북선이 돌격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 실험을 해보니 복원력에는 큰 문제가 없다! 등의 반론이 나오고 계속 돌고 도는 가운데...

양쪽의 의견을 절충한 2.5층설이 등장했고, 이번 2022년 해군 거북선도 2.5층으로 복원했습니다.

5


* 2022년 해군이 복원한 거북선의 2.5층

1

2

3


5. 거북선 자체가 임진왜란을 앞두고 탄생한 게 아니라 태종 이방원 때부터 같은 이름을 가진 배가 존재했었고 그 시절부터 임진왜란까지 그리고 임진왜란이 끝난 후에도 꾸준히 개량되고 발전해 온 다양한 타입이 존재하는 배이기에 이것이 딱 100%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이 썼던 거북선이라고 단정 짓고 복원하기는 어려운 일일 겁니다.

(거기다 최근에는 판옥선에 사용되었던 노가 서서 노를 젓는 한국식 노가 아니라 앉아서 노를 젓는 서양식 노였을 거라는 학설까지 다시 나와서 더욱 더 이야기 할 꺼리가 늘어났죠.)  

하지만 부족한 사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거북선에 대해 연구하고 자료를 수집해오신 많은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거북선의 복원이 진행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분들께 많은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 거북선에 대한 자료들이 계속 발굴되어서 거북선에 대한 연구가 한층 더 발전하길 기원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계층방정
23/04/30 14:58
수정 아이콘
거북선 머리가 화포 쏘는 자리였군요. 그냥 장식용이 아니었네요.
23/04/30 15:00
수정 아이콘
왜 안 철갑 ㅜㅜ
삼겹살최고
23/04/30 15:06
수정 아이콘
거북선에 철갑을 씌울 이유가 없습니다.
왜란 당시 일본 해군의 대포와 조총의 위력은 두꺼운 나무판으로도 충분히 방어가 가능합니다.
철갑을 안써도 되는데 굳이 무거운 쇠덩어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페로몬아돌
23/04/30 16:42
수정 아이콘
있는데요!! 미적 간지가 다름 크크크크
재활용
23/04/30 15:02
수정 아이콘
용머리는 이순신 장군님이 들어가서 번숨 날리는 공간 아니었어요? 크크
단비아빠
23/04/30 15: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확실히 기존 모습에 비해서 더 전술적으로 유용한 모습이 되기는 했네요...
기존에 총안구와 대포구가 같은 라인에 있는게 지금 보니까 정말 이상하네요...
창을 닫는다고 쳐도 안에 있는 대포가 어디 가는게 아닌데
대포가 걸리적거려서 거기에 서서 총을 쏠 수 있을리가 없죠....
Janzisuka
23/04/30 15:31
수정 아이콘
아다만티움이었다규...
23/04/30 15:39
수정 아이콘
기록의 민족 조상님들께서 설계도 하나쯤은 남겨주시지 좀...... 그래도 떡밥이 흥미로워서 보는 사람은 재미있네요. 덕분에 2.5층설 잘 봤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3/04/30 15:53
수정 아이콘
임진왜란 당시의 거북선 재현이 문제인거라서...
계속 파생형들이 있다보니...
23/04/30 17:48
수정 아이콘
용머리 모양/위치도 시기가 문제일뿐 두 버젼 다 있긴 있었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약설가
23/04/30 16:34
수정 아이콘
거북이가 거북목이 아니라구요?
-안군-
23/04/30 18:27
수정 아이콘
저렇게 앞으로 굽은게 거북목이죠!
페로몬아돌
23/04/30 16:43
수정 아이콘
그래서 거북이 입에서 불 나간다는거죠?
티아라멘츠
23/04/30 17:01
수정 아이콘
철갑 씌우기엔 필요도 없고 그 쇠도 아깝긴 하죠 크크
그럴 쇠 있으면 대포나 만드는게
엘봉이
23/04/30 17:06
수정 아이콘
최근에 발견된 그림에 의하면 판옥선위에 거북의 모습을 장식한게 거북선이라고도 하더군요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360671
손꾸랔
23/04/30 18:36
수정 아이콘
오호 진귀한 자료네요. 진짜 거북이처럼 생겼는데
근데 거북이 머리가 뒤쪽을 보고 있는건가..
똥진국
23/04/30 18:15
수정 아이콘
거북선은 화장실이 어디에 있었을까요?
전투 상황에서 배 밖에서 쌀수는 없을테니 내부에서 급똥 해결할 장소가 필요했을텐데 말이죠
-안군-
23/04/30 18:29
수정 아이콘
갑판에 기대 앉아서 바다에다가 싸면 됩니다?
23/04/30 18:37
수정 아이콘
생명이 오가는 급한 상황엔 바지에 그냥 지리지 않았을까요 크크
의도적으로든 실수로든...
손꾸랔
23/04/30 18:40
수정 아이콘
적군이 나타나면 나오던 똥도 다시 들어갑니다.
그10번
23/04/30 19:31
수정 아이콘
현대에 복원한 모형이나 내부 구조 상상도등을 보면 보통 2층 제일 뒷부분에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볼 일을 보면 바로 바다로 떨어지는 구조였습니다.
저글링쫓는프로브
23/05/01 16:24
수정 아이콘
그...그럼 볼일보던중에 일렁이는 파도로 발을 잘못 디디면... 어떻게 되었을까 두렵네요
앙겔루스 노부스
23/04/30 18:36
수정 아이콘
어 이럼 최초의 철갑선이라는 뽕맛이 빠지는건데...
VictoryFood
23/04/30 19:27
수정 아이콘
철이 아까워서 철갑을 안했으면 용머리도 철이 아닌 나무로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레드빠돌이
23/04/30 19:46
수정 아이콘
항해는 뭘 보고 했을까요?.. 탱크처럼 한명이 상반신만 내놓고 관찰했을까요?
로메로
23/04/30 20:57
수정 아이콘
저는 솔직히 말해서 이게 무슨 '역사적 고증'이고 다른 거북선은 '틀린 고증'이라고 말할 수 있는건지 의아합니다.

당대에 직접 거북선을 보고 남아있는 그림 사료들은 하나같이 거북선의 바리에이션이 다양함을, 그리고 그 중 일부는 해당 복원과 다르게 분명히 위로 솟아있는 거북목과 육각형 철편을 두른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해당 복원은 그 바리에이션중 일부인 '통제영 거북선'을 복원한것이지 거북선이 일률적으로 이렇다 저렇다고 말할 수 있는것이 아닙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8670 [정치] 원전 세일즈가 전공인 정권의 방미 성과 [69] 가라한16184 23/05/01 16184 0
98669 [정치] 태영호를 앞세운 대통령실? [118] 검사19475 23/05/01 19475 0
98668 [정치] 마이크 잡으면 안 내려놓는 타입 [16] 어강됴리12443 23/05/01 12443 0
98667 [일반] 일상과 음악 듣는 이야기(약간 우울 주의) [10] aDayInTheLife7521 23/05/01 7521 3
98666 [일반] 담배갑 경고문구 및 사진에 대한 일화...... [26] Janzisuka10071 23/05/01 10071 26
98665 [일반]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이 잠정 중단됩니다. [124] 김유라18371 23/05/01 18371 3
98664 [정치] 기시다 日총리 방한, 7∼8일로 확정, 기시다 지지율 50%돌파 [64] 졸업13072 23/05/01 13072 0
98663 [정치] 14개월 연속 무역적자, 7개월 연속 수출 감소 [112] 크레토스17914 23/05/01 17914 0
98662 [일반] 유튜브 구독자 1000명을 달성했습니다~ [26] 포졸작곡가9773 23/05/01 9773 20
98660 [정치] 7일간의 미국 국빈방문 왜 간건지 모르겠습니다. [45] 잉명16977 23/05/01 16977 0
98659 [일반] 박호두 매억남 관련 폭로자 구르미가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34] 모두안녕19951 23/04/30 19951 2
98658 [일반] 왜 주식해서 돈 잃으면 피해자라 호소 할까요? [159] VvVvV16276 23/04/30 16276 8
98657 [일반] 해군이 복원한 2022년 거북선 (데이터주의) [26] 그10번13945 23/04/30 13945 14
98656 [일반] 방금 발견한 클릭 참기 난이도 최상 글제목 [7] 닉언급금지9871 23/04/30 9871 1
98655 [일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 이게 어떻게 애들영화야, 덕후 영화지. [54] aDayInTheLife9107 23/04/30 9107 8
98654 [일반] 어떤 소리든 지지해주는 전문가가 있다 [26] 상록일기11157 23/04/30 11157 14
98653 [일반] 신규 운영위원 모집 결과 + 자유게시판 운영위원 상시 모집을 공지합니다. [21] jjohny=쿠마7402 23/04/28 7402 7
98652 [일반] (스포) 1절 2절 뇌절 4절, <존 윅 4> [11] 마스터충달7270 23/04/30 7270 9
98651 [정치] 미국 우파 재단 전문가: 한국핵무장 여론은 대가를 알게되면 깨갱한다. [30] 기찻길16905 23/04/29 16905 0
98650 [일반] 두 공의 위치와 보즈-아인슈타인 분포 [13] 포스7569 23/04/29 7569 4
98649 [일반] 이번 CFD 사태 근황(feat 대주주) [22] 맥스훼인12210 23/04/29 12210 3
98648 [일반] 성인 정보 방송을 진행하면 가족 예능에서 하차하야 하나? [97] KOZE14665 23/04/29 14665 23
98647 [일반] 진화론을 믿으면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는 사회에서.... [201] Janzisuka18478 23/04/29 18478 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